이튿날 아침. 봉황루의 천자 1호 방. “유 선생님, 절 보호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건 갖고 싶어 하시던 용심초입니다. 한번 확인해 보세요.”조선미는 정교하게 조각된 나무 함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유진우 앞으로 밀어주었다. “네?”유진우가 나무 함을 열어보았다. 나무 함 안에는 피처럼 붉은색을 띠는 약초가 있었다. 구불구불하게 생긴 약초는 마치 용의 발톱과도 같이 신기하게 생겼다. 냄새를 맡아보니 특이한 향기가 났다. “진짜 용심초네요! 감사합니다, 선미 아가씨!”유진우의 낯빛이 순식간에 환해졌다. 요 몇 년간 그는 계속해서 진귀한 약초들을 찾고 있었다. 오늘 드디어 하나를 찾았다. 아직도 다섯 개가 필요했다. 남은 다섯 개의 약초를 찾으면 희망이 있었다. “감사할 것 없어요. 받을 만했으니까. 오히려 제가 더 감사하죠.”조선미가 웃어 보이며 얘기했다. “선미 아가씨, 드려도 되는 부탁일지 모르겠지만 혹시 이후에도 이처럼 진귀한 약초가 발견된다면 저한테 먼저 연락해 주실 수 있습니까? 대가는 얼마든지 지급하겠습니다.”유진우가 진지한 얼굴로 얘기했다. “가능은 하지만 궁금해서 그러는데요, 이것들로 뭘 할겁니까?”조선미가 슬쩍 떠보면서 물었다. “사람을 구할 겁니다.”유진우는 살짝 망설이다가 결국 말했다. “제 친구가 크게 다쳐서 이런 진귀한 약초가 필요합니다.”“어머? 무슨 부상이기에 유 선생님도 치료할 수가 없어요?”조선미는 깜짝 놀라서 물었다. 유진우의 의술은 직접 보았기에 어느 정도인지 잘 알았다. 그의 의술은 기사회생으로 형용해도 전혀 과장되지 않았다. “의술만으로는 안 됩니다. 대량의 약재가 필요해요.”유진우가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뛰어난 의술이라고 해도 이를 받쳐줄 약재가 없으면 많은 병을 치료할 수 없었다. “그렇군요.”조선미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특별히 신경 쓰도록 하겠습니다. 소식이 있으면 바로 알려드릴게요.”“그래 주신다면 너무 감사드립니다.”유진우가 미
점심쯤, 청성 그룹 대표실. 이청아는 서류들을 보고 있었지만 유진우의 일 때문에 집중이 전혀 되지 않았다. 조훈 어르신한테 잡히면 선택지가 죽음뿐일 텐데, 심히 걱정되었다. “장 비서!”잠깐 생각하던 이청아는 결국 참지 못했다. “이 대표님, 무슨 분부가 있으십니까?’장 비서가 문을 두드린 후 들어왔다. “선물을 준비해서 대박 그룹에 다녀와야겠어.”이청아가 얘기했다. “대박 그룹이요? 거긴 조훈 어르신의...”장 비서가 아연실색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맞아. 조훈 어르신과 대화를 해볼 거야.”이청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대화요? 유진우 씨 일 때문에요?”장 비서는 조급해졌다. “이 대표님, 충동적인 행동입니다! 조훈 어르신께서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고 하시는데 지금 가시는 건 호랑이 굴에 제 발로 들어가는 것입니다!”“그래도 시도는 해봐야지.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하잖아.”이청아는 굳게 마음을 먹은 듯 이를 꽉 깨물었다. “잠깐만요! 의성 도련님이 계시잖아요! 도와주시겠다고 했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 보는 것이...”장 비서는 어떻게 해서든 말리고 싶었다. “이미 하룻밤을 기다렸는데 아직도 소식이 없는 것을 보니 그쪽에서도 도와주기 힘든 모양이야. 내가 직접 나선다.”이청아는 고개를 저었다. “이 대표님,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우리 조금 더 생각해 보아요.”장 비서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얘기했다. “유진우는 나 때문에 그런 사고를 친 거야. 나 몰라라 할 수 없어. 갈 준비해.”이청아가 손을 내저었다. 그녀의 결단력에 장 비서는 길게 숨을 내뱉고 그저 따를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이 대표님은 결정을 내리면 번복하는 법이 없었기에. ...30분 후. 두 사람은 운전하여 대박 그룹에 도착했다. “장 비서, 차에서 기다리고 있어. 너까지 들어올 필요는 없어.”이청아가 명령했다. “안 됩니다! 죽더라도 같이 죽고 살면 같이 살아야죠. 제가 어떻게 대표님을 혼자 보냅니까.”장 비서는 의리 있
평안 의원.유진우는 애꾸눈 노인과 술을 마시고 있었다.이때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 “여보세요? 유진우 씨! 이 대표님이 위험해요! 얼른 와서 도와주세요!”장 비서는 입을 열자마자 도움을 청했다. “위험이라니 무슨 일이야.”유진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다 당신 때문이에요! 이 대표님이 유진우 씨가 걱정된다고 조훈 어르신과 대화하러 들어갔다가 지금까지 안 나오고 있어요. 위험이 있는 게 분명해요!”장 비서의 말투가 급박했다. “장난쳐? 내 일이라고 분명히 얘기했는데 거기 가서 뭐 하는 거야!”유진우의 낯빛이 금세 어두워졌다. “당신 도대체 양심이 있는 거예요 없는 거예요! 이 대표님은 당신을 구하기 위해서 그런 거라고요!”장 비서는 울분에 차서 소리 질렀다. “어디 있는데.”“대박 그룹이요.”“금방 갈게.”다른 말도 없이 통화를 끊은 유진우는 그대로 대박 그룹을 향해 갔다. ...한편, 대박 그룹.이청아는 어지러운 머리를 붙잡고 소파에 기대어 있었다. 얼굴에 붙은 머리카락이 땀에 젖어있었다. 아까 마신 술의 취기가 확 올라와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고 서 있는 것조차 힘들었다. 게다가 문제는 들어올 때 가방과 핸드폰을 다 뺏겨버려서 구조 전화를 할 수도 없다는 것이었다. ‘어떡하지?’그녀가 대책을 세우고 있을 때 사무실의 문이 다시 열렸다. 가운을 입은 조훈이 성큼성큼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 “옷은 아직도 안 벗은 거야? 굳이 내가 나서야겠어?”조훈의 시선이 이청아를 한번 훑었다. 지금의 이청아는 마치 잘 익은 복숭아와도 같았다. 온몸에서 매혹적인 향기가 나는 듯했다. 얼른 한 입 베어 물어 맛보고 싶었다. “조훈 어르신, 제발 고정하세요. 반 시간 안에 나가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도록 사람을 심어놓았습니다. 지금 경찰이 오고 있을 겁니다.”이청아가 경고했다. “뭐? 네까짓 게 나를 겁박해?”조훈은 차갑게 웃었다. “내가 어떻게 이 자리까지 온 것 같으냐. 한 가지 알려 주자면 경찰서에도 내 사람이 가
“그렇게 멀뚱히 서서 뭐 해, 얼른 사람을 놓아줘라!”안병서가 또 한 번 목소리를 높였다. 조훈은 눈가가 파르르 떨리며 낯빛이 흙빛이 되었다. 좋은 말로 사람을 놓아줘라고 했다면 못 이기는 척 들어줄 거였다. 하지만 안병서가 들어서자마자 성을 내며 조훈의 뺨까지 갈겼으니 이제 사람을 놓아준다면 조훈에게는 망신이었다. “안 회장님, 이 자식이 제 아들을 망쳤습니다. 게다가 제 구역에 마음대로 들어왔는데 제가 이 자식을 놓아주면 제 체면은 뭐가 됩니까.”조훈이 애써 감정을 꾹꾹 누르며 말했다. “네 아들은 얻어맞아도 싼 놈이다!”안병서는 웃음을 작게 흘리더니 말을 이어갔다. “네가 오늘 사람을 놓아주지 않으면 네 대박 그룹이 허공에서 증발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야.”“ 회장님, 비록 회장님에 비하면 저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제게도 배후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쇼!”조훈이 용기 내 소리 냈다. “강천호를 말하는 거냐?”안병서는 그저 시들하게 웃었다. “오늘 강천호가 여기 있다고 해도 넌 사람을 놓아줘야 한다, 알아들어?”그 말에 조훈의 낯빛이 한층 더 어두워졌다. 두 낯선 이를 위해 강천호의 체면도 세워 주지 않는다니. “네, 알겠습니다! 오늘 일은 제가 하나도 빠짐없이 천호 어르신께 고해드리죠.”조훈은 억지스럽게 웃었다. 강천호는 세 큰 손 중의 한 사람으로 안병서보다 한 수 위였다. 그런 강천호의 체면도 봐주지 않는다니, 이후의 일이 어려워질 것이다. “잔말 말고, 얼른 사람을 놓아줘라!”안병서는 더는 시간을 지체하기 싫었는지 주머니에서 총을 꺼내 그대로 조훈의 머리를 겨눴다. “얼른!”안병서의 총을 보며 조훈은 턱에 힘을 꽉 주고 그대로 따르는 수밖에 없었다. 홧김에 자기의 목숨으로 도박하고 싶지 않았다. “조훈, 오늘은 그저 경고일 뿐이다. 이후에도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강천수도 널 지켜주지 못할 것이다.”그 한마디만 남겨두고, 안병서는 유진우와 이청아를 데리고 떠나갔다. 200여 명의 남자들은 그대로 굳어
“알겠어요! 의성 도련님이 도와주신 게 분명해요!”장 비서는 생각이 났다는 듯 얘기했다. ‘제가 경찰에 신고한 후 의성 도련님께도 연락을 드렸거든요! 분명 의성 도련님이 안 회장님께 연락한 거예요!”“양의성 씨가?”이청아는 눈썹을 들어 올리며 믿지 못하겠다는 어투로 물었다. “틀림없어요. 나서서 우리를 도와주고 안 회장님을 연락할 만한 사람은 의성 도련님뿐이에요.”장 비서는 자기의 말이 맞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하나하나 분석했다. “그러고 보니 맞는 말 같기도 하고...”이청아도 장 비서의 얘기에 동의했다. 두 사람이 대화하고 있을 사이 붉은색의 페라리가 도로 옆에 주차했다. 차 문이 열리더니 멋지게 차려입은 양의성이 걸어왔다. “청아 씨, 괜찮으세요? 전화 받자마자 달려왔어요!” 양의성은 이청아를 엄청나게 관심하는 것처럼 보였다. “의성 도련님, 도와주셔서 감사드려요. 의성 도련님이 아니었다면 이 대표님이 위험해졌을 거예요.”장 비서가 먼저 감사 인사를 올렸다. “도와주다니?”양의성은 순간 무슨 뜻인지 반응을 하지 못했다. “방금 안 회장님이 다녀가셨어요. 친히 오셔서 이 대표님을 구해주셨는걸요.”장 비서가 환히 웃었다. “어?”양의성은 더욱 알 수 없었다. “의성 도련님이 이토록 인맥이 넓은 줄 생각도 못 했어요! 안 회장님도 친히 모실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하십니다!”양의성은 입 주변의 근육이 파르르 떨리고 표정이 굳어버렸다. 안 회장이 어떤 사람인데. 양의성이 어찌 그를 모실 수 있으랴. 도움을 청하기는커녕 얼굴을 보기도 쉽지 않은 분이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두 사람은 완전히 오해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대로 맞춰주기로 했다. 어차피 잃을 것도 없으니까. “흠흠, 저기... 나도 그저 시도만 해본 건데 안 회장님이 이토록 신경 써주실 줄은 몰랐네.”그 말을 들은 유진우는 그만 소리 내 웃을 뻔했다. 뻔뻔한 것도 유분수지. 들킬까봐 걱정은 되지 않나 봐? “유진우 씨, 뭐가
“그래서, 할 말은 그게 끝이야?”이청아는 그 자리에 꼿꼿이 선 채 믿기 힘들다는 듯 물었다. 처음 보는 유진우의 차가운 표정이 낯설었다. 마음 깊은 곳에서 억울함이 몰려왔다. “그래, 끝이다.” 유진우는 이청아를 전혀 개의치 않고 얘기했다. “똑똑히 기억해. 내 일에 대해서 신경 쓰지 마. 내가 죽든 살든 이제 너랑은 아무 상관 없는 일이야. 알겠어?”당당한 유진우의 말에 이청아는 그만 얼어붙고 말았다. 자신의 배려가 바꿔온 것이 감사와 보답이 아닌 훈계와 원망이라니. 언제부터 두 사람 사이가 이토록 나빠졌던 것일까. “당신이 그러고도 인간이에요?!”옆의 장 비서가 더 이상 못 들어주겠다는 듯 입을 열었다. “이 대표님이 도와주려고 했더니만 이게 무슨 태도입니까! 양심은 개나 줘버렸어요?”“그럼 무슨 태도로 대해야 하는데. 혼자서 아무런 대책도 없이 호랑이 굴에 걸어 들어가는 사람을 용감하다고 해줘야 하나?”유진우가 차갑게 대꾸했다. “저런 배은망덕한...!”장 비서는 화가 치밀어 올라 말문이 막혀버렸다. “됐어, 그만둬.”“오늘부터 더 이상 네 일에 참견하지 않을 거야. 네가 죽든지 말든지 나랑은 아무 관계 없으니까!”이청아는 참지 못하고 폭발해 버렸다. 그렇게 마지막 말을 남기고 그녀는 뒤돌아 떠나갔다.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던 것은 항상 강인했던 그녀의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다는 것이었다. “당신! 오늘 일 똑똑히 기억해요! 앞으로 무슨 일이 있든지 우리를 찾지 말아요!”장 비서는 분에 차서 유진우를 노려보다가 다급히 이청아의 뒤를 따랐다. “머저리 같은 자식.”양의성은 입을 삐죽거리다가 자연스레 두 사람의 뒤를 따랐다. 이청아와 유진우의 사이가 완전히 틀어진 지금 이 기회를 놓칠 사람이 아니었다. “바보같으니라고...”멀어지는 이청아의 뒷모습을 보며 유진우는 복잡한 감정으로 시선을 거두었다. 이청아를 보호하기 위해서, 그는 이청아와 싸워 그녀가 직접 떠나게 할 수밖에 없었다. 아까 유진우가 제때 나서지
빌딩에 들어선 그 순간부터 걸음마다, 층마다 유진우는 난폭하게 사람을 해치웠다. 그 과정에 유진우의 적수가 될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나한테 복수할 거라면서 내가 누군지도 모르면 어떡하나.”유진우는 천천히 다가가며 조훈의 숨통을 조여갔다. “제기랄! 다가오지 마! 다가오면 쏜다!”조훈은 갑자기 서랍에서 총 한 자루를 꺼냈다. 하지만 그가 제대로 조준하기도 전에 유진우가 그의 앞으로 뛰어올라 총구를 잡았다. 그리고 총구를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철컥.”금속 마찰음이 들렸다. 놀란 조훈은 겨우 시선을 돌려 자신의 총구가 부서진 것을 확인했다. 총을 부수다니! 도대체 어떤 사람이기에 총을 찰흙 다루듯 마음대로 갖고 논단 말인가! “저, 저기... 그 전의 일은 모두 오해였어. 지금 여기서 떠난다면 앞으로 너를 건드리지 않기로 약속하지.”조훈은 놀란 나머지 식은땀을 주르륵 흘리며 백기를 들었다. 이미 사람의 한계를 뛰어넘은 듯한 괴물과 싸우기에는 승산이 없을 게 뻔했다. 어쩐지 안병서 같은 인물도 유진우 앞에서 존중을 표하더니만. “네가 나를 건드리지 않는다고 해도 오늘 난 너를 꼭 건드릴 거다.”유진우는 그렇게 얘기하면서 조훈의 어깨를 잡아 힘껏 아래로 잡아당겼다. 툭 소리와 함께 조훈의 어깨가 그대로 빠져버렸다. “으악!”조훈은 참을 수없는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감히 내 여자한테 손을 대?”그렇게 얘기하는 유진우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도 없었다. 그저 또 한 번 손을 뻗어 조훈의 남은 팔 하나를 더 부러뜨렸을 뿐. 조훈은 너무도 괴로운 나머지 얼굴에는 땀인지 눈물인지 모를 액체가 흘렀고 표정은 뒤틀려져 있었다. 방에 남은 몇 사람도 두려움에 벌벌 떨며 다가올 엄두를 내지 못했다. “제기랄! 너 내 배후가 누군지 알아?!”“무려 강천호 어르신이다! 강능 3대 큰 손 중의 일인자!”“네가 오늘 날 죽인다면 강천호 어르신이 널 가만두지 않으실 거다!”구석에 몰린 쥐는 되려 고양이를 문다고 했다. 곧 죽을 처지
“저 자식이 제 아버지입니다.”짧은 한마디가 유진우를 잠깐 굳어버리게 했다. 그저 친척이라고만 생각했지 이토록 가까운 혈연관계일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조훈의 아들은 조천룡이라고 들었는데 너는...?”유진우가 떠보면서 물었다. “저는 조민이라고 합니다. 조훈의 사생아입니다.”남자는 고개를 숙이고 설명했다. “조훈이 제 어머니를 강제로 취하고 추문을 피하고자 제 신분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의아들이라는 명분만 주었죠.”“그래서 조훈이 미웠다?”유진우는 의미심장하게 물었다. “당연합니다!”조민은 턱에 힘을 꽉 주고 분노에 차서 얘기했다. “조훈은 저와 어머니를 버렸을 뿐만 아니라 저희가 가난할 때도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그저 조천룡을 보좌하는 장기 말로 저를 불러들인 것입니다. 조천룡의 시종 짓이나 하는 것, 제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저는 조훈의 모든 것을 빼앗을 겁니다!”“좋아.”유진우는 만족스러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야망이 있다니 내가 도와주지. 내 말만 잘 들으면 조훈의 모든 것을 네 손에 쥐어 주고 나아가서는 너를 강능의 왕으로 만들어 주마.”“감사합니다, 선생님!”조민은 너무도 기쁜 나머지 바닥에 꿇어앉아 유진우에게 절을 세 번이나 했다. 조민은 머리가 빨리 굴러가는 사람이었기에 유진우가 일반인들과 다르다는 것을 진작에 알아차렸다. 혼자만의 힘으로 대박 그룹 전체를 해치워 버린 실력이 얼마나 무시무시할지는 직접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이 사람을 따른다면 앞날이 꽃길일 것이 분명했다. “나는 유 선생이라고 부르면 된다. 이후에 무슨 일이 있으면 내게 연락해. 너한테 다른 요구는 없고 충심만 있으면 된다.”유진우가 조민의 어깨를 가볍게 툭툭 쳤다. “죽을 때까지 유 선생님을 모시겠습니다!”조민은 고개를 숙이며 충심을 표했다. “이 일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알지?”유진우는 한 번 더 물었다. “당연하죠! 오늘 일은 유 선생님과는 전혀 관계가 없고 저 혼자 한 일입니다!”조민은 재빨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