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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작가: 강로이
평안 의원.

유진우는 애꾸눈 노인과 술을 마시고 있었다.

이때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

“여보세요? 유진우 씨! 이 대표님이 위험해요! 얼른 와서 도와주세요!”

장 비서는 입을 열자마자 도움을 청했다.

“위험이라니 무슨 일이야.”

유진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다 당신 때문이에요! 이 대표님이 유진우 씨가 걱정된다고 조훈 어르신과 대화하러 들어갔다가 지금까지 안 나오고 있어요. 위험이 있는 게 분명해요!”

장 비서의 말투가 급박했다.

“장난쳐? 내 일이라고 분명히 얘기했는데 거기 가서 뭐 하는 거야!”

유진우의 낯빛이 금세 어두워졌다.

“당신 도대체 양심이 있는 거예요 없는 거예요! 이 대표님은 당신을 구하기 위해서 그런 거라고요!”

장 비서는 울분에 차서 소리 질렀다.

“어디 있는데.”

“대박 그룹이요.”

“금방 갈게.”

다른 말도 없이 통화를 끊은 유진우는 그대로 대박 그룹을 향해 갔다.

...

한편, 대박 그룹.

이청아는 어지러운 머리를 붙잡고 소파에 기대어 있었다. 얼굴에 붙은 머리카락이 땀에 젖어있었다.

아까 마신 술의 취기가 확 올라와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고 서 있는 것조차 힘들었다.

게다가 문제는 들어올 때 가방과 핸드폰을 다 뺏겨버려서 구조 전화를 할 수도 없다는 것이었다.

‘어떡하지?’

그녀가 대책을 세우고 있을 때 사무실의 문이 다시 열렸다.

가운을 입은 조훈이 성큼성큼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

“옷은 아직도 안 벗은 거야? 굳이 내가 나서야겠어?”

조훈의 시선이 이청아를 한번 훑었다.

지금의 이청아는 마치 잘 익은 복숭아와도 같았다.

온몸에서 매혹적인 향기가 나는 듯했다.

얼른 한 입 베어 물어 맛보고 싶었다.

“조훈 어르신, 제발 고정하세요. 반 시간 안에 나가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도록 사람을 심어놓았습니다. 지금 경찰이 오고 있을 겁니다.”

이청아가 경고했다.

“뭐? 네까짓 게 나를 겁박해?”

조훈은 차갑게 웃었다.

“내가 어떻게 이 자리까지 온 것 같으냐. 한 가지 알려 주자면 경찰서에도 내 사람이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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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사람 도대체 누구야? 제강영군과 같은 강자를 이 정도로 몰아붙이다니, 정말 대단한데?”“저 나이에 저런 실력을 갖춘다는 건 상상을 초월하네. 만약 우리 편으로 들어오면 정말 든든할 거야.”“아직 제갈영군이 진짜 실력을 드러내지 않았으니 결과는 지켜봐야지.”숨 막힐 정도로 치열한 유진우와 제갈영군의 전투를 지켜보며 주위에서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서경에서 이름 날린 고수들은 전부 알고 있었지만 갑작스럽게 나타난 유진우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었다.갑자기 나타난 정체불명의 젊은 강자는 완전히 미지의 존재였다.그의 정체에 대해 궁금증은 더욱 커졌고 그의 무공 수준은 그 누구도 쉽게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사실도 점점 명백해졌다.“천우야, 저 젊은 고수를 도대체 어디서 데려온 거니? 왜 한 번도 본 적이 없을까?”이의진이 유천우를 부축하며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어머니, 아직 시기가 적절치 않아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유천우가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유진우는 오랫동안 정체를 숨기고 있었고 오늘의 개입은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것이었다.정체를 발설한다면 유태범이 복수를 할 것임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나한테도 말 못 한다는 거니?”이의진의 호기심이 깊어졌다.“죄송해요, 어머니. 저도 약속을 지켜야 해서요.”유천우는 다시 한번 고개를 저었다.“알겠다. 그래도 한 가지만 묻자. 믿을 만한 사람이야?”“완전히 믿어도 되는 사람입니다.”유천우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답했다.“좋다. 실력이 제갈영군보다 더 위에 있구나. 만약 상황이 불리해지면 너를 데리고 성 밖으로 탈출시켜 달라고 해야지.”“어머니...”유천우가 뭔가 말하려 했지만 이의진이 말을 끊었다.“이번만큼은 내 말 들어. 유태범은 절대로 너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목숨을 건진 채로 서경을 떠나 연경으로 갈 수만 있다면 다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거야.”협상이 실패로 돌아갔다면 다른 길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저 고수의 도움과 유만군 그리고 800명의 결사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41화

    제갈영군은 서경에서도 손에 꼽히는 강자였다.그의 실력은 그 누구도 쉽게 넘볼 수 없었다.어젯밤 제갈영군이 병부를 빼앗아 가지 않았다면 유태범의 대군들도 쉽게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양쪽의 승패는 어쩌면 제갈영군의 손끝에서 결정된다고 할 수도 있었다.“도련님, 현재 형세를 잘 파악하는 사람이 걸출한 인물이 될 수 있는 법이지. 대장군은 당신보다 더 서경 왕에 적합한 인물이야. 그래서 돕는 건데 무슨 문제라도 있나?”제갈영군이 담담히 미소 지으며 말했다.“충신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박쥐였나!”유천우가 분노했다.“승자가 왕이 되고 패자는 적이 되는 법. 충신이 될지, 배신자가 될지는 누가 승리하는지에 달렸지.”제갈영군이 어깨를 으쓱이며 답했다.“설령 우리가 패하더라도 너를 가만두지 않겠다.”유천우가 허공으로 손을 뻗어 땅에 떨어진 장검을 끌어당겼다.“왜? 계속 싸우려고?”제갈영군이 고개를 흔들며 비웃었다.“죽을 각오로 덤빈다고 해도 내 눈에는 그저 하룻강아지에 불과해.”“하룻강아지일지 맹수일지는 붙어봐야 알겠지.”유천우가 한 발 앞으로 나가려고 할 때 갑자기 하늘에서 한 사람이 떨어지며 그 앞을 가로막았다.그는 바로 인피 가면을 쓴 유진우였다.“이 사람은 내가 상대할 테니 넌 물러나.”유진우가 차분히 말했다.유천우는 잠시 제갈영군을 바라보다 유진우를 보고는 결국 물러섰다.일대일로 싸운다면 유진우의 실력은 제갈영군에게 뒤지지 않는다고 유천우는 확신했다.“뭐야, 너였어?”제갈영군은 유진우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전투 의욕을 불태웠다.“전에 봤을 때 비범하다고 느껴서 한번 겨뤄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그 기회가 왔네.”“무릉 제후, 저 사람은 누구죠?”유태범이 물었다.“왕부에 숨겨진 고수입니다. 진승민 일행이 생포 당한 것도 저 친구 때문이죠.”제갈영군이 설명했다.“그래요? 왕부에 저런 인물이 숨어 있을 줄은 몰랐네요.”유태범이 눈을 좁히며 유진우를 자세히 살폈다.‘이상하네? 분명 처음 보는 얼굴인데 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40화

    “대장군, 제게 아들은 천우 하나뿐입니다. 천우를 두고 혼자 연경에 갈 수는 없어요. 부디 한 번만 관용을 베풀어 주세요.”이의진은 깊이 머리를 숙였다.지금 이 순간 체면 같은 건 이미 내려놓았다. 유천우를 위기에서 구할 수 있다면 자신의 모든 걸 내던질 각오였다.“정 그렇다면 장공주님께서도 서경에 남으시면 되겠죠.”유태범은 담담하게 말했다.“여기서 새롭게 쉴 만한 곳을 하나 마련해 드리겠습니다. 경치도 좋고 새소리도 들리는 한적한 곳에서 편안히 여생을 보내시면 어때요?”“대장군께서 서경왕이 되실 텐데, 저희가 이곳에 남으면 여러모로 부적절하지 않겠습니까? 차라리 저희를 연경으로 보내 주시는 게 문제없이 깔끔할 텐데요.”이의진은 재차 호소했다.“전혀 부적절할 것 없어요. 천우는 제 조카나 다름없고, 여기 남아 저를 도와준다면 훨씬 자연스럽지 않겠습니까? 잘하면 벼슬도 줄 수 있고 부귀영화를 누릴 수도 있지요.”유태범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대장군, 제발 부탁드립니다. 어르신께서 대장군께 베풀었던 은혜를 생각해서라도 부디 저희 모자를 그냥 놓아주세요!”이의진은 절박한 목소리로 간청하며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주변 사람들은 모두 놀라 굳어 버렸다.이윽고 장범규가 다가가며 말했다.“왕비님, 이러시면 안 됩니다. 제발 일어나십시오!”그러나 이의진은 그가 부축하는 손을 강하게 뿌리쳤다.반면 유태범은 희미한 웃음을 지으며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한때 서경왕부에 군림했던 인물이 이제는 자기 앞에 무릎을 꿇고 있으니 얼마나 우스운 꼴인가. 이것이 권세의 맛이었다.“어머니!”바로 그때 유천우가 달려 나왔다.이의진이 문 앞에서 무릎까지 꿇고 있는 걸 보자 그의 두 눈엔 분노가 가득 서렸다.“유태범! 네가 감히 내 어머니를 모욕해? 오늘 내가 네 목숨을 끊어 주겠어!”유천우는 격분한 목소리와 함께 손에 쥔 칼을 번쩍 들어 유태범에게 달려들었다.“천우야! 안 돼!”이의진이 급히 손을 뻗어 말리려 했으나 이미 늦었다.유천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39화

    “왕비님...”뒤편에 서 있던 장범규가 말을 꺼내려 했지만 이의진은 손짓으로 그를 제지했다.“오? 그렇습니까?”유태범은 미소를 띠며 흥미롭다는 듯 물었다.“저와 협상을 보겠다는 뜻인가요?”“네.”이의진은 숨김없이 답했다.“제 조건 세 가지만 들어주신다면 저희 모두가 장군님을 새 왕으로 옹립하겠어요. 뒤탈 없이 서경을 손에 넣을 수 있을 겁니다.”“장공주님, 오해하시는 것 같은데... 굳이 여러분이 지지해 주지 않더라도 저는 왕이 될 수 있습니다. 그쪽에서 무엇으로 저를 상대로 조건을 걸겠다는 겁니까?”“대장군께서는 스스로 명성을 아끼시는 분이시죠? 일이 순조롭게 풀리고 반대 없이 즉위하는 게 나쁘진 않으실 겁니다.”이의진이 차분하게 말했다.“좋습니다. 장공주님께서 굳이 말씀하시겠다니 들어는 보지요.”유태범은 별일 아니란 듯 웃었다.이미 승기를 잡았으니 몇 가지 들어줄 만한 조건이면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첫째 조건은, 새 왕이 되시면 서경의 모든 백성과 군민을 너그럽게 대하라는 겁니다. 서경이 이만큼 커지기까지 쉽지 않았어요. 부디 아껴 주셨으면 합니다.”이의진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문제없습니다.”유태범은 고개를 끄덕였다.“제가 왕이 된다면 널리 은혜를 베풀고 백성을 위해 힘쓸 생각입니다.”즉위를 하고 나서는 인심을 사야 하는 법이다. 내줘야 할 것도 당연히 줘야 하는 자리다. 이의진이 말하지 않아도 그는 그렇게 할 생각이었기에 빠르게 대답했다.“두 번째 조건은, 왕부에 속했던 세력들에게 관대한 처분을 내려 주셨으면 합니다. 그들은 명령에 따랐을 뿐입니다.”이의진은 뒤편에 서 있던 세 제후와 왕부 장수들을 한번 돌아보았다. 이들은 모두 왕부에 충성한 이들로 그녀로서는 지켜야 할 책임이 있었다.“좋습니다.”유태범은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앞으로 제대로 반성하고 제 명령에 따르기만 한다면, 더 이상 그 책임을 묻지 않겠습니다.”“대장군께 감사드립니다.”이의진은 미소 대신 살짝 고개만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38화

    “뭐라고요? 흑용군이 성문을 봉쇄했다고요? 이렇게 빨리?”주한휘는 깜짝 놀라며 거의 벌떡 뛰어오를 듯한 기세를 보였다.며칠은 더 걸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단 하룻밤 사이에 유태범이 대군을 몰고 온 것이다. 무서울 정도의 속도였다.“어서 병력을 집결해 왕비님과 천우를 호위하면서 성 밖으로 빠져나가야 합니다!”장범규가 다급하게 외쳤다.“이미 늦었어요. 흑용군이 도시를 완전히 봉쇄한 이상 저희는 도망칠 수 없을 겁니다.”이의진은 고개를 떨구었다. 목소리마저 무겁게 내려앉아 있었다.예상하던 일이라지만 막상 이렇게 맞닥뜨리고 보니 쉽사리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그래도 시도는 해 봐야죠. 가만히 앉아서 당할 순 없잖습니까.”장범규가 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해 봐야 소용없어요.”이의진은 다시 한번 고개를 저었다.“병부가 이미 유태범 손에 떨어졌는데, 저희가 어찌해 볼 재간이 있겠어요. 차라리 이렇게 된 이상 정정당당히 맞서는 게 차라리 나을지도 모르죠. 최소한 마지막 자존심이라도 지킬 수 있을 테니까요.”“왕비님...”장범규가 무언가 더 말하려 했으나 이의진이 손을 들어 말끝을 막았다.“장 제후님, 여러분 모두 충직하고 의로운 분들이에요. 굳이 목숨을 버리지 않아도 돼요. 그냥 항복하고 몸을 보전하는 게 낫습니다.”“항복이라니...”장범규의 눈이 흔들렸다. 그는 평생 전쟁터를 누비며 살아왔으나 적 앞에 무릎 꿇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이번 또한 그럴 생각이 없었다.그때, 왕부에서 파견된 시위병이 달려와 급히 보고했다.“유태범 표기대장군께서 장수들을 거느리고 왕부 문 앞에 도착했습니다. 왕비님께 지시를 구합니다!”“이렇게 빨리 오다니. 유태범도 더는 지체할 생각이 없나 보네요.”이의진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그러고는 손에 들었던 장검을 들고 일어서며 명령했다.“문을 열어요. 손님을 맞이합시다.”쿵...무겁게 닫혀 있던 왕부의 대문이 천천히 열렸다.이의진은 그때와 마찬가지로 한 손에 칼을 쥔 채 맨 앞에 섰다.왕부 앞에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37화

    지금 돌아보면 모든 게 교묘하게 짜인 계획이었던 셈이다.유태범은 이들의 동선과 의도를 이미 꿰뚫고 있었고, 애초부터 이들을 함정에 빠뜨리려 했다.그들이 하는 모든 행동은 유태범의 예상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다.그래서 미리 판을 짜 두고 기다리다가 마지막에 병부를 빼앗는 데 성공한 것이다.결국 이들이 스스로 늑대를 집 안에 들인 셈이 되어 병부를 잃고 말았다.서경의 표기대장군 자리에서 유태범이 한 사람 아래 수많은 사람 위를 차지했던 이유가 새삼 실감 나는 순간이었다.속내를 꿰뚫는 교활함에서 이들은 아직 조금 모자랐다.밤이 지나 아침이 밝았다.밤새 치른 전투의 흔적을 정리하면서 왕부 대문 앞에 쌓였던 시신들은 이미 수습됐지만 땅속으로 스며든 핏자국은 쉬이 지워지지 않았다.남은 세 제후가 이끌고 온 병력은 근처 성방영에 배치되어, 만약 사태가 급변하면 언제든 왕부를 도울 수 있도록 대기 중이었다.병부를 도난당한 탓에 왕부 안 사람들은 대부분 밤새 한숨도 못 잤다.석태혁이 이끌고 나간 유만군 역시 밤새 밖을 뒤졌지만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았다.아침 식사를 간단히 마친 뒤, 이의진은 다시 한번 주한휘, 은성종, 그리고 장범규를 불러들여 대책을 논의하고 정보를 모았다.하지만 병부가 어디로 갔는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에, 뾰족한 방도가 떠오를 리 없었다.그때, 간밤에 사라졌던 석태혁이 마침내 돌아왔다.떠날 땐 부하들과 함께였는데 돌아올 땐 그 혼자뿐이었고 게다가 심각한 부상을 입은 모습이었다.의논 중이던 이들이 모여 있던 의회장으로 들어오자마자, 그는 쓰러지듯 무릎을 꿇더니 피를 토했다.“장군님! 어쩌다 이렇게 크게 다쳤습니까?”이의진이 크게 놀라 급히 사람들을 시켜 석태혁을 의자에 앉혔다.“장군님, 병부는 찾으셨나요?”주한휘는 석태혁의 상처보다도 병부의 행방이 더 급한 듯 보였다.“왕비님, 소장은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습니다. 제갈영군을 따라잡기는커녕 도중에 매복을 당해 함께 간 유만군 병력도 전멸됐습니다. 병부 역시 되찾지 못했으니 부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36화

    “뭐라고요? 서경을 떠나 도망치자고요? 그럼 왕위는 그대로 유태범한테 넘어가는 거잖아요.”유천우는 표정이 어두워졌다.“산만 남아 있으면 땔감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하지. 살기만 하면 우리는 아직 기회가 있어.”은성종이 조용하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왕위를 뺏기고 병부도 잃고 50만 흑용군까지 모조리 유태범이 호령하게 되면, 저희가 무슨 수로 다시 기회를 잡겠어요.”주한휘가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그도 이 지경이 될 줄 알았다면 애초에 욕심내어 유씨 가문과 연을 맺진 않았을 것이다. 결국 아무 이득도 못 보고 오히려 그만 곤란한 처지에 빠졌으니 진퇴양난이었다.“은 제후님 말씀대로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대비책을 세워야 할 것 같아요.”이의진이 고개를 끄덕였다.솔직히 인정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지금 상황은 그들에게 너무나 불리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병부가 정말 유태범 손에 들어가면 더 이상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을 터. 결국 서경을 떠날 수밖에 없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그녀는 용국의 장공주이니, 서경을 떠나 연경으로 가더라도 어떻게든 자리 하나 마련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아들에게 큰 고생을 시키고 싶지 않았으므로 마음 한구석으로는 그 길도 고려하고 있었다.“그래도 너무 낙담하진 마요. 석 장군의 실력도 제갈영군과 막상막하니까요, 혹시라도 병부를 되찾아 온다면 저희에게도 길이 열릴 거예요.”은성종이 나직이 덧붙여 말했다.“맞습니다. 아직 결판이 난 건 아니니 모두 기운 내세요.”장범규가 힘주어 말했다.“여러분, 잠시만 실례하겠습니다.”유천우는 가볍게 몸을 숙여 예를 표한 뒤 뒤돌아서 편전을 나섰다. 머릿속이 복잡해지자 제일 먼저 떠오른 사람은 형 육진우였다.유천우는 도령 차림으로 변장한 육진우를 따로 불러 자신이 묵는 방으로 안내했고 시종들에게 단단히 지키라고 지시했다.“천우야, 아까 지붕 위에서 인기척이 스쳐 갔던데 무슨 일이 생긴 거야?”안전하다고 느낀 육진우가 먼저 물었다.“네, 제후님들께서 함께 계시던 편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35화

    은성종이 가장 먼저 상황을 파악하고 큰 소리로 외쳤다.“빨리! 병부를 쫓아!”이의진도 곧바로 지시했다.“쫓아가요!”석태혁은 번개처럼 칼을 뽑아 들고 유만군 부대 일부를 이끌고 제갈영군이 사라진 방향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갔다.“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야?”유천우는 멍하니 서 있다가 더 이상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설마 제갈영군이 병부를 빼앗아 도망칠 줄은 상상조차 못 했기에 전혀 대비를 하지 않았던 것이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제갈영군은 이미 시야에서 사라져 있었다.“천우야, 제갈영군은 원래부터 유태범 쪽이었나 봐. 전력을 다해 너를 지지하고 왕부를 돕는 척한 건, 우리 경계를 완전히 풀어놓기 위해서였던 거지. 때가 되면 병부를 빼앗아 우릴 궁지에 몰아넣을 속셈이었어.”은성종이 무겁게 말을 이었다.“제길... 제갈영군이 배신자였다니, 너무 괘씸하잖아요!”장범규가 분노에 가득 찬 목소리로 소리쳤다.“그러게 말이에요. 흑용군 얘기를 그렇게나 강조하더니, 결국 병부를 훔쳐 달아날 빌미를 만든 거였네요. 정말 교활해요!”주한휘가 억울하다는 듯 씩씩거렸다.“만약 병부를 되찾지 못하고 유태범 손에 넘어가면... 저희는 완전히 끝나고 말 거예요.”이의진은 눈살을 찌푸린 채 심각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원수 병부가 흑용군의 지휘권을 결정한다는 건 다들 아는 사실이었다. 병부를 쥔 자가 흑용군을 움직일 수 있으니, 유태범이 지금껏 이런저런 명분을 내세워 부대를 끌어온 수고를 할 필요가 없어지는 셈이었다.병부만 있으면 그 즉시 전군을 호령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아무리 발버둥 쳐도 소용없을 것이다. 50만 흑용군이 들이닥치면 서경은 물론 천하 어디라도 막아낼 재간이 없을 터였다.“어머니, 죄송합니다. 전부 제 탓이에요. 제가 좀 더 주의 깊었더라면 이렇게 되진 않았을 거예요.”유천우는 깊이 고개를 떨구었다. 병부가 자기 손에서 떨어져 나간 이상 변명의 여지조차 없다고 생각했다.“천우야,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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