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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화

점심 무렵, 대리상을 확보한 유진우는 평안 의원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들어서자마자 사람 한 명이 더 있는 걸 발견했고, 열여덟 살쯤 되어 보이는 앳된 소녀였다.

포니테일을 한 채 수수한 옷차림의 소녀는 땀을 뻘뻘 흘리며 의원을 정리하고 있었다.

주정뱅이 영감은 의자에서 쿨쿨 잠을 자고 있었고, 전에는 볼 수 없었던 담요가 덮어져 있었다.

“유 선생님, 돌아오셨네요?”

유진우를 발견한 소녀는 긴장한 듯 조심스럽게 인사를 건넸다.

“누구시죠?”

유진우는 의아한 듯 물었다.

“저는 임윤아라고 합니다. 선미 씨가 할아버지 돌보라고 보내셨어요.”

소녀는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

“성인이에요?”

조선미가 40, 50대의 도우미 아줌마를 보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어린 소녀의 모습에 유진우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성인이에요! 열여덟 살!”

임윤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윤아야, 내가 보기엔 넌 아직 너무 어려. 그 나이 때는 학교를 다녀야지.”

유진우는 고개를 저었다.

별다른 생각 없이 내뱉은 말에 임윤아는 ‘털썩’ 바닥에 주저앉아 무릎을 꿇었다.

“유 선생님! 제발 절 내쫓지 마세요. 빨래, 밥, 청소 전부 다 잘할 수 있고 더러운 일이나 힘든 일도 저한테 맡겨 주세요. 보기엔 연약해 보여도 생각보다 힘도 세고 밥도 적게 먹을 테니까 절대 방해가 되지는 않을 거예요!”

“응?”

갑작스럽게 무릎 꿇은 임윤아의 행동에 유진우는 어리둥절했다.

“유 선생님, 제발요! 잘못한 일 있으면 욕하고 때려도 돼요. 전부 다 참아낼 수 있으니까 제발 내쫓지 마세요!”

임윤아는 말을 하면서 머리를 바닥에 ‘쿵쿵’ 찍었고 순식간에 이마에서는 피가 흘러내렸다.

“너 뭐 하는 거야?”

깜짝 놀란 유진우는 재빨리 다가가 임윤아를 부축하며 달랬다.

“내쫓을 생각 없었어. 난 네가 너무 고생하니까...”

“하나도 안 힘들어요...”

임윤아는 고개를 저으며 눈물을 글썽였다.

“유 선생님과 할아버지를 돌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큰 영광이에요. 전혀 힘들지 않으니까 마음껏 시켜만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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