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지? 내 몸이 갑자기 무거워진 것 같은데?”“강력한 압박감이 느껴지는데 혹시 고수가 등장한 건가?”갑작스러운 중압감이 드세게 느껴지며 조금 전까지 시끄러웠던 취향루는 금세 조용해졌다.이상하게도 사람들 마음속에 큰 재앙이 닥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솟구쳤다.“응?”유진우는 살짝 눈썹을 치켜올리며 입구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거의 동시에 입구 쪽에서 키가 훤칠하고 흰옷을 입은 남자가 천천히 걸어 들어왔다.흰옷의 남자는 날이 선 눈썹과 뚜렷한 이목구비를 지녔고 날카로운 시선 속에서 하는 손짓 하나하나에서 패기가 넘치는 강력한 카리스마가 느껴졌다.흰옷의 남자는 세상을 내려다보는 왕처럼 위엄이 넘쳐나 다들 저도 몰래 깊은 경외감을 느끼며 고개를 숙이고 싶어지게 했다.“한비양이야! 천하회의 한비양!”흰옷의 남자를 본 사람들 사이에서 갑자기 경악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순식간에 취향루 전체가 떠들썩해졌다.“뭐? 저 남자가 한비양이라고? 그러길래 저렇게 늠름하고 위풍당당해 보이지.”“세상에! 여기서 한비양을 보게 될 줄이야, 오늘 정말 오기 잘했어.”“한비양까지 직접 올 줄은 생각지 못했네. 오늘 이 소동이 간단하게 수습될 건 같지 않구나.”흰옷의 남자 한비양이 모습을 드러내자 사람들은 수군거리기 시작했다.모두가 호들갑을 떨며 숭배하는 한비양은 도대체 누구지?한비양은 연경 4대 도련님 중 한 명이자, 천하회의 유일한 도련님이었다.한비양의 재능은 뛰어났고 실력도 강력해 백년에 한 번 볼 수 있는 천재였고 무림인들의 세계에서 모두가 진심으로 존경하는 인물이었다.일반인들과 평생 접점이 없을 천재가 갑자기 나타났으니 다들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한비양?”유진우은 두 눈을 가늘게 떴고 얼굴에 이상한 감정이 스쳤다.한비양을 직접 본 적은 없었지만 조무진과 동급인 것으로 보아 절대 평범한 인물일 수는 없었다.현재로서는 한비양의 기운이 문관옥에 결코 뒤지지 않았고 오히려 좀 더 강한 느낌이 물씬 풍겼다.“왔어! 드디어 한비양이 왔어! 이제
그래서 오늘 무슨 일이 있든 두 사람은 반드시 유진우를 물고 늘어져야 했다. 다른 선택의 여지는 전혀 없었다.“도련님?”한비양을 보자 빡빡이 남자는 힘겹게 일어나 비틀거리며 한비양 앞에 가서 한 쪽 무릎을 꿇었다.“부하 황태호, 도련님를 뵙겠습니다.”“홍양이 죽었나?”한비양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담담한 표정으로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네... 죽었습니다.”빡빡이 남자는 송구한 마음에 얼굴이 빨개졌다.“부하가 구출하러 오는데 늦었습니다. 도련님, 죄송합니다.”“무능한 놈!”한비양은 손을 들어 빡빡이 남자의 얼굴에 따귀를 날렸다.엄청난 힘이 황태호를 수 미터 밖으로 날려 보냈고 황태호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피를 토하며 몸을 가누지 못했다.“누가 홍양을 죽였어? 끄집어내기 전에 스스로 나와. 내가 죽여주마.”분노한 기색도 없는 한비양은 주변을 둘러보며 고함치는 대신 뼈에 스며드는 차가운 기운을 발산하며 담담하게 말했다.“저 녀석이요! 저 녀석이 홍양을 죽였습니다!”안세리가 즉시 손을 들어 유진우를 가리키며 일러바쳤다. 안세리는 유진우의 가죽을 벗겨내고 싶을 정도로 그를 증오했다.“맞습니다! 맞아요! 우리 모두 저 녀석이 홍양을 죽이는 걸 직접 보았습니다!”봉연주도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안세리를 거들었다.“네가 홍양을 죽였어?”한비양은 유진우에게 시선을 고정하며 물었다.한비양의 눈에서 칼날 같은 날카롭고 섬뜩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난 홍양을 죽이지 않았어. 누군가 고의로 내게 누명을 씌웠어.”유진우는 다시 한번 부인했다.“한 도련님, 저 녀석 변명을 믿지 마세요. 우리는 모두 저 녀석이 진짜 범인이라는 걸 명확하게 봤어요.”안세리는 유진우가 범인이라고 언성을 높였다.“맞아요! 우리는 모두 증언할 수 있습니다.”주변 사람들은 그 말에 동의하며 소리쳤다.이런 상황에 유진우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더 이상 해명하지 않았다.세 번이나 해명했지만 누구도 유진우의 말을 믿지 않았다.그놈의 선입견 때문에 모두 유진우가 범
“내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아. 근데 네가 누군가에게 이용당하고 싶지 않다면 일단 냉정하게 생각해 봐. 난 네 여동생과 아무런 원한도 없는데 왜 네 여동생을 죽이겠어?”유진우가 차분한 말투로 귀띔했다.“그 말은 내가 네게 물어야 할 것 같군.”한비양이 눈을 가늘게 뜨며 응답했다.“네가 믿든 믿지 않든, 이 사건은 누군가 의도적으로 짜놓은 덫이야. 너라는 칼을 이용해 날 죽이려는 거지.”유진우는 진지하게 자기 생각을 밝혔다.“누가 그런 용기가 있겠어? 감히 날 이용하려 든다고?”한비양이 의심스러운 점을 털어놨다.“네 뒤에 있는 두 사람이지. 그 둘에게 물어보는 게 좋을 거야.”유진우가 안세리와 봉연주를 턱으로 가리키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개소리 치지 마!”안세리가 즉시 반박하며 언성을 높였다.“한 도련님, 이놈은 책임을 회피하려고 우리를 모함하고 있어요. 절대 속지 마세요. 빨리 이놈을 죽여서 홍양의 복수를 해 주세요.”“맞아요! 이놈을 죽이지 않으면 홍양은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할 거예요.”봉연주도 얼른 맞장구쳤다.이렇게 어렵게 한비양을 이용할 기회를 얻은 두 사람은 절대 놓칠 수 없었다.“너희 사이의 갈등은 난 신경 쓰지 않아. 다만 홍양의 죽음에는 반드시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해. 모두가 널 범인이라고 지목하고 있으니 넌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어. 물론 내가 널 일부러 괴롭히는 건 아니야. 네가 내 공격 세 번을 전부 막아낸다면 네게 스스로 증명할 기회를 주겠어. 막아내지 못하면 그것 또한 네 운명이니까 달갑게 받아들여.”말을 마친 한비양이 서서히 기를 끌어모으자 그의 주변에 갑자기 강기의 소용돌이가 형성되었다.그 소용돌이는 거대한 토네이도처럼 빠르게 회전하며 주변의 천지 영기를 끊임없이 빨아들였다.얼마 지나지 않아 한비양의 등 뒤에는 거대한 사람 형상의 환영이 나타났다.거의 7미터 높이의 환영은 엄청나게 우람졌고 온몸에서 숨쉬기 어려울 정도로 강렬한 압박감을 뿜어냈다.환영은 하늘에서 내려온 신처럼 웅장한 기운을
한비양이 휘두른 필살기의 위세에 휘말려 소용돌이에 빠진다면 아마 그 안에서 원기의 충격을 받고 갈기갈기 찢겨 나갈 것이다.”두려움이 엄습하자 사람들은 가까이에 있는 단단한 물체를 움켜잡고 흡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애썼다.“풍신의 분노!”한비양이 기를 끌어모은 후 전력을 다해 일격을 내질렀다.그러자 한비양의 뒤에 있는 신령의 형상도 똑같은 동작을 취했다.쿵!공기가 순식간에 폭발하며 엄청난 강기가 거대한 손바닥 모양으로 변해 세상 만물을 파괴할 듯한 놀라운 기세로 유진우에게 몰아쳤다.손바닥 모양이 지나가는 곳마다 강풍이 울부짖고 강철을 두부 자르듯 쉽게 자를 듯한 바람이 바닥을 깊이 자르며 섬뜩한 균열을 남겼다.이 일격의 파괴력은 정말 무시무시했다.하지만 유진우는 이 일격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기로 했다.유진우는 천신사상결이 도대체 얼마나 강력한지 직접 경험해보고 싶었다.“현무!”유진우의 몸이 갑자기 진동하며 체내에 쌓여 있던 현청 진기가 한순간 밖으로 분출했다.눈 깜짝할 사이에 유진우의 몸 주변에 타원형의 보호막이 형성되었다.보호막 표면은 신비로운 문양으로 가득 차 있었고 그중 일부분은 거북이 껍질 무늬처럼 보여 보호막 전체가 거북이 껍데기와도 같았다.유진우가 수련한 건 무림인들의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존재인 강린의 공법이었다.이 공법은 비록 5대 필살기에 속하지 않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뛰어난 독특한 공법이었다.이 공법은 강린을 중심으로 동쪽의 청룡, 서쪽의 백호, 남쪽의 주작, 북쪽의 현무 네 신수들이 각 방향을 지켰다.각 신수를 소환할 때마다 유진우는 해당 능력의 강화가 이루어져 독특한 능력을 얻게 된다.지금 소환한 현무는 방어를 강화하는 능력을 보유했다.“흥! 정말 어리석군!”유진우의 행동을 보며 한비양의 입가에 조롱이 스쳤다.만약 제때 이 일격을 피했다면 살 수 있는 일말의 희망이 존재할 텐데 유진우는 지금 정면으로 맞선 것이다.이는 스스로 죽음을 초래하는 길이라고 볼 수 있었다.천신사상결 중 풍신의 분노는
“무슨 상황이지? 저 녀석이 죽지 않았다고?”충격의 중심에 서 있는 유진우가 다치지 않고 무사한 걸 보자 관중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서로의 얼굴을 멀뚱멀뚱 쳐다보았다.천신사상결은 무림인들이 공인한 무림 필살기였고 그 안의 모든 기술은 무시무시한 위력을 지니고 있는데 유진우가 어떻게 그걸 막아낼 수 있었을까?혹시 한비양이 일부러 힘을 뺀 건 아닌지 다들 의심이 들 지경이었다.“이게 무슨 일이야? 아직도 죽지 않았다고? 저 녀석은 뭐 바퀴벌레인 건가? 생명력이 왜 이렇게 강하지?”봉연주는 눈을 휘둥그레 뜨고 믿기지 않는 듯 중얼댔다.방금 한비양의 그 일격은 위력이 엄청났고 파괴력 또한 끔찍했다.강철로 만든 단단한 사람이라도 그 일격을 버티기 쉽지 않을 텐데 유진우가 머리털 하나도 다치지 않은 걸 보자 봉연주는 이 사실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었다.“방금 한 도련님은 전력을 다하지 않았던 것 같아. 그래서 유진우가 운 좋게 간신히 피한 것일 뿐이야. 하지만 괜찮아, 아직 두 번의 기회가 남아 있어. 그걸로 충분히 저 녀석을 처치할 수 있어!”짧은 놀라움이 지나간 후, 안세리는 곧바로 침착한 말투로 이 상황을 분석했다.유진우가 아무리 대단해도 한비양에 비하면 여전히 한참 부족하다고 확신했다.안세리는 한비양이 본격적으로 이 전투에 임하면 유진우를 죽이는 것이 전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내 풍신의 분노를 막다니, 네 실력이 확실히 괜찮군.”한비양은 일단 칭찬으로 말문을 연 후, 다시 화제를 돌려 덧붙였다.“하지만 네 방어도 여기까지야. 다음부터는 나도 더 이상 힘을 빼지 않겠어. 네 생사가 오로지 너의 운에 달려 있어.”“천신사상결의 각 기술이 처음에 비해 점점 강해진다고 들었어. 난 오늘 그 강력한 기술을 직접 보고 싶어.”유진우는 한비양의 위협에도 여전히 변함없는 표정으로 말했다.천신사상결은 각각 바람, 불, 천둥, 전기의 네 신수를 대표하고 각 신수의 위력은 거의 다 겹칠 수 있었다.지금까지 풍신의 분노를 막아낸
웅...거북이 껍데기 같은 보호막이 미세하게 떨리며 금빛 광채가 퍼져 나왔다.금빛 광채가 불꽃에 비치니 더욱 눈부시게 빛났다.쿵!엄청난 힘을 지닌 불꽃 용이 유진우의 단단한 방어막에 정통으로 부딪쳤다.순간, 불꽃이 사방으로 튀고 엄청난 열파가 넘실거렸다.폭발의 중심에서 시작된 뜨거운 기운이 순식간에 퍼지며 취향루 전체를 순식간에 휩쓸었다.콰르릉!”취향루는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고 취향루 천장에 붙어 있던 수많은 장식품이 후드득 떨어졌다.천장의 청색 기와들도 폭우처럼 아래로 쏟아져 내렸다.설상가상으로 이미 터진 불꽃이 주변의 목제 건물을 불태우기 시작했다.“다들 뭐해! 얼른 불 꺼!”하 마담은 다른 일에 신경 쓸 사이도 없이 즉시 취향루 직원들에게 불을 끄라고 지시했다.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고 천재들의 싸움에 평범한 사람들만 피해를 보고 있었다.유진우와 한비양이 서로 두어 번 부딪히기만 했는데 취향루는 엉망이 되어 버렸다.이런 식으로 싸우다간 취향루는 폐허가 되고 말 것이다.하지만 불을 끄느라고 여념이 없는 취향루 직원들과는 달리 관중들은 유진우의 모습을 찾고 있었다.방금의 거센 충돌 때문에 지하의 구덩이는 더 깊고 넓어졌다.구덩이 안에서는 불꽃이 휘몰아치고 연기가 안개처럼 자욱한 데다 잔해가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다.“하하... 끝내 죽었네! 유진우 그 녀석이 완전히 가루가 되었네!”구덩이에서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자 봉연주는 유진우가 불꽃에 타서 가루가 되었다며 여기며 신나서 폭소를 터뜨렸다.“흥, 죽어 마땅해! 나와 맞서는 녀석 최후는 이렇게 비참할 수밖에 없어.”안세리도 코웃음츨 치며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었다.주제 파악도 되지 않는 하찮은 자가 한비양 같은 천재와 맞서 이길 리가 없었다.처절한 패배와 처참한 죽음은 단지 시간문제일 뿐이었다.이제 안세리 마음속에 계속 달려 있던 무거운 돌덩이가 드디어 완벽하게 풀리게 된 것 같았다.“후웁...”두 여자가 터져 나오는 기쁨을 참지 못하고 환호하느라 여념이
“너... 어떻게 아무 일도 없을 수 있지?”담담한 표정의 유진우를 바라보며 한비양은 순간 멈칫했고 얼굴에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화신의 분노는 거의 풍신의 분노 두 배에 달하는 위력을 갖고 있었다.무도 마스터를 단번에 처치할 수 있는 기술인데 그 시술을 정면으로 맞은 유진우는 죽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상처 하나 없이 멀쩡했다.유진우의 방어력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놀라웠다.“난 별일 없었어. 근데 너 때문에 내 옷이 타버렸어.”유진우는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그곳에 생긴 그을음 자국을 가리켰다.한비양은 유진우의 말에 말문이 턱 막혔다.무도 마스터를 쉽게 처치할 수 있는 화신의 분노가 겨우 옷자락을 그을렸을 뿐이라니, 심각한 모욕을 당한 기분이 들 수밖에 없었다.“무림 필살기 중 하나로 공인받은 천신사상결을 저 자식이 두 번이나 막아내다니, 실력이 저 정도로 뛰어날 줄은 몰랐네.”“이 자식 실력이 꽤 비범한 건 인정해야겠어.”“근데 도대체 어느 가문의 천재 무사일까? 왜 이렇게 생소해 보이지?”충격이 지나간 후, 관중들은 더 많은 의문을 품었다.위력이 막강한 천신사상결을 두 번이나 정통으로 맞고도 살아남는 것은 정말 불가사의한 일이었다.이 정도 실력은 사람들의 경외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한 도련님! 더 이상 저 녀석을 봐주지 마세요. 한 도련님이 장악한 모든 기술을 써서라도 꼭 이 나쁜 놈을 처치해야 합니다!”안세리가 옆에서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한 도련님, 힘내세요! 이 살인마를 없애버려야 해요!”봉연주도 안세리를 거들며 따라서 외쳤다.이 순간, 두 사람의 마음속에는 불안감이 가득했다.한비양이라는 날카로운 칼로 유진우를 죽일 계획을 세웠지만 이렇게 연달아 장애물에 부딪힐 줄은 누구도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게다가 한비양은 이미 세 번의 공격 안에 유진우를 해결하지 못하면 놓아주겠다고 약속했다.그때가 되면 두 사람은 큰 곤경에 처할 것이다.“네 실력이 진짜 대단한 건 인정하지. 이렇게 뛰어난 상대를 만난 건 나도
검은 신상의 얼굴은 흉악하고 날카로운 송곳니가 가득해 악몽에 나올 듯한 공포스러운 모습이었다.특히 그 신상의 몸에서 발산하는 강력한 기운은 사람의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압박감을 줬다.취향루 밖에서 관전하고 있는 사람들은 숨이 턱 막혔고 가슴에 거대한 돌이 얹힌 듯 너무나 불편한 느낌을 받았다.사람들 중 체력이 약한 이들은 이 압박감을 버텨내지 못해 다리가 부들부들 떨리고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당장에서 구토하기도 했다.“천둥의 분노!”한비양이 갑자기 큰 목소리로 외침과 동시에 뒤에 있는 검은 신상을 조종해 허공에 주먹을 날렸다.그러자 검은 신상이 순간 생기를 회복한 듯, 유진우의 머리를 향해 커다란 주먹을 내리쳤다.그 주먹은 하늘을 찌를 듯한 힘이 깃든 것 같았고 거대한 산이 눌러오는 듯한 숨 막히는 위압감을 주었다.쿵!유진우가 호체 진기를 발동하려던 찰나, 갑자기 고막을 찢는 천둥소리가 울렸다.심금을 울리는 듯한 강렬한 천둥소리는 아무런 징조도 없었고 전혀 방어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유진우는 온몸이 떨리고 머리가 하얘지며 손발이 마비된 듯 무기력해 힘을 전혀 쓸 수 없었다.거대한 주먹이 유진우를 송두리째 으깨려 하고 있었다.유진우는 본능적으로 방어 자세를 취하며 두 팔을 교차해 머리 위로 올려 아무런 보호 수단도 없이 맨몸으로 버텨내려 했다.펑!엄청난 소리가 울리며 검은 신상의 주먹이 거대한 망치로 못을 박듯이 유진우를 지하로 처박았다.유진우가 그 주먹을 받아내는 순간, 강력한 에너지가 순식간에 폭발했다.우르릉!또 한 번의 천둥소리가 울리더니 강력한 폭발의 여파가 취향루 전체를 휩쓸었다.당장이라도 무너질 듯 흔들리던 취향루는 이번 충격으로 와르르 무너져 내리며 볼품없는 폐허가 되었다.밖에 서 있던 관중들도 모두 거센 충격파를 받고 그 자리에 넘어지면서 비명을 지르며 혼란에 빠졌다.비록 꽤 먼 거리였지만 천둥의 분노 여파는 여전히 감당하기 어려울 지경이었다.모든 것이 잠잠해진 후, 사람들은 달빛을 빌려 취향루 내부의 상황을
“이봐요 젊은이, 환자 병세도 보지 않고 치료할 자신이 있다고 말하는 건 너무 자만하는 것 아닌가요?”마을 의사는 못마땅한 듯 말했다.그는 비록 마을 의사지만 어쨌든 십여 년의 의료 경험이 있어 많은 사람들을 치료했다.그도 속수무책인 병을 어떻게 햇병아리가 고칠 수 있을까?“환자의 외상은 13곳이며, 가장 심각한 것은 가슴과 등 관통상입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신체 조건이 강해서 치명적이지 않죠. 가장 골치 아픈 점은 환자가 독극물에 중독되어 오장육부가 다양한 정도의 손상을 입었다는 것입니다. 만약 제때 해독하지 않는다면 환자는 내일까지 살 수 없었을 것입니다.”유진우는 마치 집안의 보물을 세듯 바람의 병세를 자세히 말했다.“자네가... 그걸 어떻게 알았지?”마을 의사는 화들짝 놀랐다.그는 맥을 짚고 자세히 검사한 후에야 비로소 상응하는 결론을 얻었다. 근데 눈앞의 이 녀석은 어떻게 알았을까?“병을 많이 보면 한눈에 알 수 있죠.”유진우가 덤덤하게 답했다.“뭐? 한눈에 알았다고?”“무슨 불치병도 아니고 한 번만 봐도 충분합니다.”유진우가 무표정한 얼굴로 답하자 마을 의사는 입가를 실룩거리더니 한동안 대답하지 못 했다.그의 침착하고 여유로운 기색으로 보아 정말 능력이 있을지도 몰랐다.“정말 고칠 자신이 있어요?”조강진이 떠보듯 물었다.“시도해보면 알지 않겠어요?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잖아요?”“좋아요. 그럼 수고하세요.”조강진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자리를 비켜 유진우를 앞으로 모셨다.바람의 상태를 보면 내일까지 버티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 병원으로 이송하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고 이제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치료할 수밖에 없었다.유진우는 병상으로 가서 먼저 해독약을 꺼내 바람의 입에 먹였다.그리고 손을 내밀어 흔들었다.“슈우...”일렬로 늘어선 은침이 튕겨 나와 바람의 몸 곳곳의 주요 혈 자리를 정확히 찔렀다.은침이 몸에 들어가자 유진우는 다시 손을 흔들었다.“윙...”모든 은침이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
“당연하죠! 이건 유리종 제왕녹이에요. 게다가 골동품이라 천금 같은 값어치예요!”진이수가 퉁명스럽게 말했다.“천금이라고요? 역시 좋은 아이였어요!”중년 남자는 기쁜 표정을 지으며 서둘러 옥 팔찌를 조심스럽게 챙겼다.“급하게 나오느라 다른 건 준비하지 못했어요. 이 옥 팔찌는 꽤 가치가 있으니 맘에 들었으면 합니다.”이청성이 빙긋 웃으며 말했다.“아가씨가 이렇게 성의를 보이니 나도 어쩔 수 없죠. 이장님께 말씀드리겠지만 이장님이 여러분을 만날지 말지는 내가 결정할 수 없어요.”중년 남자는 감히 자신만만하게 말할 수 없었다.“그럼 수고해 주세요.”이청성이 고개를 약간 끄덕였다.“그래요. 잠시만 기다리세요.”중년 남자는 더 말하지 않고 마당으로 돌아섰다.3분 후, 중년 남자는 다시 집을 나서며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우리 이장님이 아가씨를 만나겠대요. 하지만 안전을 위해 한 명만 데리고 들어오라고 하세요.”“진 대장님은 여기서 지켜주세요. 저와 유진우가 먼저 들어가 볼게요.”이청성은 당부 한마디 하고 유진우를 데리고 들어왔다.한편, 침실 안.바람은 창백한 얼굴로 침대에 누워 있었는데 이미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다.이장 조강진이 옆에서 마을 의사와 상태를 이야기하고 있었다.“양 선생, 이 젊은이 정말 가망이 없는 건가?”조강진의 얼굴이 어두워졌다.오아시스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사람으로서 바람의 가치는 매우 높았다.잘만 활용하면 마을도 충분히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이장님, 이 사람은 중상을 입었고 게다가 체내에 맹독이 있어서 제 의술로는 전혀 치료할 수 없습니다.”마을 의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그는 작은 병을 치료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난치병을 만나면 완전히 속수무책이었다.“보아하니, 병원에 데려갈 수밖에 없겠군.”조강진은 미간을 찌푸렸다.“이장님 저희 마을에서 도시 대형 병원까지 거리가 있어서 적어도 하루는 필요해요. 이 사람 현재 건강 상태로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마을 의사는 한숨을 쉬었다.“어쨌든
“네? 누군가 나왔다고요?”그러자 이청성은 정신이 번쩍 들어 캐물었다.“그 사람이 누구죠? 지금 어딨죠?”그 기괴한 오아시스는 미지로 가득 차 있었다. 만약 누군가가 무사히 탈출했다면 분명 직접적인 정보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누구든지 이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손실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보물을 찾는 성공률도 대폭 증가할 것이다.“바람이라는 자인데, 오행문의 제자로 둔술에 능하다고 합니다. 사흘 전 오아시스에 들어가 소식이 끊겼는데 방금 중상을 입은 몸을 이끌고 사막의 마을로 돌아왔고 이장의 집에서 요양 중이라고 합니다.”진이수가 답했다.“오행문의 바람?”서지석은 미간을 찌푸렸다.“그 사람은 강호에서 꽤 유명해 이름을 들어본 적 있어요. 실력은 이미 본투비 레벨의 후반에 접어들어 천재라고 할 수 있죠.”오행문은 서남 세력에 속하지 않지만 그 잠재력은 결코 금도문에 뒤지지 않았다.“아가씨, 이 사람들은 누구죠?”진이수는 서지석 일행을 보며 좀 이상하게 생각했다.“모두 금도문의 고수들이세요. 이제 막 알게 된 친구들이에요.”이청성이 답했다.“금도문이라고요?”진이수는 눈을 가늘게 뜨며 꽤 놀랐다.서남부 3대 문파의 금도문은 그들에게 쉽게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이청성이 금도문의 제자와 친구가 될 줄은 몰랐다.금도문의 보호가 있다면 이번 일정은 훨씬 안전할 것이다.“자, 우선 이런 얘기는 그만하고 나를 마을 이장님 댁에 데려가 주세요. 바람에게 직접 물어볼 말이 있어요.”이청성은 지체하지 않고 즉시 진이수에게 길을 안내하라고 하고 이장 댁으로 향했다.지금 바람은 핵심 인물이며 각 세력이 경쟁하는 인기 있는 인물이니 반드시 일찍 나서야 했다. 만약 다른 사람에게 빼앗기면 곤란했다.5분 후, 몇 사람은 의기양양하게 이장 댁에 도착했다.마을 이장은 2층짜리 작은 양옥에 살고 있으며 둘레가 100m인 마당이 있었다. 마당에는 꽃과 풀도 심겨 있었다.마당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그들은 한
이청성은 미소를 지으며 잔을 들었다.“자, 다들 사양하지 말고 오늘 마음껏 드시고 마시세요!”다양한 맛있는 음식을 보자 금도문의 제자들은 사양하지 않고 마구 먹고 마시기 시작했다.술이 세 순배 돌고, 다양한 음식이 들어가자 양측도 어느정도 친해졌다.“두 분을 보아하니 현지인은 아닌 것 같은데 설마 보물을 찾으러 온 건가요?”서지석이 떠보듯 물었다.“맞아요. 죽음의 사막에 보물이 숨겨져 있다는 말을 듣고 몇 명 데리고 와서 운을 점쳐 보는 김에 단련하려고요.”이청성은 부인하지 않았다.죽음의 사막에 나타났다는 건 대부분 다양한 보물을 위한 것이며 이는 다들 속으로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이렇게 위험하고 열악한 환경에 여행 올 바보는 없었다.“제가 괜한 말을 한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죽음의 사막은 정말 위험합니다.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어요. 두 사람의 모습을 보니 아무런 위험도 경험하지 못한 것 같은데 그런 험난한 곳은 가지 않는 것이 좋아요.”서지석이 설득하자 이청성은 웃으며 거절했다.“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꼭 가야 할 이유가 있어요.”“만약 기어코 가시겠다면 저희와 함께 가시죠. 그럼 저희가 보살펴 줄 수도 있고요.”“지석 씨도 이번에 보물을 찾기 위해 사막에 가시는 건가요?”유진우가 물었다.“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우리 금도문의 이번 임무는 죽음의 사막에 갑자기 나타난 오아시스를 탐험하는 거예요.”“선배님! 말을 삼가세요!”이 말을 들은 금도문의 제자가 즉시 소리를 내어 일깨웠다.어쨌든, 이것은 그들 사문의 임무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쉽게 알릴 수 없었다.“말 못 할 사정이 있다면 무리하지 않으셔도 됩니다.”유진우는 캐묻지 않았다.“괜찮아요. 친구끼리 왜 감추겠어요?”서지석은 손을 흔들며 신경 쓰지 않고 계속 말했다. “죽음의 사막에 최근 신비로운 오아시스가 나타났다는 것을 들었는지 모르겠네요. 이 오아시스는 마치 영적인 존재처럼 빠르게 확장되고 있어요. 그래서 그 안에 어떤 놀라운 보물
연우혁의 위협적인 눈빛에도 유진우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방금 서지석이 막지 않았더라면 이 녀석은 땅바닥에서 자기 치아를 찾고 있었을 것이다.파리 몇 마리를 쫓아낸 후, 조이준은 계속 술을 마시고 고기를 먹었다.서지석과 금도문 제자도 더 이상 큰 소리로 떠들지 못하고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았다.그러자 이청성은 일어나서 서지석을 향해 주먹을 감싸고는 예의 바르게 말했다.“방금 나서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별것 아니니 신경 쓰지 마세요.”서지석은 손사래를 치며 너스레로 말했다.“나는 멋대로 약자를 괴롭히는 사람을 가장 혐오해요. 우리 금도문의 종지가 바로 불의를 보면 반드시 칼을 뽑아 돕는 것이거든요.”“금도문은 역시 명불허전이네요. 전부 의리가 넘치시는 분들이세요. 괜찮으시다면 저희와 함께 식사하면서 술을 마시는 건 어떨까요? 제가 마침 좋은 술 몇 병을 소장하고 있거든요.”이청성이 먼저 러브콜을 보냈다.“그렇다면 저도 사양하지 않겠어요!”좋은 술이 있다는 말에 서지석은 저도 모르게 눈이 번쩍 뜨였고 즉시 몇몇 제자들에게 두 식탁을 붙이라고 지시했다.“아저씨, 요리사에게 몇 가지 요리를 더 내오라고 하고 술도 몇 병 더 가져오세요.”자리에 앉은 후, 이청성은 하인에게 한 마디 분부했다.“네!”하인 왕씨 아저씨는 대꾸하고 곧 떠났다.잠시 후 좋은 술과 요리가 잇달아 상에 오르자 서지석은 사양하지 않고 먼저 술을 따라 단숨에 마셨다.“역시 좋은 술이네요.”술 한 잔이 입에 들어가자 서지석은 금방 취한 표정을 지으며 입맛을 다졌다.“내 추측이 맞다면 이건 아마 백 년 묵은 술이죠?”술을 좋아하는 서지석은 지금껏 다양한 좋은 술을 맛보았지만 이렇게 향긋한 술은 처음이었다.지난번에 사부님께 받은 50년 묵은 술은 이것만큼 맛있지 않았다.“선생님께서는 술을 잘 아시는군요.”이청성은 가타부타 웃었다.황실의 좋은 술, 그것도 진품이라 일반 사람들은 당연히 마실 수 없었다.“선생님이라니요! 서지석이라고 부르세요.”“지석 씨, 제
“사람을 너무 얕잡아 보네!”유진우의 조롱을 받은 포니테일 여자는 더욱 분노했다.그녀는 이미 양측의 실력 차이를 신경 쓸 겨를도 없이 갑자기 온몸의 내공을 동원하여 더 강력한 힘으로 찔렀다.그러나 그녀가 아무리 힘을 주어도 손에 든 검날은 좀처럼 나아가지 못했다.유진우의 손가락은 집게처럼 검날을 단단히 끼고 있었다.“자기 주제도 모르고 덤비네!”유진우는 콧방귀를 뀌며 손가락에 힘을 가했다.칭하는 소리와 함께 여자의 장검은 곧장 부러졌고 강력한 반진동이 그녀를 2~3m 밖으로 날려버렸다. 땅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은 그녀는 얼굴이 일그러지고 눈이 침침해졌다.“대선배님! 이 녀석이 날 괴롭혔어요!”포니테일 여자는 자신이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과감하게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시작했다.“건방진 놈! 감히 내 후배에게 손을 대? 죽고 싶어 환장했어?”매부리코 사내가 벌컥 화를 내며 검을 뽑더니 유진우를 혼내주려고 했다.“그만!”그때, 문 앞에서 큰 고함소리가 울렸다.곧이어 빨간 옷을 입고 보검을 멘 한 남자가 한 무리 사람들과 함께 기세등등하게 걸어 들어왔다.남자는 짙은 눈썹과 큰 눈을 가지고 있으며 체격이 우람하고 분위기가 강렬하여 등장하자마자 모든 사람의 주의를 끌었다.건방지게 굴었던 매부리코 남자조차도 상대방을 보고는 얼굴을 찡그리지 않을 수 없었다.“연우혁! 비설파는 정말 눈에 뵈는 것이 없구나! 대낮에 권세를 믿고 사람을 괴롭히다니. 정말 너희가 한 손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을 것 같아?”빨간 옷 사내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서지석! 이 사람들이 우리 비설파에게 도발한 거다!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지 말고 나가!”매부리코 남자, 연우혁이 어두운 안색으로 말했다.“흥! 너희가 이 사람들을 괴롭히는 거 내가 방금 똑똑히 봤어. 나 서지석은 너희같이 건방진 녀석들이 제일 눈에 거슬려!”서지석이 분노하며 말했다.“괴롭히면 뭐 어때? 우리 비설파의 일에 금도문이 무슨 자격으로 나서?”연우혁이 버럭 화를 내자 서지석이
유진우와 이청성은 원래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는데 포니테일 여자가 갑자기 방향을 바꿔 화살을 두 사람에게 겨누자 잠시 반응이 없었다.“그래! 저 사람들은 열몇 가지 음식이 있고 전부 보기에도 좋고 맛도 좋아 보이잖아. 근데 우리 상에 올라온 건 전부 쓰레기야!”“당장 우리 음식도 바꿔줘! 그렇지 않으면 정말 화낼 거야!”많은 사람들이 소란을 피웠고 말하면서 식탁 위의 음식을 바닥에 힘껏 내던져 온통 엉망진창이 되었다.“죄송합니다. 저희 작은 가게 능력으로는 정말 저렇게 유명한 음식으로 바꿀 수가 없어요.”종업원이 울상을 지으며 난감해했다.“바꿀 수 없다고? 그 말은 우리가 저런 음식을 먹을 돈이 없다는 거야?”매부리코 남자가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지금 사람을 차별 대우하겠다는 거야? 우리가 누군지 알아? 우리가 바로 강호에서 유명한 비설파 제자들이야. 만약 우리의 심기를 건드린다면 이 가게는 오늘로 끝이야!”포니테일 여자가 흉악하게 소리쳤다.“오해, 모두 오해입니다.”종원은 화들짝 놀라며 설명했다.“저 유명한 음식들은 전부 손님이 직접 데려온 요리사가 요리한 겁니다. 저희는 그저 주방만 제공했을 뿐이에요.”“뭐? 요리사를 데리고 왔다고? 지금 장난쳐? 누가 요리사를 데리고 다녀?”포니테일 여자는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죽음의 사막에 온 사람들은 대부분 보물을 찾으러 오는데 요리사를 곁에 두는 것이 말도 안 되었다.“정말입니다. 제가 직접 봤어요. 제가 어찌 감히 여러분을 속이겠어요.”종업원이 확신에 차서 말했다.그 말을 들은 비설파 제자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 보더니 결국 유진우와 이청성에게 시선을 돌렸다.“이봐, 그 음식들 정말 그쪽 사람들이 만든 거야?”포니테일 여자가 앞으로 나서더니 위에서 내려다보며 물었다.“맞아요.”이청성은 고개를 끄덕였다.“밖에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서 직접 요리사를 데리고 왔어요.”“그래?”포니테일 여자는 식탁 위의 요리를 자세히 보고는 저도 모르게 혀를 내둘렀다.“새우 볶음, 쏘가리구
“에취!”여관에서 막 옷을 갈아입던 유진우는 갑자기 재채기하고 속으로 ‘도대체 누가 나를 생각하는 거지?'라고 중얼거렸다.유진우는 코를 비비고 방을 나와 여관 식당에 도착했다.이 여관은 초등학교를 개조했기 때문에 식당의 면적도 작지 않았는데 대략 이삼백 제곱미터였다.백여 명이 식사하기에 넉넉했다.“여기요!”유진우가 식당에 도착하자마자 이청성이 손을 들어 흔드는 것을 보았다.앞으로 다가가 보니 테이블 위에 이미 십여 가지 맛있는 음식이 놓여 있었다.“이 음식들은 전부 우리 주방장이 만든 거예요. 안전하고 맛도 있으니 안심하고 드세요.”이청성이 설명하자 유진우가 웃으며 말했다.“조심성이 많으시네요.”그는 사양하지 않고 의자에 앉아 우걱우걱 먹기 시작했다.“집 밖에 나오면 조심하는 게 맞죠. 이곳은 죽음의 사막 경계지역으로 아주 혼잡해요. 경각심을 늦추면 언제 죽을지 몰라요.”이청성은 젓가락을 집어 들고 천천히 씹으며 우아하게 먹었다.두 사람이 밥을 먹고 있을 때, 청의를 입고 보검을 든 젊은 남녀들이 갑자기 들어왔다.이 사람들은 분위기가 강하고 눈빛이 날카로우며 압박감이 넘쳤다. 옷차림을 보니 강호의 문파 제자일 것이다.그중 선두주자는 마른 체구의 매부리코 남자로, 서른이 넘은 나이에 인상이 다소 험상궂어 좋은 사람 같지 않았다.“대선배님, 이곳은 너무 낡았어요. 그리고 더러운 물건도 많은데 어떻게 여기서 식사를 하겠어요?”포니테일을 한 여자가 사방을 둘러보며 질색하는 표정을 지었다.“어쩔 수 없어. 이번에는 상황이 열악하니 대충 때워.”매부리코 남자가 좋은 말로 달랬다.“그래요. 온 김에 대충 먹죠 뭐. 배고파 죽겠어요.”포니테일 여자는 그나마 깨끗한 자리를 찾아 앉더니 외쳤다.“종업원! 여기에서 가장 좋은 요리로 당장 준비해!”“네!”종업원이 빙그레 웃으며 답했다.그리고 요리사에게 몇 가지 귀한 요리를 준비해서 먼저 내놓으라고 당부했다.그러나 포니테일 여자가 음식을 집어 한 입 먹자마자 곧바로 토했다.“퉤! 이
“전에는 이런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정말 달라요.”팀원들의 비웃음에 진이수는 부인하지 않았다.서로 생사를 함께한 형제자매들이라 못할 말이 없었다.“청성 아가씨는 정말 특별해요. 비록 실제로 뵌 적은 없지만 분명 절세미인인 느낌이 들어요.”체격이 우람진 한 대머리 남자가 늠름하게 말했다.“황소야, 청성 아가씨는 대장님이 마음에 두신 여자야. 분수에 넘치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아.”“너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난 그냥 한 말인데 왜 내가 감히 대장님 여자를 뺏는 것처럼 말해?”대머리 남자가 멋쩍게 웃었다.“대장님, 모처럼 설레는 여자를 만났으니 너무 많은 생각하지 마시고 용감하게 행동하세요. 대장님의 남성적인 매력이라면 충분할 거예요!”단발머리 여자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왠지 한발 늦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진이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아가씨 옆에 수행 경호원이 있는데 두 사람 같은 차에 타고 온 걸 보면 보통 사이가 아닌 것 같아. 난 아마 기회가 없을 거야.”전에 유진우를 겨냥한 건 질투심 때문이었다.게다가 이청성이 유진우를 옹호하는 태도를 보면 두 사람은 분명 평범한 친구 사이가 아닐 것이다.“대장님, 방법만 정확하면 넘어오지 않는 여자는 없어요.”단발머리 여자가 실눈을 뜨며 말했다.“그래? 무슨 좋은 방법이라도 있어?”진이수는 순간 흥미가 돋았다.“아주 간단해요. 아가씨 옆에 있는 그 경호원이 죽기만 하면 대장님에게 기회가 생기지 않겠어요?”단말 머리 여자가 놀라운 말을 하자 진이수는 안색이 굳어져서 좌우를 둘러보며 아무도 엿듣지 않는 것을 발견하고는 목소리를 낮추었다.“은하야, 함부로 말하지 마. 행동에는 규칙이 있는 법이야. 우리는 탐험대이지 용병이 아니야. 사람을 죽이고 물건을 훔치는 일은 일단 소문이 나면 앞으로 누가 우리를 찾겠어?”“저희가 쥐도 새도 모르게 처리하면 누가 알겠어요?”은하는 웃을 듯 말 듯 말했다.오랜 세월 강호를 누비며 서로 속고 속이며 생사를 걸고 싸웠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