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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0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조선미는 진국공의 손녀라는 사실이었다.

그 신분 하나만으로도 이미 많은 이들이 우러러볼 것 같은데 미모와 몸매까지 받쳐주니 그런 조선미 앞에서 은도의 모든 우세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정도였다.

그 순간 은도는 자신이 살짝 부끄럽기도 하면서 그렇게 대단한 여자도 맘에 들어 하는 유진우를 자신도 좋아하는 것이니 보는 눈 하나는 정확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사실 저도 좀 놀라웠어요. 저랑 선미 씨가 만날 때는 저도 선미 씨가 진국공의 외손녀인 줄은 몰랐거든요.”

“그래서 잘됐다고요?”

어깨를 움츠리며 말하는 유진우에 은도는 또 놀리듯 받아쳤다.

“그런 셈이죠.”

“그래요, 그럼 이왕 만난 거 백발노인 될 때까지 잘 살아요, 행복하세요!”

어색하게 웃는 유진우를 향해 축하 인사를 건넨 은도는 바로 잔을 집어 들며 건배를 청했다.

그렇게 감정이라는 것에서 오는 속박이 없으니 둘은 좀 더 편안한 분위기에서 술을 마시며 얘기를 나눴다.

인생에 여한 없는 사람은 없기에 은도는 유진우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감추기로 했다.

누굴 좋아한다고 해서 꼭 그 사람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가끔씩 만나 이렇게 술 마시면서 얘기하는 걸로도 은도는 만족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밤이 점점 깊어져 갔고 유진우는 맥주 한 줄을 다 비우고서야 집으로 향했다.

유진우를 보내고 스트레칭을 한 은도는 그대로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좀 아쉽긴 하네.

은도가 유진우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고 있을 때 갑자기 집안 어른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세요, 삼촌? 지금 시간이 몇신데 내일 다시 얘기하면 안 돼요?”

귀찮은 듯 느릿느릿 얘기하는 은도와 달리 은도 삼촌은 다급하게 외쳤다.

“은도야, 집에 일이 생겼으니까 빨리 좀 와!”

“왜요?”

“전화로는 할 수 없는 얘기야, 와보면 아니까 빨리 와.”

“알겠어요, 금방 가요.”

은도는 어딘가 이상했지만 삼촌이 하도 급해 하니 바로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향했다.

30분쯤 지나자 은도의 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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