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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8화

칼을 쥔 손에는 점점 힘이 들어갔고, 속에 난 상처도 점점 깊어졌다.

그 모습을 보던 은국성의 마음은 찢어질 것만 같았다. 그는 결국 딸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타협해야만 했다.

“좋아, 보내주지. 하지만 오늘부터 넌 더 이상 은씨 가문의 사람이 아니다. 앞으로 우리의 인연은 여기서 끝인 거야. 넌 더 이상 내 딸이 아니다!”

은국성이 한껏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아버지?”

은도의 몸은 사시나무 떨듯 떨리고 있었고 표정은 고통스러워 보였다.

“아버지라고 부르지도 마! 당장 꺼져!”

은국성은 손짓으로 경호원들을 물리치더니 등을 돌린 채 더는 은도를 바라보지 않았다.

그의 눈에는 이미 눈물이 가득 차 있었다.

‘딸, 잘 살아라. 연경이라는 이 혼란의 땅에서 멀리 떠나 행복하길 바란다.’

“죄송해요, 아버지.”

아버지의 약간 굽은 등을 보던 딸은 죄책감에 가득 찼다. 잠시 망설이던 그녀는 곧이어 눈물을 훔치고 유진우의 손을 끌어 급히 밖으로 뛰쳐나갔다.

“은도 씨,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접객실을 벗어난 유진우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

“설명할 시간 없어요! 여기엔 문왕부의 첩자들이 곳곳에 숨어있단 말이에요. 얼른 이곳을 벗어나야 해요. 안 그러면 절대 못 빠져나가요.”

은도는 유진우의 손을 꼭 잡고 뛰며 긴장감 어린 눈빛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문왕부요?”

유진우가 눈썹을 미세하게 찌푸렸다. 또 문한성이 꾸민 짓일까? 어젯밤 일도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이렇게 빨리 복수를 시도하다니.

“뒷문으로 나가요!”

은도는 아무도 자신들의 존재를 발견하지 못한 것을 확인하고는 조심스레 유진우를 이끌어 저택의 뒷문으로 향했다.

문이 열리자 그녀는 또다시 주위를 살펴 이상한 것은 없는지 확인했다.

은도는 고개를 돌려 유진우를 바라보며 빠르게 말했다.

“이 길을 쭉 따라가면 큰 길이 나올 거예요. 그 길을 따라가면 돼요. 집으로 가면 얼른 짐 싸서 연경을 떠나세요. 여기서는 더 이상 머물 수 없어요!”

“은도 씨, 사실 그렇게 심각한 일은 아니에요. 문한성이 두려워서 그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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