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넘 갑작스럽게 발생했다. 무요가 내뿜은 하얀 기운은 기괴하고도 음산했으며 눈 깜짝할 사이에 반경 수십 미터 내의 모든 물체를 얼어붙게 했다. 그와 함께 유진우도 얼음 인간이 되어 있었다. “하하하... 얼어붙었어! 이 녀석은 이제 끝장이야!” 이 광경을 본 문한성은 크게 웃으며 매우 기뻐했다. 유진우가 동시를 박살 냈을 때 잠시 불안했지만 이제 그가 얼어붙은 걸 보자 자연스레 자신감을 되찾았다. “역시 무요야. 이 신비한 수법은 정말 대단해.”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감탄했다. 단지 입김 한 번으로 무술 고수를 얼어붙게 할 수 있다니, 그 위력은 실로 두려운 것이었다. “죽어라!” 무요는 눈을 부릅뜨고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온 힘을 다해 주먹을 유진우의 가슴으로 내질렀다. 얼음술은 그녀의 비장의 기술이었다. 그녀가 얼린 사람은 이후 강력한 타격을 받으면 즉시 산산조각이 나 버린다. “펑!”폭음과 함께 무요의 주먹이 유진우의 가슴에 그대로 박혔다. 순간 얼음이 사방으로 튀어 나갔다. 엄청난 양의 얼음 파편이 유진우의 몸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러나 무요를 놀라게 한 것은 유진우가 산산조각 나지 않고 그대로 서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심지어 그의 옷에는 작은 흠집조차 나지 않았다. “어... 어떻게 이럴 수가?”무요는 눈을 크게 뜨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녀의 기술과 비장의 무기가 유진우에게 아무런 효과도 없었다니,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꺼지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유진우는 냉정하게 말하며 정색한 얼굴을 유지했다. “끝까지 싸우겠다!”무요는 포기하지 않고 갑자기 비수를 꺼내 유진우의 목을 향해 찔렀다. 비수는 짙은 검은빛을 띠고 있었으며 분명히 강력한 독이 발라져 있었고 그 독은 피를 보자마자 죽음에 이르게 하는 치명적인 것이었다. “챙!”비수는 유진우의 목을 정확히 겨눴지만 호체강기에 막혀 더 이상 나아가지 못했다. 상처 하나 없
“터벅, 터벅.” 문한성은 눈꺼풀이 떨리며 놀라 뒤로 몇 걸음 물러났고 그의 몸은 식은땀으로 범벅이 되었으며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이 순간, 그는 마침내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유진우의 실력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강했다. 한 번의 공격으로 시요쌍마를 처리하다니, 이는 본투비 레벨 고수를 넘어 진정한 무도 마스터의 경지였다! 젠장! 이름 없는 젊은이가 어떻게 이렇게 강한 거지? 이제 큰일 났다! “친구야, 난 네 실력을 아주 높이 산다. 그래서 지금 너에게 출세할 기회를 주려고 한다.” 이때, 계속 냉정하게 상황을 지켜보던 문관옥이 입을 열었다. “네가 내 아래에 들어오겠다면 오늘 일은 그냥 넘어가 줄 수 있다. 게다가 너를 군부에 배치해 요직을 맡게 해 주겠다. 그럼 앞으로 원하는 대로 모든 걸 얻게 될 거야.” “뭐라고?” 이 말을 들은 문한성은 순간 얼굴이 굳어졌고 급히 말했다. “관옥 형님, 이 녀석은 시한폭탄과 같은 존재입니다. 곁에 두면 후회할 것입니다!” 두 사람 사이에는 깊은 원한이 있고 만약 유진우가 문관옥의 신임을 얻게 된다면 그는 막강한 경쟁자를 얻게 되는 셈이다. 이는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더는 말하지 마라.” 문관옥은 담담하게 말했다. 방금 유진우가 보여준 실력은 그를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었고 만약 이런 재능을 가진 자를 자신의 부하로 받아들인다면 강력한 부하를 얻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문한성이 무언가 더 말하려 했으나 문관옥이 그를 냉정하게 노려보았다. “내가 뭘 할지 네가 지시해야 하나?” 이 말을 듣고 문한성은 순간 말을 멈추고 더는 말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친구야, 내 제안이 어떤가?” 문관옥의 시선이 다시 유진우를 향했다. “조건을 말하려면 먼저 저 자를 죽여야 할 거야.” 유진우는 손가락을 들어 문한성을 가리켰다. 문한성은 눈꺼풀이 떨리며 불안해졌다. 설마...문관옥이 정말로 외
“으...” 문한성의 몸이 떨리며 입가의 웃음은 완전히 굳어버렸다. 방금 스쳐 간 백색 광채는 너무나도 빨랐다. 너무나 빠른 나머지 그는 전혀 반응할 수가 없었다. 눈 깜짝하는 사이에 광채는 이미 사라져 버렸다. “뭐지? 방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문한성의 심장은 마구 뛰었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와 동시에 그는 목덜미가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고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만져보았다. 손에는 피가 잔뜩 묻어 있었다. “왜 피가 나오는 거지? 어떻게...” 문한성의 머릿속에 의문이 떠오르자마자 그는 갑자기 눈앞이 빙글빙글 도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탁 소리와 함께 무언가가 땅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곧이어 그는 위를 올려다보는 각도에서 자신의 몸을 보게 되었다. 잘 다려진 양복을 입고 키도 훤칠하고 건장한 몸이었지만 어깨 위에는 머리가 없었다. 그야말로 목 없는 시체가 되어 있었다. “머리가 어디 갔지? 내 머리는 어디에 있는 거야?!” 문한성은 크게 소리치고 싶었지만 목소리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신의 시체가 땅에 떨어지는 것을 눈앞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시체가 땅에 떨어졌고 문한성의 눈앞은 캄캄해졌으며 완전히 의식을 잃었다. 문한성은 죽었다. 유진우의 단 한 번의 공격으로 목이 잘려 나갔다. 그 속도는 너무 빨라서 문한성은 자신이 이렇게 죽게 될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가 지나친 자신감에 빠져 있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다. 만약 그가 문관옥의 뒤에 계속 숨어 있었다면 이렇게 즉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이겼다고 착각하여 거만하게 10여 걸음이나 앞으로 나아갔고 그 몇 걸음이 그의 죽음을 초래한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다. “죽... 죽었다고?” 머리와 몸이 분리된 문한성을 바라보며 주변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누구도 유진우가 이렇게 잔인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것도 문관옥의 눈앞에서 그의 의형제를 죽이다
이 모든 것이 순식간에 벌어졌다.은도의 시신이 아직 식지 않았기에 유진우는 이 머리를 들고 그의 영혼을 추모하기로 했다.“죽고 싶어서 환장했구나!!”유진우의 무시와 경멸에 분노한 문관옥은 화를 주체할 수 없었다. 더 이상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고 즉시 손을 들어 공격을 시작하며 주먹을 내질렀다.“슈웅!”주먹 표면에서 뜨거운 금빛 광채가 발사되어 마치 포탄처럼 유진우의 몸을 향해 날아갔다.유진우는 피하지 않고 손바닥으로 반격해 하얀빛이 순간적으로 폭발했다.“쾅!”금빛과 하얀빛이 공중에서 충돌하며 굉음이 울려 퍼졌다. 동시에 거대한 기압파가 일어나며 몇 겹으로 쌓인 파도가 점점 높아졌다. 이 전투의 여파는 마치 태풍처럼 주변을 휩쓸었고 구경하던 사람들은 그 기세에 휘말려 사람도 물건도 이리저리 날아갔다.두 명의 마스터 고수들의 싸움에서 나오는 여파는 보통 사람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고 위험을 감지한 사람들은 서둘러 멀리 피했다.“역시 무도 마스터답군, 이렇게 날뛸 줄이야.” 문관옥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까 그 일격은 전력을 다한 건 아니었지만 마스터 고수 정도의 실력자만이 막을 수 있는 기술이었다.“문관옥, 난 오늘 너와 얽히고 싶지 않다. 더 방해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유진우가 차갑게 말했다.“날 막겠다고? 정말 네가 오늘 이곳에서 문왕부의 사람을 죽이고도 무사히 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 넌 열 번을 죽어도 모자라, 이 자식아!”그 말과 함께 문관옥은 다시 두 개의 금빛 주먹을 내질렀다.두 개의 금빛 주먹 그림자는 하나가 앞서고 하나가 뒤를 따르며 연속으로 유진우를 강타했다.유진우는 발을 쿵쿵 구르며 자갈을 띄워 올린 후 손을 휘둘렀다.“쓱, 쓱, 쓱.”자갈은 마치 총알처럼 연이어 발사되며 문관옥의 금빛 주먹 그림자를 꿰뚫었다. 결국 두 번의 충격으로 금빛은 공중에서 폭발해 기세가 사라졌다.이 틈을 타 문관옥은 갑자기 유진우에게 다가와 오른 주먹에서 태양처럼 눈부신 빛을 뿜어냈다.“천붕지열!”
흩날리던 먼지들이 하나둘 땅에 떨어졌고 폭발구역에는 거대한 깊은 구멍이 선명하게 새겨져 버렸다. 그 구멍은 대략 10미터는 돼 보였고 말라비틀어진 우물 마냥 생기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깊고 거대한 구멍의 변두리 지역에 서 있던 유진우와 문관옥은 서로를 쳐다보고 있었다. 유진우는 여전히 문한성의 잘려나간 머리를 손에 들고 무표정한 얼굴과 차가운 눈빛으로 문관옥에게 시선을 돌렸다. 문관옥은 유진우와 달리 잔뜩 굳은 얼굴을 하고 있었는데 마치 상대조차 할 수 없는 강한 적을 바라보는 듯했다. 두 사람은 그렇게 한참 동안 서로를 쳐다보고 있었지만 그 누구도 먼저 나서서 섣불리 행동하지 않았다. “이게 말이 돼? 저렇게 강력한 공격을 저놈이 막아냈다니?” “막아낸 것만 아니라 심지어 다치지도 않았어.” “세상에! 우리 연경에 언제 이렇게 강한 천재적인 강자가 나타난 거지? 옥면 군신과 겨룰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기려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정말 말이 안 되는데?” 실력이 비슷해 보이는 두 사람을 본 주위 사람들과 사방을 둘러싸고 있던 문왕부 고위층 사람들은 다 감탄을 금치 못했다. 문왕부가 얼마나 강대하고 센 사람들인지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전체 용국을 놓고 말하더라도 그들과 겨룰 수 있는 사람은 손에 꼽을 만큼 적었고 그 사람들은 전부 다 천재들이었다. 예를 들어 조씨 가문의 쌍둥이별, 천하회의 한비영 그리고 검종의 홍군림. 이 셋을 빼고는 수년간 그들의 상대가 나타나지 않았었다. 하지만 오늘,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 같은 무명의 남자 한명이 문관옥의 상대가 되리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너 도대체 누구야?” 유진우를 멸시하고 얕보던 문관옥의 눈빛은 이미 변한 지 오래였고 이내 그는 낮은 목소리로 입을 뗐다. 방금 부딪힌 그 하나의 주먹만으로 이미 문관옥은 가슴이 철렁해졌다. 왜냐하면 그 순간 문관옥은 유진우의 실력이 자기 생각만큼 나약하지 않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문관옥은 아무도 모르는 무명의 남자가 도
자신을 노려보는 문관옥의 눈빛에 대머리 남자는 깜짝 놀라 연신 고개를 숙여 사과를 하며 자리를 떠났다. 대머리 남자는 그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었지만 문관옥의 심기를 건드려 버렸다. “여봐라!” 그때, 문관옥의 외침 소리에 두 명의 근위병이 얼른 달려 나오며 물었다. “군신님, 무슨 일이십니까?” “모든 자원과 인력을 동원해 유진우라는 사람에 대해 낱낱이 파헤쳐라. 나는 꼭 저 사람의 모든 것을 알아내야겠다!” “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문관옥이 명령을 내리자 근위병들은 대답을 마치고는 바로 떠났다. “감히 내 구역에서 저렇게 당당할 수 있어? 도대체 뭐 하는 놈인지 나는 꼭 알아야겠다.” 문관옥은 싸늘하게 식은 얼굴로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그는 그저 상대방을 잘 파악하고 상대의 숨겨놓은 패를 알아낸다면 자연스럽게 그를 상대할 방법이 떠오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 유진우는 문한성의 잘린 머리를 손에 들고는 당당하게 옥면 산장을 빠져나왔다. 이런 행동이 자신에게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유진우는 알고 있었지만 이미 그는 그런 생각을 할 여지가 없었다. 그는 문한성의 죽음으로라도 은도의 넋을 기리고 싶었다. 문한성뿐만 아니라 이 일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에게 대가를 치르게 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잘린 머리를 천으로 감싼 뒤, 유진우는 직접 운전을 해 은씨 가문 저택으로 향했다. 시간은 이미 황혼 즈음이 되었고 은씨 가문 저택에는 하얀 천들이 여기저기 가득 걸려있었다. 은도의 죽음은 은씨 가문에게 큰 충격과 거대한 파장을 일으켰다.한 방면에는 신분 때문에, 또 다른 방면은 이익 때문이었다. 옥로고는 이미 제일 잘 나가는 약이 되어 장사는 하루가 다르게 잘 되고 있었고 제일 큰 투자자이던 은도는 은씨 가문에게 있어 “돈 나무”였다. 그러나 갑작스런 “돈 나무”의 죽음은 은씨 가문에게 거대한 충격으로 다가왔고 이 기회를 틈타 재벌 집안이 되고 싶었지만 이미 그 꿈은 산산조각이 났다. 그 시각, 빈소 안. 한 개의 관이
“뭐라고?” 두 사람의 의미심장한 말들은 듣고 있던 은국성은 순간 분노가 치밀어 참을 수가 없었다. 상황이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두 남성은 얼른 은국성을 말리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 “형님, 저 두 분 다 부잣집 사람들입니다. 절대 함부로 막 나서지 마십시오. 참을 수 있을 때까지 참으셔야 합니다.” “맞습니다. 만약 여기서 저 두 사람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저희 은씨 가문에게는 큰 재앙이 초래될 것입니다.” 그들의 말에 은국성은 깊은 한숨을 푹 내쉬며 들끓던 화를 삼켰다. “은 족장님, 너무 격동하지 마세요. 그러다가 몸 상할라.” 안세리는 입꼬리를 씩 올리며 무엇도 두렵지 않다는 듯 말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오늘 그녀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왔으니 작은 은씨 가문 따위는 자신의 상대가 안 된다고 생각했다. “도대체 뭐 하려는 겁니까? 내 딸은 이미 죽었는데 설마 직접 찾아와 비웃으려는 겁니까?” 은국성이 물었다. “어머, 은 족장님. 말씀 그렇게 함부로 하지 마세요. 저희도 은도 씨와 자매처럼 정을 붙였는데 은도 씨의 죽음은 저희에게도 큰 상심이에요.” 은국성의 말에 안세리는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동정하듯 대답했다. “그래요. 저희는 은도 씨의 부도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빈소로 달려왔어요. 이렇게 해야 저희의 성의를 알아주실까 해서요.” 옆에 있던 봉연주 또한 안세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지금 이미 애도를 충분히 한 것 같으니 이만 가보셔도 됩니다.” 은국성은 두 사람의 말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들을 쫓아내려는 대답을 했다. “은 족장님, 너무 성급해 하지 마세요. 저희가 오늘 이곳에 온 이유는 은도 씨 때문도 있지만 은씨 가문과 한가지 거래를 하려고 왔어요.” 안세리는 울지도 웃지도 않는 애매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꺼냈다. “저희는 지금 장례를 치르는 중입니다. 거래 따위 할 마음도 없으니 이만 가보시지요.” 하나뿐인 딸도 죽은 마당에 은국성은 두려울 것이 없었고 잔뜩 굳은 얼굴로 안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지? 은씨 가문에서 왜 문왕부의 사람들을 건드린 거야?” 빈소를 지키던 은씨 가문 사람들은 다들 불안하고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은씨 가문은 그저 작디작은 이류 집안일뿐인데 어찌 감히 문왕부 같은 거대한 세력을 지닌 사람들과 겨룰 수 있겠는가? 한 치의 과장도 없이 만약 문왕부가 결정을 내려 복수의 칼날을 간다면 하루 저녁에 은씨 가문을 망하게 하고 죽임으로 내모는 것은 식은 죽 먹기였다. “도대체 지금 뭐 하는 겁니까!” 은국성의 안색은 점점 더 어두워져 갔다. 비록 인정하기는 싫지만 확실히 지금 은씨 가문은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왜냐하면 전에 문한성의 제시한 조건을 수락했지만 완성조차 하지 못했고 딸이 희생까지 했지만 여전히 달라지는 건 없었다. “은 족장님, 급해 하지 마세요. 우리가 이곳에 온 원인은 당신들을 도와 이 난관을 헤쳐나가려는 것뿐이니까요.” 안세리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맞아요! 저희는 문왕부랑 아주 깊은 정을 나누고 있답니다. 저희가 입만 조금 뻥끗한다면 은씨 가문에게는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을 거예요.” 봉연주 또한 안세리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말했다. 그녀와 이청아의 관계로 놓고 말하면 이 정도 난관을 해결하는 것은 그저 한마디만 하면 간단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당신들과 저희는 아무런 연관도, 정도 없는 사이인데 왜 도우려는 것입니까?” 은국성이 낮은 소리로 물었다. 천하에는 공짜로 거저 주는 밥 따위 존재하지 않기에 그는 두 사람의 조건을 얌전하게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아까 말한 거래에 관련된 말을 다시 꺼내야겠군요.” 안세리는 씩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옥로고는 은씨 가문 소유의 재산이죠? 당신들은 옥로고의 비방과 그 약을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을 알고 있으리라 믿어요. 제 요구는 아주 간단해요! 그것들만 넘긴다면 은씨 가문에게 아무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만들어줄게요. 어때요?” “헛된 꿈 꾸지 마십시오!” 안세리의 말을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