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우? 네가 왜 여기에 있어?” 누군가의 목소리를 따라 시선을 돌린 순간, 유진우를 발견한 안세리는 미간이 잔뜩 찌푸려지더니 안색이 어두워져 갔다. 전에 있던 경력과 일들은 아직까지도 두 사람 사이를 물과 불 마냥 다투게 만들었다. “야! 거기 유 씨 남자. 왜 어딜 가도 네가 있는 거지? 재수가 없으려니까.” 봉연주 또한 마찬가지로 전에 은씨 가문에서 개업한 회사에 찾아갔다가 환영은커녕 한차례 교훈을 받았으니 유진우에 대해 좋은 마음은 없었다. “둘이 이곳에 온 이유가 옥로고의 비방을 얻어내기 위함이라면 포기하기를 바라.” 유진우가 냉랭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흥. 우리가 뭘 하든 너랑 무슨 상관인데? 너 자신이 놓인 처지부터 생각하시지?” 그의 말에 안세리가 콧방귀를 끼며 물었다. “그래! 이미 네 한 몸 보호하기도 힘든 처지에 놓였는데 여기서 이렇게 우리까지 상관하려고? 하루라도 빨리 죽고 싶나 봐?” 봉연주도 안세리의 말에 맞장구를 쳐줬다. 그녀들은 은도의 죽음이 무조건 문한성과 관련된 일이라는 것을 알기에 얼른 기회를 틈타 이득을 얻고 싶었다. 유진우는 그저 어항에 갇힌 물고기 한 마리일 뿐이라 문한성에 의해 발견된다면 죽음을 면치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금 그녀들을 유진우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고 사람 취급조차 해주지 않았다. “옥로고의 비방은 우리 은도 씨가 열심히 노력해서 얻은 결과이니 누가 마구잡이로 빼앗아가려고 한다면 나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다!” 유진우가 안세리와 봉연주에게 마지막 경고장을 날리듯 말을 꺼냈다. “왜? 우리한테 겁이라도 주려는 셈이야?” 봉연주는 유진우의 말에 입을 삐죽 내밀며 비웃기 시작했다. “그저 자그마한 무부일 뿐인 사람이 뭐가 잘나서 이러는 거지? 정말 우리랑 어깨를 나란히 겨룰 수 있다고 생각해? 헛된 꿈 꾸지 마.” “유진우, 너랑 관련된 일이 아닌 이상 상관하지 않기를 바라는 바야. 아니면 은도 씨의 오늘이 너의 내일이 될 테니까!” 안세리가 사뭇
그래서 그들은 두렵기 시작했다. 은씨 가문 사람들의 절실한 말들을 듣고 있던 안세리는 화가 살짝 풀렸는지 담담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당신들의 체면을 살려주기로 하고 전화를 안 걸어도 돼요. 심지어 저는 은씨 가문을 도와 이 위기에서 벗어나게 해줄 준비도 됐어요. 하지만 아직 문제는 단 하나죠? 당신들은 꼭 옥로고의 비방을 저한테 넘기셔야 해요.” “문제없습니다. 그렇게 할게요. 저희는 옥로고의 비방을 넘길 준비 다 마쳤습니다.” 은씨 가문의 넷째 삼촌이 안세리의 말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지금 은씨 가문의 삶은 그나마 안정적인 상황이라 비방 하나 때문에 전체 가문이 위기에 처해있는 선택은 하고 싶지 않았다. “은 족장님, 족장님 뜻은 어때요?” 안세리가 은국성을 쳐다보며 그의 의견을 물었다. 은국성은 이빨을 꽉 깨물고 망설이는 듯싶더니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비방을 내놓지 않으면 안씨 가문과 봉씨 가문이 찾아오는 데다가 문왕부 사람까지 올 것이 불 보듯 뻔했으니 은씨 가문에서는 더는 물러날 곳이 없었다. 이러한 일들과 예시가 어느 날 갑자기 자신들에게 일어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좋아요. 이러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제일 정확한 선택을 하셨군요.” 안세리는 그제야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왜 아직까지도 넋 놓고 있는 거죠? 얼른 비방을 내놓으세요.” 봉연주가 은씨 가문 사람들을 보채며 말을 했다. “네. 알겠습니다.” 은씨 가문의 넷째 삼촌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은국성을 부축하더니 떠날 채비를 하였다. “잠깐만!” 그때, 가만히 있던 유진우가 입을 뗐다. “비방은 저와 은도 씨의 피와 땀입니다. 절대 넘기면 안 되는 것입니다.” “야, 이제 그만하지? 사람이 그렇게 이기적이면 안 되는 거야. 너 혼자 죽음이 두렵지 않다고 이 사람들까지 두렵지 않은 게 아니잖아?” 안세리의 표정이 또다시 싸늘하게 식어가더니 그에게 물었다. “유진우 씨, 이쯤이면 됐습니다. 저희 좀 놔주십시오. 저희는 이 사람들을
“고작 이런 사람들을 고수라고 불러? 도대체 어디서 나온 용기지?” 유진우는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을 쓱 보더니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 “여봐라!” “감히!” 그녀의 목소리에 유진우를 둘러싸고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보기엔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남자가 안세리와 봉연주를 무시하다니 참으로 간도 크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흥! 체면을 주려고 해도 이렇게 내팽개치는구나.” 봉연주는 콧방귀를 뀌더니 바로 명령을 내리기 시작했다. “여봐라! 당장 이놈을 데리고 나가거라.” “네!” 그녀의 말에 그 사람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유진우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꺼져!” 유진우가 분노에 차 한 걸음 앞으로 내딛자 순간적으로 진기들이 폭발해 나왔다. 쿵! 그러자 몇십 명이나 되던 고수들이 큰 차에 부딪히기라도 한 듯 빈소 밖 몇 미터 뒤로 날아가 버렸다. 매 사람마다 다 입에서 시뻘건 피를 뱉으며 고통에 겨워 몸도 제대로 겨누지 못했고 일어서지도 못했다. “응?”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은 다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은씨 가문 사람들은 물론 안세리와 봉연주 또한 입을 다물지 못하고 유진우를 쳐다봤다. 그 누구도 유진우의 실력이 이렇게 강해 그저 걸음만으로도 몇십 명의 고수를 물리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어... 어떻게 이런 일이?” 안세리와 봉연주는 서로 눈을 마주 보며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만약을 대비해 그녀들은 오늘 특별히 고수들을 요청해 이곳에 온 것이다. 그녀들은 다 이 무사들이 유진우를 손쉽게 물리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유진우가 오히려 이 고수들을 식은 죽 먹기 식으로 상대할 줄은 몰랐다. ‘유진우 저놈 도대체 왜 저렇게 센 거야?’ “지금도 내 몸에 손을 댈 생각이 있어?” 유진우가 말을 하며 봉연주 쪽으로 몇 걸음 다가오자 봉연주는 저도 모르게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너... 너 다가오지 마! 나는 봉씨 가문의 큰 아가씨이자 그
“유진우, 네가 지금 스스로 죽을 길을 만들고 있구나?” 안세리는 일그러진 표정으로 유진우를 보며 협박하듯 말했다. “지금 명령하는데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싹싹 빌어. 아니면 문한성 씨에게 정말 전화를 걸어 친히 와서 너를 죽이라고 할 테니.” 그녀의 말을 들은 주위 사람들이 또다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진우야, 정말 큰 사고를 치는구나. 두 분 다 재벌 가문 사람들인데 왜 손을 대니? 정말 겁을 상실한 거야?” “뭐 하고 있어? 빨리 머리를 숙여 사과하지 않고! 문한성 그 사람이 정말 온다면 넌 오늘 뼈로 못 추스를 거야.” “혼자 죽으려면 혼자 죽지! 왜 우리까지 끌어들여? 우리 은씨 가문은 정말 너 하나 때문에 망해가는구나.” 주위 사람들의 당황한 표정과 안절부절 해하는 모습을 발견한 안세리와 봉연주 두 사람은 또다시 득의양양해지기 시작했다. ‘때릴 수 있으면 어쩔 건데? 문왕부의 군대들까지 이길 수 있어?’ 두 사람은 문한성이 오기만 한다면 유진우가 아무리 세고 능력이 좋대도 죽음을 면하지 못하리라 생각했다. “어때? 이제 좀 무서워? 무섭다면 당장 무릎을 꿇어.” 안세리가 유진우에게 명령을 내렸다. “내가? 무섭다고?” 유진우는 안세리를 벌레 보듯 보며 물었다. “먼저 전화라도 걸어보지 그래? 걸리는지 확인부터 하라고.” “내가 지금 너한테 겁만 주는 것 같아? 좋아! 그럼 이제 후회해도 소용없어.” 안세리는 쓸데없는 말들 대신 핸드폰을 바로 꺼내 문한성의 번호를 입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몇 번이나 그에게 전화를 걸어도 상대방은 묵묵부답이었다. 봉연주의 핸드폰으로 문한성에게 전화를 걸어도 결과는 똑같았다. “왜? 안 받나 보지? 내 핸드폰으로도 해볼래?” 유진우가 다급해진 안세리를 보며 피식 웃더니 물었다. “너... 너 너무 잘난 척하지마. 문한성 씨 지금 바빠서 안 받을 거야. 이미 문자를 보내놨으니 확인만 한다면 바로 달려올 거야! 그때가 되면 너의 제삿날도 멀지 않았다고.” 안세리는 유진우를 째려
“야! 너 이제 진짜 끝났어.” “감히 문 어르신의 아들과도 같은 사람을 죽였으니 문왕부를 건드린 거나 마찬가지야. 용국이 아무리 크다고 해도 너 몸 하나 숨길 곳은 이제 없을 거야.” 그때, 봉연주 또한 안세리와 함께 유진우를 마구 위협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늘 문왕부를 자신의 든든한 “뒷산”으로 여기고 있었기에 문한성과 이청아를 아주 친절히 챙기고 보살폈다. 그들이 자신을 보호하기만 한다면 자신은 마음대로 활개를 치고 다녀도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꿈에서도 유진우가 자신의 든든한 “뒷산”을 죽이리라고는 생각조차 못 했다. 이건 이미 간이 크다고 형용할 수도 없을 만큼 대담하고 정신 나간 짓이었다. “죽... 죽었어? 문한성이 죽었다고?” “유진우! 진우야, 너는 네가 도대체 무슨 짓을 벌인지는 알고 있니? 이번에야말로 우리가 정말 너 하나 때문에 떼죽음 당하게 생겼구나.” 문한성의 잘려나간 머리를 발견하고 멍해 있던 사람들은 이내 정신을 차린 뒤, 너나 할 것 없이 통곡을 해대며 유진우를 탓하기 시작했다. 그의 죽음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니기에 문왕부 쪽에서 책임을 물게 만든다면 전체 은씨 가문 또한 그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 뻔했다. “누가 지은 죄면 누가 책임지는 게 맞습니다. 제가 문한성을 제 손으로 직접 죽였으니 무슨 결과가 있다 해도 저 혼자 책임집니다.” 유진우가 느긋하게 입을 뗐다. “책임? 네가 책임을 질 수 있어?” 은씨 가문의 넷째 삼촌은 머리끝까지 화가 나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저 사람은 연경의 왕족이야! 손으로 하늘도 가릴 수 있는 대단한 존재라고. 도대체 네가 무엇으로 저런 존재들과 겨룰 건데?” “죽으려면 혼자 죽지 왜 우리까지 끌어들이고 지*인가 말이야! 너... 너는 정말 우리 가문에게 들이닥친 재앙과도 같은 사람이야.” “맞는 말이야! 우리 은씨 가문은 그저 조용히 살고 싶었을 뿐인데... 네 놈이 문한성을 죽인 것도 모자라 머리를 가지고 우리 가문에 찾아왔다니! 이건 우
유진우는 무표정한 얼굴로 말을 이어나갔다.“나는 내 모든 수단과 인맥을 동원해 안씨 가문과 봉씨 가문을 멸망시키고 죽일 거야.”“멸망? 웃기시네.”안세리는 유진우의 말에 웃음을 터뜨리며 깔깔 대기 시작했다.“진우야, 유진우. 넌 네가 정말 뭐라도 된다고 생각해? 맨발의 의사와도 같은 존재인 주제에 감히 우리 두 가문이랑 맞서 싸우려고?”“그러니까 말이야. 제 한 몸 보호하기도 힘들게 된 마당에 우리를 협박해? 뭐 하나 알려줄까? 나 이미 조금 전에 문왕부 사람에게 몰래 연락을 했어. 그 사람들이 온다면 너는 발이 열 개라도 도망갈 수 없을 거야.”봉연주가 자신만만해하며 안세리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그녀들의 눈에 유진우는 이미 죽음을 피면 하지 못하는 사람이자 죽기 전 발악을 하는 사람으로 보였다.“난 이미 기회를 줬고 너희들이 그 기회를 놓친 거야. 이렇게 된 이상 내가 잔인하다고 생각하지마.”말을 마친 유진우는 핸드폰을 꺼내 여러 명에게 문자를 돌리기 시작했다.그는 자신이 알고 있는 연경의 인맥을 물론 자신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사람을 다 불러냈다.유진우는 꼭 안씨와 봉씨 가문이 마땅한 대가를 치르게 하고 싶었다.“허세하고는.”안세리가 콧방귀를 뀌며 말을 이어갔다.“고작 문자 몇 통 보낸다고 우리한테 위협이 될 것 같아? 웃기시네! 우리가 어떤 큰 장면들을 못 봤을 것 같니? 이제 이 정도쯤은 아무렇지도 않다고.”“믿기지 않는다면 직접 두고 보라고.”유진우는 안세리의 말에 짧은 대답만 할 뿐 불필요한 말들은 하지 않았다.그는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행동으로 증명을 하겠다고 결심했다.“그래! 오늘 한번 두고 보자고. 과연 누가 재수 없는 사람이 될지 말이야.”안세리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만만하게 대답했다.“유 씨. 간이 그렇게 크다면 도망칠 생각도 하지 말라고. 조금 있다가 문왕부 사람들이 와도 이렇게 당당할지 지켜볼게.”봉연주 또한 유진우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을 덧붙였다.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무장
뛰뛰! 군용 지프차들은 은씨 가문의 저택에 들어선 후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빈소 앞에 멈춰 섰다. 이내 한 명의 부장이 차에서 내리자 무장을 한 병사들이 벌 떼처럼 우르르 내리기 시작했다. “누가 전화를 걸었습니까?” 어두운 얼굴을 한 부장은 날카로운 눈빛을 하고 빈소 안을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저요! 제가 건 전화예요.” 부장의 말에 봉연주는 얼른 손을 뻗어 대답을 했다. “저는 봉씨 가문의 봉연주라고 해요. 문한성 씨와 아주 깊은 교류를 하고 있는 사이였죠. 방금 누군가가 문한성 씨를 죽인 것을 발견해서 신고했어요. 얼른 범인을 잡아가 주세요.” “범인이 누굽니까?” 봉연주의 말에 부장이 그녀를 쓱 쳐다보며 물었다. 문한성의 부고 소식은 이미 전체 문왕부에 소문이 퍼진 상태였다. 유진우가 옥면 산장에 들이닥쳐 문한성을 죽인 것은 물론 그의 머리를 들고 걸어 나갔다는 소문 말이다. 소식을 들은 문설봉은 분노에 가득 차 친히 범인을 잡아 엄벌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아주 빠른 시간 내에 문왕부의 군들이 동원되었고 사방을 뒤지며 범인의 흔적을 찾기 시작했다. 그래서 아까 신고 전화를 받았을 때, 그는 빈들을 동원해 범인을 잡아 문왕부에게 공헌을 할 생각에 빠르게 움직였다. “저 사람이 범인이에요!” 봉연주는 뒤를 돌아 유진우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씩 입꼬리를 올렸다. “저 사람뿐만 아니라 은씨 가문 전체가 다 범죄를 도와준 사람들이죠. 반드시 다 잡아야 해요.” 그 순간, 안세리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그녀의 말에 은씨 가문의 사람들은 넋이 나간 듯 입을 다물지 못했다. “안세리 씨, 저희랑은 아무런 상관이 없지 않습니까? 저희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그렇게 함부로 말씀하시지 마십시오.” “그래요! 저희는 유진우와 아무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에요. 사람 모함하지 말아 주세요.” “저희가 비방을 순순히 내놓을 테니 제발 그런 말씀은 하지 말아주십시오.” 적지 않은 사람들은 하나둘 무릎을 꿇고 앉아 머리를 숙이며
전에 은국성이 비방을 내놓기로 약속한 원인도 가문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안세리가 지금 한 입으로 두말을 하며 은씨 가문 전체를 해하고 있으니 그의 눈에 그녀는 악독하기 그지없는 사람으로 보였다. 자신을 욕하는 은국성의 말을 들은 안세리는 표정 하나 바뀌지 않더니 바로 몸을 돌려 부장을 향해 공손히 손을 모아 입을 열었다. “장군님, 문한성 씨 죽음이 헛되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용의자로 의심되는 사람들은 다 잡으셔야죠. 꼭 엄벌에 처하고 지은 죄에 마땅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생각해요.” 안세리의 말에 부장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손을 휙 내저으며 말했다. “여봐라! 여기 있는 모든 용의자들을 다 체포하라. 데리고 가서 꼭 죄를 알려야 한다.” “멈춰!” 부장의 말에 유진우가 갑자기 앞으로 두 걸음 나서더니 진지한 목소리로 입을 뗐다. “문한성은 내가 죽인 것이니 은씨 가문 사람들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저는 그 어떤 결과도 책임질 생각이니 저를 데려가십시오.” “흥! 너 같은 살인범은 당연히 엄벌에 처할 것이다. 하지만 공범들 또한 가만히 놔둬서는 안 되는 법이지.” 부장이 대답했다. “만약 지금처럼 마음대로 나오신다면 문한성과 똑같게 만들어 드리겠다고 보장하겠습니다.” 유진우가 날 선 눈빛으로 부장을 쳐다보며 말했다. “뭐라고? 지금 나를 위협이라도 하는 게냐? 정말 죽음을 앞두고 있어 아무것도 눈에 뵈지 않는 모양이구나.” 부장은 눈을 게슴츠레 뜬 채로 허리춤에 차고 있던 총을 꺼내 들었다. “유 씨. 몇십 대의 총구가 지금 너를 조준하고 있네? 네가 과연 이 상황에서도 벗어날 수 있겠어?” 봉연주가 피식 웃으며 유진우를 비웃었다. “유진우, 이제 그만 포기하지 그래? 지금 항복하면 죽어도 뼈는 남길 수 있을 텐데 말이야.” 안세리도 질세라 봉연주와 함께 유진우를 보며 놀려댔다. “전 아직도 같은 생각입니다. 오늘 그 누가 감히 마음대로 나선다면 다 죽음을 면하지 못할 것입니다.” 말을 하는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