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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9화

은도의 속마음 얘기를 다 들은 유진우는 그 인생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돈 많은 집에서 태어나 호의호식하고 자란 만큼 가문의 이익 때문에 자신을 희생해야 한다는 게 참 슬픈 현실인 것 같았다.

능력이 있어서 집안의 사업을 도와주는 게 아니라면 예쁜 얼굴을 무기 삼아 다른 재벌가에 시집가서 가문을 위해 힘쓰는 게 그들의 숙명이었기에 은도같이 예쁘고 우수한 여자는 특히나 가문이 발전하는 좋은 디딤돌이었다.

그러니 당연히 결혼도 마음대로 못하고 가문의 무게를 두 어깨로 짊어진 채 집안 어르신들이 정해주는 짝과 결혼해야만 했다.

그제야 유진우는 왜 은도가 남들의 입에 오르내리면서까지 제 명성을 더럽혀왔는지 이해가 되는 것 같았다.

은도도 정말 궁지에 몰려서 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것이다.

“한잔해요.”

이번에는 유진우가 맥주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

“그래요!”

그에 은도도 기분 좋게 웃으며 남은 맥주를 다 털어 넣고는 또 두 캔을 새로 까서 하나는 유진우에게 주고 하나는 자신의 앞에 내려놓았다.

“사실 나는 진우 씨를 만난 게 엄청 난 행운 같아요. 진우 씨는 나한테 선택할 기회를 줬잖아요.”

은도는 웃으며 말을 이었다.

“옥로고가 대박 나고부터는 집안에서 내 위치도 엄청나게 높아졌어요. 더 이상 나한테 결혼하란 소리도 안 하고요. 이젠 내가 은씨 가문을 손에 꼽히는 재벌가로 만들 자질이 있다고 생각하나 봐요. 이것만 인정받으면 우리 집에서는 내가 왕이에요!”

“그래요? 축하해요!”

“나도 내가 직접 내 삶을 선택하는 날이 올 줄 꿈에도 몰랐었어요. 다 진우 씨 덕분에 복이 굴러들어온 것 같아요.”

“나도 똑같아요. 은도 씨 만나고 나서부터 일이 잘 풀려요.”

유진우도 웃으며 은도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도 이제 알았는데 혹시 내 남자친구 안 할래요? 우리 너무 잘 맞는 것 같은데?”

뜬금없는 말을 내뱉은 은도는 긴장 반 설렘 반의 마음을 안고 유진우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평소에는 장난스레 이런저런 말도 자주 하지만 이렇게 진지하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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