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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5화

다음 날 아침.

뜬눈으로 밤을 지낸 은도는 어쩔 수 없이 유진우에게 전화를 걷어 자신의 집으로 점심을 먹으러 오라는 초대를 했다. 그리고 유진우는 조금의 의심도 없이 그녀의 초대를 승낙했다.

전화를 끊은 은도는 마치 온몸에 힘이 빠져버린 듯 의자에 주저앉았다. 그녀의 얼굴은 창백했고 두 눈에는 생기가 없었다.

하룻밤 사이에 그녀는 몰라보게 수척해져 있었다.

“딸, 어떻게 됐어? 유진우랑 연락은 해봤니?”

그때, 은국성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

그 질문에 은도는 아무 말 없이 그저 고개만 가볍게 끄덕였다.

넋이 완전히 나가버린 딸의 표정을 보던 은국성은 한숨을 내쉬며 위로했다.

“은도야, 네가 지금 얼마나 괴로울지 나도 알아. 하지만 지금 우리한테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 문한성의 힘이 너무 센 데다가 문왕부가 그 뒤를 봐주고 있으니 말이야. 우리가 문한성을 직접 건드릴 수는 없어. 그리고 우리 가문 사람 중 이미 너무 많은 사람들이 문한성에게 잡혀 있잖니. 우리가 저항하는 순간, 그 사람들은 모두 죽게 될 거야. 우리가 악역을 맡는 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거야.”

말을 마친 은국성의 표정도 어두웠디.

그 역시 유진우에게 좋은 인상을 느끼고 있었다.

젊고 능력도 있는 데다가 잘난 척도 하지 않고 차분한 사람으로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여겨왔다.

하지만 그런 유진우가 문왕부의 사람들을 건드릴 줄은 미처 몰랐다.

게다가 그 일로 인해 자신의 목숨까지 위태로워졌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아빠, 정말 다른 방법은 없는 걸까요? 다른 사람들한테 도움을 청해서라도 이 원한을 풀 수는 없는 거냐는 말이에요.”

온도가 조심스레 물었다.

“이미 여러 방법을 시도해봤지만 다 소용없더구나.”

은국성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친구들한테 부탁해봤지만 문왕부라는 말을 듣자마자 전화부터 끊어버리더구나. 너도 알다시피 문왕부의 힘이 여간 막강한 게 아니잖니. 연경 전체를 샅샅이 뒤져봐도 문왕부를 감히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거다.”

연경의 대 왕족 가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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