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당지태는 급히 자신의 술잔을 뺏는 유진을 보며 물었다. “이상하다고? 어디가 이상한데?” 그리고는 따른 술의 냄새를 진하게 맡더니 계속 물어대기 시작했다. “냄새도 이렇게 진하고 색깔도 똑같은데 어디가 이상해? 아무 문제없잖아.” “술은 좋은 술이지만 안에 무언가를 넣은 것 같습니다. 아마 마시게 되면 오래 살기는 힘들 것 같은데...” 유진우가 차분하게 대답했다. “술에 독이라도 탔다는 말이야?” 그의 말을 들은 유지태의 미간이 점점 찌푸려지더니 뒤에 서있던 두 호위무사에게 시선을 돌렸다. “어떻게 된 일이지?” 당지태가 마시는 술들은 입구에서 호위무사들이 검사지로 검사를 마쳐 안전을 확인한 후에야 그의 손에 쥐어질 수 있었다. “도련님, 저희도 아까 검사를 했습니다. 하지만 독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두 호위무사는 자신들을 의심하는 당지태를 보며 손사래를 쳤다. “제가 두 눈으로 똑똑히 봤어요. 은침은 전혀 변색되지 않았어요.” 여성 마스터가 말을 보탰다. “진우 네가 혹시 잘 못 생각한건 아니고?” 당지태는 유진우를 쳐다보며 다시 물었다. 호위무사의 말을 믿지 않을 수 있지만 동이의 말은 무슨 일이 있어도 꼭 믿는 당지태였다. 두 사람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같이 커왔기에 서로 비밀도 없었고 서로에 대해 모르는 것도 없었다. “은침은 그저 독성분을 검사할 수 있을 뿐입니다. 술 안에 들어있는건 독이 아니지요.” 유진우는 말을 하며 은침을 꺼내 자신의 새끼손가락에 살짝 찔렀다. 약간의 힘을 주자 새빨간 피들이 흘러져 나오더니 뚝 하는 소리와 함께 술잔 안으로 떨어졌다. 그와 동시에 벌어진 믿을 수 없는 일. 새빨간 피가 술잔 안으로 떨어지자 아무런 문제가 없어보이던 술들이 갑자기 마구 움직이기 시작했다. 대량의 기생충들이 미친 것처럼 움직이며 유진우의 피를 먹어댔다. 이 기생충들은 아주 작고 투명해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쉽게 알아보기도 힘들었다. 하지만 빨간 피의 유혹을 받으면 기생충들은
“이 사람 잡아가서 제대로 조사해요.” 동이가 손을 휙 내저으며 두 명의 직속부하에게 명령을 내렸고 부하들은 빠르게 여성 직원을 끌고 방밖으로 나섰다. 이런 일이 발생한 상황에서 그 어떤 용의자들도 쉽게 풀어줘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호텔 주방에 가서 물어보고 낯선 사람이 들어왔었는지도 확인해요.” “제일 먼저 cctv확인하고 오늘 호텔에서 밥을 먹은 모든 사람 하나하나 다 조사해요.” 동이는 쓸데없는 말 하나 없이 바로 명령들을 내렸다. 당지태 옆에 서있던 호위무사들도 동이의 명령에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도련님, 저희 실책입니다. 하마터면 큰 사고가 발생할 뻔했네요. 도련님께서 주시는 벌 달게 받겠습니다.” 동이가 허리를 숙여 사과를 하며 말했다. “네 탓이 아니다. 이런 악랄한 수법을 그 누가 감히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니?” 당지태는 잔뜩 굳은 얼굴로 대답을 해줬다. “요즘 누구랑 안 좋은 일 있었던 적 있어요?” 그때, 가만히 있던 은도가 갑자기 물었다. “아마 없을 겁니다.” 당지태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을 하기 시작했다. “전 평소에 공공장소에 모습을 잘 드러내는 사람이 아니라 누구를 쉽게 건드리지도 않습니다.” 말을 하는 당지태의 눈이 순간 번뜩이더니 은도에게 물었다. “잠깐만요. 혹시... 안씨와 송씨 가문에서 벌인 짓 아니겠습니까? 오늘 저희 때문에 길바닥에 나앉게 생겼으니 복수를 하려는 것 아닙니까?” “그럴 수도 있겠네요!” 은도가 고개를 끄덕였다. 안세리와 송영명의 평소 덕행으로 보면 이런 큰 손실을 당하고 가만히 있을 사람들이 아니었다. 하지만 세 사람은 그들의 복수가 이렇게 빨리 시작할 줄은 몰랐다. “진우야, 네 생각은 어때?” 당지태가 고개를 돌려 유진우를 보며 물었다. “뭐 어떻겠습니까. 안씨와 송씨 두 비겁한 가문 빼면 누구도 이런 짓을 벌이지는 않을 겁니다.” 유진우 또한 이미 두 가문을 의심하고 있었다. “시*! 역시 그 짐승 같은 놈들이었어.” 당
밤은 점점 더 깊어져만 갔고 같은 시각, 남쪽 변두리 구역에 놓인 고풍스러운 저택 안. 송영명은 뒷짐을 진 채로 거실을 맴돌며 불안해 보이는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유진우와 그의 일행들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그는 일부로 주술을 아주 잘 쓰는 달인도 불러왔다. 달인의 실력은 전에 부른 장선생보다 더 뛰어났지만 성격이 조금 괴이해 울다가 웃었다가를 반복하며 다가가기 힘든 포스를 풍겼다. 게다가 상대의 이상한 취향이 하나 있었는데 그건 바로 여자를 괴롭히기 좋아했고 엄중한 학대 성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하루 밤 사이 이미 세 명의 여자를 학대하고 괴롭혀 여자들은 몰골이 말이 아니었고 생과 사를 넘나들고 있었다. 들어갈 때는 화려하고 예쁘장한 여자였지만 나올 때는 살점까지 뜯겨져 피로 범벅이 된 채로 나왔다. 그는 누구를 연민하고 가여워할 줄 아는 사람이 아니었기에 그저 이런 독특한 성격을 가진 달인이 참 대하기 힘들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만약 자칫 잘못하기라도 했다가는 어떻게 죽는지도 모르게 죽을 수 있다는 그런 두려움마저 느꼈다. 끼익! 그때, 맞은편에 있던 방의 문이 스르륵 열렸다. 그러자 안에서는 검은색의 긴 치마 같은 옷을 입은 낯빛이 하얀 노인 한 명이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걸어 나왔다. 송영명은 그 노인의 뒤를 슬쩍 쳐다보았고 이내 속옷도 걸치지 않은 여성 한 명이 공중에 묶인 채로 매달려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몸에서는 수많은 상처들 때문에 피가 줄줄 흘러나오고 있었고 한 눈에 봐도 심상치 않은 상태였다. 그녀의 심장은 이미 뛰지 않는 것 같았고 아마 안에서 지독한 괴롭힘 탓에 죽음을 맞이한 것 같았다. ‘이게 뭐야!’ 송영명은 안에 있는 여성의 모습을 더 쳐다볼 수도 없어 시선을 돌려버렸고 공손한 자세로 노인의 앞에 다가가며 조심스레 물었다. “연 선생님, 보시기에 어떤 것 같습니까? 만족하십니까?” “괜찮소. 저 세 개의 장난감 다 내 입맛에 딱 맞더군. 오늘 이 몸이 덕분이 즐겁게 잘 놀았소.” 연 선
공이라고 생각했던 그 물체가 데굴데굴 굴러 두 사람의 앞에 떨어지고 나서야 그들은 그 물체가 공이 아닌 사람의 잘린 머리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와! 시*.” 송영명은 화들짝 놀라며 뒤로 물러섰고 얼굴은 새하얗게 질려있었다. 왜냐하면 그는 잘린 머리의 주인이 연 선생의 자제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응?” 연 선생 또한 표정이 일그러지더니 눈빛마저 변해가며 말을 하기 시작했다. “네 정체가 무엇이냐? 누구기에 감히 나의 자제를 이렇게 만든 것이지? 겁 대가리도 없이.” “그래서... 당신이 우리의 술에 시혈충을 풀어놓은 겁니까?” 자제의 머리를 던진 그림자가 어둠속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고 거실 한 가운데 멈춰 섰다. 거실의 조명이 그림자의 얼굴은 은은하게 비췄고 송영명은 너무 놀라 말도 똑바로 하지 못했다. “유... 유진우? 네가 왜 여기에 있는 거지?” “너희들이 사람을 해치는 수단이 너무 비겁하고 악랄해서 말이야. 그래서 지금 나는 너희들이랑 제대로 한번 이 일에 대해 따지려고 해.” 유진우는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다. “따진다고? 퉤! 네 주제에 감히? 연 선생님 앞에서 이런 말이 나와? 정말 목숨이 귀한 줄도 모르는 구나.” 송영명은 땅바닥에 침을 칵 뱉더니 연 선생 뒤로 몸을 숨기며 말을 이어갔다. “연 선생님, 바로 저 놈입니다. 저 놈이 바로 제가 상대할 목표입니다.” “내 자제를 죽이고도 멀리 도망가지 않고 직접 두 발로 찾아오기까지 하다니... 정말 간도 크시군요.” 연 선생이 담담히 말을 꺼냈다. “간이 크다고요?” 유진우는 그의 말에 대뜸 웃음을 터뜨리며 묻기 시작했다. “그쪽 생각에는 제가 왜 여기에 나타난 것 같습니까?” “왜요? 설마 도움을 주는 사람이라도 데리고 온 건가요?” 연 선생은 유진우의 말에 무언가를 찾으려는 듯 사방을 살피며 되물었다. “도움을 주는 사람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당신들을 상대하기에 저 혼자서도 충분하거든요.” 유진우가 대답했다. “이런 미친!” 연
“주술교의 벼룩가루? 꽤나 흥미진진하군요.” 유진우는 연 선생의 수법을 한 눈에 꿰뚫어보고 있었다. 연 선생이라고 불리는 사람은 딱 봐도 평범한 캐릭터가 아닌 주술교에서도 엘리트라고 불린 만큼의 실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오? 우리 둘 다 같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인가요? 그래서 이 몸이 쓰는 주술도 알고 있는 거고?” 연 선생은 유진우를 아래위로 슥 훑어보더니 아까와는 달리 그를 조금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 같았다. 방금 한 기습공격은 보통의 무사들은 막을래야 막을 수도 없겠는데 유진우는 그저 짧은 호흡을 내쉬는 것만으로도 위기를 벗어났다. ‘역시 뭔가 심상치 않은 놈이었어.’ “아! 내 얼굴! 내 잘생긴 얼굴!” 해독을 다 마친 뒤 송영명은 만신창이가 된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는 고통스러운 듯 비명을 내지르고 있었다. “연 선생님! 제발 저 놈 좀 죽여주세요. 꼭 갈기갈기 찢어주십시오.” “시끄럽네!” 연 선생은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송영명의 뺨을 강하게 내리쳤다. “네 이놈! 보아하니 우리 둘 다 같은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으니 만약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하고 나를 스승으로 모신다면 오늘 네 목숨은 살려주마. 어떠냐?” 연 선생이 유진우를 찔러보듯 물었다. 그의 자제 한명이 이미 세상을 떴으니 연 선생은 자신을 도울 도우미가 필요했고 자신을 대신해 사냥감을 찾아줄 사람이 필요했다. 연 선생이 보기에 유진우는 비록 나이가 어려보이지만 실력을 보니 자제로 삼기에 적당한 사람인 것 같았다. “스승으로 모시라고요? 고작 당신을?” 유진우는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말을 이어갔다. “거울 좀 보시고 자기 주제를 좀 아시죠? 이런 쓰레기 같은 짓을 하고도 그런 말이 나오십니까?” “네가 정말 죽고 싶은 거구나!” 유진우의 말에 연 선생은 노발대발했다. 그가 두 팔을 휙 내젓자 이내 검은 색의 쨍한 빛이 생겼다. 아마 유진우의 시력을 손상시키려는 의도인 것 같았다. 유진우는 한쪽 팔을 들어 좌우로 흔들더니 x자 모양으로
“뭐야?” 이 광경을 구석에서 조용히 지켜보던 송영명은 너무 놀라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그는 꿈에서도 실력이 좋기로 소문이 난 연 선생이 유진우에게 상대가 안 된다는 사실을 생각하지 못했다. ‘어떻게 연 선생이?’ 연 선생은 주술교에서도 이름난 엘리트였기에 무도 마스터의 실력과 상당히 비슷했다. 이러한 강자가 유진우에게 패배를 하다니?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는가? “오? 안 죽으셨네요?” 유진우는 아직 숨이 붙어있는 연 선생을 보며 의외라는 생각을 했다. 아까의 공격은 비록 힘을 조금 들이기는 했지만 마스터 아래 실력을 가진 사람들은 당해낼 수 없는 힘이었다. 당연하게도 연 선생이 차고 있던 몸 보호대가 충격을 조금 감당해주었기에 괜찮았지 아니었다면 연 선생의 가슴에 그대로 큰 구멍이 생길 뻔했다. “켁.” 연 선생은 또 다시 시뻘건 피를 토해냈고 몸의 뼈마디들은 다 으스러지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나 가슴, 가슴 쪽은 호심경의 보호를 받았다 하더라도 거대한 힘 때문에 오장육부에 다 강한 충격을 받았다. “너... 너 왜 이렇게 세? 설마 네가 무도 마스터라도 되는 거야?” 연 선생은 가슴을 움켜쥔 채 두려움에 벌벌 떨고 있었다. 이미 연 선생은 반보 마스터의 실력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를 정면으로 패배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무도 마스터밖에 없었다. 하지만 유진우는 이제야 20대 초반인데 말이다. ‘저렇게 젊은데 어떻게 저런 강한 실력을 가질 수 있는 거지?’ ‘도대체 저 놈 정체가 뭐지?’ “아니, 틀렸습니다. 저는 무도 마스터가 아닙니다.” 유진우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대답했다. “마스터가 아니라면 어떻게 나를 이기는 건가?” 연 선생이 물었다. “오해하셨나 본데 제 뜻은 마스터 앞에 한 글자를 더 붙여야 한다는 뜻입니다.” 유진우가 자신의 말을 정정했다. “한 글자?” 연 선생은 잠간 당황하는가싶더니 이내 귀신이라도 본 듯 몸을 벌벌 떨며 말했다. “너...너... 너 설마? 혹시 그
“멈춰라!” 유진우가 연 선생의 숨을 끊어버리기 직전, 갑자기 누군가 크게 외쳤다. 그와 동시에 어둠속에서 무언가가 마구 나타나더니 죽음의 검 마냥 유진우의 등 뒤를 찔러버렸다. “음?” 유진우는 살짝 미간을 찌푸린 채 뒤를 돌아보았고 두 손가락으로 자신에게 기습공격을 하는 “흉기”를 잡았다. 그제야 제대로 확인을 하니 그것은 검은 빛을 발산하고 있는 독 표창이었다. 표창에는 선명하게 “주”라는 글자가 새겨져있었는데 딱 봐도 주술교의 사람 중 한 명인 것 같았다. “네 정체가 무엇이냐? 감히 내 주술교의 자제한테 손을 대다니? 정말 간이 부었구나.” 이때, 검은 색의 긴 옷을 입은 조금 나이가 있어 보이는 할머니 한 명이 어둠속에서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할머니는 몸도 왜소해 보이고 얼굴도 살점이 없어 그저 평범해 보이는 노인 같았지만 눈빛만큼은 몹시 날카로웠다. 마치 독을 한 가득 품은 독뱀마냥 사람을 소름이 끼치게 만들었다. “차 할머니! 할머니 살려주십시오.” 그 할머니를 발견한 연 선생은 마치 구세주라도 본 냥 앞으로 엉금엉금 기어나가며 도움을 청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연 선생은 아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눈앞에 있는 차 할머니는 주술교의 대선배로써 무도 마스터 급 실력을 지닌 강자였다. 게다가 보통의 무도 마스터와는 달리 차 할머니의 주술 실력은 너무도 뛰어나 사람을 흔적 없이 죽이기에도 능통했다. 8년 전, 세 명의 무도 마스터가 차 할머니를 죽이려고 작정을 했지만 차 할머니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세 명의 무도 마스터를 깔끔하게 처리했다. 그때로부터 차 할머니는 명성이 자자해졌고 아무도 건드리지 못하는 존재가 되었다. “이런 쓸모없는 놈! 이런 젊은이 하나를 상대하지 못해서 이 지경까지 되었느냐? 정말 우리 주술교의 자존심을 다 무너뜨리는구나.” 온 몸이 피로 물든 연 선생을 본 차 할머니는 미간을 찌푸린 채 불만이 가득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주술교는 천하 제일가는 사파이자 소문이 자자한 사파이니
부딪힌 차 할머니는 두 팔은 감전이라도 된 듯 저릿한 고통이 느껴졌고 체내에 있던 피들이 다 거꾸로 솟는 느낌이 들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차 할머니는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덜덜 떨리는 자신의 팔을 보며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할머니는 비록 주술을 아주 능하게 다루는 사람이지만 무도의 실력 또한 남들보다 모자라지는 않았다. 그리고 지금 할머니는 마스터의 후기 기준에 도달하는 실력이 되었다. 할머니는 유진우에게 힘없이 당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어 홀로 중얼거렸다. “저 놈 도대체 얼마나 강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 거지?” “어떻게... 이래도 저를 막으실 겁니까?” 유진우는 무표정한 얼굴로 차 할머니에게 물었다. 이러저러한 이유 때문에 유진우는 차 할머니를 죽일 생각은 없었고 그저 약간의 교훈만 줘서 할머니를 스스로 물러나게 하고 싶었다. “젊은이, 확실히 실력이 대단하기는 하구만. 인정할게.” 차 할머니는 깊은 한숨과 함께 자신의 기혈을 다시 꾹 누른 뒤,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오늘 젊은이는 꼭 나한테 질 텐데. 손바닥을 봐, 이미 검게 변하지 않았나?” “당신의 독은 저한테 아무 효과도 나타나지 않을 겁니다.” 유진우는 차 할머니의 말에 전혀 동요하지 않은 채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의 몸은 이미 어떠한 독에도 침범되지 않는 강한 육체를 얻었고 특히나 결계를 돌파한 뒤로부터는 더욱 더 단단해졌다. 천하를 내려다봐도 십대 기독을 제외하면 그 어떤 강한 독도 그를 다치게 할 수는 없었다. “효과가 없다고?” 차 할머니는 콧방귀를 끼며 말했다. “젊은이, 자기 자신을 너무 높게 평가하는 것 아닌가? 우리 주술교를 너무 얕보지는 마. 우리가 만들고 연구한 독은 무도 마스터도 쉽게 해독하지 못한다고.” “지금 젊은이는 이미 독이 몸에 가득 퍼져 곧 죽음을 맞이하게 될 거야.” “만약 지금 당장 항복하고 돌아간다면 경맥은 막아줄게. 그렇다면 목숨은 며칠 더 유지할 수 있을 거야.” “하지만 계속
“이봐요 젊은이, 환자 병세도 보지 않고 치료할 자신이 있다고 말하는 건 너무 자만하는 것 아닌가요?”마을 의사는 못마땅한 듯 말했다.그는 비록 마을 의사지만 어쨌든 십여 년의 의료 경험이 있어 많은 사람들을 치료했다.그도 속수무책인 병을 어떻게 햇병아리가 고칠 수 있을까?“환자의 외상은 13곳이며, 가장 심각한 것은 가슴과 등 관통상입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신체 조건이 강해서 치명적이지 않죠. 가장 골치 아픈 점은 환자가 독극물에 중독되어 오장육부가 다양한 정도의 손상을 입었다는 것입니다. 만약 제때 해독하지 않는다면 환자는 내일까지 살 수 없었을 것입니다.”유진우는 마치 집안의 보물을 세듯 바람의 병세를 자세히 말했다.“자네가... 그걸 어떻게 알았지?”마을 의사는 화들짝 놀랐다.그는 맥을 짚고 자세히 검사한 후에야 비로소 상응하는 결론을 얻었다. 근데 눈앞의 이 녀석은 어떻게 알았을까?“병을 많이 보면 한눈에 알 수 있죠.”유진우가 덤덤하게 답했다.“뭐? 한눈에 알았다고?”“무슨 불치병도 아니고 한 번만 봐도 충분합니다.”유진우가 무표정한 얼굴로 답하자 마을 의사는 입가를 실룩거리더니 한동안 대답하지 못 했다.그의 침착하고 여유로운 기색으로 보아 정말 능력이 있을지도 몰랐다.“정말 고칠 자신이 있어요?”조강진이 떠보듯 물었다.“시도해보면 알지 않겠어요?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잖아요?”“좋아요. 그럼 수고하세요.”조강진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자리를 비켜 유진우를 앞으로 모셨다.바람의 상태를 보면 내일까지 버티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 병원으로 이송하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고 이제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치료할 수밖에 없었다.유진우는 병상으로 가서 먼저 해독약을 꺼내 바람의 입에 먹였다.그리고 손을 내밀어 흔들었다.“슈우...”일렬로 늘어선 은침이 튕겨 나와 바람의 몸 곳곳의 주요 혈 자리를 정확히 찔렀다.은침이 몸에 들어가자 유진우는 다시 손을 흔들었다.“윙...”모든 은침이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
“당연하죠! 이건 유리종 제왕녹이에요. 게다가 골동품이라 천금 같은 값어치예요!”진이수가 퉁명스럽게 말했다.“천금이라고요? 역시 좋은 아이였어요!”중년 남자는 기쁜 표정을 지으며 서둘러 옥 팔찌를 조심스럽게 챙겼다.“급하게 나오느라 다른 건 준비하지 못했어요. 이 옥 팔찌는 꽤 가치가 있으니 맘에 들었으면 합니다.”이청성이 빙긋 웃으며 말했다.“아가씨가 이렇게 성의를 보이니 나도 어쩔 수 없죠. 이장님께 말씀드리겠지만 이장님이 여러분을 만날지 말지는 내가 결정할 수 없어요.”중년 남자는 감히 자신만만하게 말할 수 없었다.“그럼 수고해 주세요.”이청성이 고개를 약간 끄덕였다.“그래요. 잠시만 기다리세요.”중년 남자는 더 말하지 않고 마당으로 돌아섰다.3분 후, 중년 남자는 다시 집을 나서며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우리 이장님이 아가씨를 만나겠대요. 하지만 안전을 위해 한 명만 데리고 들어오라고 하세요.”“진 대장님은 여기서 지켜주세요. 저와 유진우가 먼저 들어가 볼게요.”이청성은 당부 한마디 하고 유진우를 데리고 들어왔다.한편, 침실 안.바람은 창백한 얼굴로 침대에 누워 있었는데 이미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다.이장 조강진이 옆에서 마을 의사와 상태를 이야기하고 있었다.“양 선생, 이 젊은이 정말 가망이 없는 건가?”조강진의 얼굴이 어두워졌다.오아시스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사람으로서 바람의 가치는 매우 높았다.잘만 활용하면 마을도 충분히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이장님, 이 사람은 중상을 입었고 게다가 체내에 맹독이 있어서 제 의술로는 전혀 치료할 수 없습니다.”마을 의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그는 작은 병을 치료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난치병을 만나면 완전히 속수무책이었다.“보아하니, 병원에 데려갈 수밖에 없겠군.”조강진은 미간을 찌푸렸다.“이장님 저희 마을에서 도시 대형 병원까지 거리가 있어서 적어도 하루는 필요해요. 이 사람 현재 건강 상태로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마을 의사는 한숨을 쉬었다.“어쨌든
“네? 누군가 나왔다고요?”그러자 이청성은 정신이 번쩍 들어 캐물었다.“그 사람이 누구죠? 지금 어딨죠?”그 기괴한 오아시스는 미지로 가득 차 있었다. 만약 누군가가 무사히 탈출했다면 분명 직접적인 정보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누구든지 이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손실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보물을 찾는 성공률도 대폭 증가할 것이다.“바람이라는 자인데, 오행문의 제자로 둔술에 능하다고 합니다. 사흘 전 오아시스에 들어가 소식이 끊겼는데 방금 중상을 입은 몸을 이끌고 사막의 마을로 돌아왔고 이장의 집에서 요양 중이라고 합니다.”진이수가 답했다.“오행문의 바람?”서지석은 미간을 찌푸렸다.“그 사람은 강호에서 꽤 유명해 이름을 들어본 적 있어요. 실력은 이미 본투비 레벨의 후반에 접어들어 천재라고 할 수 있죠.”오행문은 서남 세력에 속하지 않지만 그 잠재력은 결코 금도문에 뒤지지 않았다.“아가씨, 이 사람들은 누구죠?”진이수는 서지석 일행을 보며 좀 이상하게 생각했다.“모두 금도문의 고수들이세요. 이제 막 알게 된 친구들이에요.”이청성이 답했다.“금도문이라고요?”진이수는 눈을 가늘게 뜨며 꽤 놀랐다.서남부 3대 문파의 금도문은 그들에게 쉽게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이청성이 금도문의 제자와 친구가 될 줄은 몰랐다.금도문의 보호가 있다면 이번 일정은 훨씬 안전할 것이다.“자, 우선 이런 얘기는 그만하고 나를 마을 이장님 댁에 데려가 주세요. 바람에게 직접 물어볼 말이 있어요.”이청성은 지체하지 않고 즉시 진이수에게 길을 안내하라고 하고 이장 댁으로 향했다.지금 바람은 핵심 인물이며 각 세력이 경쟁하는 인기 있는 인물이니 반드시 일찍 나서야 했다. 만약 다른 사람에게 빼앗기면 곤란했다.5분 후, 몇 사람은 의기양양하게 이장 댁에 도착했다.마을 이장은 2층짜리 작은 양옥에 살고 있으며 둘레가 100m인 마당이 있었다. 마당에는 꽃과 풀도 심겨 있었다.마당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그들은 한
이청성은 미소를 지으며 잔을 들었다.“자, 다들 사양하지 말고 오늘 마음껏 드시고 마시세요!”다양한 맛있는 음식을 보자 금도문의 제자들은 사양하지 않고 마구 먹고 마시기 시작했다.술이 세 순배 돌고, 다양한 음식이 들어가자 양측도 어느정도 친해졌다.“두 분을 보아하니 현지인은 아닌 것 같은데 설마 보물을 찾으러 온 건가요?”서지석이 떠보듯 물었다.“맞아요. 죽음의 사막에 보물이 숨겨져 있다는 말을 듣고 몇 명 데리고 와서 운을 점쳐 보는 김에 단련하려고요.”이청성은 부인하지 않았다.죽음의 사막에 나타났다는 건 대부분 다양한 보물을 위한 것이며 이는 다들 속으로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이렇게 위험하고 열악한 환경에 여행 올 바보는 없었다.“제가 괜한 말을 한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죽음의 사막은 정말 위험합니다.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어요. 두 사람의 모습을 보니 아무런 위험도 경험하지 못한 것 같은데 그런 험난한 곳은 가지 않는 것이 좋아요.”서지석이 설득하자 이청성은 웃으며 거절했다.“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꼭 가야 할 이유가 있어요.”“만약 기어코 가시겠다면 저희와 함께 가시죠. 그럼 저희가 보살펴 줄 수도 있고요.”“지석 씨도 이번에 보물을 찾기 위해 사막에 가시는 건가요?”유진우가 물었다.“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우리 금도문의 이번 임무는 죽음의 사막에 갑자기 나타난 오아시스를 탐험하는 거예요.”“선배님! 말을 삼가세요!”이 말을 들은 금도문의 제자가 즉시 소리를 내어 일깨웠다.어쨌든, 이것은 그들 사문의 임무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쉽게 알릴 수 없었다.“말 못 할 사정이 있다면 무리하지 않으셔도 됩니다.”유진우는 캐묻지 않았다.“괜찮아요. 친구끼리 왜 감추겠어요?”서지석은 손을 흔들며 신경 쓰지 않고 계속 말했다. “죽음의 사막에 최근 신비로운 오아시스가 나타났다는 것을 들었는지 모르겠네요. 이 오아시스는 마치 영적인 존재처럼 빠르게 확장되고 있어요. 그래서 그 안에 어떤 놀라운 보물
연우혁의 위협적인 눈빛에도 유진우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방금 서지석이 막지 않았더라면 이 녀석은 땅바닥에서 자기 치아를 찾고 있었을 것이다.파리 몇 마리를 쫓아낸 후, 조이준은 계속 술을 마시고 고기를 먹었다.서지석과 금도문 제자도 더 이상 큰 소리로 떠들지 못하고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았다.그러자 이청성은 일어나서 서지석을 향해 주먹을 감싸고는 예의 바르게 말했다.“방금 나서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별것 아니니 신경 쓰지 마세요.”서지석은 손사래를 치며 너스레로 말했다.“나는 멋대로 약자를 괴롭히는 사람을 가장 혐오해요. 우리 금도문의 종지가 바로 불의를 보면 반드시 칼을 뽑아 돕는 것이거든요.”“금도문은 역시 명불허전이네요. 전부 의리가 넘치시는 분들이세요. 괜찮으시다면 저희와 함께 식사하면서 술을 마시는 건 어떨까요? 제가 마침 좋은 술 몇 병을 소장하고 있거든요.”이청성이 먼저 러브콜을 보냈다.“그렇다면 저도 사양하지 않겠어요!”좋은 술이 있다는 말에 서지석은 저도 모르게 눈이 번쩍 뜨였고 즉시 몇몇 제자들에게 두 식탁을 붙이라고 지시했다.“아저씨, 요리사에게 몇 가지 요리를 더 내오라고 하고 술도 몇 병 더 가져오세요.”자리에 앉은 후, 이청성은 하인에게 한 마디 분부했다.“네!”하인 왕씨 아저씨는 대꾸하고 곧 떠났다.잠시 후 좋은 술과 요리가 잇달아 상에 오르자 서지석은 사양하지 않고 먼저 술을 따라 단숨에 마셨다.“역시 좋은 술이네요.”술 한 잔이 입에 들어가자 서지석은 금방 취한 표정을 지으며 입맛을 다졌다.“내 추측이 맞다면 이건 아마 백 년 묵은 술이죠?”술을 좋아하는 서지석은 지금껏 다양한 좋은 술을 맛보았지만 이렇게 향긋한 술은 처음이었다.지난번에 사부님께 받은 50년 묵은 술은 이것만큼 맛있지 않았다.“선생님께서는 술을 잘 아시는군요.”이청성은 가타부타 웃었다.황실의 좋은 술, 그것도 진품이라 일반 사람들은 당연히 마실 수 없었다.“선생님이라니요! 서지석이라고 부르세요.”“지석 씨, 제
“사람을 너무 얕잡아 보네!”유진우의 조롱을 받은 포니테일 여자는 더욱 분노했다.그녀는 이미 양측의 실력 차이를 신경 쓸 겨를도 없이 갑자기 온몸의 내공을 동원하여 더 강력한 힘으로 찔렀다.그러나 그녀가 아무리 힘을 주어도 손에 든 검날은 좀처럼 나아가지 못했다.유진우의 손가락은 집게처럼 검날을 단단히 끼고 있었다.“자기 주제도 모르고 덤비네!”유진우는 콧방귀를 뀌며 손가락에 힘을 가했다.칭하는 소리와 함께 여자의 장검은 곧장 부러졌고 강력한 반진동이 그녀를 2~3m 밖으로 날려버렸다. 땅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은 그녀는 얼굴이 일그러지고 눈이 침침해졌다.“대선배님! 이 녀석이 날 괴롭혔어요!”포니테일 여자는 자신이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과감하게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시작했다.“건방진 놈! 감히 내 후배에게 손을 대? 죽고 싶어 환장했어?”매부리코 사내가 벌컥 화를 내며 검을 뽑더니 유진우를 혼내주려고 했다.“그만!”그때, 문 앞에서 큰 고함소리가 울렸다.곧이어 빨간 옷을 입고 보검을 멘 한 남자가 한 무리 사람들과 함께 기세등등하게 걸어 들어왔다.남자는 짙은 눈썹과 큰 눈을 가지고 있으며 체격이 우람하고 분위기가 강렬하여 등장하자마자 모든 사람의 주의를 끌었다.건방지게 굴었던 매부리코 남자조차도 상대방을 보고는 얼굴을 찡그리지 않을 수 없었다.“연우혁! 비설파는 정말 눈에 뵈는 것이 없구나! 대낮에 권세를 믿고 사람을 괴롭히다니. 정말 너희가 한 손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을 것 같아?”빨간 옷 사내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서지석! 이 사람들이 우리 비설파에게 도발한 거다!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지 말고 나가!”매부리코 남자, 연우혁이 어두운 안색으로 말했다.“흥! 너희가 이 사람들을 괴롭히는 거 내가 방금 똑똑히 봤어. 나 서지석은 너희같이 건방진 녀석들이 제일 눈에 거슬려!”서지석이 분노하며 말했다.“괴롭히면 뭐 어때? 우리 비설파의 일에 금도문이 무슨 자격으로 나서?”연우혁이 버럭 화를 내자 서지석이
유진우와 이청성은 원래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는데 포니테일 여자가 갑자기 방향을 바꿔 화살을 두 사람에게 겨누자 잠시 반응이 없었다.“그래! 저 사람들은 열몇 가지 음식이 있고 전부 보기에도 좋고 맛도 좋아 보이잖아. 근데 우리 상에 올라온 건 전부 쓰레기야!”“당장 우리 음식도 바꿔줘! 그렇지 않으면 정말 화낼 거야!”많은 사람들이 소란을 피웠고 말하면서 식탁 위의 음식을 바닥에 힘껏 내던져 온통 엉망진창이 되었다.“죄송합니다. 저희 작은 가게 능력으로는 정말 저렇게 유명한 음식으로 바꿀 수가 없어요.”종업원이 울상을 지으며 난감해했다.“바꿀 수 없다고? 그 말은 우리가 저런 음식을 먹을 돈이 없다는 거야?”매부리코 남자가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지금 사람을 차별 대우하겠다는 거야? 우리가 누군지 알아? 우리가 바로 강호에서 유명한 비설파 제자들이야. 만약 우리의 심기를 건드린다면 이 가게는 오늘로 끝이야!”포니테일 여자가 흉악하게 소리쳤다.“오해, 모두 오해입니다.”종원은 화들짝 놀라며 설명했다.“저 유명한 음식들은 전부 손님이 직접 데려온 요리사가 요리한 겁니다. 저희는 그저 주방만 제공했을 뿐이에요.”“뭐? 요리사를 데리고 왔다고? 지금 장난쳐? 누가 요리사를 데리고 다녀?”포니테일 여자는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죽음의 사막에 온 사람들은 대부분 보물을 찾으러 오는데 요리사를 곁에 두는 것이 말도 안 되었다.“정말입니다. 제가 직접 봤어요. 제가 어찌 감히 여러분을 속이겠어요.”종업원이 확신에 차서 말했다.그 말을 들은 비설파 제자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 보더니 결국 유진우와 이청성에게 시선을 돌렸다.“이봐, 그 음식들 정말 그쪽 사람들이 만든 거야?”포니테일 여자가 앞으로 나서더니 위에서 내려다보며 물었다.“맞아요.”이청성은 고개를 끄덕였다.“밖에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서 직접 요리사를 데리고 왔어요.”“그래?”포니테일 여자는 식탁 위의 요리를 자세히 보고는 저도 모르게 혀를 내둘렀다.“새우 볶음, 쏘가리구
“에취!”여관에서 막 옷을 갈아입던 유진우는 갑자기 재채기하고 속으로 ‘도대체 누가 나를 생각하는 거지?'라고 중얼거렸다.유진우는 코를 비비고 방을 나와 여관 식당에 도착했다.이 여관은 초등학교를 개조했기 때문에 식당의 면적도 작지 않았는데 대략 이삼백 제곱미터였다.백여 명이 식사하기에 넉넉했다.“여기요!”유진우가 식당에 도착하자마자 이청성이 손을 들어 흔드는 것을 보았다.앞으로 다가가 보니 테이블 위에 이미 십여 가지 맛있는 음식이 놓여 있었다.“이 음식들은 전부 우리 주방장이 만든 거예요. 안전하고 맛도 있으니 안심하고 드세요.”이청성이 설명하자 유진우가 웃으며 말했다.“조심성이 많으시네요.”그는 사양하지 않고 의자에 앉아 우걱우걱 먹기 시작했다.“집 밖에 나오면 조심하는 게 맞죠. 이곳은 죽음의 사막 경계지역으로 아주 혼잡해요. 경각심을 늦추면 언제 죽을지 몰라요.”이청성은 젓가락을 집어 들고 천천히 씹으며 우아하게 먹었다.두 사람이 밥을 먹고 있을 때, 청의를 입고 보검을 든 젊은 남녀들이 갑자기 들어왔다.이 사람들은 분위기가 강하고 눈빛이 날카로우며 압박감이 넘쳤다. 옷차림을 보니 강호의 문파 제자일 것이다.그중 선두주자는 마른 체구의 매부리코 남자로, 서른이 넘은 나이에 인상이 다소 험상궂어 좋은 사람 같지 않았다.“대선배님, 이곳은 너무 낡았어요. 그리고 더러운 물건도 많은데 어떻게 여기서 식사를 하겠어요?”포니테일을 한 여자가 사방을 둘러보며 질색하는 표정을 지었다.“어쩔 수 없어. 이번에는 상황이 열악하니 대충 때워.”매부리코 남자가 좋은 말로 달랬다.“그래요. 온 김에 대충 먹죠 뭐. 배고파 죽겠어요.”포니테일 여자는 그나마 깨끗한 자리를 찾아 앉더니 외쳤다.“종업원! 여기에서 가장 좋은 요리로 당장 준비해!”“네!”종업원이 빙그레 웃으며 답했다.그리고 요리사에게 몇 가지 귀한 요리를 준비해서 먼저 내놓으라고 당부했다.그러나 포니테일 여자가 음식을 집어 한 입 먹자마자 곧바로 토했다.“퉤! 이
“전에는 이런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정말 달라요.”팀원들의 비웃음에 진이수는 부인하지 않았다.서로 생사를 함께한 형제자매들이라 못할 말이 없었다.“청성 아가씨는 정말 특별해요. 비록 실제로 뵌 적은 없지만 분명 절세미인인 느낌이 들어요.”체격이 우람진 한 대머리 남자가 늠름하게 말했다.“황소야, 청성 아가씨는 대장님이 마음에 두신 여자야. 분수에 넘치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아.”“너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난 그냥 한 말인데 왜 내가 감히 대장님 여자를 뺏는 것처럼 말해?”대머리 남자가 멋쩍게 웃었다.“대장님, 모처럼 설레는 여자를 만났으니 너무 많은 생각하지 마시고 용감하게 행동하세요. 대장님의 남성적인 매력이라면 충분할 거예요!”단발머리 여자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왠지 한발 늦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진이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아가씨 옆에 수행 경호원이 있는데 두 사람 같은 차에 타고 온 걸 보면 보통 사이가 아닌 것 같아. 난 아마 기회가 없을 거야.”전에 유진우를 겨냥한 건 질투심 때문이었다.게다가 이청성이 유진우를 옹호하는 태도를 보면 두 사람은 분명 평범한 친구 사이가 아닐 것이다.“대장님, 방법만 정확하면 넘어오지 않는 여자는 없어요.”단발머리 여자가 실눈을 뜨며 말했다.“그래? 무슨 좋은 방법이라도 있어?”진이수는 순간 흥미가 돋았다.“아주 간단해요. 아가씨 옆에 있는 그 경호원이 죽기만 하면 대장님에게 기회가 생기지 않겠어요?”단말 머리 여자가 놀라운 말을 하자 진이수는 안색이 굳어져서 좌우를 둘러보며 아무도 엿듣지 않는 것을 발견하고는 목소리를 낮추었다.“은하야, 함부로 말하지 마. 행동에는 규칙이 있는 법이야. 우리는 탐험대이지 용병이 아니야. 사람을 죽이고 물건을 훔치는 일은 일단 소문이 나면 앞으로 누가 우리를 찾겠어?”“저희가 쥐도 새도 모르게 처리하면 누가 알겠어요?”은하는 웃을 듯 말 듯 말했다.오랜 세월 강호를 누비며 서로 속고 속이며 생사를 걸고 싸웠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