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신과 유강청 두 사람은 서로 멀뚱멀뚱 눈만 쳐다보았다. 그들은 용수현의 행동이 전혀 이해되질 않았다.원수에게 은덕을 베푸는 건 어리석은 것일까? 아니면 마음이 넓은 것일까? 명성이 자자한 명문가인데 체면이 깎여도 괜찮다는 건가?“나랑 용씨 가문의 원한은 다 해결했어요. 이젠 우리 얘기를 해야죠?”유진우가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유성신과 유강청은 이 웃음에 좋은 뜻은 담겨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진우 씨, 이 일은 나랑 상관없는 일이에요. 나도 피해자라고요. 봐요, 진우 씨한테 혹시라도 무슨 일이 있을까 걱정되어 계속 기다리고 있었잖아요.”유강청이 억지로 미소를 쥐어짰다.‘X발, 쟤는 그냥 미친놈이야. 용서후까지 가차 없이 때린 놈이라고. 만약 쟤 심기를 건드렸다간 나도 된통 얻어맞을지 몰라.’“우리 둘 일은 나중에 얘기하고 지금은 저 여자와 할 얘기가 있어요.”유진우는 손가락을 내밀더니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유성신을 가리켰다.“난 당신이랑 할 얘기 없어요. 선배님, 얼른 출발해요.”유성신은 갑자기 불안감이 밀려와 유강청에게 얼른 도망가자고 했다.“가려고?”왕현이 주먹을 날려 유리창을 깨뜨리더니 핸들을 잡고 확 잡아당겼다.툭!핸들이 그대로 뽑혀버렸다. 왕현이 멀리 던져버리자 백미터 가까이 날아가 용씨 가문의 담장 안으로 떨어졌다.“...”그 모습에 유강청은 말문이 막혀버렸다. 핸들이 없는 차를 보며 거의 울먹거렸다.‘새로 뽑은 비싼 차라고!’유성신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눈가가 다 파르르 떨렸고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핸들까지 뽑아버리다니, 이게 진짜 인간이란 말인가?“유성신 씨, 난 여자를 때리진 않지만 오늘 저녁 당신의 행동은 정말 지나쳤어요. 전화로 날 유인하고서는 유강청 씨와 이런 함정을 파요? 내가 운이 나빴더라면 아마 지금쯤 저세상으로 갔겠죠?”유진우는 웃으면서 말하긴 했지만 눈빛이 간담이 다 서늘해질 정도로 싸늘했다.“그...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요? 난 아무것도 한 게 없고 다 당신이 자초한
‘괜히 건드려서 좋을 게 없어.’“생각할 시간 10분 줄게요. 그래도 얘기하지 않는다면 이 독약으로 세수시킬 겁니다.”유진우는 여전히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러면서 뚜껑을 열어 약병을 유성신의 머리 위로 가져갔다.“안.. 안 돼요!”유성신은 혼비백산한 나머지 두 다리에 힘이 다 풀렸고 눈물범벅인 채로 말했다.“얼굴만 망가지게 하지 말아요. 말할게요. 다 말할 테니까 당장 그거 치워요!”“진작 그럴 것이지.”유진우는 그제야 약병을 거두었다.‘이런 년은 이렇게 해야 무서운 걸 안다니까.’가쁜 숨을 몰아쉬던 유성신은 한참이 지나서야 정신을 차리고 맥 빠진 목소리로 말했다.“사철수에 관한 알려지지 않은 비밀이라면 몇 년 전부터 얘기를 꺼내야 해요... 그날 갑자기 집에 낯선 손님이 와서는 우리 할아버지랑 비밀 얘기를 나누더라고요. 방문을 사이에 두고 내가 몰래 엿들었는데 그 손님이 바로 10년 전 사철수를 구한 사람이었어요.”“잠깐만요! 철수 아저씨를 구한 사람이 당신 할아버지 아니었어요?”유진우가 말을 가로채고 물었다.“정확하게 말하면 그 사람이 중상을 입은 사철수를 구세당에 데려왔고 그다음에 우리 할아버지가 치료해줬어요. 그 사람 일정 기간마다 몰래 와서는 할아버지께 사철수의 상태를 물어보더라고요.”유성신이 설명했다.“그 사람이 누군데요?”유진우의 표정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 지금까지 사철수를 구한 사람이 유공권인 줄 알았는데 또 다른 사실이 숨어있을 줄은 몰랐다.유성신이 고개를 내저었다.“그 사람의 얼굴을 본 적이 한 번도 없어요. 그 사람이 올 때마다 할아버지는 나더러 나가라고 했거든요. 그날은 하도 궁금해서 몰래 엿들은 거예요.”“엿들은 내용이 뭐예요?”유진우가 캐물었다.“그 사람이 할아버지한테 사철수를 꼭 살려내야 하고 절대 신분이 노출되게 해서는 안 된다고 했어요. 그리고 누군가 찾아오면 혹시 안 좋은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까 바로 그 사람한테 얘기하라더라고요.”유성신이 대답했다.“네?”유진우는 저도 모르게 눈살
다음날 이른 아침, 어느 한 단독주택.태양이 하늘 끝자락에서 모습을 드러낸 그때 양반다리 자세로 침대에 앉아있던 유진우도 천천히 두 눈을 떴다.천영 구술을 손에 넣은 후로 무도 수행이 하루가 다르게 늘었다. 굳이 일부러 수행하지 않아도 천영 구슬이 알아서 하늘과 땅의 영기를 흡수했다. 그 말인즉슨 유진우는 매 순간 수련하는 거나 마찬가지였다.게다가 천부적인 재능이 있을수록 천영 구슬이 더 큰 효과를 발휘했다.한 달도 채 안 되는 시간에 유진우는 대 마스터의 문턱까지 왔다.그가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든지 돌파할 수 있었지만 기초를 더 단단하게 하기 위해서 유진우는 조금 더 수련할 생각이기에 잠시 그 경계를 넘어서지 않도록 컨트롤했다.그 고자와 약속한 1년이 아직 반년 정도 남아 준비를 하기에는 충분했다.따르릉...그때 휴대전화 벨 소리가 울렸다. 유진우는 베개 밑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발신자를 확인했다. 유공권의 전화였는데 받자마자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여보세요? 진우 씨, 여기 일이 좀 생겼는데 진우 씨 도움이 필요할 것 같아요.”“일이요? 철수 아저씨한테 무슨 문제라도 생겼나요?”유진우는 순식간에 긴장하기 시작했다.“아니요. 철수 씨가 아니라 안씨 가문 어르신이에요.”유공권이 다급하게 설명했다.“어제 어르신이 갑자기 이상한 병이 발작해서 안씨 가문에서 남쪽 구역의 명의란 명의는 다 불렀거든요. 나도 지금 여기 와있고요. 근데 밤새 치료했지만 다들 속수무책이에요.”“대체 무슨 이상한 병이길래 명의님마저도 치료하지 못하는 건데요?”유진우가 궁금해하며 물었다. 사철수의 목숨을 10년이나 지켜온 것만 해도 유공권의 의술이 얼마나 대단한지 충분히 증명했다. 아무리 어려운 불치병이라고 해도 그에게는 큰 문제가 아닐 텐데 말이다.“어르신이 병에 걸린 게 아니라 어떤 주술에 걸렸어요.”유공권은 일부러 목소리를 낮추었다.“주술요? 확실해요?”유진우가 눈썹을 치켜세웠다.“확실한 건 아니고 그냥 추측이에요. 진우 씨 현술에 능하니까 잘 알
“어르신이 잠시는 안정을 취하셨어요. 근데 병이 어찌나 이상한지 원인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정말 달리 방법이 없어요.”유공권이 아쉬움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명의님들 모두 남쪽 구역에서 최고의 의사들이잖아요. 제발 다른 방법 생각해서 아버지를 치료해 주세요. 돈이 얼마가 들든 상관없고 필요한 게 있다면 우리가 최대한 맞춰드리겠습니다.”안두천이 간곡하게 부탁했다.“두천 씨, 어르신 지금 증상을 보면 사실 이건 아픈 게 아니라 살을 맞은 것 같아요.”유공권이 진지하게 말했다.“살이요?”그의 말에 사람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의사가 이런 얘기를 하니까 더 황당하게 들렸다.“명의님, 자세하게 얘기해 주세요. 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안두천이 떠보듯 물었다.“제가 말한 살은 주술 같은 건데 저는 이런 걸 잘 모르거든요. 단지 책에서만 본 거라 그냥 추측일 뿐입니다.”유공권이 설명했다.“주술?”안두천이 눈살을 찌푸렸다. 만약 일반인이 이런 얘기를 했다면 절대 믿지 않았겠지만 명성이 자자한 유공권이라면 허튼소리를 할 리가 없었다. 게다가 이런 일을 그도 들어본 적이 있었다.“명의님은 본 것도 많고 의술도 뛰어나서 할아버지를 살릴 방법이 있죠?”안세리가 갑자기 물었다. 두 눈이 벌겋고 촉촉한 게 방금 한바탕 운 것 같았다.“의술은 그래도 조예가 깊지만 이런 사술은 정말 아무것도 몰라요.”유공권이 고개를 내저었다. 의술과 사술은 완전히 다른 영역이었다.“그럼 어떡해요? 할아버지 점점 야위어지는데 이래로 갔다간 목숨이라도 위험해질까 걱정이에요.”안세리가 울먹이며 말했다.“이쪽 영역을 연구하는 사람을 알고 있어요. 그 사람이 도와줄 수 있을지도 몰라요.”유공권이 불쑥 말했다.“그래요? 누군데요?”안두천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누구냐면...”“당연히 나죠!”유공권이 대답하기 전에 갑자기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람들이 목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려보니 송영명이 검은 옷 노인과 함께 위풍당당하게 걸어오고 있었다.“아버님, 어머님
“헉! 너무 신기한데? 종이학을 날게 하다니.”“이게 바로 현술 대가인 건가? 역시 대단하군.”“...”검은 옷 영감이 보여준 수법에 안씨 가문 사람들은 초토화가 되어버렸다.이전에 말로만 듣던 기인이 세상에 정말 존재할 줄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어떻습니까, 여러분? 이제 장 선생의 능력을 믿을 수 있겠죠?”송영명이 싱긋 미소를 지으며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역시 대가님이로군요. 오늘 직접 뵙고 나니 눈이 확 트입니다.”안두천은 순식간에 표정이 확 밝아졌고 그들을 향한 눈빛도 완전히 바뀌었다.아버지가 정말 악에 쓰인 것이라면 오직 이 기인이야말로 아버지를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이 정도는 보잘것없는 재주일 뿐 언급할 가치도 없습니다.”담담한 목소리로 입을 연 검은 옷 영감의 모습은 너무 심오한 나머지 감히 예측할 수조차 없었다.“방금 학을 통제하는 기술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장 선생의 진정한 수법은 아직 뒤에 있으니 천천히 지켜보시지요.”송영명이 내친김에 한 마디 덧붙였다.“좋습니다.”안두천이 웃음을 머금고 고개를 끄덕였다.“세리야, 너무 걱정하지 마. 장 선생이 계시니 할아버지는 분명 무사하실 거야.”송영명이 빙그레 웃으며 다소 화심을 사는듯한 표정을 지었다.“흥!”그러나 안세리는 교만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홱 돌리고는 그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송영명은 다소 난처한 표정을 지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갑자기 시선을 유공권에게로 돌리더니 담담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유명의, 방금 당신의 말에 따르면 무슨 현술의 달인을 알고 있는 것 같은데 설마 당신이 아는 그분이 장 선생보다 더 대단하단 말입니까?”구세당은 그가 오래전부터 탐내어 왔던 귀지인데 눈앞의 이 늙은이는 어찌하여 눈치도 없이 끝까지 타협하지 않는단 말인가.“그...”유공권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장 대가의 현술은 신에 이르는 경지이니 당연히 따라올 자가 없지요.”“허... 능력이 없다면 이곳에서 망신당할 짓은 하지
그 말에 송영명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고 그의 눈가에는 원망이 스쳐 갔다.“당신이 유진우였군요.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안두천이 고개를 끄덕였다.최근에 집에서 일어난 일이라면 안두천도 자연히 잘 알고 있다.옥로고 비법만으로도 그가 중시하기에는 충분했다.“아버님, 어르신께서 괴질을 앓고 계신다고 들었는데 좀 보여주시겠습니까?”유진우가 먼저 나서며 입을 열었다.“그쪽이요?”안두천이 실눈을 뜨고 그의 말에 의심을 품었다.아무리 유공권이 추천했다고는 하지만 유진우가 너무 어려서 미덥지 못한 모양이다.“유진우 씨, 당신 호의는 감사히 받을 테지만 우리는 이미 장 선생을 불렀으니 진우 씨는 이 일에서 빠져.”그때, 송자현이 불쑥 입을 열었다.“들었지? 장 대가님이 손을 쓴다는데 내 자리가 있을 것 같아?”송영명이 잇달아 냉소를 퍼부으며 비아냥거렸다.“어이, 젊은이, 여기서 사기 치지 말고 저리 비켜. 사람의 목숨이 달린 큰일이니 네 소란을 받아줄 시간이 없어.”검은 옷 노인이 정색하며 유진우를 나무랐다.“진우 씨, 됐어요.”유공권이 고개를 가로저었다.지금 무리하게 나서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좋습니다. 장 선생께서 그토록 자신이 있다면 저도 더 이상 추태를 부리지 않고 이만 물러나겠습니다.”유진우도 더 이상 무리하지 않고 그에게 자리를 비켜주었다.그가 여기에 온 것은 출세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만약 장 선생이 정말 어르신의 병을 고칠 수 있다면 유진우도 물러나 줄 의향이 있다.“흥! 그래도 지 주제는 잘 알고 있네.”검은 옷 노인은 유진우를 힐끗 쳐다보고는 방으로 걸어 들어갔다.그리고 잇따라 사람들이 숨을 죽이고 그의 뒤를 따라 천천히 방으로 들어갔다.“이게 어찌 된 일이지?”검은 옷 노인은 방에 들어오자마자 저도 모르게 얼굴을 살짝 찌푸리며 캐물었다.“환자가 왜 묶여 있습니까? 이렇게 하면 치료에 영향을 미치는 거 알아요? 당장 풀어주세요!”“장 선생님께서는 모르시겠지만 아버지께서 괴질에 걸리면서
“깼어요! 어르신께서 깨어나셨습니다!”“역시 현술 대가이십니다. 명불허전이시군요.”“부적 한 장으로 살기를 소멸시키다니. 기가 막히네요.”검은 옷 노인의 부적이 닿은 순간, 안용철이 눈을 뜨게 되었고 그 광경을 본 안씨 가문 사람들의 안색도 순식간에 확 밝아졌다.전에 그렇게 많은 의사가 다녀가도 속수무책이었는데 장 선생이 손을 쓰자마자 이토록 쉽게 해결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정말 대단한 분이지.“하하하... 어떻습니까? 제가 데려온 달인분께서 여러분을 실망하게 하지 않으셨죠?”송영명이 자랑스러운 듯 웃음을 터뜨렸다.“역시 장 선생님이십니다. 현술이 대단하시네요. 정말 탄복합니다!”안두천은 얼른 주먹을 모으고 절을 하며 경의를 표했다.“대가님은 정말 신이십니다.”안씨 가문 종친들도 경외하는 기색이 역력했다.검은 옷 노인의 수법은 그들의 인식을 완전히 바꿔버렸다.그리고 이 기인의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어떤가? 자네도 승복했지?”검은 옷 노인은 경멸하듯 유진우를 힐끗 쳐다보았고 얼굴에는 약간의 오만함이 깃들어 있었다.동업자는 원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어디 어중이떠중이가 감히 그의 밥그릇을 뺏으려 한단 말인가.“장 선생님, 조심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일이 이렇게 간단하게 끝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유진우는 여전히 담담한 목소리로 충고를 주었다.“흥! 자네는 정말 우물 안의 개구리가 따로 없군.”검은 옷 노인이 시큰둥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자네는 부적 하나로 살기를 소멸하는 게 뭔지 알기나 해? 그리고 현술만 있으면 모든 게 해결된다고. 자네가 알긴 해? 자네가... 아악--!!”그런데 그때,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병상에 누워 있던 안용철이 갑자기 튕겨 오르더니 검은 옷 노인 등 뒤로 달려들어 그의 귀를 한입에 물고 이빨로 찢어버렸다.검은 옷 노인이 비명을 질렀고 찢어진 귀에서는 피가 흥건히 쏟아져 내렸다.“껄껄껄...”같은 시각, 안용철은 흉악하게 웃으면서 검은
그동안의 심오한 모습과는 완전히 극과 극이다.“의사! 의사는 어디 있습니까? 빨리 지혈해 주세요!”검은 옷 노인은 당황해 소리를 지르며 온몸으로 ‘죽음이 두렵다’라는 뜻을 극치로 표현했다.“그...”펄쩍펄쩍 뛰는 장 대사를 보며 안두천과 유공권 일행은 저도 모르게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말로 이룰 수 없는 괴이한 표정을 지었다.뭔가 예상했던 상황이랑은 조금 다른 것 같은데?장 선생의 이미지는 전부 어디로 갔단 말인가?“미쳤어 미쳤다고! 이 노인네는 정말 미쳤다니까! 사람을 보면 물고 날것 그대로 전부 씹어먹는데 왜 그를 묶어두지 않았단 말입니까? !”치료를 받던 검은 옷 노인이 버럭 화를 내며 캐물었다.“장 선생님, 전 분명 아버지께서 괴질에 걸리며 사람을 공격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당황한 안두천이 조심스럽게 설명했다.“이... 이... 이게 어디 공격하는 경향입니까? 이건 분명히 사람을 잡아먹는 겁니다!”그 시각, 검은 옷 노인은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그러자 안두천은 입꼬리를 실룩거리며 몰래 그를 비웃었다.‘네놈이 주제도 모르고 멋대로 달려들었는데 그게 내 탓인가?’“큼큼, 장 선생님께서는 크게 다치셨으니 잠시 쉬시는 게 어떻겠습니까?”송영명이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원래 장 선생을 초대한 것은 안씨 가문의 호감을 사고 두 집안의 관계를 촉진하기 위해서였다.그런데 결국, 이 사달이 났으니 인정은커녕 오히려 망신만 당하게 되었으니 정말 난감한 상황이다.“흥! 재수가 없어서 원 참.”검은 옷 노인은 다른 한쪽에 앉아 의사의 붕대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장 선생님, 보아하니 당신의 부적은 그다지 소용이 없어 보이는군요.”유진우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꺼냈다.“당신이 뭘 알아? 방금은 사고였어. 내일 다시 해보라고 하면 분명 문제가 없을 거다.”검은 옷 노인이 자신만만한 말투로 반박했다.“그만두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다시 시도하면 정말 죽을 수도 있습니다.”유진우가 담담하게 답했다.“건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