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웃음 속엔 약간의 역겨움도 엿보였다.소연은 별다른 말 없이 열 잔을 연거푸 쭉쭉 들이켰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소연은 갑자기 어지러움을 느꼈다.평소 같으면 열 잔은 식은 죽 먹기였지만 오늘은 너무 급하게 마셔버린 것이다.발그레한 볼이 그녀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그녀는 원래도 예뻤지만, 이 순간은 더없이 아름다웠다.소연이가 발그레하게 달아오른 얼굴로 물었다.“국장님, 말씀대로 열 잔을 이미 마셨으니 이제 약속은 지키셔야겠죠?”“허허!”주 씨가 가볍게 웃어넘기더니 뒤따라오는 두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내 열 잔은 다 마셨다 치고 저 사람들 술은… 아직 안 마셨어요!”소연의 안색이 확 바뀌었다.비서도 보고 참을 수 없어서 한마디 했다.“이봐요, 국장님! 이건 좀 너무하시네요. 왜 술을 마시기 전에 미리 말씀하시지 않고.”주 씨가 어깨를 으쓱하며 답했다.“묻지도 않았는데….”이 말을 듣고 비서는 너무 얄미워서 이를 빠득빠득 갈았다.반면 주 씨는 스스로 본인 술을 따르며 말을 덧붙였다.“대표님, 열 잔도 싹 다 비웠는데 나머지 열 잔도 깔끔하게 마셔주시죠? 현재 대승 그룹의 매출로 따지면 이 열 잔으로 대승 그룹에 2천억에서 많게는 수천억 원을 가져다줄 수 있는데 소 대표님은 그 돈을 벌고 싶지 않으신가 보죠?”소연이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거참, 국장님! 우리 천천히 마셔요, 네?”주 씨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물론이죠! 어서 앉으세요!”자리에 앉자마자 남은 두 사람은 갖은 사탕발림 말들로 소연에게 끊임없이 술을 권했다.비서가 술을 막으려 해도 막을 수 없었다.두 사람은 그들이 소연을 일부러 술에 취하게 하려는 작당인 걸 알 수 있었다.앞서 마신 열 잔까지 합치면 소연은 술을 이미 20잔을 마신 셈이었지만 그 세 사람은 합쳐봐야 각각 서너 잔 정도밖에 마시지 않은 상태였다.주 씨가 소연의 옆자리에 앉아서 말을 건넸다.“대표님, 이 잔은 제가 올리는 잔이니 우리 짠 합시다. 앞으로 대승 그룹은 분명 우리 국내
레스토랑에서 빠져나온 후 비서가 소연을 부축해 조수석에 앉혔다.강한 술 냄새가 남지훈의 코를 콕콕 찔렀다.남지훈이 물었다.“얼마나 마신 거야? 얘기는 잘 하고?”그는 술을 이렇게 잔뜩 취하도록 마셨으면 협상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뭐 하러 왕창 취하도록 마시나 싶었다.소연이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약간 애매모호하게 대답했다.“지훈아, 나 사고친 거 같아…”남지훈은 아무 영문도 모른 채 뒷좌석에 앉은 비서를 힐끔 쳐다보았다.비서가 서둘러 말했다.“부대표님, 실은…” 그녀는 매우 세세하게 설명에 나섰다.그 말을 듣던 남지훈은 그저 살짝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사고?’그의 판단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문제였지만 확실히 뭔가 문제가 있는 건 확실했다.그는 먼저 비서를 집으로 돌려보낸 후 스카이 팰리스로 돌아와 소연을 번쩍 안아 들고 방으로 들어갔다.말로는 큰 사고를 쳤다고는 하지만 소연은 세상 편하게 잠을 쿨쿨 자고 있었다.아침에 일어났을 때 약간 어지러울 뿐이었다.어젯밤 일은 자세히 기억나지 않지만 비서가 차까지 데려다준 것만 어렴풋이 기억났다.그래도 익숙한 환경을 보니 안도감이 들었지만 옆에 누워있던 남지훈은 온데간데 보이지 않았다.마침 일어나려는데 남지훈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죽 한 그릇을 들고 들어오며 말했다.“좀 더 자지 그래?”소연이가 이마를 살살 문지르며 말했다.“응, 이제 잠 깼어. 나 어젯밤에 사고 친 거 같아.”남지훈은 피식 웃으며 죽을 소연 앞까지 대령했다.“사고를 쳤든 아니든 일단 냅둬. 어젯밤에 술을 너무 많이 마셨으니 죽부터 마시자. 공복에 술 마시면 위가 상해.”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거운 죽을 들고 있자니 소연의 마음도 훈훈해졌다.한 입 가득 들이켠 그녀가 말했다.“역시 이렇게 보살핌을 받으니까 기분이 너무 좋은 거 있지!”결혼한 이후로 지금까지 그녀는 단 한 번도 술에 취한 적이 없었는데 남지훈의 섬세함은 정말 말로는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극진했다.남지훈은 가볍게
두 사람이 남지훈의 사무실로 찾아갔을 때는 이미 이 사실이 온 회사에 퍼진 뒤였다.이현수가 남지훈을 발견하고 소연을 찾아가 대책을 논의하려던 참이었다.그는 당연히 어찌 된 영문인지도 모른 채 어쩌다 세무서가 회사까지 찾아와서 문제점을 찾아냈는지 도무지 몰랐다.이현수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재무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될 게 없잖아요! 아니, 있다고 해도 영업정지 할 정도는 아닐 텐데, 하, 대체 이게 무슨 일이래요? 누가 우리한테 복수하는 걸까요?”그는 아주 정확하게 추측했다.“말하자면 길어요.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영업정지까지는 할 필요가 없을 텐데. 현수 씨, 우리 먼저 재무팀에 가서 한 번 살펴보죠. 소 대표와 종 비서는 여기서 잠깐 기다려요.”소연은 별다른 이의가 없었다.남지훈과 이현수는 더는 지체하지 않고 곧장 재무팀으로 후다닥 뛰어갔다.두 사람이 왔을 때 재무팀 과장은 너무 초조한 나머지 식은땀을 줄줄 흘렸다.그의 부서에 문제가 생겼으니, 그것도 심각한 문제이니만큼 그는 당연히 초조해질 수밖에 없었다.두 사람이 도착하자 재무팀 과장이 얼른 다가갔다.이현수가 물었다.“조 과장님, 무슨 일이에요?”조 과장은 이마에 흥건한 땀을 얼른 닦아내며 말했다.“이 부대표님, 남 부대표님, 저도 정확히 뭐가 뭔지 모르겠어요. 아직도 조사하고 있습니다만 영업을 중단하고 시정하라는 얘기를 들었어요.”이 말을 들은 이현수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한 걸음 앞으로 나서서 말했다.“당신들 지금 거의 하루 종일 조사하고 있는데 우리한테 영업을 중단하고 시정하라고 하려면 적어도 무슨 이유라도 내놓아야 하는 거 아닙니까?”그는 매우 분노했다.대승 그룹이 설립 이래 이런 터무니없는 일을 겪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고의적인 보복인지 아니면 뭐가 됐든 이현수는 반드시 그 이유를 들어야 했다.어젯밤 술을 마시던 남자 중 한 명이 돌아섰다.그는 안경을 남지훈 일행을 쓱 훑더니 입을 열었다.“우리가 그렇다면 그런 거지 굳이 당신들하고 설명할 필요가
송태수가 술을 따르고는 잔을 번쩍 들어 올리며 말했다.“자, 우리 짠하죠.”남지훈과 송 어르신은 술잔을 들어 송태수와 건배했다.남지훈은 오자마자 송 어르신에게 다짜고짜 관련 방면에 관해 묻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했다.“어르신, 기헌이랑 묘연 씨는 어떻게 지내고 있어요?”그는 여전히 뭔가 주제 거리가 남아 있었다.송태수가 술잔을 탁 내려놓고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이놈의 자식, 아주 못됐어요! 글쎄 그 애가 용성으로 돌아갔다고 연락도 안 해요!”송태수가 수심에 꽉 찬 얼굴로 말했다.송기헌도 이제 나이도 많은데 지금까지 여자 친구 하나 없었으니, 송태수는 당연히 속상할 수밖에 없었다.송기헌은 아무런 말 없이 그저 고개를 파묻고 밥 먹기 바빴다.송태수가 탄식을 내뱉으며 술잔을 들었다.“지훈 동생, 동생이 강용 씨랑 서로 친하니까 나중에 기헌이 녀석 얘기를 좀 해줘요! 기헌이 인생이 달린 문젠데 동생만 믿을게요.”“그럼요.”남지훈은 술잔을 들고 활짝 웃었다.비록 송기헌과 강묘연 둘 다 서로에게 감정이 없었지만, 감정이라는 것은 천천히 키워나갈 수 있는 것이었다.그가 처음에 소연에게 돈을 빌렸을 때 두 사람도 서로에 대한 감정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하지만 지금은 서로 사이가 좋아도 너무 좋았다.석 잔의 술을 마신 후 남지훈은 드디어 본론에 들어갔다.“태수 형님, 전에 제가 듣기로는 어르신께서 서울에서 은퇴하셨다고 하던데 맞아요?”숭태수는 단번에 남지훈의 뜻을 알아차렸다.“무슨 문제라도 생겼어요?”남지훈의 문제면 곧 그의 문제이고 도울 수만 있다면 송태수는 당연히 거절하지 않을 것이다.설령 자기가 도울 능력이 없어도 도울 방법을 모색해서라도 힘이 닿는 데까지 도울 것이다.남지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네, 문제가 좀 있긴 해요.”그는 하나부터 빠짐없이 아주 세세하게 설명했다.그 말을 들은 송태수의 얼굴은 분노로 가득 찼다.그는 테이블을 세차게 탁 내리치며 호통쳤다.“J 도시에 아직도 그런 악질들이 있을 줄이야
송태수는 류송윤을 위해 술 한 잔을 따랐다.이를 본 류송윤이 서둘러 말했다.“저는 오늘 야근이라서 술은 됐어요.”송태수는 류송윤이 공무수행 중이라는 것을 알고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송 어르신이 술을 한 모금 축이더니 바로 돌직구를 날렸다.“송윤 씨, 다름이 아니라 내가 자네 직속의 몇몇 부서에서 작당 모의를 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자네는 혹시 들어본 적 있는가?”작당 모의라는 말을 듣고 류송윤의 가슴이 잠깐 철렁했다.송 어르신의 귀에까지 들어간 걸로 보아 이건 아마 작당모의로 끝날 간단한 문제가 아닌 것 같았다.류송윤이 다소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저도… 잘… 어르신께 여쭙겠습니다.”송 어르신이 남지훈과 소연을 가리키며 말했다.“이 두 사람, 소 대표는 소박환의 딸애인 소연이란 것을 알 것이고, 그리고 이 사람은 남지훈이라고 소박환의 사위이자 내 조카다.”이 소개를 들은 류송윤은 화들짝 놀라면서 자기도 모르게 남지훈을 여러 번 힐끔거렸다.‘두 개의 신분으로 J 도시를 횡보하는데 저런 사람을 감히 누가 건드릴 수 있다는 말인가?’송 어르신이 말을 이어갔다.“그 밖에도 지훈이 얘는 대승 그룹의 창립 원년 멤버이자 부대표이기도 해. 물론, 이건 지훈이의 다른 신분에 비할 때는 별거 아니지! 말해 봤자 내 입만 아파.”류송윤은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맞은편에 앉은 상처투성이 얼굴의 이 남자에게 또 다른 무시무시한 정체가 있었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송 어르신이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바로 지훈이가 내 이 뇌 질환을 치료한 사람이고 우리나라를 통틀어서 몇 안 되는 신의 중 한 명이야!”류송윤의 얼굴이 마침내 확 변했다.그는 자신이 관할 구역인 강성에 이런 대단한 인물이 있으리라고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눈이 삔 게 틀림없어!’동시에 류송윤은 송 어르신이 남지훈을 그렇게 성대하게 소개한 것으로 보아 아마 문제가 생긴 쪽이 남지훈일 것 같았다.송 어르신이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송윤 씨, 대승 그룹은
문제의 본질을 알고 있으면 일을 처리하기도 훨씬 수월해진다. 류송윤은 이제야 송 어르신이 송씨 가문으로 부른 이유를 알아차렸다.이 문제를 잘 대처하지 못하면 강성의 미래 발전 방향과 관련하여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었다.“어르신, 걱정하지 마세요. 소 대표님과 남 부대표님도 걱정하지 마시고요! 제가 이번 일을 확실하게 처리야 하겠지만, 그래도 제 밑에 있는 애들이 얼마나 날뛰는지 한번 보고 싶네요.”류송윤이 말했다.송 어르신이 무심하게 말했다.“그건, 자네가 알아서 하게!”류송윤은 먼저 떠나기를 원했지만 송 어르신은 여전히 그를 남겨서 밥을 조금만이라도 더 먹이고 싶었다.송 어르신은 지금 그의 직책에서 따뜻한 밥 한 공기도 먹지 못할 때가 많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았다.물론 먹지 못하는 사람은 대부분 책임감 있는 사람이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자질이 부족한 사람이었다.밥 두 그릇을 후딱 해치운 후 류송윤은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송태수는 주방에 요리를 데우라고 하고 남지훈과 다시 술을 마셨다.밤 10시가 훌쩍 넘도록 술을 마신 뒤 남지훈과 소연은 송태수의 집을 나섰다.소연이가 차에 시동을 걸면서 말했다.“역시 조정에 누군가가 있으니 정말 좋네! 어르신이 나서지 않았으면 우린 아마 더 큰 난관에 부닥쳤을 걸.”남지훈이 옅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네 말을 듣고 보니 전부에 들어오라는 전천행의 제안을 이제 받아들여야 할 때인가 봐. 원래 내 생각은 송 어르신께서 나서지 않는다면 전부로 찾아갈 생각이었거든.”소연이가 고개를 끄덕였다.“네가 가고 싶다면 가! 너무 고민하지 말고. 내 입장에서는 가는 걸 추천해. 어차피 우리가 가진 재산으로는 평생 살아도 다 쓸 수 없을 텐데… 우리 자신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후손들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봐. 그러려면 그냥… 후손들을 위해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생각해.”그녀는 단순하고 평범한 삶을 살고 싶었지만 자기 자신이나 남지훈 모두 결국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흔히 말하는
”내 캐리어 신경 쓸 것이 아니라 대승 그룹이야말로 어떻게 바로잡을지 생각해 보시지!”그가 손짓하자 옆에 있던 사람이 폐업 정정통지서를 소연의 책상에 쓱 올려놓았다.소연은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그녀가 밖을 향해서 외치자 그녀의 비서가 들어왔다.“실장님, 재무팀 과장님과 대리님한테 얼른 이리 오라고 하고 불합리한 점이 있으면 즉각 항의하라고 해요!”소연이가 말했다.“알겠습니다!”비서는 서둘러 재무팀에 알렸고 곧 한 무리의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왔다.그들은 통지서에 나열된 문제점을 보고 단번에 열을 올렸다.과장이 흥분하며 말했다.“대표님, 애초에 이런 문제가 존재하지 않아요. 게다가 그 안에 어떤 내용들은… 조작된 거 같습니다!”소연은 침착했다.이 지경에 이르면 주 씨가 어떤 수단을 써도 별로 놀랍지 않았다.통지서에 문제가 없다면 그게 더 이상할 정도였다.주 씨가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대표님, 이미 문제를 지적했으니 시정하든 말든 당신이 결정해요. 시정하지 않으면 이대로 쭉 정지할 수밖에 없고요, 대승 그룹이 아무리 부자라고 해도 이런 손실을 감당할 수 없겠죠?”“네, 그렇네요.”소연은 고개를 치켜들며 주 씨를 바라봤다.“그럼, 국장님이 말해보시죠, 원하시는 게 뭡니까?”주 씨가 껄껄 웃으며 말했다.“내가 원하는 게 뭔지 아직도 모르겠어요? 성의를 보여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우린 그냥 규정을 따라 일을 처리할 수밖에 없어요!”말이 떨어지기도 전에!“성의? 무슨 성의? 규정? 우리 국장님께서 무슨 규정을 말하실까?”이때 남지훈과 이현수도 나타났다.이현수는 주 씨를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대낮부터 소란을 피워도 하필이면 대승 그룹을 고를 건 뭐야?’뒤돌아보니 주 씨가 껄껄 웃으며 말했다.“누가 이렇게 큰소리를 치면서 오나 했더니, 이게 누구셔, 우리 대승 그룹 창립자 아닙니까? 당신 회사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이제 다 확실해지지 않았나? 보아하니 또 뻔뻔하게 범죄를 저지르려는 건가 보죠?”“또라고요?”
오 비서관은 주건을 완전히 무시한 채 주건을 건너뛰고 소연과 남지훈 및 다른 사람들에게 다가가서 말했다.“소 대표님, 남 부대표님, 이 부대표님! 정말 죄송합니다. 오늘 보스께서 너무 바쁘셔서 직접 오시지 못하고 저를 부탁해 세 분과 대승 그룹에 깊은 사과의 말씀을 전해달라고 하셨습니다. 이미 모든 조사는 끝났고요. 일단 주건을 정직시키기로 하고 돌아가자마자 곧바로 회의를 열어 주건의 처분을 논의할 겁니다! 그리고 며칠 뒤에 보스께서 일 끝나시면 연회 자리를 마련해서 세 분께 직접 사과를 하시겠다고 하셨습니다!”소연이가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오 비서관님, 정말 감사해요.”“천만에요!”오 비서관이 매우 조심스러워하며 말했다.“그럼, 세 분께서 일 보세요.”세 사람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 나서야 오 비서관은 비로소 다시 뒤돌아 주건을 째려봤다.“아주 잘하는 짓이다! 얼른 가!”오 비서의 다그치는 듯한 말투에 주건은 차마 발걸음을 옮길 수 없었다.오 비서관이 즉석에서 그를 정직시키고 조사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그는 이미 체면을 차렸다.이현수는 그 일행이 떠난 뒤에야 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지훈 씨, 방금 오 비서관님이 말한 보스 말인데요…”남지훈이 씩 웃으며 말했다.“그 뉴스에서 자주 보는 류송윤, 그분을 바로 외부에서는 보스로 부른다죠.”이현수의 얼굴이 단번에 굳어졌다.‘그분을 청하실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네!’한편.오 비서관은 돌아가자마자 즉시 관련 회의를 열었고 즉석에서 주건을 직위 해제했다.주건의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 갔는데 이 문제가 설마 보스에게까지 알려질 것이라고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나무가 넘어지면 원숭이도 사방으로 흩어진다는 말처럼 그가 어려운 처지에 처하자, 아무도 다가와 말을 걸지 않았다.대신 제복을 입은 두 사람이 다가오더니 말했다.“주건, 당신을 직권남용,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정식 체포하는 바입니다! 이건 체포영장입니다!”체포 영장을 본 주건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오 비서관을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