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태수가 술을 따르고는 잔을 번쩍 들어 올리며 말했다.“자, 우리 짠하죠.”남지훈과 송 어르신은 술잔을 들어 송태수와 건배했다.남지훈은 오자마자 송 어르신에게 다짜고짜 관련 방면에 관해 묻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했다.“어르신, 기헌이랑 묘연 씨는 어떻게 지내고 있어요?”그는 여전히 뭔가 주제 거리가 남아 있었다.송태수가 술잔을 탁 내려놓고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이놈의 자식, 아주 못됐어요! 글쎄 그 애가 용성으로 돌아갔다고 연락도 안 해요!”송태수가 수심에 꽉 찬 얼굴로 말했다.송기헌도 이제 나이도 많은데 지금까지 여자 친구 하나 없었으니, 송태수는 당연히 속상할 수밖에 없었다.송기헌은 아무런 말 없이 그저 고개를 파묻고 밥 먹기 바빴다.송태수가 탄식을 내뱉으며 술잔을 들었다.“지훈 동생, 동생이 강용 씨랑 서로 친하니까 나중에 기헌이 녀석 얘기를 좀 해줘요! 기헌이 인생이 달린 문젠데 동생만 믿을게요.”“그럼요.”남지훈은 술잔을 들고 활짝 웃었다.비록 송기헌과 강묘연 둘 다 서로에게 감정이 없었지만, 감정이라는 것은 천천히 키워나갈 수 있는 것이었다.그가 처음에 소연에게 돈을 빌렸을 때 두 사람도 서로에 대한 감정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하지만 지금은 서로 사이가 좋아도 너무 좋았다.석 잔의 술을 마신 후 남지훈은 드디어 본론에 들어갔다.“태수 형님, 전에 제가 듣기로는 어르신께서 서울에서 은퇴하셨다고 하던데 맞아요?”숭태수는 단번에 남지훈의 뜻을 알아차렸다.“무슨 문제라도 생겼어요?”남지훈의 문제면 곧 그의 문제이고 도울 수만 있다면 송태수는 당연히 거절하지 않을 것이다.설령 자기가 도울 능력이 없어도 도울 방법을 모색해서라도 힘이 닿는 데까지 도울 것이다.남지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네, 문제가 좀 있긴 해요.”그는 하나부터 빠짐없이 아주 세세하게 설명했다.그 말을 들은 송태수의 얼굴은 분노로 가득 찼다.그는 테이블을 세차게 탁 내리치며 호통쳤다.“J 도시에 아직도 그런 악질들이 있을 줄이야
송태수는 류송윤을 위해 술 한 잔을 따랐다.이를 본 류송윤이 서둘러 말했다.“저는 오늘 야근이라서 술은 됐어요.”송태수는 류송윤이 공무수행 중이라는 것을 알고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송 어르신이 술을 한 모금 축이더니 바로 돌직구를 날렸다.“송윤 씨, 다름이 아니라 내가 자네 직속의 몇몇 부서에서 작당 모의를 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자네는 혹시 들어본 적 있는가?”작당 모의라는 말을 듣고 류송윤의 가슴이 잠깐 철렁했다.송 어르신의 귀에까지 들어간 걸로 보아 이건 아마 작당모의로 끝날 간단한 문제가 아닌 것 같았다.류송윤이 다소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저도… 잘… 어르신께 여쭙겠습니다.”송 어르신이 남지훈과 소연을 가리키며 말했다.“이 두 사람, 소 대표는 소박환의 딸애인 소연이란 것을 알 것이고, 그리고 이 사람은 남지훈이라고 소박환의 사위이자 내 조카다.”이 소개를 들은 류송윤은 화들짝 놀라면서 자기도 모르게 남지훈을 여러 번 힐끔거렸다.‘두 개의 신분으로 J 도시를 횡보하는데 저런 사람을 감히 누가 건드릴 수 있다는 말인가?’송 어르신이 말을 이어갔다.“그 밖에도 지훈이 얘는 대승 그룹의 창립 원년 멤버이자 부대표이기도 해. 물론, 이건 지훈이의 다른 신분에 비할 때는 별거 아니지! 말해 봤자 내 입만 아파.”류송윤은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맞은편에 앉은 상처투성이 얼굴의 이 남자에게 또 다른 무시무시한 정체가 있었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송 어르신이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바로 지훈이가 내 이 뇌 질환을 치료한 사람이고 우리나라를 통틀어서 몇 안 되는 신의 중 한 명이야!”류송윤의 얼굴이 마침내 확 변했다.그는 자신이 관할 구역인 강성에 이런 대단한 인물이 있으리라고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눈이 삔 게 틀림없어!’동시에 류송윤은 송 어르신이 남지훈을 그렇게 성대하게 소개한 것으로 보아 아마 문제가 생긴 쪽이 남지훈일 것 같았다.송 어르신이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송윤 씨, 대승 그룹은
문제의 본질을 알고 있으면 일을 처리하기도 훨씬 수월해진다. 류송윤은 이제야 송 어르신이 송씨 가문으로 부른 이유를 알아차렸다.이 문제를 잘 대처하지 못하면 강성의 미래 발전 방향과 관련하여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었다.“어르신, 걱정하지 마세요. 소 대표님과 남 부대표님도 걱정하지 마시고요! 제가 이번 일을 확실하게 처리야 하겠지만, 그래도 제 밑에 있는 애들이 얼마나 날뛰는지 한번 보고 싶네요.”류송윤이 말했다.송 어르신이 무심하게 말했다.“그건, 자네가 알아서 하게!”류송윤은 먼저 떠나기를 원했지만 송 어르신은 여전히 그를 남겨서 밥을 조금만이라도 더 먹이고 싶었다.송 어르신은 지금 그의 직책에서 따뜻한 밥 한 공기도 먹지 못할 때가 많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았다.물론 먹지 못하는 사람은 대부분 책임감 있는 사람이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자질이 부족한 사람이었다.밥 두 그릇을 후딱 해치운 후 류송윤은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송태수는 주방에 요리를 데우라고 하고 남지훈과 다시 술을 마셨다.밤 10시가 훌쩍 넘도록 술을 마신 뒤 남지훈과 소연은 송태수의 집을 나섰다.소연이가 차에 시동을 걸면서 말했다.“역시 조정에 누군가가 있으니 정말 좋네! 어르신이 나서지 않았으면 우린 아마 더 큰 난관에 부닥쳤을 걸.”남지훈이 옅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네 말을 듣고 보니 전부에 들어오라는 전천행의 제안을 이제 받아들여야 할 때인가 봐. 원래 내 생각은 송 어르신께서 나서지 않는다면 전부로 찾아갈 생각이었거든.”소연이가 고개를 끄덕였다.“네가 가고 싶다면 가! 너무 고민하지 말고. 내 입장에서는 가는 걸 추천해. 어차피 우리가 가진 재산으로는 평생 살아도 다 쓸 수 없을 텐데… 우리 자신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후손들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봐. 그러려면 그냥… 후손들을 위해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생각해.”그녀는 단순하고 평범한 삶을 살고 싶었지만 자기 자신이나 남지훈 모두 결국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흔히 말하는
”내 캐리어 신경 쓸 것이 아니라 대승 그룹이야말로 어떻게 바로잡을지 생각해 보시지!”그가 손짓하자 옆에 있던 사람이 폐업 정정통지서를 소연의 책상에 쓱 올려놓았다.소연은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그녀가 밖을 향해서 외치자 그녀의 비서가 들어왔다.“실장님, 재무팀 과장님과 대리님한테 얼른 이리 오라고 하고 불합리한 점이 있으면 즉각 항의하라고 해요!”소연이가 말했다.“알겠습니다!”비서는 서둘러 재무팀에 알렸고 곧 한 무리의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왔다.그들은 통지서에 나열된 문제점을 보고 단번에 열을 올렸다.과장이 흥분하며 말했다.“대표님, 애초에 이런 문제가 존재하지 않아요. 게다가 그 안에 어떤 내용들은… 조작된 거 같습니다!”소연은 침착했다.이 지경에 이르면 주 씨가 어떤 수단을 써도 별로 놀랍지 않았다.통지서에 문제가 없다면 그게 더 이상할 정도였다.주 씨가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대표님, 이미 문제를 지적했으니 시정하든 말든 당신이 결정해요. 시정하지 않으면 이대로 쭉 정지할 수밖에 없고요, 대승 그룹이 아무리 부자라고 해도 이런 손실을 감당할 수 없겠죠?”“네, 그렇네요.”소연은 고개를 치켜들며 주 씨를 바라봤다.“그럼, 국장님이 말해보시죠, 원하시는 게 뭡니까?”주 씨가 껄껄 웃으며 말했다.“내가 원하는 게 뭔지 아직도 모르겠어요? 성의를 보여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우린 그냥 규정을 따라 일을 처리할 수밖에 없어요!”말이 떨어지기도 전에!“성의? 무슨 성의? 규정? 우리 국장님께서 무슨 규정을 말하실까?”이때 남지훈과 이현수도 나타났다.이현수는 주 씨를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대낮부터 소란을 피워도 하필이면 대승 그룹을 고를 건 뭐야?’뒤돌아보니 주 씨가 껄껄 웃으며 말했다.“누가 이렇게 큰소리를 치면서 오나 했더니, 이게 누구셔, 우리 대승 그룹 창립자 아닙니까? 당신 회사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이제 다 확실해지지 않았나? 보아하니 또 뻔뻔하게 범죄를 저지르려는 건가 보죠?”“또라고요?”
오 비서관은 주건을 완전히 무시한 채 주건을 건너뛰고 소연과 남지훈 및 다른 사람들에게 다가가서 말했다.“소 대표님, 남 부대표님, 이 부대표님! 정말 죄송합니다. 오늘 보스께서 너무 바쁘셔서 직접 오시지 못하고 저를 부탁해 세 분과 대승 그룹에 깊은 사과의 말씀을 전해달라고 하셨습니다. 이미 모든 조사는 끝났고요. 일단 주건을 정직시키기로 하고 돌아가자마자 곧바로 회의를 열어 주건의 처분을 논의할 겁니다! 그리고 며칠 뒤에 보스께서 일 끝나시면 연회 자리를 마련해서 세 분께 직접 사과를 하시겠다고 하셨습니다!”소연이가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오 비서관님, 정말 감사해요.”“천만에요!”오 비서관이 매우 조심스러워하며 말했다.“그럼, 세 분께서 일 보세요.”세 사람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 나서야 오 비서관은 비로소 다시 뒤돌아 주건을 째려봤다.“아주 잘하는 짓이다! 얼른 가!”오 비서의 다그치는 듯한 말투에 주건은 차마 발걸음을 옮길 수 없었다.오 비서관이 즉석에서 그를 정직시키고 조사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그는 이미 체면을 차렸다.이현수는 그 일행이 떠난 뒤에야 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지훈 씨, 방금 오 비서관님이 말한 보스 말인데요…”남지훈이 씩 웃으며 말했다.“그 뉴스에서 자주 보는 류송윤, 그분을 바로 외부에서는 보스로 부른다죠.”이현수의 얼굴이 단번에 굳어졌다.‘그분을 청하실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네!’한편.오 비서관은 돌아가자마자 즉시 관련 회의를 열었고 즉석에서 주건을 직위 해제했다.주건의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 갔는데 이 문제가 설마 보스에게까지 알려질 것이라고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나무가 넘어지면 원숭이도 사방으로 흩어진다는 말처럼 그가 어려운 처지에 처하자, 아무도 다가와 말을 걸지 않았다.대신 제복을 입은 두 사람이 다가오더니 말했다.“주건, 당신을 직권남용,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정식 체포하는 바입니다! 이건 체포영장입니다!”체포 영장을 본 주건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오 비서관을 바
’명백한 증거가 있는데도 주건이 풀려났다고?’둘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만약 주건 같은 사람도 풀려난다면 감옥에 갇힌 사람 모두 싹 다 억울한 사람이 아닌가 싶었다.“매우 이상하죠?”백지의 말을 들은 남지훈과 소연은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주건이 풀려난 것도 이상했는데 백지가 그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이 더 이상했다.게다가 백지는 주건의 일 때문에 온 것 같았다.“주건이 체포되는 즉시 우리는 소식을 접했고 사부님께서 나를 J 도시로 보내 이 일을 처리하라고 하셨어요. 사실 주건을 풀어준 것도 우리의 허락을 받고 풀어준 거예요. 그렇지 않았다면 절대 풀어줄 일이 없죠. 주건은 우리가 오랫동안 감시해 왔고 레드 조직 일원이기도 해요.”남지훈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그는 일찍이 전천행으로부터 전부에서 레드 조직을 쫓고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주건 같은 인물이 연루되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이 정도면 레드 조직이 그만큼 수단이 비상하다는 말로밖에 해석할 수 없었다.백지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주건으로부터 더 많은 단서를 얻고 싶었는데 이런 일이 생길 줄은 몰랐던 거죠. 그리고 주건을 풀어준 것도 혹시 레드 조직에 연락하지는 않을지 알아보기 위해서고요. 물론 우리가 주건을 석방하기로 한 것과는 별개로 서울에서도 J 도시에 압력을 넣은 것도 있어요. 일단 주건은 이미 우리의 감시를 받는 상황이에요.”이 말을 듣고 남지훈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하지만 그는 여전히 의심이 들었다.“당신은 그럼 이 일을 처리하기 위해 J 도시에 온 것이고 우리에게는 또 무슨 목적으로? 우리 부부한테 밥을 얻어먹으러 온 건 아니겠죠?”백지가 눈을 흘겼다.‘남지훈, 이 친구는 도통 말귀가 안 통하네. 서울에서부터 먼 길을 왔는데 아니,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밥 한 끼 먹는 게 뭐가 어때서?’백지가 차갑게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전 사부님께서 당신 사정을 아시고 주건이 레드 조직에 연락해 대승 그룹과 당신 부부에게 복수할 것을 염려하고 이렇게 많은 사람을
남지훈은 백지의 말을 통해 레드 조직은 비공식적인 조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그동안 전부에서는 레드 조직의 명단을 수없이 수집해 왔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레드 조직의 수뇌부 명단을 확보하지 못했다.주건과 같은 똘마니에 대한 정보만 가지고 있었던 것이었다.백지가 말을 덧붙였다.“전부에 들어와서 전부 일원이 되면 훗날 레드 조직의 강적을 만났을 때 리스트에 있는 사람이라면 그게 누구든 전부 죽일 수 있어요.”그 말에 남지훈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바로 죽인다고요? 근거도 없이?”“맞아요! 즉결 사살!”백지가 말을 이어갔다.“반폭력에만 증거가 필요하지, 반테러? 그냥 즉시 사살하면 돼요!”남지훈은 자기도 모르게 서늘한 공기를 한입 가득 빨아들였는데 이 레드 조직이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무서운 것 같았다.“자, 이제 할 얘기는 다 끝났어요.”백지가 말을 이어갔다.“내가 사람을 두 명 정도 붙여서 비밀리에 당신들을 보호할 테니 레드 조직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전부에 들어가면 확인할 수 있을 거예요. 주건의 일을 다 끝내고 사부님이 J 도시에 오시지 않는다면 그때 일정을 한 번 확인해서 나랑 같이 서울에 가요.”백지가 또 말을 덧붙였다.“내가 당신 회사 밑에 왔을 때 전부로부터 첩보 하나를 입수했는데 J 도시에 이미 몇몇 고수들이 왔다고 하니까 당신들도 조심하세요.”그렇게 말한 후 그녀는 남지훈에게 차를 세우라고 하고 차에서 후딱 내렸다.뒤에서 차 한 대가 줄곧 남지훈과 소연을 따라 스카이 팰리스에 도착했다.집으로 돌아온 소연은 이따금 남지훈을 힐끗거렸다.“왜 그래?”남지훈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소연이가 씩 웃으며 말했다.“그냥, 우리 집안에도 이제 관직에 있는 사람이 있으니, 기분이 좋아서.”조정에 누군가가 있다면 일을 처리하기가 쉽다는 사실, 소연은 이 원리를 매우 잘 알고 있었다.한때 소박환은 송태수를 매우 부러워했던 적도 있었다.하지만 사돈이 된 후로는 그렇게 부러워하지 않았고 이제 남지훈이 전부에 들어가면서 소
주건은 대승 그룹을 상대한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기뻐했다.자신이 지금, 이 처지까지 오게 된 것은 오로지 대승 그룹 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곧 대승 그룹의 관련 정보가 조회되었다.이를 확인한 주건이 물었다.“우리 이미 대승 그룹을 공격할 준비가 된 건가요?”말이 끝나자마자 턱수염이 난 남자가 따끔하게 쏘아붙였다.“묻지 말아야 할 건 묻지 마!”주건은 목을 잔뜩 움츠렸다.턱수염이 난 남자가 정보를 한참을 들여다보다가 표적을 정했다.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서른도 안 된 세 사람이 창업한 회사가 놀랍게도 우리를 곤경에 빠뜨렸다니, 실력이 좀 있네!”“실력이 좀 있긴 하죠.”주건이 말을 이어갔다.“그런데 그 정도는 아닙니다. 형님, 그놈들을 어떻게 처리할 겁니까?”턱수염이 난 남자가 주건을 흘겨보며 말했다.“세 사람 중 두 사람은 대승 그룹 창립자이고 다른 한 사람은 대승 그룹의 대표야. 대승 그룹의 대표가 여자라고 얕보지 마, 그 여자 아주 뛰어난 안목을 가지고 있어. 그 여자만 아니었다면 우리는 대승 그룹을 파산으로 몰고 갔을 텐데, 이제 기존 방식으로는 그 사람들을 상대할 수 없으니, 최후의 수단밖에 사용할 수 없어!”암살 전문 레드 조직!그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이런 일을 수없이 해왔다.“암살? 흥미롭네요!”주건이 손을 마구 비비며 말했다.“형님, 혹시 대승 그룹 대표는 저에게 넘겨주시면 안 될까요? 실은 제가 그 여자한테 완전 홀딱 반했거든요!”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턱수염이 난 남자가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널리고 널린 게 여자인데, 얼마든지 가질 수 있잖아? 지금은 그 세 명을 빨리 해치우는 게 급선무야! 그 셋만 해결된다면 대승 그룹은 두려워할 필요도 없어!”그렇게 말하며 그는 자료를 꺼내 남지훈을 가리키며 말했다.“우리 정보에 따르면 이 사람이 대승 그룹 기술의 핵심이고 우리가 가장 먼저 처리해야 할 대상이야!”턱수염이 난 남자가 이번 작전의 리더로서 계획 수립은 그가 했고 실행은 다른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