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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0화 가식을 떨다

‘서란이 왜 여기 있는 거지?’

내 마음속엔 의심으로 가득 차올랐지만 드러내지 않았고 덤덤한척했다.

“네가 여긴 어쩐 일이야?”

배인호 어머니는 지금 서란에게 좋은 기색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서란을 대할 때는 교양이며 소양이며 다 버린 것 같았다.

서란의 손에는 꽃이 들려 있었다. 그녀는 억울한 표정으로 들어오더니 꽃을 내 머리맡에 올려놓고는 눈치를 보며 말했다.

“아주머니, 저도 어젯밤에 출발해서 달려온 거예요. 친구가 선우네 집에 불이 났다고 해서 선우 부모님 안전도 염려되고 해서 와본 건데, 지영 언니도 마침 선우네 집에 있을 줄은 몰랐어요. 게다가 다쳤다고 해서 그래서 특별히 와본 거예요.”

배인호 어머니가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그래? 이런 우연이 다 있어? 기씨 일가에 불 지른 것도 네가 한 짓 아니야?”

이 말을 들은 서란의 얼굴이 하얘졌다. 마치 들키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배인호 어머니는 그냥 대수롭지 않게 던진 말이었지만 나는 의심하기 시작했다. 서란의 성격대로라면 진짜 이런 짓을 할 법도 했다. 그렇다면 서란은 어떻게 내가 여기 온 걸 알고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주머니, 오해에요. 내가 어떻게 그런 짓을 하겠어요. 선우랑 사귀었던 사이고 저한테 엄청나게 잘해줬고 지금은 하늘나라로 가고 없는데 제가 어떻게 선우 부모님까지 해칠 생각을 하겠어요.”

서란은 말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그러더니 핸드폰을 꺼내 배인호 어머니에게 보여줬다.

“선우가 떠나고부터 잠을 잘 자지 못했어요. 만약 애초에 선우랑 헤어지지 않았으면 결과가 조금은 다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마음에 걸려서 죄책감에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서 선우 부모님께 계속 돈을 조금씩 보냈어요. 제가 진짜 나쁜 사람이라면 왜 이렇게까지 하겠어요?”

배인호 어머니는 서란의 말을 듣고 또 핸드폰을 힐끔 봤다. 이체 기록을 확인하고는 안색이 조금 좋아졌다.

서란은 눈치는 빨랐다. 배인호 어머니의 태도가 살짝 좋아지자 바로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아주머니 저한테 편견 있는 거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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