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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9화 배인호 어머니의 관심

“지영아, 어디 있어?”

배인호 어머니의 목소리도 같이 들려왔다.

‘아주머니도 같이 왔다고? 그럼, 아까 전화 받을 때 이미 우리 쪽으로 거의 넘어올 때였나?’

“콜록콜록”

나는 참지 못하고 기침을 해댔다. 바깥이 점점 시끄러워지는 걸 봐서는 사람들이 불을 끄러 온 듯싶었다.

이 기사님이 젖은 수건 하나를 건네주었다.

“사장님, 이걸로 코와 입을 막으세요. 사람들이 왔으니 이제 아무 일도 없을 거예요.”

나는 머리를 끄덕이고는 고개를 돌려 기선혜의 부모님을 바라봤다. 둘은 많이 놀란 듯했다. 아들을 잃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이런 일을 당했으니 두 사람까지 무슨 일이 생기면 난 진짜 기씨 집안의 죄인이나 다름없었다.

나는 마음이 복잡해졌다. 내가 여기까지 오지 않았더라면 이런 일도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파박!”

귀청을 때리는 소리가 천정에서 들려왔다. 위를 올려다보니 원래도 낡은 처마가 불길에 의해 점점 느슨해지고 있었다.

나는 처음으로 죽음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꼈다. 하지만 머리는 애써 냉정함을 유지하려고 했다. 밖에서는 소방차 소리가 들려왔고 조금만 더 버티면 살 희망이 컸다.

하지만 기씨 일가의 집은 오래된 집이라 그렇게 오래 버티지 못했다. 처마가 완전히 내려앉는 순간 나는 기선혜 부모님의 놀란 비명을 들을 수 있었다. 나는 제일 민첩한 속도로 기선혜 부모님에게 달려갔다. 마음에 품은 죄책감 때문인지는 몰라도 지금, 이 순간 목숨을 바쳐서라도 기선혜 부모님을 보호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나는 등이 무언가에 부딪힌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너무 아팠고 타들어 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내 물이 내 몸 위에 뿌려지는 게 느껴졌고 배인호의 목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었다. 거의 미치기 일보 직전의 목소리였다.

“허지영! 대답해!”

나는 대답하고 싶었지만, 목이 너무 아파서 소리가 나가지 않았다. 아마도 아까 매캐한 연기를 흡인하는 바람에 목구멍이 막힌 것 같았다.

그리고 지금 나는 무언가에 눌려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내가 통증으로 정신을 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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