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환은 자기가 이청월이 미리 준비한 함정에 빠진 것 같아서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호텔 문 앞에 도착하자 화려한 옷을 입고 명풍 장신구로 단장한 요염한 여자가 두 사람을 맞이했다.“청월아, 3년 만에 보는데도 여전히 아름답구나.”“유세아, 3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너 변화가 대단하구나.”이 부잣집 귀부인 같은 여자를 보자 이청월은 굉장히 놀란 표정을 지었다.이청월의 기억 속에 유세아의 가정 환경은 그리 좋지 않았다.하지만 유세아가 지금 온몸에 착용한 장신구 가격만 해도 2억 원 가치가 넘어갔다.유세아는 이청월이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자 형용할 수 없는 뿌듯함이 가슴속에서 피어났다.“난 운이 좋아서 쥬얼리 업계의 거물과 결혼했어. 근데 넌 송 도련님과 헤어진 이후로 남자를 보는 눈이 점점 나락으로 가는구나.”유세아는 일부러 이청월 옆에 서 있는 임지환을 흘긋 보며 비꼬았다.저렴한 옷을 입고 있는 데다 남자라면 찰 법한 명품 시계조차 차지 않고 있었다.이런 남자는 이청월의 가문 지위를 노리고 있는 기생오라비일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이 말을 듣자 이청월의 얼굴은 순식간에 굳어졌다.“말할 줄 못하면 그냥 닥치고 있어. 나 이청월이 사귀는 남자친구를 네가 논평할 자격이 없어.”이청월의 사회적 신분과 지위를 고려하면 유세아의 체면을 지켜 줄 필요가 없었다.“모처럼 동창회에 왔는데 너랑 싸우기 귀찮아. 방은 10층에 잡았어. 난 다른 동창들도 안내해야 하니까 네가 알아서 올라가 찾아봐.”유세아는 웃는 척하며 두 사람에게 장소를 알려줬다.유세아도 자기가 시집은 잘 갔지만 이씨 가문과 비교하면 아직도 차이가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유세아는 이청월과 말다툼이 일어나 그녀를 완전히 분노한 상태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이청월도 유세아와 더 이상 얘기를 나누고 싶지 않아 임지환을 끌고 10층에 올라가려고 했다.하지만 이청월이 임지환을 돌아보자 임지환이 여전히 유세아를 힐끗 훔쳐보고 있음을 발견했다.“흥, 이런 요염하
다른 사람들도 목을 빼 들고 임지환을 보며 그의 정체를 알고 싶어했다.“제 남자 친구 임지환이에요.”이청월이 시원시원하게 소개를 한 뒤, 한 마디 덧붙였다. “회사를 운영하고 있어요.”여자의 잔머리란.“임 선생님은 젊은 나이에 참 대단하시네요!”“소인 곽범은 진가 그룹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혹시 경영하신다는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알 수 있을까요?”곽범이 일부러 떠보며 물었다.“진가 그룹?”임지환은 조금 놀라며 물었다. “그럼, 진성 씨 밑에서 일하는 사람인가요?”곽범은 조금 멈칫하더니 물었다. “임 선생님께서 저희 회장님을 아시나요?”“당연히 알죠. 당신네 회장이 임지환 말이라면 껌뻑 죽어.”“너 혹시 이 사람한테 잘못 보이면 내일 잘릴 수도 있어.” 이청월이 냉랭하게 말했다.그녀는 이미 곽범의 속셈을 알아챘기에 일부러 이렇게 말했다.“청월아, 네가 비록 이씨 가문 아가씨라지만 감히 이런 말을 입 밖에 내다니. 우리 회장님께서 아시면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어.”곽범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그리고 그는 임지환을 아래위로 훑으며 말했다. “내가 저 사람을 얕잡아 보는 게 아니라, 저 얼굴로는 우리 진가 그룹 대문도 못 들어가.”임지환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말씀이 너무 지나치신 거 아닌가요. 저와 진가주는 오래된 벗입니다.”“허풍이 너무 지나치십니다!”“이청월은 이씨 집안 아가씨라도 되는데, 그쪽은 뭐라도 되나요? 어디서 헛소리하는거예요?”사실 곽범은 확신이 없었지,만 임지환의 말을 들으니 이 자식이 허풍을 떨고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진성은 강한시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드는 부자이고 연경 진씨 가문과도 가까운 사이였다.이청월도 그 앞에서는 후배라고 할 수 있었다.임지환이 그와 가까운 벗이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만약 믿지 못하겠으면 직접 전화해서 물어봐도 돼요.” 임지환이 담담히 말했다.“됐어요. 이 씨 아가씨의 얼굴을 봐서 사람들 앞에서 체면을 세워줄게요.”곽범이 냉랭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앞으로
“설마?”“겉으로 보기에는 아주 건강해 보이는데, 전혀 아픈 사람 같지 않아.”이청월은 그 남자를 한참 동안 자세히 관찰했지만 전혀 이상한 점을 눈치채지 못했다.“저런 병은 겉으로 나타나지 않아.” 임지환이 웃으며 말했다.이청월은 굴하지 않고 물었다. “그럼 넌 어떻게 저 사람이 병이 있다는 걸 한눈에 알아챈 거야?”“잊었어? 나 신의야!” 임지환이 담담히 대답했다.이청월이 눈을 흘기며 조용히 말했다. “네가 내 친구였으니 다행이지, 안 그러면 넌 나한테 엄청나게 맞았을 거야. 넌 허세가 너무 심해.”“이건 허세 부리는 게 아니라 내 의술에 충분히 자신이 있으니까 하는 말이야!”임지환이 천천히 말했다.의술 면에서 그는 절대적인 자신감이 있었다.“여러분께 소개하겠습니다. 이분은 저의 예비 신랑 변정한입니다.”“제가 이렇게 동문회를 주최한 가장 큰 이유는 다음 달에 있을 우리의 결혼식에 여러분을 초대하기 위해서입니다.”유세아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세아야, 이분이 네 남편이야? 오빠인 줄 알았어. 평소에 관리를 얼마나 잘하시는 거야!” 몇몇 친구들은 벌써 아부하며 말했다.“너희들도 참, 말 예쁘게 하네.”유세아는 웃으며 말을 이었다. “정한 씨는 우리와 거의 띠동갑이야. 내가 평소에 보약을 잘 챙겨주기는 하지.”“역시 아내를 잘 만났네.”“우리 같은 솔로들은 부러워 죽겠네!”“그러게... 네 예비 신랑은 한눈에 보기에도 성공한 사람처럼 보이네. 저기 거짓말이나 하고 다니는 녀석보다 몇 배는 뛰어나네.”곽범이 구석 자리에 앉아 있는 임지환을 힐끗 보며 말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도 말은 하지 않았지만, 하찮은 눈빛으로 임지환을 바라봤다.하지만 변정한은 이청월을 보자마자 예의를 차리며 먼저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아가씨, 이곳에서 만나네요.”“저는 만난 기억이 없는데요?” 이청월이 눈썹을 치켜뜨며 대답했다.옆에 있던 유세아가 불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정한 씨, 뭐 하는 거예요. 제가 여기 있는데.”그녀의 질투심이 극에
이청월은 임지환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조용히 물었다. “이 술에 문제 있어?”“이청월, 너도 같이 따라서 미친 거야? 이 술에 문제가 있다고? 그럼 내가 마셔서 보여줄게.”유세아는 두말하지 않고 술잔을 들어 그대로 꿀꺽 마셔버렸다.그녀는 독한 소주 맛에 눈물이 핑 돌았다.변정한은 안쓰러운 눈으로 그녀를 보며 말했다. “자기야, 굳이 그럴 필요 있어?”“난 괜히 억울하게 의심받고 싶지 않을 뿐이야!”말을마친 유세아가 손수건을 꺼내 입가에 묻은 술을 닦으며 이청월에게 말했다.“이제 너와 네 남자 친구는 나한테 사과해야 해.”“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이청월은 유세아가 술을 마신 뒤 아무 일도 없는 것을 보고는 임지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난 술에 문제가 있다고 얘기한 적 없어.”임지환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고는 유세아를 보며 말을 이었다. “문제가 있는 건 이 여자야!”“말도 안 되는 얘기로 사람을 홀리다니!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내가 이 술을 마실게요.”“만약 내가 이 술을 마시고 아무 일도 없으면 사람들 앞에서 내 예비 신부한테 무릎꿇고 사과해요!”변정한이 분노하며 임지환을 바라보았다. 그는 유세아를 위해 나서려 했다.“충고하는데, 자기 목숨을 담보로 도박하지 마세요!” 임지환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정한 씨, 괜히 무리하지 마요.”“의사가 말했잖아요. 당신은 술을 마시면 안 되는 몸이라고,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기면, 난 감당하지 못해요.”유세아는 옆에서 걱정하는 척하며 그를 말렸다.“걱정하지 마. 한 잔 정도는 문제없어.”“네 남자가 돼서 네가 누명을 쓰는 건 두고 볼 수 없어.”말을 마친 변정한이 임지환을 힐끗 보고는 술을 들이켰다.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눈길이 그에게로 집중되었다.임지환의 말은 그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하지만 몇십 초가 지나도 변정한은 아무 일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알코올의 작용으로 혈색이 도는 것 같았다.“역시 그저 놀라게 하는 거였군. 이제 당신의 수작은 들통이 났으니 어서
호텔 뒷골목.검은색 윗옷에 검은색 바지를 입은 수상한 사람이 주방 뒤쪽 창문으로 나와서 뒷골목으로 뛰어갔다.“사람을 죽이고 그냥 가려고?”이때, 임지환이 골목 반대쪽에서 천천히 걸어 나왔다.“내 계획은 완벽했어. 근데 어떻게 알아챈 거지?”검은 옷의 남자는 발걸음을 멈추고 어둠에서 나와서 해맑은 얼굴을 드러냈다.그는 호텔에서 변정한과 유세아에게 술을 건넸던 웨이터였다. 그의 이름은 문일이다. “네 눈에는 완벽한 계획이었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허점투성이였어.”“하지만 이거 하나는 인정할게.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수법 하나는 절묘했어. ”문일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임지환의 표정에는 전혀 변화가 없었다.이미 오래전부터 이런 결과를 예측한 사람 같았다.“유세아 그 멍청한 여자가 서두르지만 않았어도, 내 계획대로면 변정한은 보름이나 더 살 수 있었어!”“근데 이제 이런 건 중요하지 않지. 변 씨 그 사람만 죽으면 모든 유산은 유세아에게 상속될 거야.”“이 멍청한 여자는 내 말이라면 곧이곧대로 들으니까, 그 억대의 재산은 언젠가 내 손에 들어오게 되어있어.”문일은 얼굴에 원한과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임지환이 웃으며 말했다. “내 앞에서 모든 사실을 털어놓다니. 날 너무 믿는 거 아니야.”“너도 알겠지만, 이 세상에서 입이 가장 무거운 사람이 누군지 알아? 바로 죽은 사람이야!”문일의 눈빛이 차가워지더니 가느다란 몸에서 엄청난 힘이 뿜어져 나왔다.둥!그의 몸은 바람처럼 빨랐고, 임지환에게 가까워지는 순간 공기를 가르며 주먹을 뻗었다.임지환도 피하지 않고 그대로 주먹을 받아냈다펑!강철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왔고 문일은 마치 자신의 주먹이 철판에 부딪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강력한 진동이 임지환 몸에서 전해졌고 그는 그대로 수 미터나 튕겨 나왔다.문일이 손을 만지며 경계의 눈길로 임지환을 보고 말했다. “횡련 무술을 익힌 고수일줄은 생각지 못했네. 진짜 실력을 보여줘야겠네!”말을 마친 그는 갑자기 무릎을 꿇고 앉았다.슈슈슉..
“정 안되면 우리 7대 3 어때요. 7 가지시고 한 번만 봐주세요.”“그리고 제가 엄청난 비밀을 알고 있는데, 알려드릴게요...”문일은 이렇게 말하며 임지환과의 거리를 좁혀갔다.“무슨 비밀?”임지환도 걸어가며 호기심 어린 얼굴로 물었다.“그건... 다음 생에는 우리 문씨 가문과 가깝게 보내지 말라는 거야. 안 그러면 어떻게 죽는지도 모른 채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될 테니까.”문일은 음흉하게 웃더니 어느새 오른손에는 서늘한 기운을 내뿜는 비수가 쥐여있었다.그는 비수를 꼭 쥐고 임지환의 목을 향해 찔렀다.“잘됐네. 마침 나도 하려던 말이 있었는데.”“그건 바로 가까이에 있으면 누구나 나의 적이라는 거야.”비수가 꽂히려는 순간 임지환의 손이 천지를 짓누르는 신의 탑처럼 내리쳤다.“안돼!”머리 위에서 불어오는 창공을 가르는 바람을 느낀 문일은 순간 소름이 쫙 끼쳐서 급히 비수를 머리 위로 들었다.하지만 이미 늦었다.탕!손쉽게 금과 철을 잘라버리던 비수는 임지환에 의해 한 손에 두 동강이 나버렸다.그의 장세는 비수를 끊고도 여전히 놀라운 위력을 뿜어내고 있었다.문일은 크게 포효하고는 두 팔을 뻗어 막아냈다.두둥!다음 순간, 그의 귓가에는 우레와 같은 소리만 들려왔다.그의 두 팔은 진흙처럼 되어 눈 뜨고 보기도 힘들었다.임지환은 한 손으로 그의 팔뼈를 산산조각 내버렸다.“망했어! 나는 이제 죽었구나!”문일은 자신의 머리와 가까워져 오는 손을 보며 덜덜 떨었다.두 손이 끊어지는 고통도 임지환에 대한 공포를 막지는 못했다.눈앞의 귀신같이 무서운 인물은 그가 죽기 전까지도 떨칠 수 없는 악몽과 같은 존재로 남을 것이다.문일이 자기는 죽은 목숨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임지환이 손을 거두었다.그는 두 눈을 크게 뜨고 믿기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 “절 안 죽이시는 겁니까?”“널 죽이는 건 내 손만 더럽힐 뿐이야. 요행을 바라지 말고 알아서 자수해.”“만약 감옥 밖에서 보게 된다면, 넌 내 손에 죽을 줄 알아.”임지환은 손을 털고
“유세아, 너 미쳤어?”“의사 선생님이 지금 상황이 위급하다고 말씀하셨잖아. 그런데 전원을 한다는 건 죽이겠다는 거야?”이청월은 이 여자가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하며 그녀의 말을 제지했다.“내가 환자 가족이니까 어떻게 치료하는지는 내 자유야. 너 같은 외부인이 관여할 이리 아니라고.”유세아는 비록 안색은 창백했지만, 태도는 아주 확고했다. “선생님, 이 병원에 환자를 전원시키면 안 된다는 규정이라도 있나요?”조형석이 잠시 머뭇거리더니 대답했다. “그런 규정은 없습니다. 하지만 환자분의 현재 상태로 보았을 때, 전원을 하면 병세가 더 악화할 수도 있고 심지어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의사가 한 말 너도 들었지. 그런데도 굳이 이렇게 하겠다는 건 살인이나 다름이 없어.” 이청월이 차갑게 말했다.“하지만 혹시라도... 병원을 옮긴 다음 나을 수도 있어.”“아무튼 난 이미 결정했으니까, 누가 말려도 안 통해.” 유세아가 정색하며 말했다.그녀의 얼굴빛은 어두웠지만 마음속으로는 아주 신나 있었다.변정한이 죽으면 그의 수억 원의 재산은 자기 손에 들어올 테니까.“충고하는데 그러지 마.”“아니면, 저 사람이 죽은 뒤에 철창신세를 면하지 못할 거야.”유세아가 유산을 가질 기쁨에 취해있는 사이, 차가운 목소리가 그녀의 환상을 깨뜨렸다.유세아가 고개를 들어 보니, 임지환이 덩굴로 엮은 박스를 들고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지환아, 드디어 왔네.”유세아가 입을 열기도 전에 이청월이 환한 얼굴로 그의 곁으로 달려왔다.“방금 그 말 무슨 뜻이야?” 추세아의 눈빛이 반짝였다.“문일이 이미 너희들 계획을 나한테 다 말했어.”임지환이 고개를 들고 그녀를 보며 차갑게 말했다. “문일은 이미 자수하러 갔어. 그러니 여기서 괜히 발버둥 치며 시간 낭비하지 마!”“뭐? 문일이가 자수하러 갔다고. 말도 안 돼!”유세아가 두 눈을 크게 뜨고 말도 안 된다는 표정으로 말했다.하지만 그녀는 곧바로 냉정을 되찾고 비아냥거리는 표정으로 말했다. “지금 나 속이는
“전 의사가 아닙니다.”“의사가 아니라고? 그런데 무슨 자격으로 소란을 피우는 거죠? 만약 의사 면허증도 없이 그런 말을 한다면 지금 당장 경찰을 부를 수도 있어요!”조형석은 좀 어이가 없었다.(이 녀석이 이렇게 목소리를 높이기에 무슨 믿는 구석이라도 있는 줄 알았는데, 한참 소란을 피우더니 의사도 아니라니!)“괜히 끼어들지 마.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기면 살인미수로 고발할 수도 있어.”유세아도 옆에서 겁을 주며 말했다.비록 그녀는 임지환이 진짜 의술이 있는지 없는지 알지 못했지만, 임지환에게 변정한을 치료할 기회를 주고 싶지 않았다.“만약 그게 무서웠다면 여기 오지도 않았어!”말을 마친 임지환이 곧장 응급실로 들어갔다.조형석은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임지환의 앞을 가로막으며 말했다. “병원 중요구역은 관계자 외 출입 금지입니다.”“내가 꼭 들어가야겠다면요?” 임지환이 담담히 말했다.“그럼, 경호원을 불러서 쫓아낼 수밖에 없습니다.”말을 마친 조형석은 팔짱을 끼고 서서 차가운 눈으로 임지환을 보았다.임지환은 그와 말싸움하고 싶지 않아서 응급실로 걸어 들어갔다.“당신 진짜 법 무서운 줄 모르는군요. 어디 한 번 교훈을 줘야지, 안 되겠네!”임지환이 그의 말을 귓등으로 흘리자, 조형석은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프런트로 가서 말했다. “당장 경호원을 불러서 사람을 잡아가라고 하세요.”그런 다음 그는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 따라 들어갔다.그는 이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또 무슨 약을 팔려고 하는지 알고 싶었다.이청월도 긴장한 얼굴로 나지막이 말했다. “임지환,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살려야 해!”“사람 살리는 게 밥 먹듯이 쉬운 일인 줄 알아. 내가 보기에는 허풍 떠는 일에 중독된 것 같은데!” 곽범이 찬물을 끼얹으며 말했다.“원래 핑곗거리를 찾지 못할까 봐 걱정했는데 저 녀석이 직접 총구 앞에 머리를 들이밀다니, ”희생양이 되겠다고 자처하는 사람이 나타나다니. 유세아는 자기가 아주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변정한이 먹은 독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