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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진실

나는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

소희도 놀란 듯 뒷걸음쳤다. 보아하니 지환이 자신을 찌를 거라고 생각하지 못한 것 같았다.

“놀라워? 사실 네 아버지도 우리 부모님한테 이렇게 죽었어.”

지환은 휴지를 꺼내 덤덤한 표정으로 손에 묻은 피를 닦았다.

지환의 말을 들은 소희는 마치 벼락이라도 맞은 듯 털썩 무릎을 꿇더니 눈물을 뚝뚝 흘리며 그를 바라봤다.

“왜?”

지환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냐고? 당연히 돈 때문이지. 난 내 돈 절반을 남한테 나눠주기 싫거든. 그리고 살인 누명을 너한테 덮어씌우면 난 쉽게 빠져나갈 수 있으니, 일석이조 아니겠어?”

소희는 비명을 지르더니 더 이상 숨을 쉬지 않았다.

지환은 나에게 천천히 다가오더니 나를 내려다봤다.

그 순간 한숨이 나왔다.

“나도 이젠 죽은 목숨이네? 죽기 전에 당신 계획을 얘기해줄 수 있어? 적어도 알고 죽어야지.”

지환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시간 끌 생각은 버려. 아무도 오지 않을 거니까.”

하지만 나는 적어도 알고 죽어야겠다며 계속해서 계획을 말해달라고 애원했다.

지환도 자기가 이겼다고 생각했는지, 아니면 그동안 나한테 조금이라도 정이 들었는지 결국은 동의했다.

“그래.”

지환은 바닥에 앉아 천천히 자기 계획을 말해주었다.

지환은 사실 내가 퇴원하자마자 죽이려 했는데 그때 내가 기억을 잃었던 거다.

부모의 유산을 상속받은 기억 잃은 여자는 단번에 그의 욕망에 불을 지폈다.

그러다가 나와 결혼하면 가족이 다음 생까지 먹고 사는 건 걱정할 필요 없을 테고, 옆에 두고 기억이 돌아오나 감시할 수 있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 거다.

사실 지환은 나와 평생 함께 살 생각이었다. 내가 고모의 재산을 상속받기 전까지는.

그 방대한 유산에 가족은 순간 금이 갔다.

지환이 유산 절반을 독식하려 하자 동생 준환이 동의하지 않았다. 그리고 두 사람이 싸운 날 밤, 지환은 몰래 준환의 방에 들어왔다.

하지만 돈을 나누지 않으면 그때 일을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준환의 말에 지환은 화가 나서 칼로 그를 죽여버렸다.

여기까지 들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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