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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계획

죽은 사람은 내 남편 이지환이 아니라 이준환이었다.

이 사실을 알고 나니 모든 게 장난 같아 머리가 뒤죽박죽이 되어버렸다.

‘지환 씨가 아직 살아 있다면 문자에서 왜 그 사람이 내 남편이 아니라고 한 거지?’

‘그리고 준환 씨는 누구한테 죽임을 당한 거지?’

내가 생각나는 사람은 내 남편뿐이었다.

‘두 사람이 돈 때문에 싸우다가 남편이 실수로 준환 씨를 죽인 게 틀림없어!’

“경찰에 신고하는 수밖에 없겠네.”

나는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경찰에 신고하려고 핸드폰을 꺼냈다.

그때, 익명의 문자가 또 날아왔다.

[신고하지 마! 도망 치지도 마!]

[내일 계속 은행에 가.]

미래의 내가 보낸 문자에 나는 어리둥절했다.

‘신고도 하지 말고, 도망 치지도 않으면 여기서 죽기를 기다리라는 건가?’

‘내가 은행에 가면 죽는 줄 알면서 미래의 나는 왜 자꾸 은행에 가라는 거지?’

‘설마 내가 준환 씨 시체를 봐서 미래가 변했나?’

나는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미래의 나를 믿기로 했다.

나는 조심조심 지하실에서 나와 문을 다시 잠갔다. 마치 처음부터 이곳에 온 적이 없는 것처럼.

방에 돌아온 나는 한숨도 자지 못하고 내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

다음날, 준환... 아니, 지환이 내 방문을 두드렸다.

소희도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지환 뒤에 서 있었다.

“원희야, 우리 은행 가자.”

나는 두 남매와 함께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지환은 나와 소희를 뒷좌석에 앉히고, 내가 몸이 안 좋다는 핑계를 대며 소희더러 돌봐 주라고 했다.

‘하! 돌봐 주기는 무슨. 도망치지 못하게 감시하라는 거면서!’

나는 일부러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도련님은? 왜 안 왔어?”

지환은 몸을 흠칫 떨더니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아직도 삐졌어. 상관할 거 없어.”

나는 그 말을 믿는 척 고개를 끄덕였다.

가는 내내 우리 셋은 아무 일도 없는 사람처럼 굴었다.

하지만 나는 속으로 미래의 나를 무척 원망했다.

‘어제 경찰에 신고하거나 도망가면 오늘 이렇게 끌려다니지 않았을 텐데.’

지환은 매우 기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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