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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작전

“왜 거기에 숨겨?”

나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러게 내 방은 왜 매일 뒤졌어? 집은 안전하지 않으니까 밖에 숨기는 수밖에.”

지환은 쓴웃음을 짓더니 한숨을 쉬었다.

“나도 소희가 사람까지 죽일 줄은 몰랐어.”

“그러게, 나도 배후가 아가씨일 줄은 몰랐어.”

그러고 보니 소희도 참 총명하다. 어떻게 이런 방법을 생각했는지.

지환의 폰을 훔쳐 가서 나와 지환 씨 사이를 이간질하고, 지환 씨가 바로 준환이라고 오해하게끔 만들고.

문자로 나를 설득하면서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게 막고.

그다음에는 지환이 나한테 약을 먹일 거라고 말해 내가 정말 그렇게 기이한 일이 있다고 믿게 했다.

약에 문제가 있다는 걸 발견한 나는 당연히 문자 내용을 더 믿을 거고 공제를 당할 테니까.

전에도 나는 경찰에 신고하려 했는데, 문자를 보고 포기했었다. 그것도 모자라 문자의 지시대로 은행에 갔다.

마지막에 소희가 문자를 보낸 사람이 자기라고 고백하고 적당한 핑계를 대면, 나는 분명 소희를 믿고 돈 찾으러 함께 은행에 갔을 거다.

돈을 찾은 뒤 소희는 나를 죽이고 돈을 갖고 멀리 도망가면 그만이다.

하지만 내가 준환의 시체를 발견한 건 소희의 계획을 완전히 빗나갔다.

내가 바로 경찰에 신고하면 소희가 살인범이라는 사실은 숨길 수 없을 테니 그동안 문자로 나를 설득했던 거다. 나더러 신고도 하지 못하게 하고, 도망치지도 말라고 하면서 말이다.

소희는 전에 분명 나더러 은행에 가지 말라고 했는데, 내가 시체를 발견하니 또 은행에 가라고 했다. 이토록 모순되는 말을 한 건 아마도 달리 방법이 없어 계획을 강행해서일 테다.

하지만 내가 카드를 두고 가는 것까지는 생각하지 못했을 테지. 게다가 내가 지환 앞에서 모든 걸 까발리고 결판내는 바람에 그동안의 계획이 무산되었을 거다.

나는 내 생각을 지환한테 말해주면서 그를 벽돌 공장으로 부축해 갔다.

가는 내내 지환은 끊임없이 피를 흘렸고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채 기둥에 기대 숨을 몰아쉬었다.

“얼른 가서 카드부터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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