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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믿음

지환은 고통스럽게 배를 움켜쥐었다. 그의 옷은 이미 피로 흥건해졌다.

그 장면을 본 소희는 그 자리에서 굳어버리더니 피범벅이 된 칼을 바닥에 떨구었다.

“나... 나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소희는 머리를 감싼 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자기가 목숨처럼 여겼던 오빠를 다치게 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 모양이었다.

나는 황급히 지환한테 달려가 그를 품에 안았다. 그 순간 눈물이 뚝뚝 흘러내렸다.

“여보! 괜찮아?”

지환은 호흡이 약해졌다.

“나... 안 될 것 같아... 도망쳐...”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지환은 눈을 감더니 더 이상 아무 숨결도 느껴지지 않았다.

“아!”

소희는 자기 손으로 오빠를 죽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는지 비명을 지르며 뛰쳐나갔다.

나는 멍하니 지환의 시체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다.

“여보...”

하지만 다음 순간, 지환이 갑자기 눈을 떴다.

나는 너무 놀라 기겁하며 뒤로 물러났다.

“귀신이야!”

지환은 이를 악문 채 배를 움켜쥐며 퉁명스럽게 나를 노려봤다.

하지만 목소리는 여전히 힘이 없었다.

“귀신은 무슨! 나 안 죽었어!”

나는 멍해서 조심스럽게 지환을 쿡쿡 찔러봤다.

몸이 아직 부드럽고 온기가 남아 있는 걸 봐서 죽었다 깨어난 건 아닌 것 같았다.

“방금...”

“아까는 죽은 척 연기해서 소희 좀 놀린 거야. 안 그러면 당신을 어떻게 구해?”

지환은 피가 나는 배를 움켜쥐고 아픈 듯 냉기를 들이마셨다.

“그런데 칼 맞은 건 진짜야.”

나는 구급차를 부르려고 다급히 주머니를 뒤졌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핸드폰은 보이지 않았다.

그제야 아까 소희가 나와 지환의 폰을 빼앗아 갔다는 게 떠올랐다. 이제 도움을 청할 도구는 더 이상 없었다.

지금은 천지신명께 빌어 봐도 소용없었다.

이 집은 황량한 들판에 세워진 불법 건축이기에 평소 지나다니는 차가 없었다.

예전에 지환한테 왜 시내에 집을 사지 않느냐고 물었던 적이 있는데, 지환은 동생들을 돌보려면 시내가 불편하다고 했다.

때문에 우리가 평소에 사용하는 교통수단은 지환의 차뿐이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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