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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3화

온하랑은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빠르게 타자를 하던 그녀의 손가락이 순간적으로 멈추고 이윽고 온하랑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

“‘연철’이 동철 오빠 사촌 동생이야?"

온하랑은 우선 믿지 않기로 택했다.

오랫동안 알고 지낸 최동철은 절대 가족을 이용해 약자를 괴롭히는 사람이 아니었다.

게다가 온하랑이 최동철에게 자신이 모은 증거들을 보여주었을 때 보였던 최동철의 반응은 전혀 그 일을 알고 있던 사람의 반응이 아니었다.

그 아저씨가 말을 이었다.

“돈 많은 사람은 다 그래요.”

“제가 방금 찾아봤는데 본명이 최동철이더라고요. ‘연철’이라고 하는 사람이 어쩌면 정말 최동철의 사촌 동생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설마 사촌 동생이 최동철을 좋아하고 있는 건 아니겠죠?”

안경 남이 웃으며 추측을 하였다.

젊은 사진작가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아닐걸요? 요즘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사촌 동생이 어떻게 사촌 오빠를 좋아할 수 있겠어요?”

“어휴,”

아저씨가 계속해서 입을 열었다.

“친사촌 사이면 몰라도 이 둘은 친사촌이 아니에요. 이 사촌 동생이라는 사람, 최동철 새엄마의 조카더라고요.”

온하랑은 듣자마자 최동철 새엄마의 고집불통 같은 모습이 떠올랐다. 갑자기 이 아저씨의 말에 신뢰가 생겼다.

아마도 새엄마의 조카라면 사촌오빠에 대해 다른 마음을 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 그리고 최동철은 그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게 분명했다.

“그럼 그 ‘연철’이라는 사람의 본명은 뭔지 아세요?”

안경 남이 물었다.

“임연지요.”

젊은 사진작가와 안경 남이 무어라 입을 열기도 전에 온하랑이 갑자기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세 사람의 시선이 일제히 온하랑에게 향하더니 갑자기 대화 주제를 이번 대회에 관한 주제로 바꿨다.

온하랑은 한참이나 기침을 하다가 가슴께를 문지른 후에야 멈추었다.

온하랑은 헛기침을 몇 번 하더니 자신의 오른쪽으로 한 자리 옮겼다.

아저씨를 포함한 세 사람은 대화를 멈추고 복사 붙여넣기라도 한 듯한 똑같은 표정으로 온하랑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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