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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9화

최동철은 카드 게임 테이블을 엎어버렸다. 칩이 떨어지는 소리가 귀에 거슬리게 들려왔다.

그리곤 고개를 들어 오재원을 보면서 싸늘하게 말했다.

“묻잖아! 부승민한테서 직접 들을 거야?”

오재원은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서둘러 고개를 저었다.

“아... 아니 그럴 필요는...”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온하랑의 입으로 대답을 유도하긴 글렀다고 말이다.

온하랑은 교활해도 너무 교활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최동철을 조종해 자신을 상대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아직 연락하지도 않았는데 그럴 필요 없다고? 궁금하다고 하지 않았나?”

최동철의 목소리는 어투 더 싸늘해졌다.

“그냥 잠깐 궁금했을 뿐이야.”

오재원은 웃음으로 무마하려 했다.

“에이, 앉아 앉아, 게임 계속하자.”

“먼저 하고 있으세요. 전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온하랑은 룸에 있는 사람들을 한 번씩 둘러보곤 담담하게 일어났다.

그녀가 룸에서 사라지자 고요한 정적이 흘렀다. 너무도 무거워진 분위기에 숨이 턱턱 막혀왔다.

최동철의 안색이 확 어두워지고 칠흑 같은 두 눈으로 오재원을 보면서 목소리를 낮게 깔았다.

“오재원, 대가리 길다가 전봇대에 부딪쳤냐?!”

오재원의 안색이 미묘하게 변하면서 변명했다.

“동철아, 난 다 널 위해서 그런 거야. 아직도 모르겠어? 저 온하랑이라는 여자는 사악하고 교활한 여자라고. 부승민을 유혹해서 결혼한 거야. 그런 여자 때문에 네 이미지만 망가질까 봐 솔직하게 말하지 못한 거라고.”

이때 전상윤이 뜸을 들이다가 말했다.

“동철아, 사실 재원이 말도 일리가 있어. 네가 온하랑 씨를 그저 학생으로 대하는 거라면 괜찮은데, 다른 마음이 있는 거라면... 재혼은 그렇다 쳐도 부씨 일가의 양녀잖아. 그 집안 회장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사모님도 딱히 집안에 관심을 주지 않으셨대. 부승민도 그 여자를 좋아하지 않으니 편들어 주지는 않을 거야. 결국 그 여자는 아무런 이용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고...”

“맞아. 동철아, 우린 네가 정말로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 줬으면 좋겠어.”

현인호도 맞장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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