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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7화

하지만 아이는 정말로 아빠를 구하고 싶었다.

시선이 마주치고 입술을 틀어 물던 온하랑이 먼저 입을 열었다.

“형님.”

소청하는 시선을 내리깔고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왔어요...?”

“할머니는 위층에 계세요?”

부승민이 들어오며 물었다.

소청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온하랑과 부승민은 시선을 주고받으며 위층으로 걸음을 옮겼다.

안방에는 김정숙이 침대에 기대앉아 있었다. 안색이 잿빛이 된 채 멍하니 창밖만 보고 있었다.

발걸음 소리가 점점 가까이 들려왔다.

그녀의 시선도 자연스럽게 문 쪽으로 향했다.

방에 점점 가까워질수록 온하랑의 걸음도 점점 느려졌다.

문 앞에 도착한 순간 그녀는 이대로 시간이 영원히 멈추길 바랐고 김정숙을 차마 마주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온하랑은 짙은 한숨을 내쉬고 문고리를 잡았다.

문이 천천히 열렸다.

김정숙과 눈이 마주친 온하랑은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

“할머니.”

그녀는 빠르게 걸음을 옮겨 그대로 김정숙에서 돌진해 김정숙의 손을 잡았다. 그녀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할머니...”

“그래, 하랑아.”

김정숙은 자애로운 모습으로 손을 그녀의 손 위로 포갰다.

“할머니는 너를 탓하지 않는단다.”

온하랑의 사슴 같은 눈망울에 김정숙은 바로 그녀가 어떤 걱정을 하고 있는지 눈치챘다.

그녀의 손녀는 평소엔 아무렇지 않은 듯해 보이지만 사실은 마음이 가장 여린 사람이었다.

온하랑은 눈앞이 흐려졌다. 눈에서 진주알 같은 눈물이 떨어졌다.

“할머니, 제가 오면서 얼마나 걱정했는지 모르실 거예요...”

그간 걱정하고 두려워했던 마음이 안개가 걷히듯 사라져버렸다.

김정숙은 온하랑의 세상에서 가장 이성적인 사람이었다.

그녀는 온하랑의 손을 토닥이며 말했다.

“괜찮단다. 네가 잘못한 건 하나도 없단다.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아버지를 위해 진범을 찾겠다는 네 마음은 나도 알고 있었단다. 이런 마음과 끈기는 흔치 않은 것이니 할머니는 너를 탓하지 않는단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어쩌면 10년이 지났다고 귀찮은 일을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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