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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9화

이런 원망과 증오는 비록 부승호가 억누르고 있었지만, 여전히 부민재의 마음속에 남아 있었고 결국 그런 사태가 일어나게 된 것이다.

“할머니께서 숨기셨다는 건 전부 절 위해서 그런 것이잖아요.”

그에겐 형제끼리 화목하게 지내는 것 외엔 중요한 것이 없었다. 누가 이런 일이 있었을 거라고 상상이나 했겠는가?

“선월이는, 그러니까 네 어머니는... 그간 해외에 오랫동안 힘들게 적응하며 살았으니 너무 탓하지 말렴.”

부승민의 눈빛이 가라앉았다. 아마도 부선월이 떠나기 전에 무슨 짓을 했는지 떠올리는 것 같았다.

“제가 하는 일에 간섭하지 않고 더는 저랑 하랑이 사이를 가로막지만 않는다면 저도 어머니로 대할 겁니다.”

“그래.”

김정숙은 고개를 끄덕였다.

“되었다. 너도 얼른 나가 보아라. 난 피곤해서 조금 쉬어야 할 것 같구나.”

“네, 할머니. 그럼 쉬세요.”

부승민은 그대로 일어나 방을 나갔다.

나오자마자 2층 창문에 기대어 서 있는 온하랑을 발견했다. 솔솔 불어오는 바람에 흩날리는 머릿결과 옷자락은 마치 선녀의 모습 같았고 당장이라도 하늘 위로 훨훨 날아갈 것 같았다.

문이 닫히는 소리에 온하랑은 고개를 돌렸다. 입을 열기도 전에 부승민이 성큼성큼 다가오더니 그녀를 꽈악 끌어안았다.

그는 머리를 그녀의 목덜미에 파묻은 채 눈을 감고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온하랑은 얼떨떨한 얼굴로 그를 밀어냈다.

“왜 그래?”

그의 행동이 너무도 수상했다. 김정숙과 무슨 대화를 나누었는지 궁금해졌다.

하지만 아무런 응답이 들려오지 않자 다시 그를 불렀다.

“부승민?”

몇 분 뒤, 부승민은 그녀를 놓아주며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금방 알게 된 자신의 정체는 다른 누구라도 좋아하는 사람에게 밝히고 싶지 않을 것이다.

온하랑은 의구심이 가득한 눈길로 그를 보았다.

“형에 대해 할머니께서 뭐라고 하셨어?”

“그냥 할머니가 형 교육을 잘못했다고 자책하셨어. 그리고 예전의 일을 떠올리면서 그냥 추억 회상 좀 했을 뿐이야.”

온하랑은 그를 빤히 보다가 아래층으로 걸음을 옮겼다.

곧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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