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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4화

온하랑은 괴롭힘을 가장 심하게 당하던 때를 기억한다. 괴롭힘이 가장 심하던 그 며칠 동안 그녀는 꿈속에서 집으로 돌아온 엄마를 만났다. 돌아온 엄마는 온하랑을 품에 꼭 끌어안고 다시는 그녀의 곁을 떠나지 않을 거라 말했다. 학교에서도 친구가 생겼고 더는 그녀를 괴롭히는 사람은 없었디.

하지만 꿈에서 깨어난 후, 그녀에게는 남은 것은 차가운 이불과 깜깜한 밤뿐이었다. 그녀는 몸을 움츠리고 밀려오는 무기력감에 숨죽여 울었다.

어린 시절에는 이런 꿈들을 많이 꿔왔지만 나이가 들수록 점점 그 횟수가 줄어들었다.

마지막으로 이런 꿈을 꾼 것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10년 정도는 되었을 것이다.

예전부터 온하랑은 종종 생각해왔다. “그녀”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재혼했을까? 왜 그렇게 무자비하게 온하랑을 버렸을까? 왜 단 한 번도 온하랑을 보러 오지 않았을까? 그 주변에 이미 다른 아이가 있어서 자신을 버린 게 아닐까?

때로는 자신을 버린 “그녀”를 원망하기도 하고, 때로는 “그녀”에게 나름의 이유가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온하랑은 더 이상 어머니의 존재를 기대하지 않았다. “그녀”에 대한 분노도 더 이상 들지 않았다. “그녀”를 아예 세상에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다.

아버지가 죽은 후 몇 년 동안, 온하랑은 이미 여러 해 동안 험난한 여정을 걸어왔다.

세상은 넓으니 온하랑은 우연히 두 사람이 다시 만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하늘은 운명의 장난을 너무 좋아했다.

알고 보니 온하랑이 항상 그리워하던 “그녀”는 최씨 가문 옛 주인의 두 번째 부인이었다.

아버지가 죽었을 때, “그녀”는 뉴스를 보았을까? 온하랑이 부씨 가문으로 입양됐다는 사실은 알고 있을까?

"그녀"가 부하를 통해 온하랑을 병원으로 데리고 갔던 그 날, 온하랑이 바로 자신이 버렸던 딸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을까?

온하랑은 병원에서 “그녀”가 했던 말을 떠올리며 입가에 자조적인 미소를 띠었다.

“그녀”는 분명히 알고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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