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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9화

온하랑은 말문이 막혀 눈만 깜빡거렸다. 부승민의 이런 모습은 처음 보는 그녀였다.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온하랑은 그를 당해내지 못했다. 그녀는 몇 초 동안 침묵하다가 물었다.

“무슨 조건인데?”

부승민이 막 입을 열려고 하는 순간 온하랑이 한마디를 보탰다.

“적당히 해!”

부승민은 그윽한 눈빛으로 마치 매우 경건한 일을 말하는 것처럼 그녀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아주 간단해. 일부러 나를 멀리하지 말고 나한테도 공정한 기회를 주는 거야.”

온하랑이 침묵하자 부시아는 얼른 그녀의 손을 잡고 흔들었다.

“숙모, 들어줘요? 네?”

온하랑은 눈을 치켜뜨고 부승민을 노려보았다. 부승민은 언제부턴가 꾀가 정말 많아졌다. 온하랑이 여전히 말이 없자 부승민은 갑자기 안색이 어두워지며 미간을 찌푸리고 복부를 감쌌다.

“쓰읍...”

“삼촌, 왜 그래요? 위가 많이 아파요?”

부시아는 즉시 침대 옆으로 달려가 관심 어린 마음으로 그의 손을 잡았다.

“괜찮아.”

고통을 참고 있는 게 눈에 훤히 보였다.

“이 짧은 시간에 벌써 두 번이나 아팠는데 의사 불러줄까?”

부승민은 자조적으로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 그냥 아파서 죽게 내버려둬. 어차피 넌 관심도 없는데.”

“...”

“그래, 그래. 승낙할게. 됐지?”

그녀는 짜증섞인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어쨌든 공정한 경쟁의 주도권은 그녀에게 있었다. 부승민은 눈썹을 치켜올렸다.

“진짜지?”

“거짓말이길 원해?”

“당연히 아니지. 약속 지켜. 다시는 날 피하지 않을 거지?”

“나도 조건이 있어. 이번 일이 사실이든 아니든, 앞으로 민지훈을 겨냥하지 마. 그리고 내가 민지훈과 있을 때 와서 방해하지 마.”

온하랑은 민지훈이 그녀가 부승민과 엮인 걸 알게 될까 봐 불안했다. 부승민의 표정이 어두워지자 부시아는 미친 듯이 부승민에게 눈짓했다.

어차피 부시아라는 스파이가 있으니까, 그녀가 마른 병아리를 주시할 것이다. 부승민은 마지못해 승낙했다.

“그래, 겨냥하지 않을게. 그런데 나한테도 단둘이 있을 시간을 줘.”

“있을 거야. 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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