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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7화

온하랑은 부시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시아 정말 똑똑하네. 잘 그렸어, 예쁘다.”

옆에서 링거가 꽂히지 않은 한쪽 손으로 노트북을 두드리고 있던 부승민이 둘의 대화를 듣고 그곳으로 시선을 돌려 웃어 보였다.

“시아야, 이 그림 작은 아빠 주면 안 돼?”

“으응 그렇지만 저는 이거 남겨두고 싶은데요…”

아이의 얼굴에 망설임의 감정이 잠시 맴돌았지만 결국 부승민의 말에 동의했다.

“좋아요, 이거 작은 아빠 줄게요.”

“시아가 맘에 든다 그러면 작은 아빠도 굳이 뺏을 생각 없어.”

“시아는 이거 기념으로 남겨두고 싶어요. 돌아가도 이 그림 보면서 작은 엄마랑 작은 아빠 떠올리게.”

보아하니 부시아는 아직 이곳에 오랫동안 머물 생각이 없는 듯했다.

부승민이 답했다.

“괜찮아, 시아 방학한 지 아직 얼마 안 됐잖아. 다른 생각 하지 말고 노는 데에만 집중하면 돼.”

온하랑은 시간을 확인했다. 이미 오후가 다 되어있었다. 온하랑은 이미 부시아에게 접종한 상태였다.

“시아야, 저녁에 작은 아빠랑 같이 병원에서 노는 거 어때? 작은 엄마가 좀 늦게 데리러 올 것 같은데.”

부시아가 놀란 듯 고개를 들었다.

“작은 엄마 혹시 지훈 오빠랑 같이 밥 먹으러 가요?”

부시아의 말에 부승민의 시선도 온하랑에게로 옮겨졌다. 부승민의 눈빛이 이글거리고 있었다.

왜인지 모르게 온하랑은 죄책감이 들어 의기소침 했다.

“응, 거래처랑 거래가 성사됐나 봐. 작은 엄마 밥 사주고 싶대.”

부승민은 민씨 가문의 일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뒷말은 그저 온하랑이 부승민을 위해 한 말이었다.

말을 마친 후에야 온하랑은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부승민에게 해명을 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저도 작은 엄마랑 같이 가고 싶어요.”

“미안해, 시아야. 이번에는 작은 엄마가 시아 못 데리고 갈 것 같아. 작은 아빠 옆에 있어 주는 게 어때? 작은 아빠가 몸이 저렇게 안 좋은 데도 일하고 있잖아. 혼자 병원에 있는데 얼마나 불쌍해?”

부시아는 온하랑의 말에 놀란 듯 고개를 돌려 부승민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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