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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9화

하지만 지금 민지훈이 온하랑에 대한 감정은 이미 걷잡을 수 없이 커진 모양이었다. 이렇게 된 이상 온하랑은 민지훈을 이용하는 데 자연스레 죄책감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 진실을 마주할 민지훈을 어떻게 봐야 할지 막막했다.

“누나, 더 먹을래요?”

민지훈은 이미 비어버린 온하랑의 앞접시를 보며 물었다.

온하랑은 포크를 내려놓고 대답했다.

“괜찮아요. 많이 먹으면 물려서요.”

“그럼 이제 갈까요? 아직 시간도 이른데 한강에 가서 산책이나 하죠.”

민지훈이 웃으며 물었다.

온하랑은 민지훈이 지금 너무 기분이 좋은 나머지 자신과 헤어지기 싫어한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온하랑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좋아요.”

두 사람은 이내 주차장으로 향했다. 민지훈이 자연스레 운전석으로 몸을 옮겼다.

“누나, 저 면허 땄어요. 운전은 제가 할게요.”

온하랑은 차 키를 건네주며 조수석에 앉았다.

히터를 틀자 차 내부는 이내 따뜻해졌다.

온하랑은 카시트 등받이에 몸을 기대 창밖으로 휙휙 스쳐 가는 길거리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민지훈은 운전에 집중하고 있었다.

조금 전, 사귀기로 한 사람들답지 않게 차를 타고 가는 내내 아무 대화도 오가지 않았다. 마치 갑자기 좁혀진 둘 사이의 거리가 아직 적응되지 않는 모양이었다.

한참이 지나 차가 신호등에 걸리고 나서야 민지훈이 별안간 입을 열어 물었다.

“누나, 제 인스타에 우리 사귀는 거 공개해도 돼요?”

온하랑은 잠시 진지하게 생각하더니 이내 공식 석상에서나 쓸법한 말투로 대답했다.

“되긴 되는데 아저씨나 아주머니 같은 어르신분들에게는 안 보이게 해줄 수 있을까요? 우선 그분들한텐 알리고 싶지 않아요. 아, 그리고 인스타 팔로워들한테 우리 사이를 사이버 렉카들한테 몰래 알리지 말아 달라고 잘 얘기 해줬으면 좋겠어요. 난 내 사생활이 알려지는 게 싫거든요.”

부승민의 전 아내로서 어느 정도의 사이버 영향력을 지니고 있던 온하랑이였기 하는 말이었다.

온하랑은 일부 사이버 렉카들이 조회 수와 어그로를 위해 민지훈과의 관계를 폭로해 민성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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