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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0화

민지훈은 약속대로 부모님을 포함한 어른들에게 게시글을 숨겼다. 그들이 두 사람이 사귄다는 것을 알고 여기저기 떠드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까지는 굳이 숨기지 않았다. 숨기고 싶지도 않았다. 인스타 계정을 만들고 인스타 팔로워까지 만든 목적부터 친구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해주기 위해서였으니까.

인스타 피드를 올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친구들, 동창들, 동기들 모두가 축하의 댓글을 달았다.

그중에는 부현승의 댓글도 눈에 띄었다.

“오랫동안 사귀길.”

그 밑에 민지훈이 답글을 달았다.

“감사합니다. 부 매니저님.”

뒤이어 부현승은 민지훈의 인스타 피드 게시물을 캡처해 부승민에게 보내주었다.

부승민은 서로 다른 두 손이 손깍지를 꼭 끼고 있는 휴대전화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초점을 잃은 심연 같은 검은 눈동자는 끝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공허했다.

사진 속의 하얗고 가는 손은 누가 봐도 여자의 손이었다.

온하랑과 무려 3년 동안의 결혼생활을 한 부승민인데 온하랑의 손을 못 알아볼 리 없었다.

부현승은 친절하게도 밑에 자신이 단 댓글과 민지훈의 답글까지 함께 캡처해 부승민에게 보내주었다.

인스타 피드에는 이모티콘 하나와 사진 한 장뿐이었지만 댓글 창에 있는 많은 축복의 말들과 민지훈의 반응으로 확신할 수 있었다. 이건 지금 공개연애를 암시하는 인스타 게시물이었다.

휴대전화를 쥐고 있던 큰 손에 점점 힘이 들어갔다. 손등에는 핏줄까지 울퉁불퉁 솟아있었다. 부승민의 평온한 표정과는 달리 눈빛에는 어둡고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몸속의 야수가 봉인에서 깨어나 미친 듯 포효하며 당장이라고 민지훈을 찢어 죽일 기세로 날뛰고 있었다.

온하랑! 참 잘하는 짓이다!

어제 온하랑은 이미 부승민의 고백에 응하며 더는 그와 일부러 멀어지지 않겠다 약속했다. 민지훈과 부승민의 공평한 경쟁을 허락한 것이다.

하지만 오늘, 온하랑은 부승민이 추서윤을 대하는 방식에서 부승민이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그래놓고 오늘 밤, 온하랑은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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