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하랑은 그런 부시아를 차마 깨울 수 없었다.그녀는 손을 뻗어 부시아의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볼을 콕콕 질렀다. 아이의 볼은 마치 갓 태어난 갓난 아기의 엉덩이처럼 탱글탱글 했다.뻗었다 손을 거두자 온하랑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뒤에 있던 사람과 부딪혔다. 그녀는 뒤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고개를 돌렸다. 언제 왔는지 모를 부승민이 온하랑의 뒤에 서서 눈도 깜빡 하지 않고 그녀를 쳐다 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의 눈동자는 금방이라도 한 방울 의 먹물이라도 흘러 나올 듯 새까맸다.둘의 시선이 공중에서 얽히자 온하랑은 귀신이라도 본 듯 등골이 오싹해져 무의식적으로 침을 꿀꺽 삼키며 간신히 평정심을 되찾았다.“부승민? 왜 이렇게 기척도 없이 와?”“네가 너무 집중해서 못 느꼈을 뿐이야.”“그래?”“응.”온하랑은 오늘 밤의 부승민에게 어딘가 모르게 음산한 기운이 감도는 것 같았다.하지만 온하랑은 별로 개의치 않고 그저 부시아를 빨리 깨워 이곳을 떠날 준비를 했다.“시…”입을 여는 순간, 온하랑은 순간적으로 목덜미에서 전해져오는 고통을 느끼고는 이내 머릿속이 하얘 지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눈앞이 새까매지더니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부승민은 정신을 잃은 온하랑을 받아 안은 채 우아하고 매혹적인 그녀의 얼굴을 홀린 듯 멍하니 바라보았다.부승민은 천천히 몸을 숙여 온하랑의 눈썹 위로 가볍에 입을 맞추고는 작게 속삭였다.“하랑아, 내 탓 하지 마…”…더원파크힐.정원에서 들려오는 자동차 엔진 소리에 집 안에 있던 아주머니가 밖으로 나왔다.“대표님, 병원에 계신 거 아니셨어요? 왜 지금 돌아오세요?”손자도 이미 상태가 많이 호전 된 상태였고 또한 부승민이 위 출혈로 입원해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임 알고 있었던 아주머니였기에 일부러 이틀이나 일찍 돌아온 것이었다. 그녀는 내일 당장 병원을 찾아 부승민의 병문안을 가기로 계획하고 있었다. 부승민은 운전석 문을 닫고, 조수석으로 가 정신을 잃은 온하랑을 안고 나왔다.“시아는 뒷좌석에서 잠들어버렸어
부승민은 바로 몸을 일으켜 침대에서 일어나 구급상자를 꺼내 체온계를 찾아 온하랑의 체온을 쟀다.38.6도였다.부승민은 구급상자에서 해열제를 찾아 따뜻한 물 반 컵에 타 온하랑에게 먹였다. 그는 알코올을 수건에 적셔 온하랑의 이마와 목덜미를 가볍게 닦아주었다. 부승민은 수건을 한쪽에 두고 온하랑의 내복을 들어 올려 그녀의 겨드랑이를 닦아주려고 했지만, 내복이 너무 타이트한 나머지 닦을 수가 없었다. 부승민은 30초 정도를 망설이다가 그녀의 내복을 벗겼다. 이것도 다 온하랑을 위한 것인데 뒤 늦게부승민을 원망하지는 않을 것이다.부승민은 애써 자신을 위로했다. 그는 수건을 들고 온하랑의 겨드랑이, 팔, 가슴을 닦아주었다.그녀의 가슴골에서 보이는 하얀 살결과 잘록한 허리에 부승민의 눈빛은 더욱 시커먼 속내로 가득 들어찼다.부승민은 온하랑의 몸을 다 닦아주고 이불까지 덮어주었다. 그것도 모자라 침대 옆을 지켜가며 20분마다 체온을 측정하고 알코올을 묻힌 수건으로 온하랑의 몸을 닦아주었다. 새벽 네 시가 되어야 온하랑의 체온이 내려가기 시작했다. 부승민은 마침내 안심한 듯 이불을 열어 피곤해 녹초가 된 몸을 뉘고는 차가운 몸으로 온하랑을 안아주었다. 하지만 감은 눈을 통해 전해지는 부드럽고 매끈한 온하랑의 피부 감촉에 부승민은 도저히 잠들 수 없었다. 그의 몸속에서 사악한 불길이 일더니 부승민의 몸이 뜨거워졌다. 온하랑은 잠자리가 불편한 듯 부승민의 품속에서 계속하여 몸을 몇 번이고 뒤척였다. 동그랗게 힙업이 된 둔부가 여러 번 부승민의 민감한 부위를 자극하며 활활 타오르는 불길에 기름을 붓기라고 한 듯 몸속에서 이글거리는 불꽃이 더 거세졌다.부승민이 더 버티기 힘들었던 것은 온하랑이 몸을뒤척일 때마다 속옷을 지탱해주고 있던 그녀의 속옷 후크가 다 풀려 이제 그녀의 몸을 타고 미끄러지며 내려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부승민은 귀신에게 홀리기라도 한 듯 손을 내밀어 온하랑의 가슴에 묻었다.부시아가 말한 대로 좋은 향기가 났고 촉감도 말랑하니 좋
하지만 몸이 약해진 온하랑의 눈빛에는 위협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부승민은 잠시 멈칫하더니 이불 너머로 온하랑을 누르고는 큰 손으로 온하랑의 이마를 만지며 올려서 대충 온도를 파악했다. 이내 손을 거둔 부승민이 차분한 표정으로 물었다.“배고파?”“…”온하랑의 질문은 그저 무시하는 건가?“내가 묻잖아. 왜 나를 기절시킨 거냐고? 내 옷은 또 어디 있고?”온하랑이 눈을 크게 부릅뜨고 화를 냈다.하지만 부승민은 계속 직접적인 대답을 피했다. “아주머니께서 아침 준비해주셨어. 내가 조금 있다가 가져다줄게. 어젯밤에 열나던데, 지금은 어때? 어디 아픈 데 있어?”“옷부터 줘, 내가 직접 내려가서 먹을 거야!” “누워있으라고 했다. 말 들어. 내려가서 아침 갖다 줄 테니까.”말을 미친 부승민이 곧장 자리를 떴다.온하랑은 치밀어 오르는 화에 정신을 잃을 지경이었다.그녀는 온몸을 이불로 칭칭 휘감은 채 방에 있는 옷장 문을 열었다. 유감스럽게도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단 하나의 옷가지더 없었다.온하랑의 두 눈이 커졌다.온하랑은 휘청이며 문 앞까지 걸어가 문고리를 잡아당겼다. 하지만 그 문은 이미 부승민에 의해 굳게 잠긴 상태였다.방을 쭉 둘러보았지만 그 어떤 전자기기도 보이지 않았다.온하랑은 허무하게 침대에 내려앉아 잔뜩 화난 표정으로 침대를 힘껏 내리쳤다.그녀는 그제야 깨달았다. 자신이 부승민에 의해 감금당했다는 것을.마치 어제 부승민이 온하랑에게 했던 말처럼, 부승민은 그녀를 새장 속의 새처럼 영원히 자신의 곁에 묶어둘 생각이었다.집에 돌아가지 않았으니 같이 사는 김시연이 분명 온하랑에게 전화를 걸었을 것이다.온하랑의 휴대전화는 지금 부승민에게 있다. 어쩌면 부승민은 지금 자신만의 핑계로 김시연을 속이고 있을 게 분명했다.김시연이 최대한 빨리 어딘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껴줘야만 한다.휴대전화 생각이 나자 온하랑은 또 민지훈이 떠올랐다.온하랑이 이마를 짚었다.금방 사귀기 시작한 사이이니 민지훈이라면 분명 온하랑에게 메시
온하랑의 침묵이 부승민의 분노에 기름을 부은 듯했다. 그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내 말 맞지?”온하랑은 고개를 숙이고 머리를 지었다. 내며 열심히 해명하기 시작했다. 당차던 온하랑도 그 순간만큼은 어딘가 미안한 듯한 말투로 얘기했다.“사실은 그런 게 아니라… 뭐냐면….”부승민의 추측은 틀리지 않았다. 온하랑이 민지훈을 좋아한다는 그 부분만 빼면 말이다.“뭔데?”부승민이 이를 꽉 깨물고 되물었다.온하랑은 죄책감이 들었지만 여전히 강인한 태도로 부승민을 노려보며 말했다.“별거 아니야. 네 말이 맞아. 난 민지훈을 더 좋아해. 그래서 고백했을 때 그냥 받아줬어. 거기에 무슨 이유가 더 필요해? 난 이제 솔로고 연애 좀 하겠다는데 전남편 눈치까지 봐야 해?”부승민은 온하랑을 살벌하게 노려보더니 분노에 찬 헛웃음을 흘렸다.부승민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분노의 불길이 점점 거세졌다. 짙은 안개가 깃든 듯한 눈에, 칼날같이 날카로워진 눈빛에 이성이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큰 손으로 이불을 젖혀 온하랑의 맨살을 강제로 드러냈다. 부승민은 입꼬리를 올려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예쁘다, 하랑아. 만약 내가 이 상태로 네 사진 찍어서 민지훈한테 보내면, 그땐 너희 둘이 헤어지려나?”온하랑은 한 손으로 다급하게 자신의 속살을 가리며 다른 한 손으로는 필사적으로 부승민에게 빼앗긴 이불을 다시 뺏어오려 애를 썼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부승민의 말에 온하랑의 몸이 굳었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분노에 가득 찬 부승민을 바라보았다.“부승민, 너 미쳤지!”“네가 나더러 미쳤다 그러는데, 내가 이런 미친 짓이라도 안 하면 억울해서 어떻게 살아?”온하랑은 놀란 눈빛으로 부승민을 쳐다보았다. 이윽고 부승민의 조각 같은 얼굴이 점점 가까워졌다.그는 몸을 숙여 온하랑의 입술을 삼켰다. 거칠게 물고 씹고 빨아댔다.힘껏 저항하던 온하랑의 두 손은 부승민에 의해 쉽게 제압되어 머리 위로 올려졌다. 그는 남는 한 손으로 온하랑의 말캉한 살을 지분거렸다
잠옷을 받아든 온하랑은 부승민의 시선을 느끼자 급격히 어두워진 표정으로 말했다.“나가.”“못 본 것도 아닌데.”부승민의 눈빛이 어딘가를 바라보더니 이내 몸을 돌려 방 밖으로 나갔다.옷을 입은 온하랑은 그제야 아침밥을 먹기 시작했다.사실 온하랑의 배는 진작 꼬르륵 소리로 난리가 나 있었다. 아주머니가 한 반찬들이 하나같이 다 입맛에 맞았던 탓에 온하랑은 빠른 속도로 식사를 마쳤다.쟁반을 들고 계단을 내려가던 온하랑은 식탁 앞에 앉아 아침 식사를 하고 있던 부시아를 발견했다. 부시아 역시 온하랑을 발견하고는 신난 듯한 표정으로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다.“작은 엄마!”“시아 밥 꼭꼭 씹어 먹어. 작은 엄마는 지금 감기에 걸려서 시아랑 같이 놀아줄 수가 없을 것 같아…”온하랑은 쟁반을 주방에 갖다 놓았다. 아주머니는 미리 설거짓거리를 정리하고 있었다.온하랑이 접시를 내려놓으며 자연스레 질문을 던졌다.“아주머니, 손자분이 앓고 있던 병은 나았나요?”“많이 좋아졌어요. 며칠만 지나면 완치될 것 같아요.”“잘됐네요.”온하랑이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그럼 수고하세요. 먼저 가보겠습니다.”“아, 사모님!”아주머니가 온하랑을 불러세웠다.“까먹으신 것 같은데. 저는 이제 사모님이 아니에요.”“제 마음속에서는 영원히 사모님이세요. 사모님, 사모님께서는 모르시겠죠? 어젯밤에 열이 39도까지 오르셔서 대표님께서 밤새 간호해주고 계셨어요. 약도 먹여주고 몸도 닦아주고, 열 내리실 때까지 옆에서 얼마나 지극정성으로 간호해줬는지 몰라요. 지금 대표님도 환자예요. 가끔은 옆에서 가만히 지켜만 봐도 대표님이 사모님 얼마나 사랑하고 계시는지 다 보일 때가 있어요. 저는 진심으로 사모님께서 대표님께 한 번만 더 기회를 줬으면 좋겠네요…”“아주머니, 부승민이 절 위해 해준 일에 대해선 저도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한테는 이미 남자친구가 따로 생겨버려서요.”도우미 아주머니의 놀란 표정이 보였다.“남… 남자친구가 생겼다고요? 너무 이른 거 아닌가요?
“방금 뭐라고 했어?”부승민이 고개를 돌려 온하랑을 응시했다.온하랑이 다급하게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아무 말도 안 했어. 잘못 들었나 보네. 휴대폰 돌려줘!”온하랑은 강경한 태도로 부승민을 바라보았다.어쨌든 휴대전화에는 비밀이 많았고 온하랑은 그것들을 부승민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다.만약 부승민이 온하랑의 휴대전화로 민지훈에게 이상한 메시지라도 보내면 이때까지의 노력이 모두 수포가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그리고 온하랑은 부승민이 자신과 서우현의 채팅 기록을 보고 민지훈에게 접근한 목적을 알아채기라도 할까 봐 그게 두려웠다.온하랑이 사실 민지훈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면 부승민은 그 전보다 더 심하게 온하랑을 꽉 붙잡고 절대 놓아주려 하지 않을 테니.“휴대폰이 그렇게 중요해?”온하랑의 마음속에서 불꽃이 일기 시작했다. 그녀는 큰 두 눈을 부릅뜨고 부승민을 째려보더니 깊게 숨을 들이쉬며 겨우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어차피 지금 어디 가지도 못하는데 휴대폰 돌려준다고 해도 별 쓸모는 없겠다.”부승민은 무언가 떠오른 듯 눈빛이 반짝이더니 온하랑을 가만히 응시했다.“뽀뽀 해주면, 휴대전화 돌려줄게.”부승민의 말투에는 어딘가 알 수 없는 우월감까지 느껴졌다.온하랑은 놀란 나머지 턱까지 빠질 뻔했다.그녀는 놀란 눈으로 부승민을 바라보았다. 그 놀라움의 눈빛이 경멸스러움으로 바뀌는 것은 한순간이었다.“부승민, 넌 진짜 또라이야!”“넌 그냥 나한테 뽀뽀할 건지 안 할 건지 대답만 해.”화가 난 온하랑이 그대로 이를 악물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마치 경계심이 온몸의 털이 바짝 선 고양이가부승민에게 하악질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녀에게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결정했어? 나 병원 가봐야 하는데.”부승민은 일부러 당장이라도 출발할 듯한 기세를보였다.보폭이 큰 편이었던 부승민은 몇 걸음 안 가 곧장 거실 현관에 도착했다.온하랑은 부승민이 현관을 열고 나가려던 그 순간, 등 뒤에서 부승민을 불러 세웠다.“잠깐만!”온하
그녀는 핸드폰을 열어 확인했다. 어제 확실히 민지훈과 김시연이 그녀에게 문자를 보냈었다.부승민이 그녀 대신 대답했다. 그리고 김시연에게 돌아가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그가 이상한 얘기를 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게다가 부승민이 그녀와 서우현의 대화 기록을 보지 못해서 다행이었다.오늘 아침, 민지훈은 또 문자를 보냈다. 아침 7시 32분에 햇살 이모티콘과 함께 보낸 문자였다.[좋은 아침이에요. 누나.]그리고 이제 거의 8시가 된 시점에 온하랑이 답장했다.[너도 좋은 아침이야.]얼마 지나지 않아 민지훈은 온하랑에게 문자를 보내 출근 중이라고 했다.온하랑은 감기에 걸린 일을 얘기했다.그렇게 두 사람은 꽤 오랫동안 얘기를 나눴다.얼마 지나지 않아 김시연은 별장으로 왔다. 그녀가 든 종이가방에는 온하랑의 옷이 있었다.온하랑이 김시연을 부른 것이었다.멍청한 부승민. 정말 내가 이곳에 앉아있기만 할 줄 알아?김시연은 침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부시아가 아래층에 있다는 것을 확인한 후 문을 닫은 후에야 한숨을 내쉬었다.“부지런은 정말 사악해. 이거 봐. 계속 엮이면 더 힘들어진다니까. 이번에는 몰라도 다음에 널 다시 가두면 어쩌려고. 시아가 귀여운 건 알아. 나도 시아를 귀여워하고. 하지만 네 생각도 해야 할 거 아니야. 시아가 네 아이도 아니고. 네가 평생 키울 것도 아니잖아.”온하랑이 침묵하더니 말했다.“너 오늘 출근해?”사실 그녀는 그녀와 부승민 사이에 부시아가 있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부시아가 없다고 해도 부승민은 계속 그녀한테 매달릴 것이다.다른 방법으로, 계속해서 궁리해서 그녀를 따라다닐 것이다.온하랑이 이곳을 완전히 떠나지 않는 이상 말이다.온하랑은 부선월처럼 이민 생각이 있긴 하지만 그건 아버지의 복수를 완성한 후의 일이다.김시연은 시계를 보더니 숨을 들이켰다.“아, 지각이다! 난 얼른 갈게!”김시연이 떠난 후, 온하랑은 밖으로 나갔다.부시아는 같이 나갈 수 없어 실망했다.온하랑은 돌아와서 같이 점심을 먹겠다
온하랑은 부현승과의 대화를 끝낸 후 컴퓨터로 요즘 찍은 모든 사진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그리고 시합에 참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물론 이쪽으로 재능이 있긴 하지만 무턱대고 재능만 믿을 게 아니었다. 온하랑은 사진을 처리해서 주현에게 보내주었다.[주현 씨, 이건 내 작품이에요. 시간 되면 봐줘요.]주현이 바로 대답했다.[OKOK!]주현이 또 물었다.[어디로 참가할지는 결정했어요?]온하랑이 대답했다.[아직요.]사실 그녀는 사진 시합의 그룹채팅방에 들어갔다. 안에서는 수많은 사진작가들이 교류하고 있었다. 온하랑은 가끔 작품 한두 개를 올려 평가받았고 또 다른 사람들의 작품을 평가해 주기도 했다.그녀는 꽤 만족스러운 사진을 그룹에 올리면서 물었다.[여러분, 이 사진 어떤 부분을 더 고치면 좋을까요?]그룹 채팅 안의 사람들은 매우 열정적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칭찬하기에 급급했고 어떤 사람들은 색채나 구조 면으로 자기 생각을 말해주기도 했다. 이윽고 또 새로운 메시지가 올라왔다.[카메라 새로 사신 거예요?]온하랑이 대답하기도 전에 수많은 메시지가 올라왔다.[아이언맨?][헐! 아이언맨! 드디어 나타났다!][정말 아이언맨이야?][사랑해요!]...메시지가 수도 없이 쏟아졌다. 어느새 그룹 채팅방에는 ‘아이언맨’에 대한 칭송이 가득했다.온하랑은 멍하니 보다가 아까 그 문자를 보낸 사람이 이 그룹 채팅의 관리자인 ‘동철’이라는 것을 발견했다.이 반응을 봤을 때 동철이라는 사람은 꽤 실력 있는 사진작가 같았다.온하랑은 바로 대답했다.[얼마 전에 산 카메라이긴 해요. 어떻게 아신 거예요?]솔직히 그녀는 쏟아지는 메시지 속에서 동철이 대답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그는 인차 대답해 주었다.[스모그는 찍기 어려운 거예요. 사진 속의 흑백 구도는 꽤 좋아요. 일정한 심미관이 있는 거죠. 하지만 확연한 실수가 몇 개 있는데 특히 스모그의 노출 정도와...][알겠습니다!]온하랑이 대답했다.아래에는 다른 사람들이 자기 작품을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