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뭐라고 했어?”부승민이 고개를 돌려 온하랑을 응시했다.온하랑이 다급하게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아무 말도 안 했어. 잘못 들었나 보네. 휴대폰 돌려줘!”온하랑은 강경한 태도로 부승민을 바라보았다.어쨌든 휴대전화에는 비밀이 많았고 온하랑은 그것들을 부승민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다.만약 부승민이 온하랑의 휴대전화로 민지훈에게 이상한 메시지라도 보내면 이때까지의 노력이 모두 수포가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그리고 온하랑은 부승민이 자신과 서우현의 채팅 기록을 보고 민지훈에게 접근한 목적을 알아채기라도 할까 봐 그게 두려웠다.온하랑이 사실 민지훈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면 부승민은 그 전보다 더 심하게 온하랑을 꽉 붙잡고 절대 놓아주려 하지 않을 테니.“휴대폰이 그렇게 중요해?”온하랑의 마음속에서 불꽃이 일기 시작했다. 그녀는 큰 두 눈을 부릅뜨고 부승민을 째려보더니 깊게 숨을 들이쉬며 겨우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어차피 지금 어디 가지도 못하는데 휴대폰 돌려준다고 해도 별 쓸모는 없겠다.”부승민은 무언가 떠오른 듯 눈빛이 반짝이더니 온하랑을 가만히 응시했다.“뽀뽀 해주면, 휴대전화 돌려줄게.”부승민의 말투에는 어딘가 알 수 없는 우월감까지 느껴졌다.온하랑은 놀란 나머지 턱까지 빠질 뻔했다.그녀는 놀란 눈으로 부승민을 바라보았다. 그 놀라움의 눈빛이 경멸스러움으로 바뀌는 것은 한순간이었다.“부승민, 넌 진짜 또라이야!”“넌 그냥 나한테 뽀뽀할 건지 안 할 건지 대답만 해.”화가 난 온하랑이 그대로 이를 악물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마치 경계심이 온몸의 털이 바짝 선 고양이가부승민에게 하악질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녀에게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결정했어? 나 병원 가봐야 하는데.”부승민은 일부러 당장이라도 출발할 듯한 기세를보였다.보폭이 큰 편이었던 부승민은 몇 걸음 안 가 곧장 거실 현관에 도착했다.온하랑은 부승민이 현관을 열고 나가려던 그 순간, 등 뒤에서 부승민을 불러 세웠다.“잠깐만!”온하
그녀는 핸드폰을 열어 확인했다. 어제 확실히 민지훈과 김시연이 그녀에게 문자를 보냈었다.부승민이 그녀 대신 대답했다. 그리고 김시연에게 돌아가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그가 이상한 얘기를 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게다가 부승민이 그녀와 서우현의 대화 기록을 보지 못해서 다행이었다.오늘 아침, 민지훈은 또 문자를 보냈다. 아침 7시 32분에 햇살 이모티콘과 함께 보낸 문자였다.[좋은 아침이에요. 누나.]그리고 이제 거의 8시가 된 시점에 온하랑이 답장했다.[너도 좋은 아침이야.]얼마 지나지 않아 민지훈은 온하랑에게 문자를 보내 출근 중이라고 했다.온하랑은 감기에 걸린 일을 얘기했다.그렇게 두 사람은 꽤 오랫동안 얘기를 나눴다.얼마 지나지 않아 김시연은 별장으로 왔다. 그녀가 든 종이가방에는 온하랑의 옷이 있었다.온하랑이 김시연을 부른 것이었다.멍청한 부승민. 정말 내가 이곳에 앉아있기만 할 줄 알아?김시연은 침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부시아가 아래층에 있다는 것을 확인한 후 문을 닫은 후에야 한숨을 내쉬었다.“부지런은 정말 사악해. 이거 봐. 계속 엮이면 더 힘들어진다니까. 이번에는 몰라도 다음에 널 다시 가두면 어쩌려고. 시아가 귀여운 건 알아. 나도 시아를 귀여워하고. 하지만 네 생각도 해야 할 거 아니야. 시아가 네 아이도 아니고. 네가 평생 키울 것도 아니잖아.”온하랑이 침묵하더니 말했다.“너 오늘 출근해?”사실 그녀는 그녀와 부승민 사이에 부시아가 있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부시아가 없다고 해도 부승민은 계속 그녀한테 매달릴 것이다.다른 방법으로, 계속해서 궁리해서 그녀를 따라다닐 것이다.온하랑이 이곳을 완전히 떠나지 않는 이상 말이다.온하랑은 부선월처럼 이민 생각이 있긴 하지만 그건 아버지의 복수를 완성한 후의 일이다.김시연은 시계를 보더니 숨을 들이켰다.“아, 지각이다! 난 얼른 갈게!”김시연이 떠난 후, 온하랑은 밖으로 나갔다.부시아는 같이 나갈 수 없어 실망했다.온하랑은 돌아와서 같이 점심을 먹겠다
온하랑은 부현승과의 대화를 끝낸 후 컴퓨터로 요즘 찍은 모든 사진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그리고 시합에 참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물론 이쪽으로 재능이 있긴 하지만 무턱대고 재능만 믿을 게 아니었다. 온하랑은 사진을 처리해서 주현에게 보내주었다.[주현 씨, 이건 내 작품이에요. 시간 되면 봐줘요.]주현이 바로 대답했다.[OKOK!]주현이 또 물었다.[어디로 참가할지는 결정했어요?]온하랑이 대답했다.[아직요.]사실 그녀는 사진 시합의 그룹채팅방에 들어갔다. 안에서는 수많은 사진작가들이 교류하고 있었다. 온하랑은 가끔 작품 한두 개를 올려 평가받았고 또 다른 사람들의 작품을 평가해 주기도 했다.그녀는 꽤 만족스러운 사진을 그룹에 올리면서 물었다.[여러분, 이 사진 어떤 부분을 더 고치면 좋을까요?]그룹 채팅 안의 사람들은 매우 열정적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칭찬하기에 급급했고 어떤 사람들은 색채나 구조 면으로 자기 생각을 말해주기도 했다. 이윽고 또 새로운 메시지가 올라왔다.[카메라 새로 사신 거예요?]온하랑이 대답하기도 전에 수많은 메시지가 올라왔다.[아이언맨?][헐! 아이언맨! 드디어 나타났다!][정말 아이언맨이야?][사랑해요!]...메시지가 수도 없이 쏟아졌다. 어느새 그룹 채팅방에는 ‘아이언맨’에 대한 칭송이 가득했다.온하랑은 멍하니 보다가 아까 그 문자를 보낸 사람이 이 그룹 채팅의 관리자인 ‘동철’이라는 것을 발견했다.이 반응을 봤을 때 동철이라는 사람은 꽤 실력 있는 사진작가 같았다.온하랑은 바로 대답했다.[얼마 전에 산 카메라이긴 해요. 어떻게 아신 거예요?]솔직히 그녀는 쏟아지는 메시지 속에서 동철이 대답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그는 인차 대답해 주었다.[스모그는 찍기 어려운 거예요. 사진 속의 흑백 구도는 꽤 좋아요. 일정한 심미관이 있는 거죠. 하지만 확연한 실수가 몇 개 있는데 특히 스모그의 노출 정도와...][알겠습니다!]온하랑이 대답했다.아래에는 다른 사람들이 자기 작품을 보
그룹 채팅의 동철에 대해 온하랑은 네이버와 인스타에서 알아보았다.동철의 본명은 최동철로 올해 31살이었는데 앞의 두 사람보다 많이 젊은, 새로운 세대의 사진작가였다. 전에 산하 국제 촬영 대회에서 특등상을 받은 작품의 주인이기도 했다. 주요하게 인물과 배경의 결합을 좋아하고 배경으로 인물을 살려주고 인물로 배경을 살려주는 일석이조의 촬영 기법을 다루고 있었다.수업 소개까지 본 온하랑은 세 개 수업 다 특색이 있고 시작하는 시간도 비슷해서 선택 장애가 왔다.시간을 확인한 그녀는 핸드폰을 거두고 더 생각해 보기로 했다.점심이 되었으니 부시아와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가야 한다. 그리고 부승민의 차도 원위치에 돌려놓아야 한다.점심을 먹은 후 온하랑은 약을 먹었다. 그리고 잠이 몰려와 침실로 가서 누웠다.깨어났을 때는 이미 두 시였다. 민지훈이 그녀에게 문자를 보냈다.[누나,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는데 어느거부터 들을래요?]온하랑은 좋은 소식이 뭔지 알 것만 같았다.[좋은 소식은 우리 부문에서 휴가 전 이틀 동안 온천 리조트에 가서 논대요! 사람마다 가족을 한 명씩 데리고 올 수 있대요!]온하랑은 민지훈의 말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그녀는 놀란 척했다.[정말요?][네! 누나! 나랑 같이 가요. 걱정하지 말아요. 여자 동료들도 있으니까요.][그래요. 덕분에 나도 온천욕을 할 수 있겠네요. 고마워요.][고맙긴요.][부현승 씨가 얘기한 거예요?][네! 저희 매니저님 엄청 좋죠!]온하랑은 대충 맞장구를 쳐주었다.[그러네요. 그럼 나쁜 소식은 뭐에요?][나쁜 소식은 바로 휴가 전에 바빠서 누나랑 놀 수 없을 것 같다는 거예요. 그래도 걱정하지 말아요. 휴가가 끝나면 찾아갈게요.]온하랑이 대답했다.[괜찮아요. 아직 젊으니 사업이 우선이죠.]그녀는 그녀가 부현승을 좋은 사람이라고 동의했을 때, 부현승이 바로 이 소식을 부승민에게 전달했을 줄은 몰랐다.부승민은 핸드폰을 쳐다보면서 표정이 점점 굳어갔다. 주변의 온도조차 점점 떨어지는 것
연민우는 약간 머뭇거리다가 계속 보고했다.“그룹은 올해 강남에 테마파크 몇 개에 투자하려고 합니다. 초보적인 계획이 나온 후 최씨 가문도 그 땅과 연관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더 있어? 없으면 나가봐.”“...알겠습니다. 그럼 먼저 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연민우는 서류를 덮은 후 빠르게 이곳을 빠져나갔다.부승민은 몸을 일으켜 창문 옆으로 와 서수현에게 전화를 걸었다.모든 일을 마친 후 그는 핸드폰을 꺼서 주머니에 넣었다. 창문 옆에 선 그는 먼 곳을 바라보면서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그런 일이 일어나도 온하랑이 민지훈을 계속 좋아할지. 부승민은 제 자리에 서 있다가 외투를 들고 병실을 나섰다.몇 걸음 떼자마자 뒤에서 누군가가 그를 불렀다.“부승민 씨?”부승민은 멈춰서서 돌아보았다.“의사 선생님.”“확인해 봤는데 이제 수술 가능하십니다. 언제 하실 건가요?”의사가 물었다.“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일단 보수적으로 치료하려고요.”부승민이 말했다.그는 원래 수술을 하려고 했다. 다만 온하랑과 민지훈이 정말 사귀었을 줄은 몰랐다.그럼 그가 수술하고 누워있는 동안 온하랑과 민지훈은 모든 진도를 다 나갈 것이 아닌가!의사는 약간 놀라더니 이윽고 말했다.“그것도 좋죠. 아직 젊으니 위를 떼어내는 건 좋은 일이 아니거든요.”...부승민이 병원에서 더윈파크힐로 왔을 때, 온하랑은 이미 없었다.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부승민에게 종이로 메시지를 남겨주었다.[내가 정말 가만히 있을 줄 알았어? 바보!]그리고 뒤에 바보라는 그림도 그려주었다.부승민은 온하랑이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이 그림을 그렸을 것을 생각하니 약간 귀엽게 느껴졌다. 하지만 또 민지훈과 온천에 가려던 온하랑을 생각하니 바로 표정이 굳어버렸다....온하랑은 집의 침대에 누워 촬영 수업의 역대 작품과 평가를 보고 있었다.주현이 답장했다.[하랑 씨, 작품을 봤는데...]주현은 자기의 의견을 얘기해 주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덧붙였다.[인물과 자연 분류를 선택하는 게
사진을 확인해 본 온하랑은 약간 놀랐다. 팬의 콩깍지가 아닌, 얼굴이 꽤 입체적인 정말 잘생긴 사람이었다.하지만 이유는 모르겠지만 계속 익숙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선가 만난 것 같지만 기억을 되짚어 봐도 떠오르지 않았다.송이가 침대 위로 뛰어올라 온하랑에게 얼굴을 비볐다.송이의 머리를 쓰다듬던 온하랑은 갑자기 기억이 떠올랐다!어쩐지 동철이 익숙하다 했더니, 그의 눈매가 부승민과 매우 비슷해서였다.부씨 가문은 부승호부터 시작해서 부광훈, 부민재, 부현승까지 다 잘생긴 편이었다. 그들은 다 두부상이었다.부민재는 조금 부드러운 인상을 갖고 있어 소설에서 나오는 다정한 남자주인공 같았다.하지만 부승민은 부씨 가문의 유일하게 진한 인상을 가진 사람으로 눈매가 날카로웠다.부영훈의 사진을 본 그녀는 부영훈과 부민재가 꽤 닮았다고 생각했다.부승민의 눈매는 아마도 어머니를 닮은 모양이다.부승민의 어머니는 아마 아주 예쁜 여성일 듯했다. 다만 온하랑에게는 약간 신비한 사람이었다. 부승민조차도 어머니의 얼굴을 몰랐으니까 말이다.들은 바에 의하면 부영훈이 부승민을 밖에서 데려온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부승호도, 부광훈도, 부승민의 어머니는 본 적이 없다고 한다. 심지어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른다고 한다.동철의 외무는 부승민과 꽤 닮아있었다. 선이 분명한 얼굴을 빼면, 눈매 부분이 아주 비슷했다....일은 거의 다 해결되었지만 공급 업체에서 돈을 주지 않았다. 민지훈은 여전히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했다.여섯 시 3분. 그는 아파트 부근의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서 걸어가고 있었다. 늦은 밤이라 길에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그때 민지훈은 갑자기 누군가의 비명을 들었다.“살려줘요! 거기 누구 없어요?”그는 정신을 차리고 귀를 기울였다. 비명은 앞의 골목에서 전해져 나오는 것이었다.민지훈은 앞으로 달려갔다. 어두운 골목은 사람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그저 몇 개의 실루엣이 보였고 여자의 울음소리가 들렸다.민지훈은 경찰에 신고하면서 안으로 뛰어들며 소
민지훈은 주변에서 호텔을 잡았다. 그리고 서수현을 침대에 눕힌 후 화장실로 가서 거울을 봤다. 그의 얼굴에는 멍이 퍼렇게 나 있었다.민지훈은 요즘 바빠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아마 워크샵을 갈 때에는 다 나을 것이다.이런 얼굴로 온하랑을 만나러 간다고 생각하니 약간 창피했다.주변에는 약국도 없었고 호텔에도 연고가 없었다.민지훈은 배달로 약을 시킨 후 의자에 앉아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이윽고 여자가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악몽을 꾸고 있는 듯했다.“오지 마... 제발... 싫어...”민지훈은 얼른 핸드폰을 내려놓고 침대 옆에 앉아 위로해주었다.“괜찮아요. 이미 쫓아냈어요.”서수현은 천천히 눈을 뜨더니 민지훈을 와락 안고 눈물을 흘렸다.민지훈은 멍하니 있다가 서수현을 밀어내려고 했다.“저기...”서수현은 그래도 손을 놓지 않고 더 힘껏 민지훈을 안고 울었다.“너무 무서워요... 정말 너무 무서워요...”민지훈은 약간 흠칫하다가 손을 거두었다.아마도 너무 놀라서 이러는 것 같았다. 지금 밀어낸다면 더 큰마음의 상처를 입을지도 모른다.그냥 이대로 안고 있게 놔두기로 했다....워크샵 당일, 모든 직원들은 가족 한 명을 데리고 회사 앞에 왔다.김시연은 차를 임시 주차장에 세우고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온하랑은 마스크를 쓰고 조수석에서 내렸다.그녀는 민지훈을 진심으로 좋아해서 사귀는 게 아니었기에 김시연에게 말하지 않았다.하지만 김시연의 고문 끝에 온하랑은 대충 얘기해줄 수밖에 없었다.두 사람은 함께 그룹 입구로 걸어갔다.직원들이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민지훈은 계단에 앉아 만두와 우유를 들고 있었다.그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온하랑과 김시연을 보더니 환한 표정으로 바로 일어나 걸어갔다. “누나, 시연 누나도 왔군요!”김시연은 민지훈을 툭 치고 말했다.“민지훈. 우리 하랑이 데려갔으면 꼭 책임져요. 알겠어요?”“걱정하지 마요. 꼭 잘 대해줄 거니까요!”민지훈은 옆의 온하랑을 쳐다보았다.온하랑은 그저 입꼬
앞은 바로 왕대운의 창고다.코너를 돌던 버스가 갑자기 멈춰 섰다.동료들은 호기심에 밖을 쳐다보았다.앞에 화물차 한 대가 있었는데 주변에는 크고 작은 택배 상자가 떨어져 있었다.창고 직원들은 얼른 그 택배들을 줍고 있었다.왕대운은 팔짱을 낀 채 길옆에 서서 이 모든 것을 짜증스레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버스한테 기다리라고 손짓했다.부현승이 일어나서 걸어 나오면서 물었다.“무슨 일이죠?”버스 운전기사가 말했다.“택배 운송 차량이 전복된 것 같습니다”부현승이 차에서 내려 왕대운과 말을 나누었다. 약 2분 후, 그는 다시 차에 돌아와 버스 기사한테 얘기했다.“조금만 기다려요. 곧 처리한다고 합니다.”누군가가 물었다.“멀쩡한 화물차가 왜 전복됐대요?”“바퀴가 갑자기 터졌다네요.”부현승이 말했다.왕대운은 화가 나서 욕을 퍼부었다.“어떤 놈이 바닥에 압정을 가득 깔아놓은 거야!”민지훈은 왕대운을 보고 창문을 열고 인사하려고 했다가 이내 온하랑이 입술을 말고 슬픈 눈을 한 채로 왕대운을 노려보고 있는 것을 보았다. 민지훈이 조심스레 물었다.“누나, 왜 그래요?”“아무것도 아니에요.”온하랑은 시선을 거두고 고개를 저었다.입으로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하지만 표정을 보면 무슨 일이 있는 게 분명했다.몇 분 후, 버스는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온하랑의 표정은 여전히 굳어있었고 기분이 좋지 않아 보였다.진짜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이기도 했고 일부러 민지훈에게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다.오전에 부문의 활동에 온하랑은 참가하지 않고 혼자 방에 있으면서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드러냈다.점심을 먹을 때, 민지훈이 그녀를 데리러 와서 같이 밥을 먹었다.민지훈은 온하랑이 밥을 얼마 먹지 않는 것을 보고 물었다.“누나, 왜 그래요? 기분 안 좋아요? 아니면 어디 아파요?”온하랑은 한숨을 내쉬었다.“기분이 안 좋아요.”“왜요? 처음에는 좋지 않았어요?”온하랑은 밥을 한입 먹고 말을 이어나갔다.“아까 올 때 택배 창고를 지났잖아요. 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