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84화

온하랑의 침묵이 부승민의 분노에 기름을 부은 듯했다. 그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

“내 말 맞지?”

온하랑은 고개를 숙이고 머리를 지었다. 내며 열심히 해명하기 시작했다. 당차던 온하랑도 그 순간만큼은 어딘가 미안한 듯한 말투로 얘기했다.

“사실은 그런 게 아니라… 뭐냐면….”

부승민의 추측은 틀리지 않았다. 온하랑이 민지훈을 좋아한다는 그 부분만 빼면 말이다.

“뭔데?”

부승민이 이를 꽉 깨물고 되물었다.

온하랑은 죄책감이 들었지만 여전히 강인한 태도로 부승민을 노려보며 말했다.

“별거 아니야. 네 말이 맞아. 난 민지훈을 더 좋아해. 그래서 고백했을 때 그냥 받아줬어. 거기에 무슨 이유가 더 필요해? 난 이제 솔로고 연애 좀 하겠다는데 전남편 눈치까지 봐야 해?”

부승민은 온하랑을 살벌하게 노려보더니 분노에 찬 헛웃음을 흘렸다.

부승민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분노의 불길이 점점 거세졌다. 짙은 안개가 깃든 듯한 눈에, 칼날같이 날카로워진 눈빛에 이성이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큰 손으로 이불을 젖혀 온하랑의 맨살을 강제로 드러냈다. 부승민은 입꼬리를 올려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예쁘다, 하랑아. 만약 내가 이 상태로 네 사진 찍어서 민지훈한테 보내면, 그땐 너희 둘이 헤어지려나?”

온하랑은 한 손으로 다급하게 자신의 속살을 가리며 다른 한 손으로는 필사적으로 부승민에게 빼앗긴 이불을 다시 뺏어오려 애를 썼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부승민의 말에 온하랑의 몸이 굳었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분노에 가득 찬 부승민을 바라보았다.

“부승민, 너 미쳤지!”

“네가 나더러 미쳤다 그러는데, 내가 이런 미친 짓이라도 안 하면 억울해서 어떻게 살아?”

온하랑은 놀란 눈빛으로 부승민을 쳐다보았다. 이윽고 부승민의 조각 같은 얼굴이 점점 가까워졌다.

그는 몸을 숙여 온하랑의 입술을 삼켰다. 거칠게 물고 씹고 빨아댔다.

힘껏 저항하던 온하랑의 두 손은 부승민에 의해 쉽게 제압되어 머리 위로 올려졌다. 그는 남는 한 손으로 온하랑의 말캉한 살을 지분거렸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