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민우는 약간 머뭇거리다가 계속 보고했다.“그룹은 올해 강남에 테마파크 몇 개에 투자하려고 합니다. 초보적인 계획이 나온 후 최씨 가문도 그 땅과 연관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더 있어? 없으면 나가봐.”“...알겠습니다. 그럼 먼저 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연민우는 서류를 덮은 후 빠르게 이곳을 빠져나갔다.부승민은 몸을 일으켜 창문 옆으로 와 서수현에게 전화를 걸었다.모든 일을 마친 후 그는 핸드폰을 꺼서 주머니에 넣었다. 창문 옆에 선 그는 먼 곳을 바라보면서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그런 일이 일어나도 온하랑이 민지훈을 계속 좋아할지. 부승민은 제 자리에 서 있다가 외투를 들고 병실을 나섰다.몇 걸음 떼자마자 뒤에서 누군가가 그를 불렀다.“부승민 씨?”부승민은 멈춰서서 돌아보았다.“의사 선생님.”“확인해 봤는데 이제 수술 가능하십니다. 언제 하실 건가요?”의사가 물었다.“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일단 보수적으로 치료하려고요.”부승민이 말했다.그는 원래 수술을 하려고 했다. 다만 온하랑과 민지훈이 정말 사귀었을 줄은 몰랐다.그럼 그가 수술하고 누워있는 동안 온하랑과 민지훈은 모든 진도를 다 나갈 것이 아닌가!의사는 약간 놀라더니 이윽고 말했다.“그것도 좋죠. 아직 젊으니 위를 떼어내는 건 좋은 일이 아니거든요.”...부승민이 병원에서 더윈파크힐로 왔을 때, 온하랑은 이미 없었다.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부승민에게 종이로 메시지를 남겨주었다.[내가 정말 가만히 있을 줄 알았어? 바보!]그리고 뒤에 바보라는 그림도 그려주었다.부승민은 온하랑이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이 그림을 그렸을 것을 생각하니 약간 귀엽게 느껴졌다. 하지만 또 민지훈과 온천에 가려던 온하랑을 생각하니 바로 표정이 굳어버렸다....온하랑은 집의 침대에 누워 촬영 수업의 역대 작품과 평가를 보고 있었다.주현이 답장했다.[하랑 씨, 작품을 봤는데...]주현은 자기의 의견을 얘기해 주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덧붙였다.[인물과 자연 분류를 선택하는 게
사진을 확인해 본 온하랑은 약간 놀랐다. 팬의 콩깍지가 아닌, 얼굴이 꽤 입체적인 정말 잘생긴 사람이었다.하지만 이유는 모르겠지만 계속 익숙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선가 만난 것 같지만 기억을 되짚어 봐도 떠오르지 않았다.송이가 침대 위로 뛰어올라 온하랑에게 얼굴을 비볐다.송이의 머리를 쓰다듬던 온하랑은 갑자기 기억이 떠올랐다!어쩐지 동철이 익숙하다 했더니, 그의 눈매가 부승민과 매우 비슷해서였다.부씨 가문은 부승호부터 시작해서 부광훈, 부민재, 부현승까지 다 잘생긴 편이었다. 그들은 다 두부상이었다.부민재는 조금 부드러운 인상을 갖고 있어 소설에서 나오는 다정한 남자주인공 같았다.하지만 부승민은 부씨 가문의 유일하게 진한 인상을 가진 사람으로 눈매가 날카로웠다.부영훈의 사진을 본 그녀는 부영훈과 부민재가 꽤 닮았다고 생각했다.부승민의 눈매는 아마도 어머니를 닮은 모양이다.부승민의 어머니는 아마 아주 예쁜 여성일 듯했다. 다만 온하랑에게는 약간 신비한 사람이었다. 부승민조차도 어머니의 얼굴을 몰랐으니까 말이다.들은 바에 의하면 부영훈이 부승민을 밖에서 데려온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부승호도, 부광훈도, 부승민의 어머니는 본 적이 없다고 한다. 심지어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른다고 한다.동철의 외무는 부승민과 꽤 닮아있었다. 선이 분명한 얼굴을 빼면, 눈매 부분이 아주 비슷했다....일은 거의 다 해결되었지만 공급 업체에서 돈을 주지 않았다. 민지훈은 여전히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했다.여섯 시 3분. 그는 아파트 부근의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서 걸어가고 있었다. 늦은 밤이라 길에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그때 민지훈은 갑자기 누군가의 비명을 들었다.“살려줘요! 거기 누구 없어요?”그는 정신을 차리고 귀를 기울였다. 비명은 앞의 골목에서 전해져 나오는 것이었다.민지훈은 앞으로 달려갔다. 어두운 골목은 사람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그저 몇 개의 실루엣이 보였고 여자의 울음소리가 들렸다.민지훈은 경찰에 신고하면서 안으로 뛰어들며 소
민지훈은 주변에서 호텔을 잡았다. 그리고 서수현을 침대에 눕힌 후 화장실로 가서 거울을 봤다. 그의 얼굴에는 멍이 퍼렇게 나 있었다.민지훈은 요즘 바빠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아마 워크샵을 갈 때에는 다 나을 것이다.이런 얼굴로 온하랑을 만나러 간다고 생각하니 약간 창피했다.주변에는 약국도 없었고 호텔에도 연고가 없었다.민지훈은 배달로 약을 시킨 후 의자에 앉아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이윽고 여자가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악몽을 꾸고 있는 듯했다.“오지 마... 제발... 싫어...”민지훈은 얼른 핸드폰을 내려놓고 침대 옆에 앉아 위로해주었다.“괜찮아요. 이미 쫓아냈어요.”서수현은 천천히 눈을 뜨더니 민지훈을 와락 안고 눈물을 흘렸다.민지훈은 멍하니 있다가 서수현을 밀어내려고 했다.“저기...”서수현은 그래도 손을 놓지 않고 더 힘껏 민지훈을 안고 울었다.“너무 무서워요... 정말 너무 무서워요...”민지훈은 약간 흠칫하다가 손을 거두었다.아마도 너무 놀라서 이러는 것 같았다. 지금 밀어낸다면 더 큰마음의 상처를 입을지도 모른다.그냥 이대로 안고 있게 놔두기로 했다....워크샵 당일, 모든 직원들은 가족 한 명을 데리고 회사 앞에 왔다.김시연은 차를 임시 주차장에 세우고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온하랑은 마스크를 쓰고 조수석에서 내렸다.그녀는 민지훈을 진심으로 좋아해서 사귀는 게 아니었기에 김시연에게 말하지 않았다.하지만 김시연의 고문 끝에 온하랑은 대충 얘기해줄 수밖에 없었다.두 사람은 함께 그룹 입구로 걸어갔다.직원들이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민지훈은 계단에 앉아 만두와 우유를 들고 있었다.그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온하랑과 김시연을 보더니 환한 표정으로 바로 일어나 걸어갔다. “누나, 시연 누나도 왔군요!”김시연은 민지훈을 툭 치고 말했다.“민지훈. 우리 하랑이 데려갔으면 꼭 책임져요. 알겠어요?”“걱정하지 마요. 꼭 잘 대해줄 거니까요!”민지훈은 옆의 온하랑을 쳐다보았다.온하랑은 그저 입꼬
앞은 바로 왕대운의 창고다.코너를 돌던 버스가 갑자기 멈춰 섰다.동료들은 호기심에 밖을 쳐다보았다.앞에 화물차 한 대가 있었는데 주변에는 크고 작은 택배 상자가 떨어져 있었다.창고 직원들은 얼른 그 택배들을 줍고 있었다.왕대운은 팔짱을 낀 채 길옆에 서서 이 모든 것을 짜증스레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버스한테 기다리라고 손짓했다.부현승이 일어나서 걸어 나오면서 물었다.“무슨 일이죠?”버스 운전기사가 말했다.“택배 운송 차량이 전복된 것 같습니다”부현승이 차에서 내려 왕대운과 말을 나누었다. 약 2분 후, 그는 다시 차에 돌아와 버스 기사한테 얘기했다.“조금만 기다려요. 곧 처리한다고 합니다.”누군가가 물었다.“멀쩡한 화물차가 왜 전복됐대요?”“바퀴가 갑자기 터졌다네요.”부현승이 말했다.왕대운은 화가 나서 욕을 퍼부었다.“어떤 놈이 바닥에 압정을 가득 깔아놓은 거야!”민지훈은 왕대운을 보고 창문을 열고 인사하려고 했다가 이내 온하랑이 입술을 말고 슬픈 눈을 한 채로 왕대운을 노려보고 있는 것을 보았다. 민지훈이 조심스레 물었다.“누나, 왜 그래요?”“아무것도 아니에요.”온하랑은 시선을 거두고 고개를 저었다.입으로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하지만 표정을 보면 무슨 일이 있는 게 분명했다.몇 분 후, 버스는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온하랑의 표정은 여전히 굳어있었고 기분이 좋지 않아 보였다.진짜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이기도 했고 일부러 민지훈에게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다.오전에 부문의 활동에 온하랑은 참가하지 않고 혼자 방에 있으면서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드러냈다.점심을 먹을 때, 민지훈이 그녀를 데리러 와서 같이 밥을 먹었다.민지훈은 온하랑이 밥을 얼마 먹지 않는 것을 보고 물었다.“누나, 왜 그래요? 기분 안 좋아요? 아니면 어디 아파요?”온하랑은 한숨을 내쉬었다.“기분이 안 좋아요.”“왜요? 처음에는 좋지 않았어요?”온하랑은 밥을 한입 먹고 말을 이어나갔다.“아까 올 때 택배 창고를 지났잖아요. 길에
온하랑의 질문에 민지훈도 열심히 생각을 떠올렸다.두 집안은 다 평범한 집안이니 왕대운이 어디서 그렇게 많은 돈을 빌렸을지는 정말 미지수였다.그때 그 시절에 누가 감히 그에게 그렇게 많은 돈을 빌려준 걸까. 돈을 들고 도망갈지도 모르는 사람한테 말이다.이해가 되지 않은 민지훈은 고개를 들어 온하랑을 쳐다보았다.“누나, 혹시 아저씨가 이상한 곳에서 돈을 가진 거라고 생각해요?”온하랑은 담담하게 웃었다.“내가 괜한 생각을 한 거라는 걸 알아요. 그래도 음주운전으로 내 아버지를 죽인 사람한테 적대심을 갖지 않기란 어려운 일이거든요.”“누나의 마음을 알아요. 아무리 아저씨가 실수라고 해도, 벌을 받았다고 해도 용서할 필요는 없어요. 어쨌든 아저씨 때문에 누나 아버님이 돌아가신 거니까요.”온강호가 죽지 않았다면 온하랑은 부승민 같은 쓰레기를 만날 일이 없었다.“이해해 줘서 고마워요. 지훈 씨”온하랑은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온하랑의 입에서 자기 이름을 들은 민지훈은 귀가 약간 빨개지고 마음이 설레였다.“아니에요. 누나는 내 여자친구니까 당연히 누나 입장에서 생각해야죠.”“하지만, 정말 저 아저씨한테 돈 많은 친구가 없어요?”온하랑은 밥을 먹으면서 신경 쓰지 않는 척 물었다.민지훈도 크게 의심하지 않고 열심히 기억을 떠올렸다.“정말 없는 것 같은데요.”온하랑은 실망한 표정으로 밥을 계속 먹었다.“그 사람이랑 지훈 씨 아버님이 사이가 좋으니 돈을 빌려주신 건 아닐까요? 혹은 돈 빌리는 걸 도와줬다거나. 혹은 해외에서 일할 수 있는 조건을 준 사람을 소개해준 건 아니에요?”“우리 아버지는... 아마 돈을 안 빌려주셨을 걸요? 제 아버지한테 해외에서 일할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해준 사람은 어릴 때 딱 한 번 봤는데 그 후로는 다시 본 적이 없어요.”예상하던 대로였다. 배후는 그들을 해외로 빼돌린 후 연락을 끊었다.“얼굴 기억나요?”온하랑이 넌지시 물었다.“강남에 돈 많은 사람이 거기서 거기인데. 내가 알지도 모르잖아요.”“돈 많은 사
하지만 경찰은 장국호와 민성주 사이의 관계를 알아내지 못했다. 그렇다면 장국호를 수배할 때 민성주를 가만히 뒀을 리 없었다.두 사람은 확실히 아는 사이다!하지만 민성주는 귀국할 수 있지만 장국호는 그럴 수 없었다.민지훈은 얼른 젓가락을 주워 옆에 놓은 후 온하랑에게 새로운 젓가락을 건네주었다. 온하랑은 진정하고 대답했다.“고마워요.”그녀는 민지훈을 향해 웃어 보인 후 그에게 고기를 짚어주었다.“장국호? 강남 사람이에요? 이 이름은 들어본 적이 없는 거 같은데...”“아니요... 국내가 아니라 아마도 양강에 있을 거예요.”양강은 두 판이라는 나라의 도시였다. 인구도 많고 경제도 좋으며 매우 번화한 도시였다.“그렇군요.”온하랑은 심장이 느리게 뛰는 것 같았다. 얼른 주제를 돌렸다.“사실 저번에 시연이랑 두 판으로 여행을 가려고 하다가 결국 노르빈으로 갔거든요.”장국호가 해외에 있는 한, 국내 경찰들이 그를 잡기는 어려웠다. 그녀는 양강에 있는 장국호를 찾아서 잡은 후 국내 경찰에게 넘기고 싶었다. 하지만 법적으로 가능하다고 해도 실행하기 어려운 일이었다.“양강으로 갔으면 우리는 못 만났을 거예요.”“장국호가 양강에 있으면 아버님이랑 아저씨랑은 어떻게 알게 된 거예요?”온하랑은 민지훈의 플러팅에 신경 쓸 새도 없었다.그저 장국호의 일에만 집중하고 있었다.민지훈은 고개를 저었다.“그건 몰라요. 돌아가서 아버지한테 물어봐 줄까요?”온하랑은 뜨끔했다.민지훈이 돌아가서 민성주에게 묻는다면 위험했다. 민성주가 눈치챌 수도 있었다.경찰은 두 사람한테만 수배령을 내렸다. 다른 용의자는 있었지만 확실한 증거가 없었다.만약 장국호와 민성주의 관계를 알고 토대로 조사한다면, 또 그녀 손의 사진과 더불어, 피해자까지 찾는다면 민성주를 체포할 수 있을 것이다.온하랑은 생각하다가 얘기했다.“사람을 시켜서 왕대운 씨의 재산에 대해 조사할 거예요. 아버님은 그 사람이랑 친구니 내 편을 들어주지는 못하더라도 날 팔지는 말아줘요. 알겠죠?”“당연
민지훈은 고개를 들고 여자를 보고 웃었다.“수현 씨, 우연이네요?”서수현은 고개를 끄덕이고 민지훈 곁의 온하랑을 무시해 버린 채 부드럽게 말했다.“이곳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 줄은 몰랐어요. 전 친구랑 놀러 왔거든요.”“전 회사 워크샵 때문에요.”“며칠 전, 그날 밤. 호텔까지 데려다줘서 정말 고마워요. 상처는 괜찮아졌어요?”민지훈은 온하랑의 눈치를 보더니 웃으면서 말했다.“많이 괜찮아졌어요. 수현 씨는 경찰에 얘기했어요?”온하랑은 밥을 먹다가 호기심에 두 사람한테로 시선을 돌렸다..호텔?“이미 진술을 기록했어요. 정말 너무 고마워요. 그때 얼마나 무서웠는지... 지훈 씨가 없었다면 전... 하... 정말 너무 감사드려요.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어요.”서수현은 눈물을 글썽이며 민지훈을 쳐다보았다.온하랑은 서수현이 민지훈을 좋아한다는 것을 눈치챘다.“보답할 필요 없어요. 해야 한 일인데요.”민지훈은 온하랑을 가리키며 얘기했다.“소개해 드릴게요. 여기는 제 여자친구인 온하랑이에요. 누나, 여기는 서수현 씨에요.”온하랑은 서수현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안녕하세요.”서수현은 그제야 온하랑을 발견한 것처럼 눈썹을 치켜세웠다.“온하랑 씨, 안녕하세요. 지훈 씨 여자친구였군요. 전 지훈 씨 누나인 줄 알고...”“확실히 나이는 더 많긴 해요.”“아하, 요즘은 연하도 괜찮죠.”서수현이 웃으면서 민지훈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그럼 이만할게요. 식사 계속하세요.”서수현은 돌아가면서 온하랑이 생각보다 카메라를 잘 안 받는다는 생각을 했다. 실물은 사진보다 훨씬 예뻤다. 그러니 부승민이 그녀한테 매달리기 위해 이런 방법을 쓰는 것도 이해가 되었다.온하랑은 서수현의 뒷모습을 보다나 시선을 거두고 계속 밥을 먹었다.그러다가 그녀는 자기가 너무 담담한 것 같아서 질투는 하지 않더라도 민지훈을 걱정해야 한다는 것이 떠올라 부드럽게 물었다.“며칠 전에 다쳤어요?”민지훈은 이런 관심을 좋아했다. 그는 헤헤 웃으며 말했다.“전에 깡패
“괜찮아요. 부현승 씨가 지훈 씨를 엄청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이것도 기회니까 얼른 가봐요.”민지훈은 친구들이 여자친구와 이런 문제로 싸우는 것을 자주 보았다. 하지만 그들에 비하면 온하랑은 그의 업무를 지지해 주었다.“고마워요, 누나. 먼저 온천까지 바래다줄까요?”그는 온하랑을 보면서 자기 안목을 칭찬했다.젊고 예쁘고 성숙하고 사람 마음을 잘 헤아려주고 여러 방면에서 도와줄 수 있는 누나를 만나서 기쁠 따름이었다.“안 갈래요. 여기 좀 앉아있으려고요.”“그래요. 난 먼저 갈게요.”민지훈은 먼저 정자를 떠났다.온하랑은 그 자리에 서서 앞에 핀 꽃들을 보며 사진을 찍었다.뒤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온하랑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물었다.“왜 다시 왔어요?”대답은 들리지 않았고 발걸음 소리만 점점 더 커졌다.온하랑은 수상함을 느끼고 돌아서려고 했다. 그때 누군가가 그녀를 꽉 안았다.커다란 손이 그녀의 허리를 단단히 껴안았다.“이거 놔요!”놀란 그녀는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얼른 반항하며 벗어나려고 했다.뒤의 남자는 코웃음 치더니 큰 손으로 그녀의 두 손을 잡은 채 앞으로 걸어가 그녀를 난간으로 몰아붙였다.“움직이지 마.”“부승민?”“왜? 민지훈이 아니라 실망했어?”부승민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그녀가 이곳에 온 목적을 떠올리면 부승민은 속이 타들어 갔다.게다가 아까, 부현승이 전화하지 않았다면 두 사람은 이미 키스했을 것이다.이런 젠장!온하랑은 대답하지 않고 차갑게 그를 쳐다보았다.“왜 여기 있는 거야. 부현승이 알려줬어?”“응. 그럼 넌 여기 와서 뭐 하려고.”“온천욕 하러 왔지.”“온천욕? 민지훈이랑 같이?”부승민의 목소리는 점점 차가워졌다.“민지훈이 너무 빠르다고 생각할까 봐 일부러 부현승한테 워크샵에 가족 동행을 가능하게 만들어서라도 온천욕이 하고 싶어? 정말 계획적이야. 이제 며칠이 지났다고 그렇게 몸이 달아올라?”온하랑은 그제야 부현승이 그 소식을 부승민에게 보냈다는 것을 깨달았다.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