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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4화

병실에서는 몇 분 간의 침묵이 이어졌다.

“작은 아빠! 저 왔어요!”

그 순간 앳된 목소리가 적막을 깼다.

“쿵”하는 소리와 함께 부시아가 병실 문을 열고 뛰어들어왔다.

하지만 병실에 부승민을 제외하고도 다른 사람이 더 있는 것을 발견한 아이는 바로 걸음을 멈추고 호기심 어린 큰 눈으로 추서윤을 보며 말했다.

“아줌마, 안녕하세요?”

추서윤이 고개를 돌려 눈을 크게 뜨고 부시아를 바라보았다.

삐쩍 말라 광대가 튀어나오고 움푹 패인 눈꺼풀에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 험상궂은 얼굴에 부시아가 깜짝 놀러 부승민의 품을 파고들며 작게 말했다.

“작은 아빠, 무서워요.”

부승민은 아이를 품에 안고 티 안 나게 테이블 위에 널려있던 온하랑의 사진을 치우며 고개를 들어 추서윤에게 말했다.

“얼른 가봐, 광태가 밑에서 기다리고 있으니까.”

추서윤은 다시 한 번 부시아를 바라보고는 몸을 돌려 병실 밖을 나서다 온하랑과 정면으로 부딪혔다.

추서윤의 동공이 흔들리더니 온하랑의 아름다운 얼굴을 바라보았다. 섬세한 화장에 파운데이션은 부드럽고 하얀 피부에 밀착되어 갸름란 계란형 얼굴에 있던 흉터들을 모두 가려주었다.

털 달린 갈색 겉옷에 옅은 색의 목도리, 체크무늬의 치마에 짧은 부츠를 신은 채 검은 긴생머리를 어깨까지 드리운 온하랑은 정말 밝고 패셔너블 해보였다.

추서윤은 온하랑의 얼굴을 2초 정도 응시했다. 추상훈과 닮은 구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분명 여우 같은 그 엄마를 닮은 거겠지!

자신의 앞에 읶는 여자를 마주한 온하랑은 순간적으로 멈칫하며 2초 가량을 뚫어져라 쳐다본 뒤에야 그 여인이 추서윤이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었다.

할아버지를 죽인 추성뉴!

온하랑의 눈빛에 분노가 치밀다가 이윽고 놀라움이 스쳤다.

추서윤이 어쩌다가 이런 몰골이 된 걸까.

부승민에 의해 보호 받던 거 아니었나?

온하랑의 눈빛에 추서윤은 조금 전 유리창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녀는 고개를 푹 숙이고 음산한 눈빛으로 주먹을 꽉 쥔채 온하랑의 어깨를 치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병실 밖을 나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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