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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9화

부승민이 가볍게 웃으며 물었다.

“왜 억지야?”

온하랑이 대답했다.

“시연이가 도진 씨 정체를 일주일이나 늦게 알았잖아!”

그 일주일은 김시연이 마침 연도진과 함께 H 시로 떠났을 때였다. 출장이라고는 했지만 신혼여행에 가까웠는데 어떻게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있을까?

만약 김시연이 일주일 먼저 알게 됐다면 망설임 없이 연도진을 뻥 차버렸을 것이다. 그 일주일 동안 서로에게 깊어져 지금 김시연은 그저 망설이는 입장이 되어버렸지 않나?

출장을 갔다 오면 자신의 정체가 탄로 날 것이라는 사실을 연도진은 이미 알고 있었으니 곧 어떤 짓을 할 게 뻔했다.

어쩌면 H 시에 있을 때, 두 사람은 이미 진짜 서로에 대한 감정을 싹틔웠을지도 몰랐다.

“만약 정말 연도진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면 언제 알게 되든 결과는 똑같을 거야. 하지만 연도진을 좋아한다면 조금 더 일찍 알았다고 해도 연도진의 공세에 언젠가 타협하고 말겠지. 네가 봤을 땐, 시연 씨가 연도진 좋아하는 것 같아?”

“...”

연도진이 먼저 계약 결혼을 제안했을 때, 그의 목적이 무엇인지 표정으로부터 뻔히 보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김시연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런 연도진의 제안을 받아들인 거로 미루어 봤을 때, 마음속으로는 분명 좋아하고 있는 게 맞았다.

온하랑은 답답한 기분에 한숨을 푹 내뱉었다.

“어떻게 이런 우연이 다 있어?! 도진 씨가 이엘리아 친오빠라니. 시연이가 분명 도진 씨는 혼혈이 아니라고 했단 말이야.”

“듣기로는 예전에 서씨 가문 안주인이 먼저 세상을 뜨고 나서 윌슨 부인이 임신한 몸으로 한 살밖에 안 된 연도진을 끌어안고 강남으로 왔다고 하더라. 힘들었는지 그때 조산을 하게 됐는데 하필이면 병원에 불이 나서 그러다가 연도진을 잃어버렸대. 그렇게 연도진은 강남에서 농부한테 입양됐지.”

온하랑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윌슨 부인이 출산한다고 해도 서 씨 가문의 회사를 이어받을 사람인데 연도진을 돌봐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을 리도 없잖아. 그런데 그냥 잃어버렸다고? 게다가 병원은 왜 하필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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