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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6화

“솔직히 얘기해줄래요?”

조금 전, 서수현은 단호한 태도로 부현승에게 친자확인 검사를 해보라고 얘기했고 친자 확인서를 봤을 때는 꽤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이 단순히 연기하는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서수현이 고개를 푹 떨군 채 침묵을 지키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부승민, 민지훈과 관련된 일이라 그런지 서수현은 그날의 일을 절대 털어놓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지옥 같았던 경험은 더더욱 얘기해줄 수 없었다.

부승민을 떠올리자 서수현은 그가 자리를 뜨기 전, 마지막으로 마주쳤던 눈빛을 떠올렸다. 부승민은 마치 서수현이 무슨 일을 하려는지 다 알고 있는 듯한 사람처럼 느껴졌다.

사실 친자확인 결과가 진짜라는 것에는 두 가지 가능성이 존재했다.

첫 번째로는 서수현의 추측이 틀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한 가지 가능성은 그날 밤 자신을 강간했던 사람이... 부현승이었다는 것이다...

이 생각이 들자 서수현은 온몸이 부르르 떨렸다.

이 가능성은 서수현이 줄곧 무시해 왔다. 부현승처럼 정직하고도 다정하고, 또 침착한 사람이 어떻게 그런 난폭한 범죄자가 될 수 있단 말인가...?

그녀는 온천 리조트에서 민지훈을 마주쳤던 때를 떠올렸다. 그때의 민지훈은 이렇게 말했었다.

“우리 회사가 지금 단합대회 중이어서요.”

단합대회라면 부현승 역시 그 리조트에 있었을 것이다.

“수현 씨?”

서수현은 고개를 푹 숙이고 멍하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부현승은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팔로 서수현을 툭툭 쳤다.

하지만 이윽고 온몸을 떨며 공포심 어린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서수현이 눈에 들어왔다.

“... 왜 그래요?”

서수현은 부현승을 살인범이라도 되는 것처럼 쳐다보고 있었다.

“저... 저는 괜찮습니다.”

서수현은 부현승의 시선을 피하며 무의식적으로 그와 거리를 두었다.

“차... 차 세워요... 저 내리고 싶어요.”

“방금 질문엔 대답해주고 내려야죠. 저는 솔직한 대답이 듣고 싶다니까요.”

“제... 제가 나중에 설명해드릴게요. 그래도 되죠?”

이미 뒤죽박죽 마음이 복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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