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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5화

길종문과 길천호 외의 다른 5대 명문 세가 가주는 저마다 얼굴을 찌푸리고 있다.

왜냐하면 그들은 문득 뭔가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길종문이 강북 6대 명문 세가를 배신하고 원씨 가문의 앞잡이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그들에게 있어서 좋은 일이 아니다.

회의가 끝나고 다들 뿔뿔이 흩어지려고 했는데, 갑자기 심천하가 입을 열었다.

“잠시만요. 원 선생께서 밤새도록 얘기를 하셨는데, 저도 제 뒤에 있는 분을 모셔 와서 얘기 좀 더 나눠야 하지 않을까요?”

그 말에 회의실은 또 한 번 적막이 내려앉았다.

‘그분이 오신다고?’

다들 심천하 뒤에 있는 보스가 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순간 서로 눈을 마주쳤는데, 예외 없이 두 눈에는 놀라운 빛이 가득하다.

원지용도 처음에는 놀랬으나 웃으며 말했다.

“제법 흥미롭네요. 솔직히 저도 한번 뵙고 싶었습니다.”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심천하는 문 앞으로 다가가 직접 문을 당겼다.

그러자 사람들의 시선 속으로 두 줄기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한지훈과 용린은 지금 걸음을 내디디며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 회의실 문을 넘어 들어올 때, 한지훈은 덤덤하게 심천하의 어깨를 토닥거렸다.

그리고 그대로 심천하가 앉았던 자리로 가서 바로 앉았다.

6대 명문 세가 가주 그리고 원지용까지 눈살을 찌푸리며 갑자기 들어와서 두말없이 앉아 있는 한지훈을 보고 있다.

“외람되지만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원지용이 먼저 입을 열었다.

이에 한지훈은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

“백.”

그의 답에 다들 순간 멍해졌지만, 원지용은 웃으며 이어 물었다.

“백 선생, 안녕하세요. 심천하 씨 말을 들어보니, 백 선생이 뒤에 있는 보스라고 하는 것 같던데요?”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이렇게 직접 걸음까지 옮겨주신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원지용은 덧붙여 물었다.

“네? 저에게 묻고 있는 겁니까?”

한지훈은 그의 말에 되물었다.

원지용은 순간 멍해지면서 어리둥절해졌다.

“백 선생이 하신 말씀은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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