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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6화

한지훈의 말에 원지용은 그만 입이 꾹 다물어졌다.

단번에 500억 달러를 내놓을 수 있다는 실력이면 충분하다.

게다가 주어진 자료에 따르면, 해외에서 백 선생의 자본은 무려 5000억에 달한다고 한다.

이러한 경제적 실력을 그 어떠한 말로 형언해도 무색할 것만 같다.

“백 선생님, 유머러스한 모습도 있네요.”

원지용은 다소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윽고 한지훈은 자리에서 일어나 뭇사람들에게 뒷모습만 남겨준 채 성큼성큼 떠났다.

이에 다른 5대 명문 세가의 가주들도 뒤따라 나가면서 한지훈의 발걸음을 쫓아가려고 했다.

회의실 안에 남겨진 원지용의 안색은 어둡기 그지없고 보기 흉할 정도로 일그러져 있다.

원지용은 아직도 백 선생의 정체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

백 선생이 모습을 드러냄에 따라 원지용의 계획도 원씨 가문의 계획도 엉망진창이 되었기 때문이다.

심천하 뒤에 있는 보스가 해외에서 온 어드벤처러 백 선생이라고 생각지도 못했다.

그뿐만 아니라 그들은 조금 전까지만 해도 백 선생의 500억 달러 투자에 대해서 배분하고 있었다.

원지용과 마찬가지로 얼굴이 어두운 길종문은 얼른 다가와 입을 열었다.

“원 선생, 우리 이제 어떻게 합니까? 심천하 뒤에 있는 보스가 백 선생일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근데 이제 생각해 보니 그때 공항에서 심천하 반응이 왜 그렇게 심상치 않았는지 알 것 같습니다.”

원지용의 두 눈에는 차가운 빛이 번쩍이고 있다.

“일단은 원씨 가문의 어르신들께 얘기를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으로서는 모든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입니다.”

말을 마치고 원지용은 휴대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고는 비할 데 없이 공손한 모습을 보였다.

“태민 어르신, 저 원지용입니다.”

그러자 수화기 너머 5, 60세로 들리는 중년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 지용아. 근데 이 늦은 시간에 전화까지 하고 무슨 일이냐?”

”다름이 아니라 제가 지금 강북에 있는데, 계획과 달리 흘러가고 있습니다.”

“그래? 뭐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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