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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0화

그 장면을 목격한 강희연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강우연이 왜 로열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린다는 거지?

로열 호텔은 S시 랭킹1위의 최고급 호텔이었다.

가격대가 너무 비싸고 회원제로만 운영되기 때문에 아쉽지만 글라운드 호텔을 선택한 강희연이었다.

그런데 자신이 그렇게 무시하던 강우연이 로열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린다니 분통이 터졌다.

그녀는 씩씩거리며 맞은편으로 건너가서 강우연의 앞을 가로막고 비아냥거렸다.

“강우연, 진짜 여기서 결혼식을 올린다고? 너 일부러 내 결혼식장 맞은편에 호텔을 예약한 거야? 나 엿 먹이려고?”

강우연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그녀에게 말했다.

“언니, 나도 언니가 저기서 결혼식 하는 줄 몰랐어. 지훈 씨가 여기로 오라고 해서 온 거야.”

“한지훈이?”

강희연의 목청이 높아졌다.

“웃겨 죽겠네. 강우연, 눈 똑바로 뜨고 제대로 봐. 여기가 어딘지! 여기 로열 호텔이야! 우리 시에서 가장 유명한 그 호텔! 여기서 결혼식을 올리려면 무조건 VIP회원이어야 해. 한지훈 그 무능한 녀석이 그럴 능력이 된다고 생각해?”

강희연의 친구와 지인들도 이쪽으로 다가와서 합세했다.

“저 여자가 강우연이야? 그렇게 예쁘다고 하더니 실물은 별로네.”

“저 드레스 못 보던 드레스인데? 동대문 작품 아니야?”

“희연 언니네 맞은편에서 결혼식 올린다면서 동대문 드레스를 입고 온 거야?”

사람들의 비웃음에 강우연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녀는 어떻게 된 것인지도 모르고 집으로 찾아온 메이크업 아티스트에게 화장을 받고 운전기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이곳으로 온 것뿐이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로열 호텔을 바라보며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운전기사가 길을 잘못 들어선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며 그녀는 다급히 운전기사에게 말했다.

“기사님, 혹시 우리 주소를 잘못 찾아온 게 아닌가요?”

운전기사가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아니에요. 이곳 맞아요.”

그 말을 들은 강희연 일행이 웃음을 터뜨렸다.

“웃겨 죽겠네. 호텔 앞에 아무것도 없는데 무슨 결혼식을 여기서 올린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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