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장면을 목격한 강희연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강우연이 왜 로열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린다는 거지?로열 호텔은 S시 랭킹1위의 최고급 호텔이었다.가격대가 너무 비싸고 회원제로만 운영되기 때문에 아쉽지만 글라운드 호텔을 선택한 강희연이었다.그런데 자신이 그렇게 무시하던 강우연이 로열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린다니 분통이 터졌다.그녀는 씩씩거리며 맞은편으로 건너가서 강우연의 앞을 가로막고 비아냥거렸다.“강우연, 진짜 여기서 결혼식을 올린다고? 너 일부러 내 결혼식장 맞은편에 호텔을 예약한 거야? 나 엿 먹이려고?”강우연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그녀에게 말했다.“언니, 나도 언니가 저기서 결혼식 하는 줄 몰랐어. 지훈 씨가 여기로 오라고 해서 온 거야.”“한지훈이?”강희연의 목청이 높아졌다.“웃겨 죽겠네. 강우연, 눈 똑바로 뜨고 제대로 봐. 여기가 어딘지! 여기 로열 호텔이야! 우리 시에서 가장 유명한 그 호텔! 여기서 결혼식을 올리려면 무조건 VIP회원이어야 해. 한지훈 그 무능한 녀석이 그럴 능력이 된다고 생각해?”강희연의 친구와 지인들도 이쪽으로 다가와서 합세했다.“저 여자가 강우연이야? 그렇게 예쁘다고 하더니 실물은 별로네.”“저 드레스 못 보던 드레스인데? 동대문 작품 아니야?”“희연 언니네 맞은편에서 결혼식 올린다면서 동대문 드레스를 입고 온 거야?”사람들의 비웃음에 강우연의 눈시울이 붉어졌다.그녀는 어떻게 된 것인지도 모르고 집으로 찾아온 메이크업 아티스트에게 화장을 받고 운전기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이곳으로 온 것뿐이었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로열 호텔을 바라보며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운전기사가 길을 잘못 들어선 게 아닐까?그런 생각을 하며 그녀는 다급히 운전기사에게 말했다.“기사님, 혹시 우리 주소를 잘못 찾아온 게 아닌가요?”운전기사가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아니에요. 이곳 맞아요.”그 말을 들은 강희연 일행이 웃음을 터뜨렸다.“웃겨 죽겠네. 호텔 앞에 아무것도 없는데 무슨 결혼식을 여기서 올린다는 거야
그들은 나오자마자 문 앞에 레드카펫을 깔았다.다이아 가루로 포인트를 준 레드카펫이 햇빛을 받아 은은하게 빛이 났다.20층짜리 고층 건물에서 거대한 결혼사진으로 만든 현수막이 드리워졌다.현수막에는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한지훈과 강우연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호텔의 창문마다 풍선이 날아오르고 있었고 상공에 거대한 열기구가 날고 있었다. 거기에도 둘의 결혼사진이 걸려 있었다.그 모습을 본 강운가 사람들과 오관우의 가족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이게 어떻게 된 거지?강우연도 당황해서 멍하니 하늘만 올려다보고 있는데 로열 호텔 지배인이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앞으로 다가왔다.“강우연 씨,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어요? 신부를 맞이하는 대오가 곧 도착할 거예요.”“신부를 에스코트하는 대오가 따로 있었다고?”그 모습을 본 강희연의 목청이 한 단계 더 높아졌다.“이거 뭔가 잘못 된 거 아닌가요? 얘네가 무슨 돈이 있어서 여기서 결혼식을 올린다는 건가요?”정장을 입은 오관우도 다가와서 호텔 지배인을 바라보며 물었다.“이 지배인님, 전에 내가 예약하러 왔을 때는 거물급 인사가 이미 호텔 전체를 예약해서 예약이 안 된다면서요? 어떻게 된 겁니까? 설마 그 거물급 인사가 오늘 결혼하는 한지훈이라는 말은 하지 마세요!”오관우는 속으로 헛웃음이 나왔다.로열 호텔 매니저가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오 대표님, 오늘 저희 로열은 신부 강우연 씨의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해 정성 들여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그 말씀 삼가해 주시죠!”그 말을 끝으로 호텔 입구에 정장을 입은 건장한 경호원들이 나타났다.그들은 싸늘한 표정으로 오관우 일행을 에워쌌다.그 모습을 본 오관우는 씩씩거리며 강희연을 끌고 맞은편 글라운드 호텔로 건너갔다.그들이 떠나자 홀로 남은 강우연은 헛웃음이 나왔다.선명한 대조를 이루는 모습에 강희연의 결혼식에 참석하러 왔던 사람들마저 냉소를 지었다.잠시 후, 글라운드 호텔 입구에는 백 명이 되는 S시 거물급 인사들이 모였다. 그에 반해 로열
대낮에 화려한 불꽃쇼가 시작되면서 모두의 시선을 빼앗았다.불꽃이 터지는 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하늘에서는 오색찬연한 꽃잎이 날아다니며 S시의 상공을 아름답게 장식했다.“세상에! 불꽃쇼에 꽃잎쇼라니!”“오 대표님, 이벤트에 공 좀 들였는데요? 오 대표님 정도 되는 재력가나 가능한 일이죠! 대단합니다!”“강 회장님, 손녀 사위가 정말 대단하시네요.”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면서도 강준상 일가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을 수 없었다.오관우마저도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당연히 그가 준비한 이벤트가 아니었다.장갑차와 끝이 보이지 않는 외제차 행렬도 그의 작품이 아니었다.반면 강희연은 잔뜩 감동한 얼굴로 오관우의 팔짱을 꼈다.“여보, 날 위해 준비한 이벤트야? 나 너무 감동했잖아!”오관우의 입가에 경련이 일었지만 자존심에 아니라고 할 수도 없었다.“마음에 들어?”오관우가 물었다.“당연하지! 사랑해!”강희연은 고개를 돌려 맞은편에 있는 강우연을 바라보며 소리쳤다.“강우연, 봤지? 이게 우리 남편 실력이야! 한지훈 걔는 언제 온대? 설마 너 혼자 결혼식 치르게 할 건 아니겠지?”그 말을 듣자 부풀었던 강우연의 기대가 순식간에 사라졌다.모든 게 자신을 위한 것인 줄 알았는데 아니라고 생각하니 갑자기 상실감마저 들었다.외제차 행렬이 그녀의 앞을 스치고 앞으로 지나갔다.외제차에서 거물급 인사가 내렸다.용국의 천주시를 대표하는 유명인사였다.북양 총사령관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멀리서 비행기를 타고 날아온 사람들이었다.“저분… 한성시 재계 1위 아니야? 오찬그룹에서 저분까지 모셨다고?”“저기 봐! 저 분은 조 회장님 아들 같은데? 용경의 조 회장님! 세상에!”“어떻게 된 거야? 전부 다 유명 인사들이잖아!”순식간에 현장이 술렁이기 시작했다.오관우를 비롯한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그들의 눈앞에 용국을 대표하는 인물들이 차에서 내리고 있었다.이게 무슨 상황이지?강희연이 아무리 눈치가 없어도 이 정도쯤 되면 수상함을 느끼고 있었다.“여보
불꽃쇼가 다시 시작되었다.고개를 든 사람들의 시야로 여덟 대의 헬기가 상공을 날더니 현수막을 드리웠다.[남령 전쟁부 일동, 한지훈님과 강우연 씨의 결혼을 축하드립니다!][동원 전쟁부 일동, 한지훈님과 강우연 씨의 결혼을 축하드립니다!][서경 전쟁부 일동, 한지훈님과 강우연 씨의 결혼을 축하드립니다!][용경 전쟁부 일동, 한지훈님과 강우연 씨의 결혼을 축하드립니다!][북양 전쟁부 일동, 한지훈님과 강우연 씨의 결혼을 축하드립니다!]5대 주국의 축하 인사가 담긴 현수막이었다.사람들이 경악한 표정으로 술렁이기 시작했다.“어떻게 된 거지? 5대 주국이 왜?”“세상에! 내가 뭘 본 거지? 5대 주국에서 축하 인사를 보냈어!”“대체 이게 다 뭐야? 현재 용국에서 이토록 성대한 결혼식을 치른 사람이 있어? 이건 국혼급 행사잖아?”이 이벤트의 여주인공 강우연 역시 당혹스러운 얼굴로 그 현수막을 올려다보고 있었다.그 시각, 보헤미 별장.한지훈은 5성 사령관 군복을 입고 어깨에 다섯 개의 빛나는 별을 달았다. 그리고 용국 5대 권력의 상징인 창용검을 허리에 찼다.이것은 천자가 패악을 부리면 천자까지 벨 수 있는 권력을 가진 검이었다.현직 5성 용수만이 가질 수 있는 검이었다.그의 등 뒤에는 북양의 8대 장군이 군복을 입고 기대에 들뜬 얼굴로 대기하고 있었다.그들의 사령관이 혼례를 올리는 날에 그들이 들러리를 서기로 한 것이다.“출발하자!”한지훈은 어느 때보다 진지한 모습으로 당당하게 걸음을 옮겼다.우연아, 조금만 기다려 줘!아홉 사람은 용국의 마크가 새겨진 군용 밴에 올라탔다.국가의 대형 행사 때만 등장하는 군용 밴이었다.차 앞 머리에는 붉은색 장미 화환 장식이 달려 있었다.아홉 대의 군용 밴이 천천히 보헤미 별장에서 출발했다. 그 뒤를 북양의 3천 정예 군단이 따랐다.군복을 입은 병사들의 모습은 보고만 있어도 가슴을 웅장하게 했다.차에 오른 한지훈이 운전을 맡은 용일에게 물었다.“다른 사람들은 다 준비된 거지?”용일이 공손히
모두가 눈앞에 펼쳐진 상황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용국의 마크를 단 아홉 차량 그 뒤로 삼천의 무장 군인이 행군하고 있었다.평생 살면서 한 번도 보지 못한 장면이었다.오관우와 강희연도 눈을 휘둥그레 뜨고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설마 저게 신부를 에스코트하는 대오라고?”“세상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망한 재벌가 후손 주제에 어디서 저런 능력이 생긴 거야?”“5대 주국의 축하 인사에 용국을 대표하는 차량에 북양 전쟁부의 1호차라니….”모두가 한지훈이 대체 누굴지 궁금해했다.로열 호텔 입구에 선 강우연은 눈물을 머금고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차량을 바라보았다.그와 동시에 S시 모든 건물의 광고판에 그들의 웨딩 사진이 걸렸다.모든 언론 매체가 현장에 도착해서 생중계를 시작했다.거대한 형광판에 허공에 걸리고 상공에 헬기가 떠다녔다.형광판에서 용국 각 도시 대표 인물들이 강우연과 한지훈의 결혼을 축하하는 축하 인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모든 도시의 광고판에 그들의 결혼 사진이 걸리고 만 백성이 거리에 나서서 결혼을 축하해 주었다.동시에 각 도시의 상공에서도 불꽃쇼가 펼쳐지고 있었다.용국의 역사에서 한 번도 없었던 규모의 결혼식이었다.그리고 스크린에 용국의 네 장로와 각 전쟁부 총사령관이 모습을 드러냈다.그들의 등장에 현장이 숙연해졌다.용국의 네 장로와 네 명의 총사령관!그들이 스크린에서 강우연에게 축하인사를 보내고 있었다.“어떻게 이럴 수 있지? 신랑은 대체 누구야?”“우리가 뭘 잘못한 걸까?”“용각 네 장로와 사령관들이라니! 대체 누가 이런 걸 준비한 거야?”순식간에 사람들의 머릿속에 무시무시한 가설이 스치고 지나갔다.한지훈이 바로 북양의 총사령관이 아닐까?그 시각, 에스코트 차량들이 로열 호텔 입구에 도착했다.모두가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는 가운데 여덟 명의 군복을 입은 장군들이 먼저 차에서 내렸다.어깨에 별 세 개를 단 3성 장군들이었다.그들은 저마다 반짝이는 선물함을 들고 있었다.3성 장
세상에!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그 시각 한지훈은 손에 꽃다발을 들고 사람들 틈을 지나 눈물을 흘리고 있는 강우연에게로 다가갔다.그 시각 강우연은 행복에 겨워서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한지훈을 바라봤다.이 순간만큼은 그가 바로 자신의 백마 탄 왕자님이었다!그리고 평생 믿고 기댈 수 있는 든든한 남편 그 자체였다.비록 멀지 않은 거리였지만 두 사람에게는 너무도 멀게만 느껴졌다.드디어 한지훈은 눈물범벅이 된 강우연의 앞으로 다가가서 부드럽게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며 말했다.“우연아, 나랑 결혼해 줄래?”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각 도시의 대표들과 북양의 병사들이 목청을 높여 외쳤다.“결혼해! 결혼해!”허공에 걸린 스크린에서는 S시 근교에서 외치고 있는 30만 북양 대군의 모습이 생중계되고 있었다.그 시각 하늘과 땅이 진동하는 듯한 30만 대군의 목소리가 이 도시 전체가 다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우렁차게 울렸다.같은 시각, 3천 신룡전의 무인들이 로열 호텔의 각 창구에서 생화와 현수막을 흩뿌리며 소리쳤다.“사모님, 저희 전주님과 결혼해 주세요!”그 순간 현장은 뜨겁게 들끓었다.강우연은 눈물을 머금고 오늘따라 사뭇 멋져 보이는 남자를 바라보며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말을 마친 그녀는 달려가서 한지훈의 품에 안겼다.한지훈은 두 팔을 벌려 그녀를 품에 꽉 끌어안았다.사람들 틈에서 군복을 입은 홍장미가 공주 드레스를 입은 고운이를 안고 그들에게 다가왔다.고운이가 활짝 웃으며 그들을 향해 팔을 벌렸다.“아빠, 엄마!”너무도 화기애애한 장면이었다.하지만 글라운드 호텔 입구에서 이 모든 것을 지켜보던 강희연은 똥 씹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어떻게 이럴 수 있지?왜?그녀는 자신이 광대가 된 기분이었다.한지훈이 북양의 총사령관이었다니!그 만천하를 호령하며 북양의 왕이라고 불리는 남자!그녀뿐이 아니라 강운가 사람들의 표정도 좋지 않았다.한지훈이 북양의 총사령관이라면 전에 자신들이 했던 행동에 대해 복
강희연은 완전히 이성을 잃은 상태였다.온갖 분노가 이미 그녀의 대뇌를 지배했다.왜?항상 자신보다 못하다고 생각했던 동생이었다.그런데 자신보다 성대한 결혼식을 올리다니!용납할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었다.오늘의 주인공은 그들이었어야 했다.그런데 남편이 북양의 총사령관이라니!강희연은 달려와서 강우연을 향해 손을 힘껏 치켜들었다.짝!하지만 그녀의 손길은 강우연에게 닿지 못했다.한지훈이 강우연의 앞을 든든히 지키고 서서 강희연의 뺨을 갈겨버린 것이다. 순식간에 강희연은 바닥에 주저앉았고 입가에서 피가 흘러내렸다.“이제 정신이 좀 들어?”한지훈이 싸늘한 목소리로 물으며 가소롭다는 듯이 강희연을 내려다보았다.강희연은 붉게 달아오른 뺨을 붙잡고 한참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내가 지금 뭘 한 거지?“끌어내!”홍장미가 싸늘한 목소리로 부하들에게 지시했다.총을 든 병사가 다가와서 강희연의 두 팔을 붙잡았다.이때, 저쪽에 있던 강문복 부부가 다급히 이쪽으로 달려왔다.털썩!그들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비굴하게 머리를 조아렸다.“미안해, 지훈아, 희연이 목숨만 살려줘. 얘가 지금 제 정신이 아니라서 실수한 거야!”한지훈은 바닥에 무릎을 꿇은 강문복 일가를 내려다보며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당신들은 몇 번이나 내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했어. 내가 정말 집사람 가족이라고 못 죽일 것 같아?”그 말에 강문복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삐질삐질 흘렀다. 그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한지훈에게 애원했다.“우리가 다 잘못했어. 진심으로 빌게! 우리가 정말 많은 잘못을 한 거 인정해. 하지만 가족인 걸 봐서, 내가 우연이 큰아버지인 걸 봐서라도 이번 한번만 조용히 넘어가 줘.”말을 마친 강문복의 두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는 고개를 돌려 강우연을 바라보며 소리쳤다.“우연아, 다 큰아버지가 잘못했어. 네 남편 좀 말려봐. 이러다 희연이 정말 죽겠어….”강문복이 눈물콧물 쥐어짜는 모습을 보자 강우연은 마음이 약해져서 한지훈의 옷깃을 잡아당겼다.“여보
강희연은 자신에게 왔을 선물들이 로열 호텔 앞에 쌓이는 것을 보고 통곡했다.그 순간만큼은 그녀는 모두의 버림을 받은 광대에 불과했다.“아빠, 어떡해?”강희연이 울며 말했다.강문복 역시 기가 팍 죽은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뭘 어떻게 해? 용국에서 북양의 총사령관보다 더 높은 사람이 누가 있어? 우리가 전에 너무 한지훈을 무시한 게 잘못이지. 진작에 눈치챘어야 했어. 한민학 군단장이 우연이에게 극존칭을 쓸 때 알아봤어야 했는데….”머릿속에 자신들이 행했던 만행이 스치고 지나갔다.그들은 진작에 알아챘어야 했다.그 시각 성큼성큼 다가온 오관우가 싸늘한 눈빛으로 강문복을 바라보더니 결혼반지를 바닥에 던지며 말했다.“강희연, 이 결혼 나 안 해! 오늘부터 너랑 난 아무 사이도 아닌 거야!”말을 마친 오관우는 가족들과 함께 싸늘하게 뒤돌아섰다.강희연이 울며 오관우의 팔을 붙잡았다.“여보, 이러지 마! 이 상황에 여보마저 날 버리면 어떡해?”“꺼져!”오관우는 짜증스럽게 강희연을 밀치며 말했다.“지금 너랑 결혼하는 건 죽음을 자초하는 길이야. 너희가 한지훈한테 갑질하면서 나까지 끌어들였잖아! 난 돌아가서 어떻게 하면 그분과 오해를 풀지 고민해 봐야겠어!”말을 마친 오관우는 그녀를 내치고 글라운드 호텔을 떠났다.그렇게 강희연은 철저히 버려졌다.그와 동시에 강우연과 한지훈을 향한 증오는 마음속에서 커져만 갔다.그들이 자신의 모든 걸 망쳐버린 것 같았다.결혼식은 오후 네 시까지 진행되었다.한지훈은 하객들과 술자리를 가지고 강우연은 조용히 호텔을 떠나 보헤미 별장으로 돌아갔다.눈앞에 펼쳐진 웅장한 건물을 보고 강우연은 또 한번 놀랐다.침실 문을 연 순간 그녀의 얼굴이 빨갛게 붉어졌다.방 안에는 장미 바다가 펼쳐져 있었고 하얀 시트 위에도 장미로 하트 모양이 만들어져 있었다.“엄마, 고운이도 오늘 여기서 자면 안 돼?”안으로 들어온 고운이가 침대를 가리키며 잔뜩 신나서 말했다.서경희가 고운이를 품에 안으며 말했다.“고운이 착하지.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