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눈앞에 펼쳐진 상황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용국의 마크를 단 아홉 차량 그 뒤로 삼천의 무장 군인이 행군하고 있었다.평생 살면서 한 번도 보지 못한 장면이었다.오관우와 강희연도 눈을 휘둥그레 뜨고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설마 저게 신부를 에스코트하는 대오라고?”“세상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망한 재벌가 후손 주제에 어디서 저런 능력이 생긴 거야?”“5대 주국의 축하 인사에 용국을 대표하는 차량에 북양 전쟁부의 1호차라니….”모두가 한지훈이 대체 누굴지 궁금해했다.로열 호텔 입구에 선 강우연은 눈물을 머금고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차량을 바라보았다.그와 동시에 S시 모든 건물의 광고판에 그들의 웨딩 사진이 걸렸다.모든 언론 매체가 현장에 도착해서 생중계를 시작했다.거대한 형광판에 허공에 걸리고 상공에 헬기가 떠다녔다.형광판에서 용국 각 도시 대표 인물들이 강우연과 한지훈의 결혼을 축하하는 축하 인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모든 도시의 광고판에 그들의 결혼 사진이 걸리고 만 백성이 거리에 나서서 결혼을 축하해 주었다.동시에 각 도시의 상공에서도 불꽃쇼가 펼쳐지고 있었다.용국의 역사에서 한 번도 없었던 규모의 결혼식이었다.그리고 스크린에 용국의 네 장로와 각 전쟁부 총사령관이 모습을 드러냈다.그들의 등장에 현장이 숙연해졌다.용국의 네 장로와 네 명의 총사령관!그들이 스크린에서 강우연에게 축하인사를 보내고 있었다.“어떻게 이럴 수 있지? 신랑은 대체 누구야?”“우리가 뭘 잘못한 걸까?”“용각 네 장로와 사령관들이라니! 대체 누가 이런 걸 준비한 거야?”순식간에 사람들의 머릿속에 무시무시한 가설이 스치고 지나갔다.한지훈이 바로 북양의 총사령관이 아닐까?그 시각, 에스코트 차량들이 로열 호텔 입구에 도착했다.모두가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는 가운데 여덟 명의 군복을 입은 장군들이 먼저 차에서 내렸다.어깨에 별 세 개를 단 3성 장군들이었다.그들은 저마다 반짝이는 선물함을 들고 있었다.3성 장
세상에!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그 시각 한지훈은 손에 꽃다발을 들고 사람들 틈을 지나 눈물을 흘리고 있는 강우연에게로 다가갔다.그 시각 강우연은 행복에 겨워서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한지훈을 바라봤다.이 순간만큼은 그가 바로 자신의 백마 탄 왕자님이었다!그리고 평생 믿고 기댈 수 있는 든든한 남편 그 자체였다.비록 멀지 않은 거리였지만 두 사람에게는 너무도 멀게만 느껴졌다.드디어 한지훈은 눈물범벅이 된 강우연의 앞으로 다가가서 부드럽게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며 말했다.“우연아, 나랑 결혼해 줄래?”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각 도시의 대표들과 북양의 병사들이 목청을 높여 외쳤다.“결혼해! 결혼해!”허공에 걸린 스크린에서는 S시 근교에서 외치고 있는 30만 북양 대군의 모습이 생중계되고 있었다.그 시각 하늘과 땅이 진동하는 듯한 30만 대군의 목소리가 이 도시 전체가 다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우렁차게 울렸다.같은 시각, 3천 신룡전의 무인들이 로열 호텔의 각 창구에서 생화와 현수막을 흩뿌리며 소리쳤다.“사모님, 저희 전주님과 결혼해 주세요!”그 순간 현장은 뜨겁게 들끓었다.강우연은 눈물을 머금고 오늘따라 사뭇 멋져 보이는 남자를 바라보며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말을 마친 그녀는 달려가서 한지훈의 품에 안겼다.한지훈은 두 팔을 벌려 그녀를 품에 꽉 끌어안았다.사람들 틈에서 군복을 입은 홍장미가 공주 드레스를 입은 고운이를 안고 그들에게 다가왔다.고운이가 활짝 웃으며 그들을 향해 팔을 벌렸다.“아빠, 엄마!”너무도 화기애애한 장면이었다.하지만 글라운드 호텔 입구에서 이 모든 것을 지켜보던 강희연은 똥 씹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어떻게 이럴 수 있지?왜?그녀는 자신이 광대가 된 기분이었다.한지훈이 북양의 총사령관이었다니!그 만천하를 호령하며 북양의 왕이라고 불리는 남자!그녀뿐이 아니라 강운가 사람들의 표정도 좋지 않았다.한지훈이 북양의 총사령관이라면 전에 자신들이 했던 행동에 대해 복
강희연은 완전히 이성을 잃은 상태였다.온갖 분노가 이미 그녀의 대뇌를 지배했다.왜?항상 자신보다 못하다고 생각했던 동생이었다.그런데 자신보다 성대한 결혼식을 올리다니!용납할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었다.오늘의 주인공은 그들이었어야 했다.그런데 남편이 북양의 총사령관이라니!강희연은 달려와서 강우연을 향해 손을 힘껏 치켜들었다.짝!하지만 그녀의 손길은 강우연에게 닿지 못했다.한지훈이 강우연의 앞을 든든히 지키고 서서 강희연의 뺨을 갈겨버린 것이다. 순식간에 강희연은 바닥에 주저앉았고 입가에서 피가 흘러내렸다.“이제 정신이 좀 들어?”한지훈이 싸늘한 목소리로 물으며 가소롭다는 듯이 강희연을 내려다보았다.강희연은 붉게 달아오른 뺨을 붙잡고 한참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내가 지금 뭘 한 거지?“끌어내!”홍장미가 싸늘한 목소리로 부하들에게 지시했다.총을 든 병사가 다가와서 강희연의 두 팔을 붙잡았다.이때, 저쪽에 있던 강문복 부부가 다급히 이쪽으로 달려왔다.털썩!그들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비굴하게 머리를 조아렸다.“미안해, 지훈아, 희연이 목숨만 살려줘. 얘가 지금 제 정신이 아니라서 실수한 거야!”한지훈은 바닥에 무릎을 꿇은 강문복 일가를 내려다보며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당신들은 몇 번이나 내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했어. 내가 정말 집사람 가족이라고 못 죽일 것 같아?”그 말에 강문복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삐질삐질 흘렀다. 그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한지훈에게 애원했다.“우리가 다 잘못했어. 진심으로 빌게! 우리가 정말 많은 잘못을 한 거 인정해. 하지만 가족인 걸 봐서, 내가 우연이 큰아버지인 걸 봐서라도 이번 한번만 조용히 넘어가 줘.”말을 마친 강문복의 두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는 고개를 돌려 강우연을 바라보며 소리쳤다.“우연아, 다 큰아버지가 잘못했어. 네 남편 좀 말려봐. 이러다 희연이 정말 죽겠어….”강문복이 눈물콧물 쥐어짜는 모습을 보자 강우연은 마음이 약해져서 한지훈의 옷깃을 잡아당겼다.“여보
강희연은 자신에게 왔을 선물들이 로열 호텔 앞에 쌓이는 것을 보고 통곡했다.그 순간만큼은 그녀는 모두의 버림을 받은 광대에 불과했다.“아빠, 어떡해?”강희연이 울며 말했다.강문복 역시 기가 팍 죽은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뭘 어떻게 해? 용국에서 북양의 총사령관보다 더 높은 사람이 누가 있어? 우리가 전에 너무 한지훈을 무시한 게 잘못이지. 진작에 눈치챘어야 했어. 한민학 군단장이 우연이에게 극존칭을 쓸 때 알아봤어야 했는데….”머릿속에 자신들이 행했던 만행이 스치고 지나갔다.그들은 진작에 알아챘어야 했다.그 시각 성큼성큼 다가온 오관우가 싸늘한 눈빛으로 강문복을 바라보더니 결혼반지를 바닥에 던지며 말했다.“강희연, 이 결혼 나 안 해! 오늘부터 너랑 난 아무 사이도 아닌 거야!”말을 마친 오관우는 가족들과 함께 싸늘하게 뒤돌아섰다.강희연이 울며 오관우의 팔을 붙잡았다.“여보, 이러지 마! 이 상황에 여보마저 날 버리면 어떡해?”“꺼져!”오관우는 짜증스럽게 강희연을 밀치며 말했다.“지금 너랑 결혼하는 건 죽음을 자초하는 길이야. 너희가 한지훈한테 갑질하면서 나까지 끌어들였잖아! 난 돌아가서 어떻게 하면 그분과 오해를 풀지 고민해 봐야겠어!”말을 마친 오관우는 그녀를 내치고 글라운드 호텔을 떠났다.그렇게 강희연은 철저히 버려졌다.그와 동시에 강우연과 한지훈을 향한 증오는 마음속에서 커져만 갔다.그들이 자신의 모든 걸 망쳐버린 것 같았다.결혼식은 오후 네 시까지 진행되었다.한지훈은 하객들과 술자리를 가지고 강우연은 조용히 호텔을 떠나 보헤미 별장으로 돌아갔다.눈앞에 펼쳐진 웅장한 건물을 보고 강우연은 또 한번 놀랐다.침실 문을 연 순간 그녀의 얼굴이 빨갛게 붉어졌다.방 안에는 장미 바다가 펼쳐져 있었고 하얀 시트 위에도 장미로 하트 모양이 만들어져 있었다.“엄마, 고운이도 오늘 여기서 자면 안 돼?”안으로 들어온 고운이가 침대를 가리키며 잔뜩 신나서 말했다.서경희가 고운이를 품에 안으며 말했다.“고운이 착하지. 그
강우연은 빨갛게 상기된 얼굴로 거울 속 자신을 바라봤다.한참이 지난 뒤, 욕실에서 나온 그녀는 침대에 놓인 장미 장식을 보고 다시 얼굴을 붉혔다.“오늘 밤은 그 사람이랑 같이 자야겠지?”강우연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입술을 깨물었다.침대를 보고 있자니 저절로 온몸이 달았다.비록 5년 전에 이미 그와 첫경험을 가지고 고운이를 출산했지만 그 일로 가문에서 쫓겨나고 온갖 수모를 당했다.그래서 그날 밤 기억은 강우연에게 아름답다고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한지훈이 진짜 남편이 되고 그녀가 가장 암울했던 시기에 그녀에게 광명을 되찾아 주었다.그런 사람이 북양의 총사령관이고 자신이 가진 모든 걸 동원해서 세상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결혼식을 그녀에게 안겨 주었다.그와 생활하는 동안에 강우연은 이미 과거의 상처를 깨끗이 잊었다.그녀의 마음은 어느새 한지훈으로 가득했다. 오늘의 결혼식은 그녀에게 평생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이 될 것이다.이 모든 게 한지훈이 그녀를 위해 준비한 거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올랐다.그녀는 길게 숨을 들이마셨지만 긴장감은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 강우연은 감개무량한 얼굴로 침대 시트를 만지작거렸다.그리고 큰 결심을 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오늘 밤은 그녀가 한지훈의 여자가 되는 날이었다. 그들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밤이었다.이미 그녀는 한지훈을 제외하고 그 어떤 남자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강우연은 계속 심호흡을 하며 긴장을 풀려고 노력했다.그리고 속으로 용기를 내자고 스스로를 응원했다.“강우연, 할 수 있어! 지훈 씨를 믿어! 그 사람은 평생 나만 사랑해 줄 내 남자야. 우린 결혼했고 부부가 같이 밤을 보내는 건 당연한 거야. 어차피 이미 한번 경험했던 일이잖아? 이번에도 할 수 있어!”시간은 속절없이 흘러 어느새 도시에 어둠이 내려앉았다.강우연이 심호흡을 거듭하는 사이, 현관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잔뜩 긴장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그가 돌아온 걸까?“여보, 어디 있어?”부드러운 그
군복을 입은 한지훈이 늠름한 풍채를 뽐내며 침대로 다가가서 앉았다.술을 많이 마셔서 그런지 그의 얼굴에도 취기가 올라 있었다.강우연은 잔뜩 긴장한 얼굴로 한지훈에게 천천히 다가가서 섰다.그리고 그가 입고 있는 군복을 벗겨 옷장에 걸었다.“조금 피곤하네. 잠을 좀 자야겠어.”한지훈이 말했다.“지… 지금요?”강우연이 잔뜩 상기된 얼굴로 눈을 깜빡이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가녀린 손이 입고 있는 레이스 잠옷자락을 꽉 잡고 있었다.한지훈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어리둥절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오늘의 그녀는 평소보다 뭔가 분위기가 달랐다. 빨갛게 상기된 볼은 깨물고 싶을 정도로 탐스러웠다.“왜 그러고 서 있어? 와서 앉아.”한지훈이 그녀에게 손을 뻗었다.그녀는 얼떨결에 한지훈의 품에 안겼다가 재빨리 몸을 일으키고 잔뜩 상기된 얼굴로 그에게 말했다.“왜… 왜 이래요?”잔뜩 긴장한 그녀의 얼굴을 본 한지훈이 입가에 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당신 오늘 좀 이상해. 설마 이상한 상상한 거 아니지?”“네? 아니었어요?”강우연이 당황하며 재빨리 고개를 숙였다.한지훈은 기분 좋은 웃음을 터뜨리고는 손끝으로 그녀의 코끝을 살짝 건드렸다. 그리고 침대에 벌렁 누우며 말했다.“이상한 상상하지 마. 당신이 원하지 않으면 나도 강요할 생각은 없으니까.”그 말에 긴장했던 강우연이 드디어 안정을 되찾았다.그녀는 고개를 살짝 갸웃하며 다가가서 그의 옆에 누웠다.강요하지 않는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지훈 씨, 오늘 결혼식까지 했는데 첫날밤은 원래… 그거 하는 거 아니었어요?”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얼굴이 뜨겁게 달아올랐다.한지훈이 고개를 돌리며 자상한 미소를 지었다.“대체 그 머리로 무슨 상상을 한 거야? 첫날밤에 꼭 그거 해야 한다고 누가 그래?”“아닌… 가요?”강우연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물었다.한지훈이 이렇게 대범하게 나오자 오히려 서운한 기분이 들었다.설마 내가 여자로서 매력이 없는 걸까?내 몸매나 얼굴이 마음에 안 들어서
다음 날, 한지훈은 옆에서 달게 잠든 강우연의 모습을 보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햇살이 그녀의 하얀 얼굴을 밝게 비춰주고 있었다.그리고 이때, 핸드폰 진동음이 느껴졌다.그는 강우연이 깰까 봐 재빨리 핸드폰을 확인했다.문자 내용을 확인한 그가 미간을 확 찌푸렸다.[사령관님, 용경에서 소식이 왔습니다. 천자께서 사령관님에게 만나자는 연락이 오셨습니다.]그는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신속히 침대에서 일어나 욕실로 가서 샤워를 했다. 그리고 군복으로 갈아입은 뒤, 아직도 달게 자고 있는 강우연의 뺨에 부드럽게 키스했다.“여보, 나 다녀올게.”말을 마친 그는 간단한 메모를 남긴 뒤에 보헤미 별장을 떠났다.별장 앞에는 용일부터 용팔까지 이미 집결을 마친 상태였다.“사령관님, 용경에 뭔가 변고가 생긴 것 같습니다. 천자께서 직접 만남을 요청하셨어요.”용일이 신속히 다가와서 검은색 망토를 그의 어깨에 걸쳐주며 말했다.한지훈이 어두운 얼굴로 물었다.“무슨 일인데 그래? 변방 쪽에 문제가 생기거나 급한 일이 아니라면 절대 나한테 만남을 요청할 분이 아닌데.”용일의 표정도 매우 심각했다.“아무런 얘기도 들려오지 않아서 자세한 상황은 잘 모릅니다.”그 말을 들은 한지훈은 인상을 찌푸리며 잠깐 생각에 잠겼다.“S시에 있는 5만 북양 주둔군은 자리를 지키고 경거망동하지 않는다. 나머지 25만 군사는 당장 준비하고 북양으로 복귀한다!”“신룡전 장로들께 상황을 알리고 돌발상황을 대비해! 문제가 생기면 전적으로 신룡전 4대 용존의 지휘를 따른다! 너희는 나와 함께 용경으로 가서 천자를 뵐 거야!”지시를 들은 여덟 장군의 얼굴에 비장함이 차올랐다.“사령관님, 뭔가 집히는 게 있는 겁니까?”“설마 적염왕 때문인가요?”“앉아서 그쪽에서 쳐들어오기를 기다릴 수는 없습니다. 만약 적염왕이 사령관님의 군권을 탈취한다면….”“닥쳐!”한지훈이 싸늘하게 말했다.“너희의 사명과 책임을 똑똑히 기억해!”말을 마친 그는 걸음을 돌려 차에 올랐다.네 대의 차량이 신
“총사령관님, 그……”하지만 여덟 사람은 모두 무기를 상대에게 건네주었다.한지훈도 예외 없이 마찬가지로 지니고 있던 오릉군 가시와 창용검을 내놓았다.도위소병은 그제야 입을 열었다.“여러분을 위한 차는 이미 마련되어 있습니다. 자, 어서 타시기를 바랍니다.”눈살을 찌푸리며 한지훈은 앞에 있는 도소위병을 한 번 보고는 한쪽에 대기 되어 있는 차로 향했다.도소위병을 지나칠 때, 그는 나지막한 소리로 한지훈에게 속삭였다.“총사령관님, 만용 어르신께서 저더러 대신 전해달라고 하셨습니다. 부디 흥분하지 마시고 국왕님의 말씀대로 움직이시라고 하셨습니다.”말을 마치고 도소위병은 입을 꾹 다물었다.한사코 눈살을 찌푸리며 바라보더니 한지훈은 허리를 숙이고 차 안으로 들어갔다.그리고 용이와 용팔은 한지훈과 다른 차에 올랐다.차는 곧 시동이 걸리고 군용 공항을 떠나 용경에서 경비가 가장 삼엄한 천자각으로 향했다.그러나 가는 도중에 용이를 포함한 일행이 탄 차는 갑자기 한지훈이 타고 있는 차와 서로 다른 길로 가기 시작했다.갑작스러운 상황에 한지훈은 얼굴이 굳어지며 온몸에 차가운 살의가 용솟음쳤다.용이 일행 또한 한지훈과 점점 멀어지고 있는 차를 보고 순간 폭발하여 차량의 주도권을 앗아오려고 했다.그러나 바로 이때 검은색 양복을 입고 있는 남자가 옆에서 재빠르게 손을 써서 그들의 팔이나 목에 주삿바늘을 꽂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여덟 사람은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한편, 한지훈이 타고 있는 타는 어느새 수비가 가장 삼엄한 천궁 광장을 지나 천자각으로 들어와서 정문에 정차했다.차문이 열리자 도위소병은 공손하게 입을 열었다.“총사령관님, 도착했습니다.”눈살을 찌푸리며 한지훈은 발걸음을 내디디며 차에서 내려와 익숙하기 그지없는 천자각을 둘러보았다.한 바퀴 둘러보고는 천자각으로 성큼성큼 들어가 홀에서 누군가를 기다렸다.기다린 지 얼마 되지 않아 오륙십 세처럼 되어 보이는 중년 남자가 소박한 검은색 옷차림으로 나타났다.세 발짝 정도 떨어진 뒤에는 회색 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