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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9화

군복을 입은 한지훈이 늠름한 풍채를 뽐내며 침대로 다가가서 앉았다.

술을 많이 마셔서 그런지 그의 얼굴에도 취기가 올라 있었다.

강우연은 잔뜩 긴장한 얼굴로 한지훈에게 천천히 다가가서 섰다.

그리고 그가 입고 있는 군복을 벗겨 옷장에 걸었다.

“조금 피곤하네. 잠을 좀 자야겠어.”

한지훈이 말했다.

“지… 지금요?”

강우연이 잔뜩 상기된 얼굴로 눈을 깜빡이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가녀린 손이 입고 있는 레이스 잠옷자락을 꽉 잡고 있었다.

한지훈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어리둥절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오늘의 그녀는 평소보다 뭔가 분위기가 달랐다. 빨갛게 상기된 볼은 깨물고 싶을 정도로 탐스러웠다.

“왜 그러고 서 있어? 와서 앉아.”

한지훈이 그녀에게 손을 뻗었다.

그녀는 얼떨결에 한지훈의 품에 안겼다가 재빨리 몸을 일으키고 잔뜩 상기된 얼굴로 그에게 말했다.

“왜… 왜 이래요?”

잔뜩 긴장한 그녀의 얼굴을 본 한지훈이 입가에 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당신 오늘 좀 이상해. 설마 이상한 상상한 거 아니지?”

“네? 아니었어요?”

강우연이 당황하며 재빨리 고개를 숙였다.

한지훈은 기분 좋은 웃음을 터뜨리고는 손끝으로 그녀의 코끝을 살짝 건드렸다. 그리고 침대에 벌렁 누우며 말했다.

“이상한 상상하지 마. 당신이 원하지 않으면 나도 강요할 생각은 없으니까.”

그 말에 긴장했던 강우연이 드디어 안정을 되찾았다.

그녀는 고개를 살짝 갸웃하며 다가가서 그의 옆에 누웠다.

강요하지 않는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지훈 씨, 오늘 결혼식까지 했는데 첫날밤은 원래… 그거 하는 거 아니었어요?”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얼굴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한지훈이 고개를 돌리며 자상한 미소를 지었다.

“대체 그 머리로 무슨 상상을 한 거야? 첫날밤에 꼭 그거 해야 한다고 누가 그래?”

“아닌… 가요?”

강우연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물었다.

한지훈이 이렇게 대범하게 나오자 오히려 서운한 기분이 들었다.

설마 내가 여자로서 매력이 없는 걸까?

내 몸매나 얼굴이 마음에 안 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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