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사령관님, 그……”하지만 여덟 사람은 모두 무기를 상대에게 건네주었다.한지훈도 예외 없이 마찬가지로 지니고 있던 오릉군 가시와 창용검을 내놓았다.도위소병은 그제야 입을 열었다.“여러분을 위한 차는 이미 마련되어 있습니다. 자, 어서 타시기를 바랍니다.”눈살을 찌푸리며 한지훈은 앞에 있는 도소위병을 한 번 보고는 한쪽에 대기 되어 있는 차로 향했다.도소위병을 지나칠 때, 그는 나지막한 소리로 한지훈에게 속삭였다.“총사령관님, 만용 어르신께서 저더러 대신 전해달라고 하셨습니다. 부디 흥분하지 마시고 국왕님의 말씀대로 움직이시라고 하셨습니다.”말을 마치고 도소위병은 입을 꾹 다물었다.한사코 눈살을 찌푸리며 바라보더니 한지훈은 허리를 숙이고 차 안으로 들어갔다.그리고 용이와 용팔은 한지훈과 다른 차에 올랐다.차는 곧 시동이 걸리고 군용 공항을 떠나 용경에서 경비가 가장 삼엄한 천자각으로 향했다.그러나 가는 도중에 용이를 포함한 일행이 탄 차는 갑자기 한지훈이 타고 있는 차와 서로 다른 길로 가기 시작했다.갑작스러운 상황에 한지훈은 얼굴이 굳어지며 온몸에 차가운 살의가 용솟음쳤다.용이 일행 또한 한지훈과 점점 멀어지고 있는 차를 보고 순간 폭발하여 차량의 주도권을 앗아오려고 했다.그러나 바로 이때 검은색 양복을 입고 있는 남자가 옆에서 재빠르게 손을 써서 그들의 팔이나 목에 주삿바늘을 꽂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여덟 사람은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한편, 한지훈이 타고 있는 타는 어느새 수비가 가장 삼엄한 천궁 광장을 지나 천자각으로 들어와서 정문에 정차했다.차문이 열리자 도위소병은 공손하게 입을 열었다.“총사령관님, 도착했습니다.”눈살을 찌푸리며 한지훈은 발걸음을 내디디며 차에서 내려와 익숙하기 그지없는 천자각을 둘러보았다.한 바퀴 둘러보고는 천자각으로 성큼성큼 들어가 홀에서 누군가를 기다렸다.기다린 지 얼마 되지 않아 오륙십 세처럼 되어 보이는 중년 남자가 소박한 검은색 옷차림으로 나타났다.세 발짝 정도 떨어진 뒤에는 회색 옷
역시나 생각대로 적염왕이 돌아온 것이 이유였다.한지훈은 흰색 바둑을 두고 나서 덤덤하게 웃었다.“이미 들은 바가 있습니다.”국왕은 그의 말에 덧붙였다.“알다시피 지금 국제적인 국세가 하루가 멀다고 다릅니다. 우리 용국에는 5명의 총사령관을 지니고 있어 주위에 있는 작은 나라들은 손쉽게 진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서방의 열강까지 제압하기에는 그 실력이 터무니없이 약합니다. 적염왕은 50만 대군을 통솔한 적이 있습니다. 막강한 실력과 명성을 지니고 있어 우리 용국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열강을 진섭 하기엔 충분할 것 같습니다.”“그럼, 국왕님께서 앞으로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한지훈은 웃으며 물었다.그러자 국왕은 한지훈을 한 번 보더니 웃었다.“성격이 급한 건 여전하시네요. 아직 말을 채 끝내지도 않았는데, 단도직입적으로 물으시네요.”한지훈은 계속 바둑을 두었는데, 바둑판은 이미 적을 포위하고 있는 듯한 모습을 드러냈다.“저는 국가를 위한 목숨을 걸 줄밖에 모릅니다. 전략과 같은 방면에서는 거의 의견을 내놓지 않는 편입니다. 그러니 만약 국왕님께서 저에게 내릴 지시가 있으시다면 말해주시기를 바랍니다.”국왕은 검은색 바둑을 들고 한참이나 머뭇거리더니 판을 보며 입을 열었다.“제법 용감한 길을 택한 거 같아 갑작스럽네요. 그동안 실력이 많이 늘어난 거 같습니다.”말을 마치고 국왕은 검은색 바둑을 통 안에 던졌다.“그만하시죠.”그러고 나서 날카로운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물었다.“만약 파이터 킹의 북양구 대군을 적염왕 소속 부대로 모두 보낸다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이 말을 듣고 있는 한지훈은 국왕의 두 눈에 비친 짙은 예기를 느꼈다.국왕의 곁에 있는 용 선생님마저도 무겁기 그지없는 눈빛을 보이며 앞으로 반걸음 정도 나오기까지 했다.잠시 침묵이 흐르더니 한지훈은 흰색 바둑을 버리고 양손을 뒤로 젖힌 채 머리에 대고 웃었다.“마침 잘 됐습니다. 근래에 들어 일하는 것도 버거워 국왕님께 퇴임을 제기하려고 했습니다. 적염왕께서 인
한지훈은 덤덤하게 웃으며 답했다.“원한이 좀 있어서 처리하고 싶습니다.”답을 듣고 난 국왕은 안색이 살짝 일그러지며 한숨을 쉬었다.“원씨 가문은 결코 만만치 않은 가문입니다. 저라도 그들을 상대로 감히 어찌할 수 없습니다. 만약 그때 그 일로 원씨 가문을 찾아가려는 것이라면 고심하고 나서 결정하시기 바랍니다.”“알고 있습니다.”한지훈은 더없이 진지한 모습으로 덧붙였다.“하지만 반드시 원씨 가문을 찾아가야만 합니다. 만약 그때 다른 사람까지 연루되어 난 온다면 국왕께서 친히 나서 주셨으면 좋겠습니다.”이에 국왕은 고개를 끄덕였다.“이미 결정을 내린 일이니 말리지 않겠습니다. 연루되는 사람이 누구든지 막론하고 나서서 해결해 드리겠습니다.”“감사합니다.”한지훈은 공수하며 인사를 하고는 뒤돌아서서 떠났다.그가 떠나는 뒷모습을 보고 내내 국왕 뒤에 서 있었던 강만용 어르신이 입을 열었다.“국왕님, 만약 정말로 원씨 가문을 상대로 손을 댄다면 다른 세 가문의 이목도 끌 수 있을 겁니다. 그때가 되어 사대 가문에서 연합 관계를 맺기라도 한다면 국왕님께서도 감당하기 버거운 국면이 초래될지도 모릅니다.”국왕의 두 눈에서 차가운 빛이 흘러나왔다.“한 나라에 국가의 운명을 좌우지할 수 있는 가문이 4개나 나타난다면, 그게 정녕 좋은 일인 것 같습니까 아니면 나쁜 일인 것 같습니까?”강만용 어르신은 잠시 멈칫거리더니 착잡한 얼굴로 대답했다.“단번에 판단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그러자 국왕은 웃으며 덧붙였다.“나쁜 일인지 아니면 좋은 일인지 모두 시기와 이점에 달렸습니다. 용국은 백 년 동안보다 안정적인 세월을 보냈으나, 이 사대 가문은 누리처럼 용국의 운세를 갈아 먹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용국은 언젠가 세차게 흔들리는 날이 오게 될 것입니다. 누군가가 칼을 휘둘러 누리들을 모조리 깨끗이 없애야 만이 용국은 더 나은 발전을 맞이하며 세계의 정상에 우뚝 설 수 있습니다.”“칼을 휘두르는 사람이 한지훈이었으면 하는 겁니까?”강만용 어르신은 놀라움을
같은 시간, 용경 교외에 있는 저택 안에서 두 중년 남자는 차를 마시고 있다.우두인 남자는 사오십 세로 되어 보이는데, 준수하고 우람하며 차가운 분위기를 띠고 있다.그의 맞은 쪽에 앉아 있는 중년 남자는 값비싼 양복을 차려입고 우아한 아우라를 뽐내고 있으며 뒤에는 경호원 두 명이 함께 하고 있다.이때, 우아한 남자가 먼저 웃으며 입을 열었다.“적염왕, 북양구 25만 대군을 통솔하게 되셔서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그러자 우람한 자태의 중년 남자는 덤덤하게 웃더니 찻잔을 내려놓고 말했다.“저야말로 감사합니다. 원 선생 덕분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빠른 시일 내에 북양구 총사령관의 자리를 이어받지 못했을 겁니다.”“하하하!”원 선생은 크게 웃으며 덧붙였다.“원씨 가문과 적염왕은 언제나 하나입니다. 적염왕의 이익이 바로 우리 원씨 가문의 이익이나 다름없다는 말입니다. 적염왕에게 도움이 되었다니 그저 영광일 따름입니다.”“저 또한 무한한 사랑과 지지를 받게 돼서 영광입니다.”적염왕은 공수하며 거듭 강조했다.“오늘 이후로 저는 원씨 가문과 운명을 함께하며 동고동락할 것입니다. 괜찮으시다면, 저 대신 원씨 어르신께 안부 좀 전해주시기를 바랍니다.”“이곳으로 오기 전에 어르신께서 저에게 분부하셨습니다. 적염왕께서 필요한 것이라면 그게 무엇이든 원씨 가문에서는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원 선생은 고개를 들어 웃으며 말했다.적염왕도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흔들자 뒤에 있던 무장한 남자가 특수한 재질의 비단 함을 안고 나와 원 선생에게 건네주었다.“원 선생, 이건 제가 3년 동안 공들여 찾아낸 한씨 가문 중의 결본 한 장입니다. 원 선생께서 원씨 어르신께 직접 전해주시기를 바랍니다.”적염왕은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덤덤한 그와 달리 원 선생은 무서운 얼굴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두 손으로 비단 함을 건네받았다.천천히 열어보니 안에는 누르스름한 종이 한 장이 보였다.무엇인가 덕지덕지 묻은 데다가 모서리까지 찢어지고 불에 탄 검은 흔적까지 고
이곳을 떠나게 되었으니, 가기 전에 한 번쯤은 와봐야 한다고 생각했다.작전 구역에 이르자마자 한지훈은 홍장미를 보게 된다.총을 어깨에 메고 수천 명에 달하는 장병들을 이끈 채 기세 당당한 모습으로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총사령관님! 국왕님이 내리신 결정에 우리는 가만히 있을 수 없습니다! 북양구 장병들은 절대 비겁한 적염왕의 통솔을 받지 않을 것입니다!”홍장미는 지금 화가 불길을 타고 훨훨 타고 있다.용각으로부터 통지를 받게 되었을 때, 처음에는 놀라워 마지 못했으나 노여움이 미친 듯이 밀려왔다.위에서 한지훈에게 압력을 가하였기에 그런 결정이 내려진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그렇지 않으면 그들의 총사령관인 한지훈은 절대 북양구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죽을 때까지 총사령관님만 따르겠습니다!”“죽을 때까지 총사령관님만 따르겠습니다!”“죽을 때까지 총사령관님만 따르겠습니다!”순간, 홍장미의 뒤에 서 있는 수천 명의 장병들이 총을 머리 위로 들며 일제히 소리쳤다.한지훈은 얼굴이 어두워지면서 홍장미 손에 있는 총을 앗아버리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만 해! 여기가 어디라고 함부로 행동하는 거야! 여긴 북양구고 용국이야! 장병으로서 명령 어기고 함부로 행동하는 대가가 뭔지 몰라? 당장 각자 자리로 돌아가!”“싫습니다! 총사령관님이 떠나시는 거 보고만 있을 수 없습니다! 용경으로 가서 어떻게든 저희가 직접 국왕님께 묻겠습니다! 무슨 이유로 그런 지시를 내리셨는지 똑똑히 알아야겠습니다!”화가 난 나머지 두 눈까지 벌겋게 달아오른 홍장미이다.그녀의 뒤에 있는 수천 명의 장병들도 마찬가지로 눈시울이 빨개졌다.그들에게 있어서 한지훈은 유일하게 추앙하는 존재이며 그 누구든 대체할 수 없는 유일무이한 존재이다.한지훈은 한숨을 쉬며 손을 내밀어 홍장미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 주었다.그러고 나서 어깨를 토닥거리며 입을 열었다.“다 큰 사람이 아직도 울고 그러면 어떡해. 적국에서 보기라도 한다면 놀리지 않겠어? 북양구 장병들은 하나같이 모두 다
그날은 북양구 전체가 흔들리고 용국 전체가 뒤흔들렸다.오성 용수이자 용국의 기념비적인 인물인 파이터 킹이 북양구 총사령관에서 퇴임하고 고향으로 돌아갔다.그러나 한지훈은 이제 겨우 20대밖에 되지 않는다.용국 백성들은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었지만, 비할 데 없이 안타까울 따름이었다.반나절이 지나고 나서 한지훈은 오군으로 돌아왔다.별장으로 돌아오자, 사람은 여느 때보다 많았고 모두 강씨 가문 사람들이다.강준상, 강문복 일가족 그리고 강학주 등 모두 자리에 있다.강우연은 소파에 앉아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갑자기 한지훈이 나타나자, 눈물을 휘날리며 그대로 품으로 달려들었다.“여보, 어디에 갔다가 이제 온 거예요? 흑흑흑……”한지훈은 강우연의 등을 가볍게 토닥거리며 위안했다.“무사하게 돌아왔잖아. 이제 다 괜찮아.”한참을 위로받고 나서야 강우연은 한지훈을 놓아주며 긴장한 얼굴로 물었다.“뉴스에서 지훈 씨 얘기만 나오던데, 정말로 북양구 총사령관 직위에서 퇴임한 거예요?”강씨 가문 사람들은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한 채 한지훈의 대답만 기다리고 있다.그러자 한지훈은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맞아.”답을 듣고 나더니 강우연은 숨을 들이시고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한지훈이 이러한 결정을 내리게 된 것에는 그 사람만의 이유가 있을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하지는 다른 강씨 가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강준상이 가장 먼저 일어서서 물었다.“한지훈, 너 정말로 북양구 총사령관에서 퇴임한 거야? 그 적염왕인지 뭔지 하는 사람이 네 자리를 대신하는 거야?”“네.”한지훈의 대답에 강준상은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그럼, 위에서 너를 어디로 보낸 거이냐? 어떤 직위냐?”이것이야말로 강씨 가문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이다.그러나 한지훈은 덤덤하게 웃으며 궁금증을 풀어 주었다.“저 지금 일반입니다. 그 어떤 직위도 관직도 없습니다. 우연이 옆에 있어 주려고 퇴임한 것입니다.”“씁씁.”그의 답에 다들
이때 서경희는 믿어지지 않는 듯한 얼굴로 걱정이 가득한 채 다가가 물었다.“우리 사위, 이제 정말 아무것도 없어? 북양구 총사령관 자리에서 정말 이대로 물러난 거야?”처음으로 이 소식을 접했을 때, 서경희는 하마터면 목덜미 잡고 쓰러질 뻔했다.앞으로 사위인 한지훈만 믿고 기세등등하게 큰소리치며 살 작정이었으니 말이다.하지만 현실은 터무니없고 모든 환상을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렸다.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네. 또 다른 문제라도 있습니까?”서경희는 흠칫 놀라며 무엇인가 더 말하려고 했으나, 옆에 있는 강학주에게 끌려 자리를 떠났다.모두가 떠나고 나서야 한지훈과 강우연은 비로소 한숨을 돌렸다.“내가 대신 사과 할게요. 너무 마음에 두지 말아요.”강우연은 미안해하며 말했다.그러자 한지훈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괜찮아. 이미 습관 되어 있어.”고개를 끄덕이며 강우연은 한지훈을 지그시 바라보았다.“지훈 씨가 북양구 총사령관이든 아니든 내 남편인 사실은 변함없어요.”한지훈은 강우연의 얼굴을 부드럽게 어루만지고 들어 안았다.그리고 나쁜 웃음을 지으며 음흉하게 입을 열었다.“그럼, 부부 사이에 해야 하는 일이나 하자.”“네? 지훈 씨…… 뭘 하려는 거예요?”훅 들어오는 한지훈 때문에 강우연은 화들짝 놀라며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한지훈의 뜻을 모를 리가 없지만, 지금은 백주 대낮이고 그런 일을 하기에는 남사스럽기만 하다.“내가 뭘 할 걸 같아?”한지훈은 웃으며 그대로 안방으로 향했다.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기분으로 자그마치 한 시간 동안 뜨거운 시간을 보냈다.이미 지친 대로 지쳐버린 강우연은 한지훈의 품에 기대어 붉어진 얼굴에 행복한 표정을 그려냈다.작은 얼굴을 살짝 들고 한지훈을 진지하게 바라보며 물었다.“앞으로 어떻게 할 거예요?”한지훈은 강우연을 품에 안고 입을 열었다.“부모님 원수 갚아 드려야지.”“원수요?”강우연은 원수라는 말에 화들짝 놀라며 이불을 몸에 감고 일어나 앉았다.“그 배후가 누군지 알아냈어
눈살을 찌푸리며 한지훈은 자기를 에워싸버린 괴한들을 훑어보며 냉랭하게 입을 열었다.“너희 정체가 뭐야?”우두머리인 괴한은 씩 웃으며 비아냥거렸다.“우리 정체가 뭐냐고? 그건 우리도 확실하게 알려줄 수 없어. 근데 내가 확실하게 알고 있는 게 하나 있는데, 그게 뭔지 알아? 오늘이 네 제삿날이라는 거야! 주제 파악하면서 살 것이지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은 절대 건드리면 안 돼! 아니면 이유도 모르고 참혹하게 죽게 되는 법이야.”한지훈도 차갑게 웃으며 되물었다.“오관우가 보냈어?”“그래도 주제 파악은 좀 하네? 맞아, 관우 도련님 지시 받고 온 거야.”우두머리인 괴한은 한지훈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데, 언짢은 모습이 역력하다.‘한 방이면 넘어갈 거 같은데, 굳이 다 끌고 나올 필요가 있었을까? 인력 낭비야!’“너 참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나. 어떻게 감히 관우 도련님을 건드려? 죽고 싶어 안달이라도 난 거니? 다음 생에는 부디 주제 파악 제대로 하고 함부로 나대지 말고 살기 바란다.”“허허, 너도 마찬가지야.”한겨울의 칼바람이 불어오기라도 하는 듯했다.“제길, 이런 건방진 놈! 관우 도련님께서 널 죽이라고 할 만했어!”“형님, 쓸데없는 말 그만하시고 그냥 죽이시죠.”“맞아요! 딱 봐도 X신이나 다름없는 놈인데 얼른 처리하고 술이나 마시죠.”“X통하고 감정 낭비하지 말고 서두릅시다.”……괴한들은 재잘재잘 말이 끊기지 않았다.다들 비아냥거리는 얼굴로 한지훈을 바라보고 있는데, 오늘 한지훈이 죽게 될 것으로 확신한 모습이다.한지훈은 자기에 대한 오관우의 원한이 얼마나 짙고 그동안 얼마나 겨냥했는지 잘 알고 있다.하지만 오관우에게 그 어떠한 복수도 하지 않았는데, 단지 재벌 2세밖에 안 되는 오관우에게 별다른 위협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그러나 오늘, 오관우는 한지훈의 마지노선을 넘어섰다.이번 기회에 오관우를 처리하고 다시는 눈앞에서 알짱거리지 못하게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그리고 눈앞에 있는 근육 덩어리들은 안중에 두지도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