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시간, 용경 교외에 있는 저택 안에서 두 중년 남자는 차를 마시고 있다.우두인 남자는 사오십 세로 되어 보이는데, 준수하고 우람하며 차가운 분위기를 띠고 있다.그의 맞은 쪽에 앉아 있는 중년 남자는 값비싼 양복을 차려입고 우아한 아우라를 뽐내고 있으며 뒤에는 경호원 두 명이 함께 하고 있다.이때, 우아한 남자가 먼저 웃으며 입을 열었다.“적염왕, 북양구 25만 대군을 통솔하게 되셔서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그러자 우람한 자태의 중년 남자는 덤덤하게 웃더니 찻잔을 내려놓고 말했다.“저야말로 감사합니다. 원 선생 덕분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빠른 시일 내에 북양구 총사령관의 자리를 이어받지 못했을 겁니다.”“하하하!”원 선생은 크게 웃으며 덧붙였다.“원씨 가문과 적염왕은 언제나 하나입니다. 적염왕의 이익이 바로 우리 원씨 가문의 이익이나 다름없다는 말입니다. 적염왕에게 도움이 되었다니 그저 영광일 따름입니다.”“저 또한 무한한 사랑과 지지를 받게 돼서 영광입니다.”적염왕은 공수하며 거듭 강조했다.“오늘 이후로 저는 원씨 가문과 운명을 함께하며 동고동락할 것입니다. 괜찮으시다면, 저 대신 원씨 어르신께 안부 좀 전해주시기를 바랍니다.”“이곳으로 오기 전에 어르신께서 저에게 분부하셨습니다. 적염왕께서 필요한 것이라면 그게 무엇이든 원씨 가문에서는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원 선생은 고개를 들어 웃으며 말했다.적염왕도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흔들자 뒤에 있던 무장한 남자가 특수한 재질의 비단 함을 안고 나와 원 선생에게 건네주었다.“원 선생, 이건 제가 3년 동안 공들여 찾아낸 한씨 가문 중의 결본 한 장입니다. 원 선생께서 원씨 어르신께 직접 전해주시기를 바랍니다.”적염왕은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덤덤한 그와 달리 원 선생은 무서운 얼굴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두 손으로 비단 함을 건네받았다.천천히 열어보니 안에는 누르스름한 종이 한 장이 보였다.무엇인가 덕지덕지 묻은 데다가 모서리까지 찢어지고 불에 탄 검은 흔적까지 고
이곳을 떠나게 되었으니, 가기 전에 한 번쯤은 와봐야 한다고 생각했다.작전 구역에 이르자마자 한지훈은 홍장미를 보게 된다.총을 어깨에 메고 수천 명에 달하는 장병들을 이끈 채 기세 당당한 모습으로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총사령관님! 국왕님이 내리신 결정에 우리는 가만히 있을 수 없습니다! 북양구 장병들은 절대 비겁한 적염왕의 통솔을 받지 않을 것입니다!”홍장미는 지금 화가 불길을 타고 훨훨 타고 있다.용각으로부터 통지를 받게 되었을 때, 처음에는 놀라워 마지 못했으나 노여움이 미친 듯이 밀려왔다.위에서 한지훈에게 압력을 가하였기에 그런 결정이 내려진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그렇지 않으면 그들의 총사령관인 한지훈은 절대 북양구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죽을 때까지 총사령관님만 따르겠습니다!”“죽을 때까지 총사령관님만 따르겠습니다!”“죽을 때까지 총사령관님만 따르겠습니다!”순간, 홍장미의 뒤에 서 있는 수천 명의 장병들이 총을 머리 위로 들며 일제히 소리쳤다.한지훈은 얼굴이 어두워지면서 홍장미 손에 있는 총을 앗아버리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만 해! 여기가 어디라고 함부로 행동하는 거야! 여긴 북양구고 용국이야! 장병으로서 명령 어기고 함부로 행동하는 대가가 뭔지 몰라? 당장 각자 자리로 돌아가!”“싫습니다! 총사령관님이 떠나시는 거 보고만 있을 수 없습니다! 용경으로 가서 어떻게든 저희가 직접 국왕님께 묻겠습니다! 무슨 이유로 그런 지시를 내리셨는지 똑똑히 알아야겠습니다!”화가 난 나머지 두 눈까지 벌겋게 달아오른 홍장미이다.그녀의 뒤에 있는 수천 명의 장병들도 마찬가지로 눈시울이 빨개졌다.그들에게 있어서 한지훈은 유일하게 추앙하는 존재이며 그 누구든 대체할 수 없는 유일무이한 존재이다.한지훈은 한숨을 쉬며 손을 내밀어 홍장미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 주었다.그러고 나서 어깨를 토닥거리며 입을 열었다.“다 큰 사람이 아직도 울고 그러면 어떡해. 적국에서 보기라도 한다면 놀리지 않겠어? 북양구 장병들은 하나같이 모두 다
그날은 북양구 전체가 흔들리고 용국 전체가 뒤흔들렸다.오성 용수이자 용국의 기념비적인 인물인 파이터 킹이 북양구 총사령관에서 퇴임하고 고향으로 돌아갔다.그러나 한지훈은 이제 겨우 20대밖에 되지 않는다.용국 백성들은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었지만, 비할 데 없이 안타까울 따름이었다.반나절이 지나고 나서 한지훈은 오군으로 돌아왔다.별장으로 돌아오자, 사람은 여느 때보다 많았고 모두 강씨 가문 사람들이다.강준상, 강문복 일가족 그리고 강학주 등 모두 자리에 있다.강우연은 소파에 앉아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갑자기 한지훈이 나타나자, 눈물을 휘날리며 그대로 품으로 달려들었다.“여보, 어디에 갔다가 이제 온 거예요? 흑흑흑……”한지훈은 강우연의 등을 가볍게 토닥거리며 위안했다.“무사하게 돌아왔잖아. 이제 다 괜찮아.”한참을 위로받고 나서야 강우연은 한지훈을 놓아주며 긴장한 얼굴로 물었다.“뉴스에서 지훈 씨 얘기만 나오던데, 정말로 북양구 총사령관 직위에서 퇴임한 거예요?”강씨 가문 사람들은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한 채 한지훈의 대답만 기다리고 있다.그러자 한지훈은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맞아.”답을 듣고 나더니 강우연은 숨을 들이시고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한지훈이 이러한 결정을 내리게 된 것에는 그 사람만의 이유가 있을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하지는 다른 강씨 가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강준상이 가장 먼저 일어서서 물었다.“한지훈, 너 정말로 북양구 총사령관에서 퇴임한 거야? 그 적염왕인지 뭔지 하는 사람이 네 자리를 대신하는 거야?”“네.”한지훈의 대답에 강준상은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그럼, 위에서 너를 어디로 보낸 거이냐? 어떤 직위냐?”이것이야말로 강씨 가문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이다.그러나 한지훈은 덤덤하게 웃으며 궁금증을 풀어 주었다.“저 지금 일반입니다. 그 어떤 직위도 관직도 없습니다. 우연이 옆에 있어 주려고 퇴임한 것입니다.”“씁씁.”그의 답에 다들
이때 서경희는 믿어지지 않는 듯한 얼굴로 걱정이 가득한 채 다가가 물었다.“우리 사위, 이제 정말 아무것도 없어? 북양구 총사령관 자리에서 정말 이대로 물러난 거야?”처음으로 이 소식을 접했을 때, 서경희는 하마터면 목덜미 잡고 쓰러질 뻔했다.앞으로 사위인 한지훈만 믿고 기세등등하게 큰소리치며 살 작정이었으니 말이다.하지만 현실은 터무니없고 모든 환상을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렸다.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네. 또 다른 문제라도 있습니까?”서경희는 흠칫 놀라며 무엇인가 더 말하려고 했으나, 옆에 있는 강학주에게 끌려 자리를 떠났다.모두가 떠나고 나서야 한지훈과 강우연은 비로소 한숨을 돌렸다.“내가 대신 사과 할게요. 너무 마음에 두지 말아요.”강우연은 미안해하며 말했다.그러자 한지훈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괜찮아. 이미 습관 되어 있어.”고개를 끄덕이며 강우연은 한지훈을 지그시 바라보았다.“지훈 씨가 북양구 총사령관이든 아니든 내 남편인 사실은 변함없어요.”한지훈은 강우연의 얼굴을 부드럽게 어루만지고 들어 안았다.그리고 나쁜 웃음을 지으며 음흉하게 입을 열었다.“그럼, 부부 사이에 해야 하는 일이나 하자.”“네? 지훈 씨…… 뭘 하려는 거예요?”훅 들어오는 한지훈 때문에 강우연은 화들짝 놀라며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한지훈의 뜻을 모를 리가 없지만, 지금은 백주 대낮이고 그런 일을 하기에는 남사스럽기만 하다.“내가 뭘 할 걸 같아?”한지훈은 웃으며 그대로 안방으로 향했다.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기분으로 자그마치 한 시간 동안 뜨거운 시간을 보냈다.이미 지친 대로 지쳐버린 강우연은 한지훈의 품에 기대어 붉어진 얼굴에 행복한 표정을 그려냈다.작은 얼굴을 살짝 들고 한지훈을 진지하게 바라보며 물었다.“앞으로 어떻게 할 거예요?”한지훈은 강우연을 품에 안고 입을 열었다.“부모님 원수 갚아 드려야지.”“원수요?”강우연은 원수라는 말에 화들짝 놀라며 이불을 몸에 감고 일어나 앉았다.“그 배후가 누군지 알아냈어
눈살을 찌푸리며 한지훈은 자기를 에워싸버린 괴한들을 훑어보며 냉랭하게 입을 열었다.“너희 정체가 뭐야?”우두머리인 괴한은 씩 웃으며 비아냥거렸다.“우리 정체가 뭐냐고? 그건 우리도 확실하게 알려줄 수 없어. 근데 내가 확실하게 알고 있는 게 하나 있는데, 그게 뭔지 알아? 오늘이 네 제삿날이라는 거야! 주제 파악하면서 살 것이지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은 절대 건드리면 안 돼! 아니면 이유도 모르고 참혹하게 죽게 되는 법이야.”한지훈도 차갑게 웃으며 되물었다.“오관우가 보냈어?”“그래도 주제 파악은 좀 하네? 맞아, 관우 도련님 지시 받고 온 거야.”우두머리인 괴한은 한지훈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데, 언짢은 모습이 역력하다.‘한 방이면 넘어갈 거 같은데, 굳이 다 끌고 나올 필요가 있었을까? 인력 낭비야!’“너 참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나. 어떻게 감히 관우 도련님을 건드려? 죽고 싶어 안달이라도 난 거니? 다음 생에는 부디 주제 파악 제대로 하고 함부로 나대지 말고 살기 바란다.”“허허, 너도 마찬가지야.”한겨울의 칼바람이 불어오기라도 하는 듯했다.“제길, 이런 건방진 놈! 관우 도련님께서 널 죽이라고 할 만했어!”“형님, 쓸데없는 말 그만하시고 그냥 죽이시죠.”“맞아요! 딱 봐도 X신이나 다름없는 놈인데 얼른 처리하고 술이나 마시죠.”“X통하고 감정 낭비하지 말고 서두릅시다.”……괴한들은 재잘재잘 말이 끊기지 않았다.다들 비아냥거리는 얼굴로 한지훈을 바라보고 있는데, 오늘 한지훈이 죽게 될 것으로 확신한 모습이다.한지훈은 자기에 대한 오관우의 원한이 얼마나 짙고 그동안 얼마나 겨냥했는지 잘 알고 있다.하지만 오관우에게 그 어떠한 복수도 하지 않았는데, 단지 재벌 2세밖에 안 되는 오관우에게 별다른 위협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그러나 오늘, 오관우는 한지훈의 마지노선을 넘어섰다.이번 기회에 오관우를 처리하고 다시는 눈앞에서 알짱거리지 못하게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그리고 눈앞에 있는 근육 덩어리들은 안중에 두지도 않
한지훈도 한 번 보았는데, 그들과 마찬가지로 화끈한 몸매에 눈이 휘둥그레졌다.짤록한 허리, 길쭉한 다리, 완벽한 S라인에 얼굴까지 일품이다.제복을 입고 지금 남다른 분위기까지 풍기고 있다.정신을 차리고 여자를 다시 보니 한지훈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여자의 정체는 바로 송지민이었다.“보긴 뭘 봐! 다들 무릎 꿇어! 즉시 모든 위범 행위 다 멈춰!”송지민은 차가운 기세로 호시탐탐 자기를 노리고 있는 괴한들을 바라보았는데, 그 중 한 사람이 뭔가 손짓을 하는 것이 보였다.“이쁜이, 경찰이라고 하면 우리가 믿을 거 같아? 취미가 코스프레야? 집에만 틀어박혀 있을 것이지 뭐 하려고 나왔어? 혹시 남자 만나러 나온 거야? 마침 여기 남자도 많은데, 같이 재미있게 놀아줘?”한 괴한이 음흉하게 웃으며 말했다.송지민이 지금 입고 있는 제복은 이제 막 받은 거라 타이틀 하여 몸매를 고스란히 드러냈다.아쉽게도 오늘 총을 가지고 나오지 않았는데, 있었더라면 이미 총을 꺼냈을 것이다.“공무원 모욕 행위로 지금 당장 널 체포할 수 있어.”송지문의 두 눈에는 노여움이 비치며 긴 다리를 내디디며 몇 걸음 달려가 발을 들어 괴한의 가랑이를 걷어차 버렸다.“우읍……”괴한은 즉시 그곳을 부여잡고 두 눈은 동그랗게 되어 비명과 함께 땅으로 쓰러졌다.그러고 나서 미친 듯이 소리치며 여기저기 굴러다녔다.이 광경을 보고 한지훈 또한 멍해졌다.얼굴도 예쁜 여자가 이렇게 과감하고도 독하게 움직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송지민의 일격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놀라워 마지 못했다.괴한은 그곳을 잡고 비통하게 울부짖고 있다.“X발! 미친 X! 죽고 싶어 환장했어! 네가 뭔데 내 사람을 건드려!”우두머리인 괴한이 벌컥 화를 내며 소리쳤다.더 이상 송지민을 희롱할 생각이 없이 앞으로 다가가 송지민의 배를 차려는 자세를 취했다.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발밑에 힘을 더해 앞으로 달려 나가 도와주려고 했으나, 힘을 풀게 되었다.송지민이 거들떠보지 않는 듯한 얼굴로 코를 만지더니
“역시 얼굴이 예쁜 여자는 성격도 화끈해! 근데 쓸데없이 끼어들지 말고 옆에서 보기나 해. 예쁜 얼굴 망가지게 함부로 나대지 마!”괴한이 흉악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그냥 다 때려잡아서 경찰청으로 데리고 가야겠어!”송지민은 주먹을 끌어당기며 상대를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어머, 그러지 마. 오빠 무서워.”“자, 다들 저 여자부터 먼저 손봐.”우두머리인 괴한의 얼굴에는 흉측한 빛이 번쩍이며 표정이 한껏 어두워졌다.옆에 있던 부하는 이에 음흉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하하, 형님, 저렇게 화끈한 여자까지 맛볼 수 있다니,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기 아닙니까?”우두머리인 괴한도 웃으며 음흉하게 욕정이 가득한 눈빛으로 송지민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말했다.“내가 있는 한 그 누구도 우리를 어찔할 수 없다. 그게 설령 경찰이라고 하더라도 터무니없다! 정 안 되면 이따가 저놈하고 같이 강으로 던져버리면 그만이다.”“망할 놈들! 너희들 눈에는 법도 없어!”송지민은 화가 제대로 났다.그들이 이런 말을 스스럼없이 뱉을 정도로 염치 없고 건방질 줄은 몰랐다.그러나 이때, 괴한들은 이미 송지민을 물 샐 틈 없이 에워싸 버렸다.괴한들은 손에 들고 있던 쇠 방망이와 칼을 모두 던지고 맨손으로 송지민을 덮칠 생각이었다.야릇한 눈빛으로 음흉한 마음을 품고 송지민을 안고 싶어 하는 이도 있었다.송지민은 민첩하고 몸놀림이 빠르다.하지만 아무리 실력이 강력하다고 해도 20명을 넘은 상대를 감당하기에 어렵다.얼마 지나지 않아 송지민은 괴한들 손에 빠져 몇 번이나 발버둥 치고 뒤에서 습격하여 연신 하이킥을 날렸다.송지민의 가슴을 노리고 달려드는 괴한을 차버리자, 뒤에서 또 다른 괴한이 덮쳐와 꼭 끌어안고 음탕한 웃음소리를 냈다.“우리 이쁜이, 오빠 왔어! 인제 겁먹지 마.”송지민은 놀라서 사색이 되어 버렸고 그 괴한에게 잡히자, 동시에 3, 4명이 달려 들어오는 것을 보고 비명을 질렀다.펑!순간 꼭 등 뒤가 시원해진 것을 느끼고 뒤를 돌아보았는데, 그
한지훈은 뺨을 연거퍼 때렸고 희미한 표정을 지었다.그 건장한 사나이의 얼굴은 피범벅이 되었고 부러진 이를 드러내며 빌었다.“형님,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제발 때리지 마세요.”그는 현재 머리가 윙 해났고 이빨은 거의 다 부러졌다!한지훈은 콧방귀를 뀌고 몸을 일으켜 한 발로 그의 가슴을 내리쳤다.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고 사나이는 호통을 치다가 기절해버렸다!송지민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인츰 달려와 폭행하려는 한지훈을 붙잡고 “그만해요. 더 때리면 큰일이 나요.”라고 말했다.한지훈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더니 눈가에 갑자기 한 줄기 차가운 빛이 스쳤다. 송지민은 그가 자신한테 무슨 나쁜 짓을 할 거라고 생각했는지 깜짝 놀랐다!그리고 그녀는 한지훈의 다음 동작에 놀랐다!한지훈은 신속하게 그녀를 밀치고 맹호처럼 빠르게 도망쳐 차의 헤드라이트를 발로 걷어찼다!훙!송지민은 냉기를 들이마시고 차의 보닛이 한지훈의 발에 차여 터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차 앞부분은 완전히 움푹 패어 있었고 차 전체가 4,5미터 뒤로 옮겨졌다!“오관우, 당장 차에서 내려!”한지훈은 차 문을 당기며 노호하며 말했다.한지훈은 아까 멀리서부터 차 한 대를 보았는데 그는 틈을 타서 떠나려고 했다. 하지만 그의 실력으로 자연히 운전석에 앉아있는 오관우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오관우가 계속 차에 있을 거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다!오관우의 안색은 정말 보기 좋지 않았고 그는 승산이 있다고 생각해서 그들과 함께 온 것이었다. 그것은 바로 마지막 순간에 한지훈을 조롱하고 그의 몸에서 자신의 존엄을 되찾으려고 했던 것이다!하지만 그는 한지훈이 발로 찬 차가 움푹 패일 줄은 몰랐다!사람한테서 나올 수 있는 힘이란 말인가?한지훈의 한 발에 놀라 오관우는 식은땀을 흘렸고 급히 차 문을 잠그고 안에 숨어서 죽어도 나오지 않았다!이 녀석 사람이 맞긴 해?어떻게 한 발로 찬 차 문이 움푹 패어 들어갈 수 있단 말인가!이것은 그야말로 영화 속 슈퍼맨과 같잖아!“오관우, 당장 차에
건드리지 말아야 했다. 지금 이 순간, 누구든지 막론하고 미치지 않고서야 한지훈을 막아낼 수는 없었다. 적어도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그를 막아낼 생각이 전혀 없었다. 설령 한용이 나선다 하더라도, 그를 막아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으로서 최선의 선택은, 한지훈을 풀어주고 그가 멀리 가게끔 놔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정작 광장을 나서자마자 한지훈은 수만 대군에 의해 겹겹이 포위되었다. 그지없이 큰 포구에, 경중 기관총의 검은 총구들이 모두 일제히 한지훈을 겨누었다. 크게 긴장한 진강이 머뭇거리고 있는 한편, 군인들은 순식간에 길을 내주었다. 뜻밖의 상황에 진강은 내심 감격하였다. 천군만마 속을 누비며 유유히 지나가는 것 자체를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했다. 이 얼마나 대단한 기백과 위용이 필요한 일인가? 진강은 자신이 이번 생에 뜻밖에도 이렇게나 높은 대우를 누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으로 여겨,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생각했다. 뒤이어 안전지대에 도착하자마자, 진강은 격동되는 말투로 물었다. “한... 한 사령관님, 방금 왜 우천존을 죽이지 않으셨습니까! 그놈을 살려두면 아마도... 화근이 될 수 있습니다!”그러자 한지훈은 고개를 돌려 진강을 흘깃 보고는 쓴웃음을 지었다. “넌 내가 정말 천신계의 강자를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예상치 못한 한지훈의 반문에, 진강은 그 자리에서 멍해졌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한지훈은 자신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본인이 펼칠 수 있는 진법의 위력은, 노인의 1000분의 1도 안된다는 것을. 그러나 그는 분명히 노인의 위세를 느끼기는 했다. 어마무시한 기운을 느끼기는 했지만 그저 겉핥기만 한 셈이었다. 사실 방금 광명 좌우사를 격살할 때도 단지 진법에만 의존한 것이 아니었다. 진법만으로는 두 사람을 순식간에 피투성이로 만들 수가 없었다. 그는 진법을 펼치는 동시에, 손가락을 짚고는 수십 개의 침을 쏜 것이었다. 자세히 살펴보면, 그 핏물 속에 비침이 숨어 있는 것을
지금 이 순간, 광장의 분위기는 발칵 뒤집혔다. 우천존은 엄연히 천신계의 강자이다. 그런데 천신계의 강자가 천왕계로부터 이렇게 도발과 모욕을 당하면서도, 이렇게나 덤덤할 수 있다니? 이내 한지훈은 차가운 표정으로 광장 주위를 흘깃 훑어보았다. 그는 첨탑과 피라미드 위에 선 채 대결을 구경하고 있던 고수들을 보고는 비웃게 됐다. “다들 어떻게 생각해? 너희들 아직도 내가 오늘 죽게 될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몇 리 밖에서 흘러나오는 한지훈의 목소리를 들은 사람들은, 부끄러운 나머지 고개를 숙였다. 특히 산토스는 더욱 몸 둘 바를 몰랐다. 바로 몇 분 전까지만 해도 한지훈을 무릎 꿇게 만들려 했던 천신계의 강자가, 이제는 뜻밖에도 한지훈으로부터 압박을 받게 되면서 한마디도 하지 못하게 될 줄이야. 정확히 20분 전, 신들린 존재라고 불리던 광명존은 어느새 한쪽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들지도 못했다. 광장 전체는 더욱 고요한 나머지 바늘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고, 심지어 지켜보던 사람들은 숨조차 마음껏 내쉬지 못했다. 사람들은 오로지 우천존과 한용이 입을 열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 그들 둘만이 의견을 밝힐 자격이 있으니까. “자고로 우리 용국에는, 감히 우리 용국을 범하는 자들은 언젠가는 반드시 주살한다는 규칙이 있어! 저 한지훈, 오늘 여러분께 제대로 말씀드립니다. 천년 전이든 천년 후가 됐든, 감히 저희 용국을 범하는 자들은 반드시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겁니다!”반드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라... 이 한마디는 오랫동안 사람들의 귀에 맴돌았다. 지금 이 순간, 사람들은 더더욱 감히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였다. 심지어 우천존 또한 잔뜩 화가 나 얼굴이 새파랗게 질릴 지경이었지만, 그저 묵묵히 이를 악문 채 오늘의 원수를 마음에 새길 수밖에 없었다. 이내 한지훈은 그제야 비로소 몸을 돌렸고, 한 손으로 유회원의 몸을 힘껏 내리눌렀다. 철컥! 그러자 뼈 갈라지는 소리가 우렁차게 들려왔다. 바로 유회원의 척추가 부러지
광명존이 뜻밖에도 한지훈의 진법에 걸리게 되어 꼼짝도 못 하게 되자, 우천존은 언짢은 듯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지금 이 순간, 한지훈은 천신계의 강자를 상대로 도전장을 내민 것이었다. 게다가 현재 태양 광장 주변에는 수만 명이 그들의 대결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므로 더더욱 절대 물러설 생각이 없었던 우천존은 한껏 어두워진 표정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한지훈! 너 아무리 한용을 믿고 나댄다 하더라도... 어디 감히 나한테 건방지게 굴어!”분노로 가득한 우천존의 우렁찬 목소리는 카만시 전체에 울려 퍼졌고, 모든 사람들은 그 위엄에 압도되었다.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된 이상, 우천존은 어떻게든 한지훈을 직접 죽여야만 마음속의 한이 풀릴 것 같았다. “훗. 나더러 저 놈한테 져주라고 하지 않았어? 내가 오늘 필연코 질 수밖에 없다고 네가 그랬잖아!”한지훈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이내 하늘에서는 한 줄기의 별빛이 떨어졌다. 순식간에 광명 좌사는 피투성이가 되었다. 그 별빛은 하늘이 만들어낸 자연의 기운이었기에, 천왕계인 광명 좌사라 하더라도 감당할 수 있는 기운은 아니었다. 사실 한지훈 또한 마찬가지로 내심 놀랐다. 뜻밖에도 이 진법이 이렇게나 강할 줄이야! 어쩐지 금룡왕이 말하길, 천신을 죽이는 건 땅강아지를 죽이는 것과 같다더니. 이내 한지훈은 차가운 표정으로 우천존을 바라보며 말했다. “왜 날 안 건드려? 네 곁을 지키던 사람이 피투성이가 되었는데 왜 아직도 가만히 있는 거냐고!”이 말은 우천존의 귀에도 들려왔고,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귀에도 들려왔다. 지금 이 순간, 우천존은 얼굴이 화끈거렸다. 한지훈의 그 말은, 우천존의 자존심을 무정하게 짓밟는 듯했다. 2성 현급 천신계는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우천존이 인왕계의 실력이라 할지라도 이러한 자연의 기운에 그가 감히 맞서 싸울 수는 없었다. 현재 천신계는 지고 무상의 존재로서 일반인을 초연한 특권의 계층이긴 하지만, 과거 수천 년 전까지만 해도 천신계는 개보다도
그러나 아쉽게도, 한지훈은 이러한 진법의 정수가 무엇인지 정확히는 알지 못했다. 이번에도 운 좋게 해낸 것이었다. 게다가 다음 기회에는, 더 이상 이번처럼 아주 짧은 시간 내에 천지를 뒤흔들 수는 없었다. 이번에는 주로 시간 간격이 매우 짧았기에, 어쩌면 조금 남아있던 금룡심 혹은 그 노인의 잔념이 한지훈에게 힘을 북돋아 무사히 진법을 치게 도와준 것일 수도 있었다. 혹은 금룡왕의 여위에 의지하여 쉽게 수법을 펼친 것일 수도 있다. “하하하!”이내 한용이 갑자기 크게 웃기 시작했다. 그는 한지훈이 드디어 용심, 그것도 금룡심의 인정을 받게 되었다는 것에 잔뜩 흥분됐다. 비록 다섯 개의 용심 중 금룡심은 진법심이긴 하지만, 전해져 온 전설에 의하면 금룡심으로 얼마든지 천하를 뒤엎을 수 있다고 하였다. 즉, 다섯 개의 용심은 사실 다섯 명의 용왕에 버금가는 기운을 지니고 있었다. 적색, 금색, 흰색, 은색, 검은색! 모든 용왕들은 각자 자신이 가장 능통한 분야가 하나씩 있었고, 다들 그 시대 최고의 영웅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그들이야말로 이 세상의 진정한 지배자들이었다. 그렇기에 한지훈은 그 기운의 만 분의 일만 얻게 되어도, 얼마든지 천왕계에서 천신계까지 뛰여 넘을 수가 있었다. 혹은 그보다 더욱 높은 경지로! 비록 현재로는 단시간 내에 돌파할 수 없긴 하지만, 일단 금룡심의 인정을 받고 금룡심의 비호를 받게 된다는 것만으로도 한지훈은 선택받은 자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게 한 씨 집안도 결국 천년만에 마침내 영웅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이 창세에 관하여, 광명 파는 영원히 알 수 없는 비밀이다. 필경 한지훈의 몸속에 흐르고 있는 건 용국의 피니까. 다섯 개의 용심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용국의 핏줄밖에 없다. 용국이 바로 용족의 근원이고, 용국의 백성들이 바로 용의 후계 자니까. 천년에 한 번씩 비로소 나타나는 영웅은, 용국의 기운을 상징하고 있을뿐더러 용국에게 곧 다가올 휘황찬란한 미래를 예고하기
"어디 감히 건방지게!" 이내 한용의 노호와 함께, 한지훈을 향하던 그 기운은 순식간에 붕괴되어 사방으로 흩어졌다. “한용, 너... 방금 뭐 한 거야!”우천존은 창시자가 그동안 한용을 매우 중시하고 있다는 것도, 게다가 그의 실력이 확실히 강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가 뜻밖에도 이렇게 쉽게 자신의 기운을 깨뜨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한편 무리 속에 서 있던 진강은, 그제야 긴장이 풀려 놀란 가슴을 달래느라 바빴다. 한지훈이 드디어 생명의 위협에서 벗어나게 되자, 양령아 또한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방금 한지훈이 한용을 할아버지라고 부른 이상, 그들 사이에는 필연적인 혈연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우천존은 더 이상 한지훈을 건드릴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지금 이 순간, 한지훈의 온몸을 감싸고 있던 금빛은 갑자기 옅어지기 시작했고 이내 한지훈은 천천히 눈을 떴다. 방금 그 환상 속에서 마주한 노인의 말이, 한지훈은 내심 계속 신경 쓰였다. ‘난 손만 뒤집기만 해도 얼마든지 진을 칠 수가 있고, 마음만 먹으면 천지를 내 마음대로 좌우할 수도 있어!’ 한지훈은 이 말을 되새기면서 다시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 고개를 들어 우천존을 바라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너, 진정한 어둠을 본 적이 있긴 해?” 이 말을 듣고 우천존은 저도 모르게 멍해졌다. 그는 한지훈의 말속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이내 한지훈은 손을 살짝 들고 담담하게 말했다. “천지는 본래 진안이라, 진법을 따라 얼마든지 뒤흔들릴 수가 있어!”한지훈은 담담하게 고개를 들어 머리 위의 뜨거운 태양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동자에는 한줄기 차가운 빛이 용솟음쳤다. 뒤이어 그는 손을 높이 흔들어 좌우로 흔들었다. 바로 이때, 믿기지 않는 장면이 눈앞에 펼쳐졌다. 하늘 위 태양이 서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하는데, 그 속도는 육안으로도 보아낼 수 있을 정도로 아주 빨랐다. 충격적인 장면에 온 이집트 사람들이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한창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다
“자고로 이 천지는 본래 진법 안에 있고, 이 해와 달 그리고 우주는 진안이라고 볼 수가 있어. 그리고 이런 진안으로는 얼마든지 도검을 만들 수가 있지!”“난 손만 뒤집기만 해도 얼마든지 진을 칠 수가 있고, 마음만 먹으면 천지를 내 마음대로 좌우할 수도 있어!”노인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금빛으로 가득하던 하늘의 붉은 태양은 순식간에 사라졌고, 온 하늘의 별들이 찬란한 빛을 반짝이고 있었다. 이내 노인이 담담하게 말을 내뱉었다. “무진!”바로 그때, 온 하늘의 별들도 모두 사라지고, 주위는 끝없는 어둠에 빠지게 됐다. 깜짝 놀라서 입을 크게 벌리고 있는 한지훈은, 눈앞의 장면이 믿기지가 않았다. 이것이 바로 진법이었다. 이것이야말로 금룡심에 숨겨진 무상의 진법이었다. “알겠어?”이내 노인은 한지훈을 흘겨보았다. “그...”한지훈은 뭔가 깨달은 것 같긴 했지만 딱히 정수를 얻지는 못했다. 이런 강력한 수단은 단 한 번만으로는 바로 마음에 새기기가 어려웠다. 아무리 영리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수법을 다시 되새기고 받아들일 과정이 필요했다. “에휴! 마땅히 이렇게 해야만 용족이 앞으로 고난을 이겨나갈 수가 있는 거야! 그래야만 나도 우리 용족이 부끄럽지 않을 테고!”말을 마친 노인은 살짝 눈을 감더니 이내 점점 실루엣이 옅어졌다. 노인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도, 한지훈은 결국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여전히 환상 속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지훈과는 달리, 바깥은 이미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다. 우렁찬 천둥소리와 함께 필적할 수 없는 기세가 한지훈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 이내 갑자기 천지의 풍운이 변색되기 시작하더니 뿌연 황사가 만 미터 고공을 휩쓸고 있었다. 눈부신 고공에, 한 줄기 성화가 갑자기 하늘에서 내려 떨어지는데 그 장면은 비할 데 없이 기괴했다. 그 광경에, 우천존과 한용도 이마에서 식은땀을 흘렸다. 천신계의 강자인 그들은, 방금 뿜어져 나온 그 강력한 위세에 내심 위협을 받는 기분이 들었다. 그 순간, 자신들의
우천존은 당황한 티를 최대한 숨기려 했지만, 그 기분은 얼굴에 똑똑히 드러났다. 상대의 실력은 어찌나 강한지, 단번에 그의 위압을 모두 날려버렸다. “지훈아, 몇 달 동안 보지 못한 사이에 네가 이렇게까지 성장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네! 우리 한 씨 가문의 체면을 구기지는 않았어!”하늘 속 그 실루엣은 바로 한용이었다. “할아버지... 저...”한지훈은 예상치 못한 한용의 등장에 감개무량했다. 방금까지만 해도 필살의 국면이었던 상황이, 한용의 등장으로 쉽게 해결될 것 같았다. “지훈아, 너도 알다시피 내가 저놈들한테 직접적으로 손을 댈 수는 없어. 이건 바로 규칙이니까! 결국 이 난관에서 벗어나는 건 너 자신한테 달린 거야!”한용은 담담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그의 말대로, 천신계의 강자는 천신 이하의 일반인에게 살수를 통렬해서는 안 된다. 이는 여태 천 년 동안 성문화되지 않은 규칙이었다. 그러므로 무엇보다 규칙에 단호했던 한용은, 당연히 금기를 무시하는 우천존처럼 무례하게 굴지는 않을 것이다. 갑작스러운 등장으로 광명존을 무너뜨리고 한바탕 휩쓸어버린 한용의 등장에, 모두들 깜짝 놀랐다. 이것이 바로 인왕의 경지인 건가? 자고로 인왕은 백 년에 한 사람도 나오기 힘든 강자 중 강자이다. 그만큼 인왕의 존재는 매우 나도 무서웠다. 나일 강변은 인왕이 한 명 있는 덕에, 주변 열강들은 감히 엿볼 수도 없게 되었다. 나폴레옹과도 같은 절세의 강자조차도 결국 순순히 비육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었고, 감히 손댈 용기가 없었다. 그런데 현재 그들 눈앞의 이 사람이 바로 그런 위세를 띠고 있었다. 충격을 금치 못하는 사람들 중에는, 백발이 성성한 한 사제가 심지어 저도 모르게 한용의 방향을 향해 절까지 하였다. 그는 과거 인왕이 어떻게 나폴레옹을 핍박하여 퇴각시켰는지 똑똑히 본 적이 있었다. 인왕은 다만 앞으로 한 걸음 내디뎠음에도 불구하고, 천지를 뒤흔들고 대지를 진동시켜 거칠고 사나운 파도까지 불러일으켰었다. 그 위압은 방금
진강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우천존은 옷소매를 뿌리치면서 진강의 얼굴을 후려쳤다. “시끄러워!”비록 진강의 목숨이 위협을 받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의 입에서는 이내 피가 뿜어져 나왔다. 필경 천신계 강자의 차원은 남달랐기에, 아무리 가벼운 타격이라 하더라도 진강이 감당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 “이렇게까지 괴롭힌다고? 하하.”광명 좌사는 이를 수치로 여기지 않고 도리어 영광으로 여기며 크게 웃기 시작했다. 태양 광장에서 지켜보고 있는 많은 천왕계 강자들의 앞에서, 수적으로 유리한 점을 노려 한지훈 한 명을 사지로 몰아넣는 그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뒤에는 우천존이 있으니, 당연히 수치로 여기 지를 않았다. 누구도 감히 나서서 뭐라 할 수가 없었다. “그래, 우리가 괴롭히겠다는데 네가 뭐 어쩔 건데?”광명 우사는 비웃는 얼굴로 말했다. “한지훈, 안타깝게 됐네. 너의 잠재력이라면 충분히 앞으로 쭉쭉 성장하여 창창한 앞날을 맞이하게 될 텐데. 어쩌면 언젠가 내가 너한테 고개를 숙일 수도 있을지 몰랐는데, 그 성장을 보기도 전에 넌 죽음을 맞이하게 됐네!”광명존 유회원은 뒷짐을 지고는 득의양양하게 웃었다. “한지훈, 완벽한 사람이 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실을 똑똑히 인식하는 거야. 내 뒤에는 천신강자가 있지만 네 뒤에는 뭐가 있는데? 네가 그렇게 충성하는 국왕? 혹은 너의 용국의 기운?”“너한테 솔직히 얘기해 주자면, 기운이 형성되고 그 기운이 위세를 드러내기까지는 적어도 1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해! 그리고 마침내 기운이 형성되는 날이면, 넌 여태 수많은 사람들이 넘지 못한 격차를 순식간에 뛰어넘어 천신 강자로 등극할 수 있어!”“하지만 넌 이제 영영 그날을 기다릴 수 없게 됐네! 오직 한 사람뿐인 너와는 달리 나의 뒤에는 광명파가 있거든!”광명존이 말을 마치자마자 갑자기 뛰여 올랐고, 동시에 광명 좌우사도 공격을 펼치기 시작했다. 세 사람이 동시에 한지훈을 에워싸고 있었고, 옆에서 지켜보던 우천존은 살기 어린 눈빛
과거 한지훈과의 대결에서 처참한 패배를 경험한 유회원은 당시 체념하고는 현실을 받아들였다. 게다가 그는 한지훈과의 대결에서, 본인이 가장 아끼던 천도 무영권조차 잃어버리게 됐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그의 뒤에는 같은 4성 천왕계인 광명 좌우사 두 명이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은 한꺼번에 몰려들어 한지훈을 포위 공격할 수 있었다. 게다가 천신계의 강자인 우천존 또한 이 자리에서 대기를 하며, 얼마든지 한지훈을 처단할 수 있었다. 이 상황은 그 누가 보기에도 한지훈에게 있어 필사의 판국이었다. 한편, 금방 막 태양 광장에 도착한 진강은 죽어라 주먹을 불끈 쥔 채 두 눈에서는 거의 불이 뿜어져 나올 기세였다. 그는 실력이 약한 자신이, 사령관을 도울 자격조차 전혀 안된다는 사실에 매우 한스러워하며, 한지훈이 점점 위기에 빠지게 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마찬가지로 양령아도 잔뜩 화가 난 채 눈에 눈물을 머금고는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 비록 그녀는 삼성 지급 사령관의 실력을 지니고 있긴 했지만, 상대 중 가장 약한 실력이 무려 4성 천급 천왕계였기에 그녀 또한 무력감을 느끼게 됐다. 설마 그동안 백전백승하며 용국을 수년간 호위했던 전신 한지훈이 정말 이곳에서 운명하기라도 하겠어? “흥, 이 모든 게 한지훈이 건방지게 군 탓이야. 감히 천신계의 고수에게 이렇게 불경스럽게 대하다니. 당장 죽어도 싸!”“그가 제 아무리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하더라도, 오늘은 반드시 죽게 될 거야!”“정 억울하면 한지훈이 여태 멍청하게 군걸 탓해. 광명존은 이미 그한테 살 길을 줬었고, 그 자신이 받아들이지 않았던 거야!”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이따금 수군대기 시작했고, 다들 예외 없이 모두 광명존의 편에 서 있었다. 이게 바로 세상의 현실이었다. 어느 한쪽의 실력이 더욱 강하면 군중들은 흔히 그쪽으로 쏠리게 된다. 결국 강자를 도와 말을 하게 되면, 자신에게 주어지는 이익이 있을 테니까. 약자는 이 세상으로부터 잊히는 것 외에 굴욕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