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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8화

눈살을 찌푸리며 한지훈은 자기를 에워싸버린 괴한들을 훑어보며 냉랭하게 입을 열었다.

“너희 정체가 뭐야?”

우두머리인 괴한은 씩 웃으며 비아냥거렸다.

“우리 정체가 뭐냐고? 그건 우리도 확실하게 알려줄 수 없어. 근데 내가 확실하게 알고 있는 게 하나 있는데, 그게 뭔지 알아? 오늘이 네 제삿날이라는 거야! 주제 파악하면서 살 것이지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은 절대 건드리면 안 돼! 아니면 이유도 모르고 참혹하게 죽게 되는 법이야.”

한지훈도 차갑게 웃으며 되물었다.

“오관우가 보냈어?”

“그래도 주제 파악은 좀 하네? 맞아, 관우 도련님 지시 받고 온 거야.”

우두머리인 괴한은 한지훈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데, 언짢은 모습이 역력하다.

‘한 방이면 넘어갈 거 같은데, 굳이 다 끌고 나올 필요가 있었을까? 인력 낭비야!’

“너 참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나. 어떻게 감히 관우 도련님을 건드려? 죽고 싶어 안달이라도 난 거니? 다음 생에는 부디 주제 파악 제대로 하고 함부로 나대지 말고 살기 바란다.”

“허허, 너도 마찬가지야.”

한겨울의 칼바람이 불어오기라도 하는 듯했다.

“제길, 이런 건방진 놈! 관우 도련님께서 널 죽이라고 할 만했어!”

“형님, 쓸데없는 말 그만하시고 그냥 죽이시죠.”

“맞아요! 딱 봐도 X신이나 다름없는 놈인데 얼른 처리하고 술이나 마시죠.”

“X통하고 감정 낭비하지 말고 서두릅시다.”

……

괴한들은 재잘재잘 말이 끊기지 않았다.

다들 비아냥거리는 얼굴로 한지훈을 바라보고 있는데, 오늘 한지훈이 죽게 될 것으로 확신한 모습이다.

한지훈은 자기에 대한 오관우의 원한이 얼마나 짙고 그동안 얼마나 겨냥했는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오관우에게 그 어떠한 복수도 하지 않았는데, 단지 재벌 2세밖에 안 되는 오관우에게 별다른 위협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 오관우는 한지훈의 마지노선을 넘어섰다.

이번 기회에 오관우를 처리하고 다시는 눈앞에서 알짱거리지 못하게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눈앞에 있는 근육 덩어리들은 안중에 두지도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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