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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6화

강희연은 완전히 이성을 잃은 상태였다.

온갖 분노가 이미 그녀의 대뇌를 지배했다.

왜?

항상 자신보다 못하다고 생각했던 동생이었다.

그런데 자신보다 성대한 결혼식을 올리다니!

용납할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었다.

오늘의 주인공은 그들이었어야 했다.

그런데 남편이 북양의 총사령관이라니!

강희연은 달려와서 강우연을 향해 손을 힘껏 치켜들었다.

짝!

하지만 그녀의 손길은 강우연에게 닿지 못했다.

한지훈이 강우연의 앞을 든든히 지키고 서서 강희연의 뺨을 갈겨버린 것이다. 순식간에 강희연은 바닥에 주저앉았고 입가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이제 정신이 좀 들어?”

한지훈이 싸늘한 목소리로 물으며 가소롭다는 듯이 강희연을 내려다보았다.

강희연은 붉게 달아오른 뺨을 붙잡고 한참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내가 지금 뭘 한 거지?

“끌어내!”

홍장미가 싸늘한 목소리로 부하들에게 지시했다.

총을 든 병사가 다가와서 강희연의 두 팔을 붙잡았다.

이때, 저쪽에 있던 강문복 부부가 다급히 이쪽으로 달려왔다.

털썩!

그들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비굴하게 머리를 조아렸다.

“미안해, 지훈아, 희연이 목숨만 살려줘. 얘가 지금 제 정신이 아니라서 실수한 거야!”

한지훈은 바닥에 무릎을 꿇은 강문복 일가를 내려다보며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들은 몇 번이나 내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했어. 내가 정말 집사람 가족이라고 못 죽일 것 같아?”

그 말에 강문복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삐질삐질 흘렀다. 그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한지훈에게 애원했다.

“우리가 다 잘못했어. 진심으로 빌게! 우리가 정말 많은 잘못을 한 거 인정해. 하지만 가족인 걸 봐서, 내가 우연이 큰아버지인 걸 봐서라도 이번 한번만 조용히 넘어가 줘.”

말을 마친 강문복의 두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는 고개를 돌려 강우연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우연아, 다 큰아버지가 잘못했어. 네 남편 좀 말려봐. 이러다 희연이 정말 죽겠어….”

강문복이 눈물콧물 쥐어짜는 모습을 보자 강우연은 마음이 약해져서 한지훈의 옷깃을 잡아당겼다.

“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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