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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8화

“아이고, 우연 씨. 사실 백 대표님도 강운을 위해서 그러는 거예요. 생각해 봐요. 인수 제안에 동의하면 백영그룹이 강운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는 거예요. 그러면 업계 1위도 노려볼 수 있고 강우연 씨도 부장에서 승진도 해야죠.”

옆에 있던 양천엽이 이때다 싶어 끼어들었다.

그는 백청강의 강압적인 태도를 보고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었다.

그가 계획했던 것과 한발 더 가까워진 것이다.

“아니요! 강운은 인수 제안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건 제가 결정할 수 있는 일도 아니에요!”

강우연이 분노한 얼굴로 목청을 높였다.

“그럼 협상은 이로써 끝이로군요.”

백청강은 반지를 만지작거리며 거만하게 말했다.

말을 마친 그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옆에 있던 이현철에게 말했다.

“아저씨, 저 여자 끌고 가세요.”

이현철이 고개를 끄덕였다.

강우연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중년 남자에게서 커다란 위협을 느꼈다.

“아가씨, 미안하게 됐어.”

말을 마친 이현철이 강우연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런데 이때, 회의실 문이 벌컥 열리더니 한지훈이 안으로 뛰어들어왔다.

그는 얼굴에 태연한 미소를 머금고 강우연에게 말을 걸었다.

“여보, 나 찾았어?”

모두가 당황한 표정으로 갑자기 나타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분노와 긴장, 당혹스러운 표정이 뒤섞였다.

한지훈은 담담하게 안으로 들어오며 회의실 문을 잠갔다.

“여보, 무슨 일 있어?”

이미 밖에서 듣고 있던 한지훈이었지만 일부러 모르는 척, 강우연에게 물었다.

“한지훈? 제 발로 찾아왔네.”

백청강은 한지훈이 안으로 들어온 순간부터 끓어오르는 분노를 느꼈다. 그는 음침하게 굳은 얼굴로 한지훈을 가리켰다.

반면 양천엽은 한지훈을 보고 저도 모르게 뒤로 두 발 물러섰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조용히 관망하는 것을 택했다.

“뭐야? 백 대표가 여긴 어쩐 일이야? 올 때 미리 연락이라도 하고 오지 그랬어? 그럼 마중이라도 나갔을 텐데.”

한지훈이 피식거리며 백청강에게 다가가더니 그의 어깨를 꽉 껴안았다.

백청강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그를 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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