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한테 어떻게 저런 눈빛이 나?”무섭기 그지없는 한지훈의 눈빛에 어안이 벙벙해졌다.킬러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런 눈빛을 마주하게 되는데, 마치 지옥에서 기어 나온 수라와 같은 눈빛으로 블랙홀에 빠져들 것만 같았다.“건방진 X! 죽여버릴 거야!”두려움도 잠시 킬러는 정신을 차리고 주먹을 꽉 잡아당기며 한지훈을 향해 달려갔다.한지훈은 콧방귀를 뀌더니 망설임 없이 킬러의 주먹을 단번에 잡아버렸다.그리고 발을 번쩍 들어 킬러의 가슴팍을 향해 걷어찼다.팡!한방에 킬러는 뒤로 5미터 정도 날아가 버려 폐차에 쾅 하고 부딪혔다.우르릉!한 줄에 서 있던 폐차는 괴력에 도미노처럼 우르르 무너지고 킬러는 그 밑에 깔려 생사를 확인할 수 없게 되었다.남은 네 명의 킬러는 깔린 남자를 보고 한지훈의 몸놀림에 흠칫 놀라며 저도 몰래 경계심을 품기 시작했다.한지훈은 주먹을 꽉 잡아당긴 채 끝없는 차가운 억새를 쏘아냈다.“너희들 배후가 누구야? 말해!”“역시 만만치 않은 상대였어. 근데 우리도 우리만의 규칙이 있어. 알고 싶으면 직접 와서 물어봐.”선글라스 남자는 깔린 킬러의 생사에 전혀 관심이 없어 보였고 한사코 한지훈만 노려보았는데, 하늘을 찌를 듯한 전의가 불타오르고 있었다.“기회를 줬음에도 불구하고 너희들은 죽음을 선택했어. 그럼, 난 소원을 들어줄 수밖에 없어.”한지훈은 차갑기 그지없는 나지막한 소리로 죽음의 속삭임을 했다.……한편, 흰색 가운을 입은 남자는 지금 한창 스위트 룸에 앉아 여유롭게 음악을 듣고 있다.그는 침대에 누워있는 강우연을 바라보며 음흉하기 짝이 없는 눈빛을 발산했다.남자의 정체는 바로 백청강이다.백청강은 이날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H시에 있는 모델이나 인플러스보다는 강우연과 같은 여자에게 더욱 마음이 간다.그는 테이블 위에 놓인 와인 잔을 들어 한 모금 들이켜고 흥얼거리며 음탕한 웃음을 지으며 강우연의 곁으로 다가갔다.몸을 숙이고 코끝으로 강우연의 어깨에 스치며 향기에 흠뻑 젖어 들었다.황홀한 미소를
백청강이 지시한 일이었다.강우연에게 못된 마음을 품은 사람은 바로 백청강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백청강은 씩 웃으며 강우연의 턱을 덥석 잡고 탐욕적인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지금껏 이렇게 흥분해 마지못한 적이 없는 백청강이다.절세미인과 같은 얼굴에 내적으로 풍겨 나오는 기질과 분위기, 그리고 매혹적인 몸매까지 모든 것이 그의 세차게 심장을 흔들고 있다.“우연 씨, 난 갖고 싶은 거 어떻게든 손에 넣은 성격이에요. 단 한 번도 놓쳐본 적도 없어요. 우연 씨는 제가 얻고 싶은 여자고 오늘이 지나고 나면 우연 씨는 오로지 나만의 여인이 될 거예요. 백씨 가문의 귀부인으로 평생 부귀영화를 누리며 살 수 있는데, 얼마나 좋아요. 그리고 강씨 가문도 S시에서 명성이 자자한 인테리어 디자인 회사로 자리 잡을 건데, 좋지 않아요?”강우연은 백청강을 확 밀치며 눈살을 찌푸리고 힘없이 말했다.“백청강! 내가 분명히 경고하는데, 여긴 H시가 아니고 백씨 가문도 아니야! 넌 지금 죄를 짓고 있는 거야!”백청강은 자리에서 일어서서 차갑게 웃으며 양팔을 벌렸다.“죄를 짓고 있다고요? 이 방안에서 우리가 뭘 할 거 같아요? 사람들이 우리가 뭘 했는지, 알 것 같아요? 설사 안다고 해도 감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겠어요? 이미 엎지른 물인데, 어떻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강우연은 점점 두려움이 밀려오기 시작했다.만약 백청강이 마음먹고 달려든다면, 반드시 시간을 끌어 한지훈이 구하러 올 때까지 버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지금 강우연이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한지훈뿐이다.“걱정하지 마세요. 오래오래 기억에 남게 예뻐해 줄게요. 이처럼 갖고 싶은 여자는 우연 씨가 처음이에요.”백청강은 본성을 드러내며 급하게 강우연을 향해 덮쳤다.……한편, 한지훈 쪽.“지금 네 상황이 어떤지 파악이 안 돼? 죽게 될 사람은 너야!”두 남자는 허리춤에서 권총을 꺼내 비웃으며 한지훈을 바라보았다.만약 생포하라는 지시가 떨어진 것만 아니었다면, 한지훈은 이미 주검이 되었을 것이
선글라스 남자는 비로소 진정한 죽음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그는 지금껏 이토록 당황해 본 적도 없고 부들부들 손이 떨릴 정도로 무서웠던 적도 없다.아마 이번 임무는 실패로 돌아갈 것이 분명해 보였다.“너 정체가 뭐야?”선글라스 남자는 말을 뱉으면서 일어서더니 손에 들고 있는 비수를 꼭 잡아당기며 수시로 공격을 개시하려고 했다.그러자 한지훈은 차갑게 비웃으며 되물었다.“내가 누군지 네 주인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건방진 X! 죽어!”선글라스 남자는 먼저 공격하기 시작했다.두 다리를 번쩍 들어 땅을 짚고 날아오르더니 앞으로 쏜살같이 달려가 한지훈의 심장을 향해 차가운 비수를 휘두르며 찌르려고 했다.결코 실력이 만만치 않아 보였지만 한지훈에게 있어서 보잘것없는 존재나 다름이 없었다.그는 옆으로 빠르게 피하는 동시에 다리를 들어 무릎으로 선글라스 남자의 가슴팍을 세차게 부딪쳤다.찰칵!갈비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무섭게 울렸다.선글라스 남자는 한지훈이 어떻게 공격을 피했는지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했다.회심의 일격인 그의 공격에 죽은 이는 부지기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하지만 오늘 높은 콧대는 결국 부러지고 말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그의 가슴팍은 하늘을 찌를 듯한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되었다.적어도 갈비뼈 세 대가 끊어졌을 것인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한지훈은 손을 뻗어 그의 목을 죽도록 조이며 다른 한 손으로 비수를 들도 있는 그의 손목을 잡아 스스로 가슴팍으로 칼을 꽂게 하였다.피식!선혈이 용솟음쳐 나오면서 선글라스 남자의 선글라스는 끝끝내 땅에 떨어져 두려움이 가득 그려 있는 두 눈을 드러냈다.“어디 있어?”한지훈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날…… 죽여!”목숨이 위태로운 와중에도 남자는 의리를 지키며 밝히지 않았다.그러자 한지훈은 눈썹을 들썩이며 손에 힘을 들여 가슴팍에 꽂혀 있는 비수를 비틀었다.“아!”하늘을 뒤흔들 듯한 비명에 쉬고 있던 새들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마지막으로 묻는다! 어디 있어?”차갑기 그지
스카이 호텔 스위트 룸.“헤헤, 우연 씨, 제가 잘해 줄 테니, 그만 저항해요.”백청강은 강우연의 원피스에서 찢은 천을 코밑으로 가져가 냄새를 맡으며 음흉한 웃음을 드러냈다.강우연은 구석에 몸을 움츠린 채 방어용으로 스탠드를 꼭 쥐고 있다.옷이 찢어져 버려 살색이 군데군데 드러났을 뿐만 아니라 눈물범벅이 되어 잠긴 목소리로 히스테리를 부렸다.“꺼져! 오지 마! 오지 말라고!”“살려 주세요! 제발 살려 주세요!”강우연은 미친 듯이 소리를 질렀지만, 커다란 방안에는 고함과 백청강의 음탕한 웃음밖에 울리지 않았다.두 사람 외에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백청강이 한 발짝씩 다가오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절망의 늪으로 점점 빠져들면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지금, 이 순간 누군가가 구세주처럼 나타나 자기를 구원해 주기를 간절히 바랐다.백청강은 헤헤 웃으며 구석에 있는 강우연을 덮쳤다.그는 지금, 이 순간이 오기를 너무 오랫동안 기다렸다.마지막 순간에 강우연은 목청 놓아 외쳤다.“지훈 씨!”우르르!방안에는 갑자기 격렬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강우연은 두 눈을 꼭 감고 있었는데, 덮쳐 왔던 백청강의 무게가 사라진 것 같아 문득 두 눈을 떴다.그러자 하늘을 찌를 듯한 노기를 지닌 용맹하기 그지없는 누군가의 그림자가 보였다.가슴 속 가득한 분노를 지닌 한지훈은 두 눈에서 불이 뿜어져 나올 기세로 한 방에 날아가 버린 백청강을 노려보고 있다.그는 지금껏 이렇게 화를 내본 적이 없다.그는 지금껏 누군가가 이토록 죽이고 싶었던 적이 없다.사람마다 마지노선이 있고 그에게는 강우연이 마지노선이다.일단 겁 없이 건드리는 자는 갈기갈기 찢어 놓아도 성에 차지 않는 법이다.한지훈은 고개를 돌려 외투가 찢어지고 이너가 나온 강우연을 보고 이불로 몸을 가려주었다.그리고 어깨를 꼭 안고 나지막이 위로했다.“우연아, 나왔어. 이제 괜찮아.”강우연은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몸을 가리고 있는 이불만 꼭 잡아당겼다.그리고 한지훈의 품이 가져다주
덜컹!한지훈과 두 눈이 마주치는 순간 백청강은 순간 온몸에 전기 충격을 받은 듯했다.그는 한지훈의 눈빛에서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살의를 느끼게 되었고 잠시 정신을 잃게 하였다.펑!한지훈은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고 일어나 발을 들어 백청강의 가슴을 꾹 밟았고 그 힘은 타일을 산산조각 낼 수 있을 정도로 컸다.“아!”백청강은 처량한 비명을 질렀고 천근이나 넘은 무게에 깔린 것만 같았다.“너…… 당장 치워! 우리 백씨 가문과 원수 사이가 되고 싶은 거야? 우리 가문에서 절대 너 가만히 두지 않을 거야!”백청강은 막심한 고통을 참으며 얼굴색은 어느새 자줏빛이 띠게 되었다.그는 한사코 천근과 같은 한지훈의 발을 안고 있었으나 호흡이 점점 가빠졌다.“백씨 가문과 원수 사이가 된다고 해도 상관없어. 넌 내 여자한테 감히 짐승도 못 한 짓을 하려고 했어. 난 백씨 가문을 대신해서 너 같은 짐승을 치워주려고 해.”한지훈은 차갑게 입을 열며 목소리는 더없이 무거웠다.“이번에 난 널 죽일 거야!”그의 말에 백청강은 심장이 세차게 떨렸다.한지훈의 차가운 눈빛에서 죽음의 위협을 절실하게 느꼈기 때문이다.마치 손가락을 꿈틀거리는 것만으로 숨이 그대로 멈출 것만 같았다.현철 아저씨의 말을 듣지 않고 한지훈에게 덤빈 자신이 한없이 원망스러웠다.지금 당장 무릎 꿇고 빌고 싶은 심정이 굴뚝 같지만, 아무 쓸모도 없다.게다가 백씨 가문의 도련님으로 백씨 가문의 차세대 상속자로 자본가의 자존심을 잃어서는 안 되는 노릇이다.자기를 죽인다는 한지훈의 말을 결코 믿을 수 없었다.“말도 안 돼! 넌 절대 날 죽일 수 없어! 난 백씨 가문의 도련님이야. 나한테 손을 댄다는 건 우리 백씨 가문에 손을 대는 것과 마찬가지야. 나한테 문제라도 생긴다면 우리 가문은 널 끝까지 쫓아가 죽이고 말 거야! 절대 그럴 실력이 없다고 의심하지 마! 네가 아무리 대단해도 네 가족, 친구, 그리고 저 여자까지 백씨 가문의 보복을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어?”백청강은 기댈 곳이
스위트룸 안은 피비린내로 진동했다.한지훈은 침대 가장자리로 가서 부들부들 떨고 있는 강우연을 들어 안고 한 발짝씩 방밖으로 나갔다.강우연은 그 어떠한 저항도 하지 않았는데, 그럴 힘이 없었기 때문이다.지금, 이 순간 한지훈의 넓은 가슴팍에 조용히 기대어 폭발하고 있는 그의 남성 호르몬을 느끼고 있다.“여보, 이젠 걱정하지 마.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거야. 내가 약속할게.”한지훈은 굳건한 눈빛으로 강우연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리고 강우연을 안고 호텔을 나와 차를 잡고 다른 호텔로 가서 방을 새로 잡았다.강우연은 호텔 방안에서 샤워하며 백청강이 만졌던 곳을 깨끗이 씻고 싶었다.그렇게 샤워하고 나오니 한지훈은 뜨거운 연기가 폴폴 나는 차를 들고 다가왔다.“여보, 이거 좀 마셔. 마시고 나면 괜찮아 질 거야.”“네, 고마워요.”머리카락에서 아직 뚝뚝 물이 떨어지고 있는데, 강우연은 머리를 말리지도 않고 자리 잡고 앉았다.손에 들고 있는 차도 몇 모금만 마시더니 더는 마시지 않았다.그러고 나서 강우연은 혼이 나간 듯이 소파에 쪼그리고 앉아 바깥의 풍경을 바라보며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끔찍한 일을 겪었으니, 강우연에게 시간을 줘야 한다고 생각하며 한지훈도 방해하지 않았다.“고마워요.”조용한 방안에 부드러운 그녀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그러자 한지훈은 바삐 일어서며 웃었다.“너만 괜찮으면 돼.”강우연은 생기를 잃은 두 눈으로 한지훈을 흘겨보았는데, 살짝 하얗게 된 입술을 깨물며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진지하게 외쳤다.“지훈 씨.”“왜 그래? 어디 아파? 의사 불러올까?”긴장한 한지훈은 연신 여러 질문이나 했다.강우연은 고개를 저으며 한지훈의 눈을 바라보았는데, 더없이 덤덤했다.“아니요. 괜찮아요. 하나만 물어볼게요.”한지훈은 강우연이 뭔가를 알아차린 것을 느끼며 말을 돌렸다.“나중에 다시 얘기하자. 일단 휴식부터 하자. 회사 쪽은 내가 대신 말해 줄까?”강우연은 아랑곳하지 않고 진지하게 물었다.“지훈 씨 정체가 뭐예
수화기 너머 들려오는 소리는 덤덤하고 그 감정을 알아차릴 수 없었다.“어르신, 도련님께서…… 앞으로 대를 잇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이현철 아저씨는 있는 그대로 대답했지만, 식은땀이 뚝뚝 떨어지면서 막대한 압박을 받고 있다.순간, 침묵만이 들려오더니 쓰나미와 같은 압력이 미친 듯이 밀려왔다.대를 이어갈 수 없다는 것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니고 백씨 가문의 전승을 이어가는 중대한 일이다.“그놈이 누군지 당장 찾아내서 죽여!”분노에 가득 찬 말투로 오금이 저린 말이 들려오더니 곧이어 덧붙였다.“청강이 당장 돌려보내! 명의를 찾아가야겠어!”“네!”이현철 아저씨는 대답하고 전화를 끊자마자 이마의 땀을 닦았다.어르신의 명령이니 그대로 이행할 수밖에 없었다.……한편.H시, 번화하고 국제적인 도시는 오늘도 반짝거리고 있다.링컨 내비게이터가 지금 H시로 돌아가는 고속도로를 질주하고 있다.뒷좌석에는 명품 양복을 차려입은 남자가 앉아 있다.그는 지금 아무런 표정도 없이 밖에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데, 지금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아무도 알 수 없다.마침 이때, 전화벨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발신자 번호를 확인하고 젊고 준수한 남자는 눈살을 찌푸리며 잠시 사고하더니 전화를 받았다.“큰 도련님, 셋째 도련님께 문제가 생겼다고 들었습니다. 지금 어르신께서 화내고 계시는데, 댁으로 와 봐 실래요?”상대의 말을 듣고 남자의 안색은 살짝 변했지만, 덤덤하게 물었다.“백청강?”백현, H시 백씨 가문의 첫째 도련님이다.그는 항상 겸손한 태도를 보이며 자기 사업에 충실을 다하는 성실한 사람이다.차세대 백씨 가문 가주 자리의 후보라는 말도 들리나, 백청강만큼 명성이 자자하지 않다.백씨 가문의 소문에 따르면, 백현은 백씨 가문 현 가주의 서자라고 한다.어렸을 때 밖에서 데리고 와서 지금껏 백씨 가문에서 지내면서 별로 큰 권력이 없다.“네, 셋째 도련님께서 많이 다치셨습니다. 아마 앞으로 대를 이어 나가기 힘들 것 같다고 합니다…… 어르신께서 이미
H시 백씨 가문이 흔들렸다.비가 쏟아지고 있는 H시에 어떠한 폭풍우가 휘몰아칠지 아무도 모른다.백씨 가문은 밤새 여러 팀을 꾸려 공항으로 달려갔다.일부 팀은 S시로 달려가고 남은 팀은 중상으로 혼미 중인 백씨 가문의 셋째 도련님 백청강을 데리고 H시 군부 병원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백씨 가문의 가주도 비를 뚫고 한문각으로 달려가 소 명의를 모셔 나오려고 했다.……강우연은 밤새 편안하게 자지 못했다.꿈에 백청강의 음흉하기 그지없는 얼굴이 자꾸 나타나면서, 끔찍한 미소를 지으며 자기를 향해 덮쳐오는 모습이 보였다.강우연은 여러 번이나 놀라며 꿈에서 깨어났다.아침이 다가오고 일어나보니, 테라스에서 운동을 하는 한지훈의 모습이 보였다.비록 츄리닝을 입고 있는 한지훈이지만 윗몸의 근육은 라인이 잘 잡혀있고 근육도 매우 건실하다.하지만 몸에는 총상과 칼에 찔린 흉터가 많았다.강우연은 땀이 흠뻑 젖어있는 한지훈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서서히 넋이 나가기 시작했으나,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S시의 햇살은 늘 이토록 눈이 부시다.강우연은 침대에서 일어나 세안을 마치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었다.한지훈은 그제야 웃으며 달려왔다.“우연아, 괜찮아?”한지훈은 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강우연은 오늘 트레이닝복에 포니테일을 하고 있어 청순하기 그지없다.“괜찮아요.”강우연은 말하면서 스트레칭을 했는데, 완벽한 몸매라인이 그대로 드러났다.이를 본 한지훈은 아침부터 피가 끓어 넘치는 것만 같았다.“나가서 좀 걷고 싶어?”한지훈이 물었다.“네. 좀 뛰고 싶어요.”한지훈은 대답하고 나서 주저 없이 호텔 문을 열고 뛰면서 나갔다.“우연아, 같이 가. 좀 기다려.”한지훈은 바삐 강우연의 뒤를 쫓아 나갔다.두 사람은 호텔에서 나와 길거리를 따라 천천히 조깅하기 시작했다.앞뒤로 서서 달리는데, 좌우로 흔들리는 강우연의 포니테일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역시 우리 여보 몸매가 최고야!’두 사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