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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4화

백청강이 지시한 일이었다.

강우연에게 못된 마음을 품은 사람은 바로 백청강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백청강은 씩 웃으며 강우연의 턱을 덥석 잡고 탐욕적인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지금껏 이렇게 흥분해 마지못한 적이 없는 백청강이다.

절세미인과 같은 얼굴에 내적으로 풍겨 나오는 기질과 분위기, 그리고 매혹적인 몸매까지 모든 것이 그의 세차게 심장을 흔들고 있다.

“우연 씨, 난 갖고 싶은 거 어떻게든 손에 넣은 성격이에요. 단 한 번도 놓쳐본 적도 없어요. 우연 씨는 제가 얻고 싶은 여자고 오늘이 지나고 나면 우연 씨는 오로지 나만의 여인이 될 거예요. 백씨 가문의 귀부인으로 평생 부귀영화를 누리며 살 수 있는데, 얼마나 좋아요. 그리고 강씨 가문도 S시에서 명성이 자자한 인테리어 디자인 회사로 자리 잡을 건데, 좋지 않아요?”

강우연은 백청강을 확 밀치며 눈살을 찌푸리고 힘없이 말했다.

“백청강! 내가 분명히 경고하는데, 여긴 H시가 아니고 백씨 가문도 아니야! 넌 지금 죄를 짓고 있는 거야!”

백청강은 자리에서 일어서서 차갑게 웃으며 양팔을 벌렸다.

“죄를 짓고 있다고요? 이 방안에서 우리가 뭘 할 거 같아요? 사람들이 우리가 뭘 했는지, 알 것 같아요? 설사 안다고 해도 감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겠어요? 이미 엎지른 물인데, 어떻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강우연은 점점 두려움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만약 백청강이 마음먹고 달려든다면, 반드시 시간을 끌어 한지훈이 구하러 올 때까지 버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강우연이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한지훈뿐이다.

“걱정하지 마세요. 오래오래 기억에 남게 예뻐해 줄게요. 이처럼 갖고 싶은 여자는 우연 씨가 처음이에요.”

백청강은 본성을 드러내며 급하게 강우연을 향해 덮쳤다.

……

한편, 한지훈 쪽.

“지금 네 상황이 어떤지 파악이 안 돼? 죽게 될 사람은 너야!”

두 남자는 허리춤에서 권총을 꺼내 비웃으며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만약 생포하라는 지시가 떨어진 것만 아니었다면, 한지훈은 이미 주검이 되었을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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