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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6화

스카이 호텔 스위트 룸.

“헤헤, 우연 씨, 제가 잘해 줄 테니, 그만 저항해요.”

백청강은 강우연의 원피스에서 찢은 천을 코밑으로 가져가 냄새를 맡으며 음흉한 웃음을 드러냈다.

강우연은 구석에 몸을 움츠린 채 방어용으로 스탠드를 꼭 쥐고 있다.

옷이 찢어져 버려 살색이 군데군데 드러났을 뿐만 아니라 눈물범벅이 되어 잠긴 목소리로 히스테리를 부렸다.

“꺼져! 오지 마! 오지 말라고!”

“살려 주세요! 제발 살려 주세요!”

강우연은 미친 듯이 소리를 질렀지만, 커다란 방안에는 고함과 백청강의 음탕한 웃음밖에 울리지 않았다.

두 사람 외에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백청강이 한 발짝씩 다가오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절망의 늪으로 점점 빠져들면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지금, 이 순간 누군가가 구세주처럼 나타나 자기를 구원해 주기를 간절히 바랐다.

백청강은 헤헤 웃으며 구석에 있는 강우연을 덮쳤다.

그는 지금, 이 순간이 오기를 너무 오랫동안 기다렸다.

마지막 순간에 강우연은 목청 놓아 외쳤다.

“지훈 씨!”

우르르!

방안에는 갑자기 격렬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강우연은 두 눈을 꼭 감고 있었는데, 덮쳐 왔던 백청강의 무게가 사라진 것 같아 문득 두 눈을 떴다.

그러자 하늘을 찌를 듯한 노기를 지닌 용맹하기 그지없는 누군가의 그림자가 보였다.

가슴 속 가득한 분노를 지닌 한지훈은 두 눈에서 불이 뿜어져 나올 기세로 한 방에 날아가 버린 백청강을 노려보고 있다.

그는 지금껏 이렇게 화를 내본 적이 없다.

그는 지금껏 누군가가 이토록 죽이고 싶었던 적이 없다.

사람마다 마지노선이 있고 그에게는 강우연이 마지노선이다.

일단 겁 없이 건드리는 자는 갈기갈기 찢어 놓아도 성에 차지 않는 법이다.

한지훈은 고개를 돌려 외투가 찢어지고 이너가 나온 강우연을 보고 이불로 몸을 가려주었다.

그리고 어깨를 꼭 안고 나지막이 위로했다.

“우연아, 나왔어. 이제 괜찮아.”

강우연은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몸을 가리고 있는 이불만 꼭 잡아당겼다.

그리고 한지훈의 품이 가져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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